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형식으로서의 게임을 다루는 미학 분야 철학서이며, 여기서 게임은 비디오 게임 뿐만이 아닌 스포츠(팀, 개인), 보드게임, TRPG등을 포괄한다. 저자는 서사, 메시지와 그래픽 같이 기존 예술 분야와 유사한 측면보다는 감상하는 사람이 스스로의 활동을 통해 미적 요소를 경험하는 '행위성'을 게임만의 독특한 미적 특성으로 구분지어 분석한다.
1부에서는 게임 제작자가 게임 플레이를 위한 세계와 행위성을 선택해 목표와 장애물, 규칙을 설계하고 그것을 플레이하는 사람이 미적 경험을 위해 일시적 목표와 능력, 제약을 유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슐츠의 분투형 플레이 이론을 중심으로 해설한다. 2부에서는 예술 형식으로서의 게임에 집중하여 기존 예술 분야와의 유사성과 차별성을 살펴본다. 3부에서는 미적인 경험을 위해 목표를 도구화하는 게임화가 현실에까지 과도하게 침투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경고한다.
게임을 워낙 좋아해 가벼운 마음으로 신나게 읽을 수 있을 줄 알았고 미적인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레벨 디자인이나 구체적인 시스템 설계 사례, 비디오 게임의 역사와 계보같은 내용을 기대했지만 미학 분야 철학서를 읽게 되어 적잖게 당황스러웠다. 해당 분야 전공자가 아닌, 게임을 좋아하는 일반인도 수월히 읽을 수 있도록 생소한 개념들을 학부 1학년생이 듣는 개론 과목 강의에서처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고차원적인 개념을 수월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너무 어려웠다. 재미있게 플레이한 게임들이 사례로 등장한 부분은 반가워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