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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들이 잠들지 않는 그곳에서』 by 조나탕 베르베르 | 2023년 2023-02-1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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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심령들이 잠들지 않는 그곳에서

조나탕 베르베르 저/정혜용 역
열린책들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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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술과 마술, 탐정 수사가 뒤얽힌 젊은 작가 조나탕 베르베르의 첫 장편소설이다. 팩션을 이야기할 때는, 어디까지가 작가의 상상력이고, 어디부터가 역사인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실존과 허구를 구분하기 힘든 점이 더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폭스 자매는 19세기에 심령주의의 번영을 이끌었고, 핑커턴 탐정 회사 또한 비슷한 시기에 설립돼 수많은 비밀 요원을 두고 활약한 회사로 오늘날 보안 회사로 성장했다. 제니의 아빠를 죽음으로 몬 남북 전쟁, 핑커턴 형제와 매춘부 티나를 심연으로 이끈 포이즌 스프링 전투, 그리고 군인들의 희생을 꽃으로 애도하고 영매의 집마다 불을 내는 윌리엄 핑커턴의 이중성이 아이러니하다.

 

1888년의 뉴욕. 스물여섯 살의 제니는 시장 바닥에서 마술로 생계를 이어가며 홀어머니를 모시는 가난한 마술사다. 어느날, 유명 탐정 회사인 <핑커턴>의 대표 로버트 핑커턴이 거액의 보수와 함께 일자리를 제안한다. 첫 번째 임무는, 마술사들의 공연을 관람한 뒤 속임수를 알아내는 것. 그것이 통과되자 진짜 임무가 주워진다. 수십년 세월동안 미국을 넘어 세계로 뻗은 심령주의 늪에 빠져들게 한 폭스 자매 리아, 마거릿, 케이트 세 자매가 망자와 소통하는 능력을 지닌 심령술사임을 앞세워 혼령과 대화한다는 교묘한 속임수를 알아내는 것. 하지만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비밀을 무슨 수로 알아낸단 말인가!

 

그럼에도 제니의 끈질긴 집념과 배짱, 로버트의 전폭적인 지원이 합세해 폭스 자매로부터 마음을 얻는 친구가 된다. 죽은 남편의 혼령과 대화하고 싶어 하는 부유한 과부 헤이즐 바월 부인으로 접근해 둘째 마거릿 폭스와 친구가 되고, 여행비용을 탈탈 도둑맞은 런던 여행객 애덜리아 말릭으로 변신해 꽁꽁 숨어있던 막내 케이트 폭스와는 술친구가 된다. 그러나 모든 과정이 순탄치 않은 모험이었고, 알아낸 것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하찮아보이는 모든 조합들에서 마침내 답이 보이기 시작한다. 주변에 놀거리라곤 없던 외진 농가에서 늘 겁에 질려있던 엄마를 놀려먹을 속셈으로 시작된 어린 소녀들의 장난이 40여년간 이어올 줄 짐작이나 했을까. 발가락에 붙은 엄청난 근육에서 딱 소리가 날 줄 그 누가 알았으랴. 그리고 그녀들조차 속임수라 생각했던 것이 실제로 망자를 불러내는 능력까지 있는 줄이야.

 

작품 속에 두 권의 책이 등장한다. 제니의 아빠 구스타브 마턴이 쓴 『마술의 길』은, 제니가 늘 곁에 두고 읽는 가장 소중한 애장품으로 진정한 마술사가 되기 위한 기술과 자세 등이 담겨 있다. 핑커턴 탐정 회사의 창립자 앨런 핑커턴이 남긴 『완벽한 요원을 위한 핑커턴 지침서』는, 비밀 요원으로 활동하는 동안의 가져야 할 지침서이다. 제니는 마술을 잘하기 위해, 임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 두 개의 바이블을 번갈아 곱씹어 읽고 또 읽는다. 그럼에도 제니는, 진정한 자립을 원했고 그것은 그녀가 늘 추구했던 길이었다. 그녀가 그토록 애장하며 마르고 닳도록 읽고 또 읽었던 아빠의 하나뿐인 유품인 『마술의 길』을 태우며 진정한 마술사로의 다짐을 간직한 채 끝을 맺는다.

