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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4] “나는 목 놓아 울어야만 하는 아프간 여인이다” | 이벤트 2012-02-1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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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목 놓아 울어야만 하는 아프간 여인이다”

 

 

 

‘명예살인’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주로 이슬람 국가에서 많이 행해지는 명예살인은 가문의 명예를 더럽히거나 죄를 지은 아내나 딸, 여동생을 죽여 가문의 위신을 세우는 것을 말합니다.

 

방송에서 너무 짧은 히잡을 쓰고 남자와 같이 앉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는 이유로 오빠에게 명예살인을 당한 나의 친구 샤이마나, 청바지를 입었다고 아버지에게 총 맞아 죽은 10대 소녀 이야기 등등,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이 명예살인 당하는 사건은 넘칠 만큼 흔한 이야기입니다.

 

+ + +

 

나디아는 아프가니스탄의 천재 여류 시인이었습니다. 그녀의 아름다운 시는 많은 사람들을 감명시켰고 유엔이나 외국 시민 단체에서도 그녀의 시를 주목했습니다. 이처럼 세계 문학계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정작 그 시를 지은 나디아는 스물다섯 꽃다운 나이에 남편의 손에 맞아 죽어야 했습니다.

 

나디아의 남편과 가족은 아프가니스탄 여성으로서 공개적으로 ‘사랑과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집을 낸 그녀가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런 ‘입에 담을 수 없는 단어’를 사용한 나디아를 명예살인 한 것입니다.

+ + +

 

2006년 여름, 나는 죽은 나디아를 취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서부 헤라트에 갔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나는 그곳 경찰서를 찾아가 사건 취재부터 했습니다.

 

담당 경찰관이 말하길, 나디아를 죽인 남편은 초범이라 겨우 두 달간 구속되었다가 풀려났다고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프가니스탄 법정은 명예살인에 관대합니다. 아내를 한 번 죽인 초범이라 풀려났다니. 나는 욱하는 감정을 누르며 경찰관에게 물었습니다.

 

“만약 나디아 남편이 두 번째 아내도 명예살인 하면 얼마나 복역하게 되나요?”
“아마 6개월 정도요?”

 

경찰관들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인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건가 아니면 잡담을 나누고 있는 건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나디아는 비록 비참하게 죽었지만 그녀의 시는 세상에 남아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현실을 세계에 알렸다.

 

 

+ + +

 

나는 나디아의 남편을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나디아는 남편인 나의 말을 듣지 않는 나쁜 아내였습니다.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 나뿐 아니라 가족들 모두 아내 때문에 창피해서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했습니다. 여자가 사랑 어쩌고 하는 시를 쓴다는 게 말이 됩니까? 가족의 명예를 더럽힌 아내를 남편인 내가 죽였는데 뭐가 문제라는 말입니까?

 

나는 이런 말을 아프가니스탄 남자들에게 귀가 따갑도록 들었습니다. 들을 때마다 혈압을 오르게 하는 레퍼토리입니다.

 

인터뷰 내내 나는 거의 묵묵히 듣기만 했습니다. 치미는 화를 참느라 인내심이 바닥날 지경이었습니다. 그는 내가 그의 말에 동조하는 줄 알았는지 더 신나서 나디아의 험담을 늘어놓았습니다.

 

+ + +

 

나디아는 탈레반 시절, 여성이 학교에 다니는 것만으로도 사형을 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마음 맞는 여자 친구들과 ‘바느질 학교’를 만들어 몰래 문학 공부를 했습니다. 당시 아프가니스탄 여성에게 유일하게 허용된 교육은 바느질뿐이었기 때문에, 나디아는 탈레반의 눈을 피해 이렇게라도 문학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나디아와 함께 공부했던 바느질 학교의 한 여성은 내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부를 하고 싶은 열망은 음식을 먹고 싶은 열망과 비슷해요. 우리도 사람인데 왜 배울 수 없는 처지인지 그것이 슬픕니다.”

 

탈레반이 없어져도 그들의 아버지나 오빠 혹은 남편이 그 자리를 대신한 것입니다. 여성들은 여전히 사람들의 눈을 피해 공부를 해야 하니 탈레반 시절과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 + +

 

 

나는 우울과 슬픔에 잠긴 채 새장 속에 갇혀 있다
태어난 목적도 없고 말을 할 수도 없다
봄이 왔건만 내 날개는 접혀 날 수가 없다
문을 열고 머리를 내밀어
기쁨의 시를 노래하기를 꿈꾸는 나는
목 놓아 울어야만 하는 아프간 여인이다

 

 

<어두운 꽃>이라는 시에서 나디아는 이렇게 울부짖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사회는 나디아에게, 또 다른 여성들에게 새장과 다름없습니다. 여성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그들이 알려면 얼마나 많은 나디아가 죽어야 할까요.

 

그러나 나디아는 죽고 없지만 그녀의 시는 세상에 남았습니다. 나디아의 시는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현실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지금도 헤라트에는 바느질 비밀 학교에 다니는 또 다른 나디아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의 어두운 상황에서도 배움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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