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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총합] | 기본 카테고리 2023-05-2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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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너의 총합

이수경 저
강 | 202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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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의 몇 달은 의식적으로 책을 읽지 않는 시간을 가지려 노력한다. 외부의 자극에 너무 익숙해지면 내 안에서 울리는 소리를 외면하거나 놓치는 경우가 많아서이다. 지금은 읽지 않는 기간이지만 이수경 작가의 '너의 총합'으로 인해 절독의 시간에 책을 들었다.

이전 출간된 이수경 작가의 소설집 '자연사 박물관'을 통해 작가, 그리고 작가가 바라보고 있는 세상에 내가 빚을 지고 있음을 알게 됐다. 잊고 살았다는 말로 덮기에는 작가를 통해 본 세상의 상처가 너무 가까이 있었다.

미안함이 컸다.

작가 이수경이 바라보는 대상은 언제나 불평등한 사회에서 약자로 살고 있는 다수의 사람들이다. 노동자에서 이주 노동자로 이주 노동자에서 이주 여성으로... 이들의 공통점은 권력으로 균형이 이루어진 세계에서 상대적 약자라는 것이다. 작가 이수경은 이들에 천착해 각기 다르게 아픈 약자의 삶을 다독이려 이야기를 꺼내고 이어간다. 어떤 인물은 죽음으로 작품 속 고단한 생을 마무리 하지만 사회적 약자로 담당했던 역할은 죽음으로도 끝나지 않고 또 다른 약자 N으로 대체된다.

현실이다.

소설이라지만 너무나 사실적인 얘기에 이전 작품집 자연사 박물관을 가슴 두드리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읽는 내내 소설의 문장과 함께 축축하게 젖어들었고 솜처럼 젖어버린 의식을 되돌리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전작의 깊은 인연으로 인해 내겐 작가 이수경의 프레임에 선명하게 인쇄된 '너의 총합'을 읽을 의무가 있었다. 책의 출간 소식을 듣자 바로 주문을 했고 하나씩 곱씹으며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조금의 두려움을 안고 두번째 작품집 '너의 총합'을 마주했지만, 다행히 이번 작품집은 전작에 비해 조금은 편하게 다가왔다.

단편을 읽는다는 건 작은 우주를 만나는 것과 비슷하다. 우주는 어느 한 순간도 어제와 같았던 적이 없다. 빛보다 빠르게 팽창했고 순간은 순간으로 남을 뿐 순간이 머물러 똑같이 재생되는 경우는 없다. '너의 총합'도 그랬다. 전작과 같은 작가의 작품집이지만 작가의 새로운 우주가 작품집에 담겼다. 그렇다고 전혀 새롭고 생경한 우주는 아니다. 작가 이수경의 시각이 머문 곳이 언제나 아프고 낮은 곳이기에...

전작 자연사 박물관을 통해 작가가 얘기했던 세상이 독한 증류주를 삼키는 것 같이 목이 타들어가는 세계였다면, '너의 총합'은 작가의 의식 세계에서 충분히 숙성되고 발효된 세계였다.

첫 소설인 '어떻게 지냈니'에는 평범한 한 가정이 등장한다. 작가가 늘 바라보고 있는 노동자 가정이 등장하지만 노동에 대한 이야기로 사건이 전개되지 않는다. 노동의 결과물로 가족은 중국여행을 하고, 노동자의 대륙에서 사회주의 국가의 부끄러운 민낯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기도 한다. 중국 주재원으로 근무하며 행복한 가정을 꿈꾸기도 하는 평범함도 보인다. 엄마 그리고 작중 화자이기도 했던 신애의 갑작스런 죽음. 신애가 죽는 날도 출근을 해야 했던 남편의 모습은 노동자의 아픔이라기보다 고단한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투사물에 더 가까웠다.

살아가는 이야기였다.

'눈이 내리면 그들은'에서 작가는 화자인 또 다른 작가의 입을 빌려 전작 '고흐의 빛'에서 아프게 등장했던 아불을 얘기했다. 험한 노동에 손목이 잘리고,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 아불! 그 아불이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인물이란 걸 작가는 고백한다. 늦은 밤이나 새벽 창밖에서 들리는 낯선 언어와 생경한 노랫소리가 모티브가 되어 쓴 소설이라고.

소설가가 픽션을 썼다는 게 어찌 고백이 될 수 있겠는가? 작가의 고백 아닌 고백, 아불의 얘기를 접하며 오히려 그녀가 숙성시켜 내놓은 소설 속 대자적 세계가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이국 땅, 이국의 사람들을 두려워하며 조심스럽게 얘기하는 이주노동자, 찬란한 섬 바닷가에서 들었던 자국의 민요를 작게 읊조리며 흥얼거리는 앳된 여성...작가 이수경은 그 소리에서 한국인 40대 남편에게 맞아 죽은 열아홉 살 이국의 소녀를 위로하고 싶었고, 시아버지에게 살해당한 이국의 며느리를 안아주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었지만 머물지 않고 떠난 자리에 작가는 늘 머물러 있었다.

그녀가 이렇게 얘기하는 것 같다. '저는 아프고 약해요. 그래서 아프고 약한 이들을 외면할 수가 없어요, 내 얘기고 우리 얘기니까요...

아픔을 보지 않는 소설은 없다. 어딘가 작가의 시선이 멈추는 곳, 기쁨은 영속적이지 않고 슬픔은 곳곳에 있다. 기쁨이 멈춘 곳은 고통이 똬리를 틀기 일쑤다. 그게 인생이다. 그런데 왜 유독 이수경 작가가 바라보는 아픔이 더 아리게 다가오는 걸까...그건 대등한 관계의 아픔이 아닌 굴곡된 권력 관계에서 비롯된 아픔. 기울어진 기회와 평등에서 약자의 아픔을 작가가 얘기하고 있어서일 것이다.

너의 총합을 읽으며 작가의 삶 어느 지점에 약자를 위해 비워둔 공간이 있음을 알게됐다. 그 공간 안에서 수많은 대화와 위로 그리고 고발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 작가 이수경이 우리에게 다하지 못한 이야기가 이 순간에도 허공을 떠돌고 있을 것이다. 작가의 다음 소설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노동 없이 만들어진 것이 어디 있고, 약자를 딛고 서지 않은 풍요는 또 어디 있겠는가? 우리가 알고 있었지만 머물지 않았던 자리에 이수경 작가가 오도카니 앉아 있다. 자신이 바라 본 세상의 이야기를 들고. 이번엔 '너의 총합'이다.

내가 '너의 총합'을 서둘러 읽은 이유이고 이 책을 읽어보시라고 권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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