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을 묻는 너에게 도서 리뷰 : 4.3을 묻는 나에게 4.3이 무엇인지 말해주다

제주도 토박이인 나는 4.3 유공자 후손이다.
우리 증조할아버지는 4.3 때 서북청년단에 의해 잡혀가 7일 동안 고문을 당하고 풀려났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서북청년단이 쏜 총에 돌아가셨다. 할아버지가 잡혀간 동안 마을의 모든 사람들은 리사무소에서 집결하고 군인들이 쏜 공포탄에 잔뜩 움츠리고 있었다. 그사이 마을은 불질러졌고 허허벌판이 된 집터에 증조할아버지의 죽음까지.. 고조할머니는 그 때의 충격에 눈이 멀어버리셨다고 한다.
4.3 유족이라는 이유로 나의 아버지는 연좌제로 군대에서 한동안 자대배치를 받지 못했고 결국 무기도 없이 최전방 연락병으로 배치되셨다.

말로만 전해듣던 4.3의 배경을 책을 통해 알게되고 하나하나 퍼즐이 끼워졌다. 같이 울고 웃던 마을 사람들이 손가락 하나의 가리킴에 죽고 죽이는 사이가 된 마을. 살벌한 순간에도 인간애를 잃지 않은 또 다른 보통 사람들. 당시를 알면 알수록 어떻게 사람이 이럴 수 있었을까 생각하며 처연한 마음에 사로잡힌다.

완전하지 않지만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가는 제주 사람들의 의연하고 평화에 대한 숭고함이 나의 마음 속에 한 송이 동백꽃을 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