 

#심령들이잠들지않는그곳에서 #조나탕베르베르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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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2』 by 유지나 | 2023년 2023-02-0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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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2

유지나 저
팩토리나인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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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출처 : 뉴욕 MoMA)

 

 

열네 살의 르네 마그리트는 어머니의 자살이라는 트라우마를 겪어야 했다. 어머니는 강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는데 그때 시신이 입고 있던 흰 잠옷에 얼굴이 덮인 모습으로 발견되었다. 그때의 상처가 무의식에 남아 있다가, 그네 마그리트의 작품에 영향을 미쳤던 것일까? ...중략... '내가 지금 키스하고 있는 저 사람은 대체 누구인가? 그는 인간인가? 그는 괴물인가?' -p213

 

 

정장을 입은 두 남녀가 얼굴에 흰색 천을 두른 채 입을 맞춘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이란 그림은, 다소 기괴하고 비상식적인 발상으로 인해 도리어 미적 가치를 고조시킨다. 그림에서 사랑의 본질을 얼굴에서 찾지 않은 것처럼, 소설 속 수현과 희주 역시 사람 그 자체에 반하고 만다. 그러나 그들의 인연은 독이 담긴 성배나 다름아니다. 그래서 더 달콤하고 더 쓰렸다. 서로에게 원수이자, 가장 보호하고픈 대상인 양날의 칼날이자 아킬레스건이었다. 소설의 장르는, 대놓고 로맨스이자 미스터리적 요소를 겸비했으며 의외의 반전도 있다. 다만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치닫는 최루성 멜로드라마인 점은 아쉽다.

 

 

누군가 누나를 죽게 했고, 열네 살 수현은 누나를 죽게 한 사람을 죽였다. 그러나 수현이 그때를 기억하려고 하면 심한 이명과 두통, 구토가 수반되고, 악몽에 시달렸다. 조각난 기억 후로, 수현은 명령을 받고 사람을 죽이는 살수로 키워졌다. 그것은 트라우마로 인한 심인성 기억상실증이 아닌, 인위적으로 조작됐으며, 혈액암을 일으키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수현이 만성 골수성 백혈병에 걸린 이유다. 만약 그때의 기억이 남아 있었다면, 수현과 희주가 서로 사랑할 수 있었을까? 첫 살인을 저지른 소년 앞에서, 엄마의 죽음을 슬퍼하는 어린 소녀의 눈물은, 평생 수현에게 극심한 트라우마를 안겼을 것이고, 살수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에 만약이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사 우성의 진심처럼, 수현이 만약 부모로부터 버림받지 않았더라면, 희망보육원에 가지 않았다면, 하나밖에 없는 누나를 그토록 허망하게 잃지 않았다면, 개쓰레기 형사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 중 어느 하나라도 그에게 유리한 쪽으로 흘러갔거나 세상에서 용납되는 정도만큼의 상식과 비루한 원칙대로만 상황이 흘러갔어도 그가 괴물이 되진 않았으리라.

 

 

소위 사랑에 빛깔이 있다면 모두 같은 색은 아니다. 시은과 상기의 관계는 중독과 분노를 일으킬 만큼 파괴적이고 병적인 색깔이다. 하지만 우리가 보편적으로 부르는 사랑은 순전한 본인의 희생이 따른다. 생전 아내의 아름다움과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었던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사랑이 그러했고, 누나가 혹은 엄마가 누구로 인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였는지,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했는지 알면서도, 수현과 희주는 서로를 용서하고 끝까지 사랑했다. 무엇보다 그들의 사랑은 희망이란 빛깔이다. 아마존강에 흐르는 진한 검은색의 네그로강과 밝은 회갈색의 솔리모에스강 두 개가 만나면 밝은 빛으로 합류될 것이라는. 그리고 무기력한 크로노스의 시간이 아닌 매 순간 의미가 각인되는 카이로스의 시간을 암시하며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르네마그리트의연인 #유지나 #팩토리나인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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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1』 by 유지나 | 2023년 2023-01-3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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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1

유지나 저
팩토리나인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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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의 연인』은, 복수가 삶의 목표인 두 남녀의 이야기이다. 희주는 가장 사랑했던 엄마를 살해한 열네 살 소년을 향해, 수현(시현) 또한 자신의 전부였던 누나 시은의 죽음을 둘러싼 복수를 위해. 하지만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물과 기름처럼 전혀 다른 세상처럼 분리돼 있다. 희주는 미국 유학을 마친 뒤 미술치료 공방을 운영하는 미술치료사로서, 수현은 청운파 조직에서 자비의 사신이라 불리는 완벽한 킬러로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 두 사람의 인연은, 상담자와 내담자라는 기이한 운명의 실타래로 얽히게 된다. 희주는 청운파가 관리하는 심부름센터에 찾아가 어린 수현의 사진을 보여주곤 찾아서 죽여달라고 하고, 이를 알게 된 청운파 킬러 수현은 희주의 내담자로 접근한다. 도무지 구심점이 없어 보이는 두 남녀.. 하지만 그들이 오랜 시간 쌓아둔 아픔과 결핍은, 상담을 진행하는 동안 서로를 향한 공감과 이해, 갈망으로 이어지면서 이내 서로를 사랑하기에 이른다.

