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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습관이 아니라 충격이다 | 고전/문학 2023-03-1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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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행복의 충격

김화영 저
문학동네 | 2012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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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마치고 집에서 자유로운 시간을 즐기며 행복해 하는 나에게 저자는 행복은 습관이 아니라 충격이라고 일갈한다. 또한 행복은 이 땅 위에 태어난 우리의 하나뿐인 의무라고 이야기한다. 한 번 읽었던 책이라 좀 더 쉽게 다가올 줄 알았는데 문장은 아름답지만 온전히 그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힘이 든다. 

 

지중해 연안 프로방스 지방에서 유학하면서 그곳 사람들의 삶 속에서 느낀 그들의 행복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무엇보다 일년 내내 따뜻한 햇살이 받을 수 있는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지중해는 한 마디로 가득찬 현재로 풍부하게 존재한다.  항상 다가올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현재를 온전하게 살아가지 못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어렵고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저자는 이런 감정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는 행복이 완만한 속도로 꽃향기처럼 피어나는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행복의 외침으로 천지가 진동하는 듯한 이 열린 풍경, 아무것도 감춘 것 없는 전라의 풍경 속에서 나는 오직 어리둥절했을 뿐이다. 참으로 이곳에는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 아니 '지금' 행복하지 않는 사람들이 올 것이 아니다. 이곳은 내일의 행복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올 곳은 아니다. 지금 당장, 여기서, 행복한 사람, 가득하게 에누리 없이 시새우며 행복한 사람의 땅, 프로방스는 그리하여 내게는 그토록 낯이 설었다.(49쪽)

 

여기에 비해 우리가 느끼는 행복은 좀 복잡하다. OECD에서 조사하는 행복도 순위에서 한국은 한참 밀린다.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우리의 행복은 단순하지 않고 어떤 아이러니컬한 형용사가 동반된 것들, 즉 '어두운 행복', '젖어있는 행복', '눈물겨운 행복' 같은 것들이었다. 어려운 공부끝에 행복한 합격의 순간을 느끼고, 고생고생 끝에 생활이 안정되어 얻은 것처럼 잘 보호된 세계, 닫힌 공간에서 느끼는 그런 행복감이라고 이야기한다. 프로방스 사람들이 느끼는 미래와는 아무 연관이 없는, 오직 현재의 순간에 만족하는 그런 행복과는 본질적 차이가 존재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나 까뮈의 <이방인>에 나오는 햇빛 가득한 지중해인들이 가지고 있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의 삶이 젊은 동양 유학생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어제에 대한 후회나 내일에 대한 걱정 없이 현재의 순간에 최선을 다해 충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감수성 예민한 젊은 문학가의 영혼에 큰 울림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지중해는 작가의 푸른 영혼으로 자리잡아 간다.

 

행복한 사람들, 행복해진 사람들이 서로서로 웃고 입 맞추고 손짓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이 마을에 절망한 자가 온다면 참으로 외로울 것이다.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은 남을 ‘위로’할 시간은 없다. 빛 속에 누려야 할 우리들의 행복의 시간도 촉박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슬픔뿐만 아니라 행복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임을 확인하게 된다.(40쪽)

 

경이로움으로 가득한 젊은 작가의 눈에 비친 지중해의 아름다운 정경들이 시적인 문체로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다. 여행중에 차가 고장 난 외딴 마을이 마침 카뮈의 무덤이 있는 루르마랭이어서 그의 무덤 앞에 수선화를 놓은 사연도 있고, 프로방스의 황혼을 바라보며 장 지오노를 떠올리기도 한다. 또한 이십대에 토스카나를 처음 여행한 카뮈를 생각하며 피렌체를 여행하기도 한다. 모두 가보지 못한 곳들이라 그곳의 정감을 떠올리기 어렵고, 저자가 소개하는 거장들의 작품세계를 온전하게 따라갈 수는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보이는 만큼 이해하는 것에 만족한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오늘 주어진 여기, 현재의 순간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행복해 하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 봐야겠다. 행복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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