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 사냥꾼 로널드(본명 아님)가 흡혈귀 드라루크를 퇴치하는 과정에서 드라루크의 성이 무너져 갈 곳이 없어진 드라루크가 로널드의 사무실에 가사도우미 겸 파트너로 빌붙어 살며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다. 이렇게 정리하니 전투 장면 묘사가 많을 것 같고 나도 그걸 기대하고 읽었지만 사실 전투 장면 분량은 갈수록 줄어들어 10권 쯤 되면 로널드가 주무장도 꺼내지 않고 그냥 주먹 한방으로 모든 전투를 시작함과 동시에 종료해버린다. 차라리 트와일라잇이 흡혈귀 전투신이 더 많을 것 같다. 전투가 사라진 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은 각종 기기괴괴한 흡혈귀 친구들이 함께하는 음담패설로, 은혼에서 모든 진지함과 감동을 주려고 넣은 내용이 빠진다면 이 만화와 비슷한 분위기가 될 것 같다.
또한 놀라운 것은, 이 만화 작가가 은혼 작가가 아닌, 원펀맨과 모브사이코 100으로 유명한 ONE 작가의 어시스턴트 출신이라는 것이다. 인터뷰를 찾아 읽어보니 연출 면에서 스승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주인공이 갈수록 강해지다가 급기야 주먹 한방으로 모든 전투를 끝내는 것은 확실히 원펀맨을 닮아 있기는 하다.
주의할 것은 의역이 심하다는 것인데, 일본어를 잘 해서 원서를 읽을 수 있는 사람들 말로는 일부 인물들에 대한 해석을 완전히 뒤바꿔놓을 수 있을 수준으로 심각한 것들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