 

 

상대가 최대한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찰나에 모든 것을 끝내는 남자 수현은 누나의 죽음을 뼈에 새긴 순간부터 킬러가 되었다. 20년째 킬러로 살아가고 있으나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여전히 그에겐 어려운 숙제다. 그러던 중 갑작스레 무릎 통증이 찾아오고,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게 된다. 병원에선 항암 치료를 받으면 살 수 있다고 했으나, 수현은 인생의 모든 시간이 비극이었던 삶에서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한다. 항암 치료를 거부한 수현에게 병원에선 미술치료로 도움을 받아보라며 미술치료사 강희주를 소개한다. 급기야 미술치료가 시작된 첫 날, 과거 누나의 죽음을 막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던 수현은 말하기를 피한다. 이에 희주는 "그쪽 잘못이 아니에요."라고 위로한다. 그 순간부터 수현은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던 그의 고통을 알아본 희주에게 고마워하고, 누나와 보냈던 봄날 역시 희주와 함께 찾아온다. 희주 또한 점차 수현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하지만 희주가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고, 계속 함께 있고 싶어할수록 조직에는 배신이 되고 보스의 눈밖에 나면서 희주의 안전이 위협받기에 이른다.

 

 

수현은 부모님에 대한 기억조차 없고, 희주는 유년시절 엄마의 죽음 이후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고 방치되기 일쑤였다. 그러던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상처와 결핍을 채워줄 존재가 되었다. 청운파 조직의 보스 조상기, 수의사를 가장한 킬러 양성자 임 선생, 수현을 친형처럼 따르는 현수, 수현의 수행비서 창진, 가짜 사랑으로 희주를 엿먹인 개쓰레기 명훈, 희주의 단짝 친구 선미, 25년 전 사건을 다시 캐는 정우성 경위 등 생명력 넘치는 등장인물들 덕에 소설은 이야기 초반부터 지루할 틈 하나 없이 흥미로운 전개다. 그리고 미술치료를 하는 과정과, 미술 작품들이 이야기 속에 녹아드는 장면들은 독자들을 지적 세계로 이끌 것이다. 킬러의 마지막은 언제나 새드엔딩이던데... 이번만큼은 제발 해피엔딩이길 기도하며 1권을 마친다.

 

#르네마그리트의연인 #유지나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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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빛낸 50개의 고전들 - 만화로 보자 | 2022년 2023-01-0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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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국을 빛낸 50개의 고전들 : 만화로 보자!

편집부 저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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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고 긴 고전소설을 좋아하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그런 학생들을 위해 더없이 반가운 도서가 탄생했다.

이름하여 《한국을 빛낸 50개의 고전들》이다.

 

 


고구려를 세운 주몽 신화를 시작으로 삼국 시대와 고려, 조선 시대를 거쳐 일제 강점기의 현대 소설까지를 볼 수 있다. 연대기 순으로 정리돼 있어 시대의 흐름은 물론 그 시대의 문화와 역사까지를 파악할 수 있다.

 

[목차]

1. 주몽 신화 …006p

2. 온달전 …010p

3. 지귀설화 …014p

4. 연오랑 세오녀 …018p

5. 김현감호 …022p

6. 바리데기 …024p

7. 화왕계 …30p

8. 공방전 …32p

9. 국선생전 …34p

10. 이생규장전 …36p

11. 서동지전 …40p

12. 까치전 …42p

13. 호질 …46p

14. 양반전 …52p

15. 이춘풍전 …54p

16. 구운몽 …58p

17. 사씨남정기 …60p

18. 금방울전 …62p

19. 숙향전 …64p

20. 채봉감별곡 …66p

21. 운영전 …68p

22. 장화홍련전 …70p

23. 유충렬전 …74p

24. 홍계월전 …76p

25. 홍길동전 …78p

26. 춘향전 …82p

27. 심청전 …84p

28. 장끼전 …88p

29. 배비장전 …90p

30. 옹고집전 …94p

31. 최고운전 …98p

32. 임진록 …100p

33. 박씨전 …104p

34. 혈의 누 …110p

35. 금수회의록 …112p

36. 자유종 …114p

37. 무정 …116p

38. 배따라기 …118p

39. 술 권하는 사회 …120p

40. 운수 좋은 날 …122p

41. 탈출기 …124p

42. 붉은 산 …126p

43. 봄봄 …128p

44. 만무방 …132p

45. 금 따는 콩밭 …134p

46. 메밀꽃 필 무렵 …136p

47. 태평천하 …138p

48. 무영탑 …140p

49. 돌다리 …142p

50. 미스터 방 …144p

 

 


막연하게 들어왔던 설화로 퉁쳤던 신화, 전설, 민담의 의미가 무엇인지 개념 설명이 명료해지는 순간이다.

 

 


이 책은, 초등학생들에게 더없이 유익한 도서다.

우선 최신 초등교육과정 국어 교과서에 담긴 내용인데다가

코믹한 토막식 만화로 구성돼 있고,

짧은 줄거리에 내용을 압축해 놓았다.

50가지 챕터마다 등장하는 속담과 사자성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의 지적 탐험도 한층 고양될 것이다.

 



상단 '작품키워드'를 통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먼저 파악할 수 있다. 제목 밑에는 '그리움'이 무려 별 다섯개나 된다.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알 수 있다. 현대 소설 이전까지는 대부분의 작품이 작가 미상인데 반해 <이생규장전>은 우리나라 최초 한문소설 작가로도 잘 알려진 김시습이 썼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야기 하나에 해당하는 분량은 4페이지가 전부다(2페이지로 끝나는 이야기들이 더 많다).

하지만 속은 알찬, 그야말로 필독도서로 구성돼 있다.

읽다 보면, 재미는 덤이요, 우리의 역사와 문화, 한문 실력과 속담까지 자연스럽게 체화할 수 있다.

올해 중학생이 되는 우리 아이에게도 적극 권장하고 싶은 도서이다. 접하지 않은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한국을빛낸50개의고전들 #만화로보자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올드스테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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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여자들』 by 메리 쿠비카 | 2022년 2022-11-2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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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라진 여자들

메리 쿠비카 저/신솔잎 역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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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여자들』은, 11년 전 실종된 세 여인을 둘러싼 미스터리 사건을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가며 조명한다. 그리고 11년 전 실종된 딜라일라가 어둠의 장소를 탈출해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이한다. 아무런 자극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친구를 만들어내고 이름을 부르고, 그 허상 덕분에 힘을 낼 수 있다면 그것은 고통을 견디는 치료제가 된다. 어둠 속 딜라일라에게 거스는 그런 존재였다. 하지만 세뇌는 정말 무섭다. 사과를 가리키면서 토마토라고 주입하면 그건 이내 토마토가 되는 이치다. 단순히 이름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정체성과 가족 전체의 삶이 변질된다. 또한, 진실을 알려야 마땅했을 경찰이 내부 기록까지 조작해 혼선을 준 부분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11년 동안 실종된 딸을 만난 아빠의 행복을 깨고 싶지 않은 마음,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공감이 되는 동시에, 팽팽했던 풍선에 일순간 바람이 빠져버린 느낌이었다.

 

주변 이웃들로부터 평판이 좋았던 메러디스는, 출산 도우미와 요가 강사를 병행하며 사랑스런 아들 레오와 딸 딜라일라, 남편 조시와 함께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알 수 없는 협박 문자로 불면의 밤을 보내고, 과거의 연인이 이웃으로 이사오면서 신경이 쓰인다. 또한, 이웃의 오해가 자식을 교묘히 따돌림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레오는 사랑하는 엄마 메러디스와 생명력 가득했던 누나 딜라일라를 잃었다. 그로부터 11년 뒤 등장한 누나는 전혀 딴 사람이 되어 나타나 혼란스럽고, 실종된 누나를 찾느라 레오의 유년시절부터 청소년이 된 지금까지도 언제나 아빠의 관심 밖에 밀려나 있어 안타깝다. 한편, 레즈비언인 케이트는 연인 비아와 함께 한집에서 부부처럼 살아간다. 그리고 메러디스와 그녀의 딸 딜라일라가 사라지기 직전 실종된 셸비는 전라의 시체로 발견됐는데, 메러디스는 셸비의 출산 도우미이기도 했다.

 

대체 누가 그들을 자살, 납치, 살인이라는 연결고리에 끼워 넣은 것일까? 범인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단독 범행치곤, 그 수단과 방법이 잔인하고 교활하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삶이 망가졌다. 셸비의 살인 누명을 쓴 남편 제이슨은 교도소에서 11년간 썩어야 했고, 남은 삶에서 아이와 아내 없는 삶을 살아가야 했다. 메러디스와 딜리일라를 잃었던 가족들은 숱한 시간을 눈물과 한숨으로 흘려보내야 했다. 남은 삶을 예전처럼 되돌리기도 힘들고, 살아가는 동안에도 엄마 혹은 아내의 흔적을 찾아헤매며 얼마나 힘든 순간들이 반복이 될까. 사람이 명을 다하고 죽어도 그리움에 사무치는데, 하물며 억울한 죽음이라면... 감히 그 아픔과 그리움은 가늠이 되질 않는다.

 

 

#사라진여자들 #메리쿠비카 #해피북스투유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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