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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의 다이아나(유즈키 아사코) | 쏭이의 끄적끄적 2022-07-0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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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서점의 다이아나

유즈키 아사코 저/김난주 역
한스미디어 | 2015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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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즈키 아사코 작가는 여성들의 심리를 잘 표현하는 작품을 많이 썼다.

처음 읽었던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를 읽으면서 음식을 통해 등장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글이 참 인상적이였다. 그 뒤로 쭉쭉 찾아서 있던 책들 모두 음식을 통해 여성의 마음을 위로하는 내용이였다.

 

특히 "버터"는 작가의 책 중에서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버터를 통해 음식에 대한 맛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모습과 함께, 음식을 통하여 자신이 갖고 있던 문제에서 해방되는 모습까지..

 

이번에 읽은 "서점의 다이아나"는 책을 통해 여주인공의 마음을 위로하는 내용이다. 음식이 아니라 책이라니.. 아주 나의 흥미를 끄는 책이였다. 그래서 술술 아주 쉽게 책장이 넘어갔다.

 

다이아나는 미혼모의 딸이자, 머리가 노란 빼빼 마른 초등학생이다. 엄마인 티아리는 열여섯살의 나이에 다이아나를 낳았고, 평범하지 않은 이름인 다이아나라고 지어준다. 물론 아빠를 만난 적은 한번도 없다. 엄마는 클럽을 다니면서 다이아나를 키우고 있었기에, 다이아는 혼자서 책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책은 엄마를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을 달래주는 유일한 친구였다.

 

그런 다이아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자신을 이해해주는 단짝 친구 아야코를 만나게 된다. 학기 초가 되면 자신의 이름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는데, 아야코는 다이아나라는 이름에서 "빨강머리 앤의 단짝 친구"라며, 그 이름을 좋게 이야기해 준 유일한 친구였다.

 

아야코는 꽤 부유한 집안의 딸로, 얼굴도 머리색깔도 모두 예쁜 아이이다. 그래서 주변에 인기도 많았고, 공부도 잘하는 정말 엄.친.딸이였다. 다이아나는 아야코 집에 가 본 이후, 책에서만 본 화목한 가정의 모습을 보고 아야코를 무척이나 부러워한다. 그런 다이아나에게 엄마 티아리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아야코네 엄마나 아빠나 나이가 아주 많잖아.

그리고 돈도 많고, 그러니깐 그렇게 반듯하게 사는 게 당연하지 않나.

나는 바보지만 그게 나의 개성인데 뭐.

다이아나랑  둘이 남에게 신세 안 지고 살려고 나 얼마나 열심인데.

나는 나잖아. 온리 원.

P.46

 

역시 엄마 티아리는 보통 사람이 아니였다. 책에서 이 문장을 봤을 때는 잘 몰랐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다시 이 문장을 봤을 때는 엄마 티아리의 높은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스포일수도 있지만, 엄마 티아리는 다이아나가 생각하는 그런 문제소녀가 아니였고.. 정말 똑똑하고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당찬 여성이다! 다이아나가 자신의 삶을 멋지게 개척해 나가는데 있어, 엄마 티아리의 역할이 컸다가 볼 수 있다.

 

다이아나와 아야코는 사소한 오해로 인하여 서로 멀어지게 된다. 아야코는 좋은 중학교로 진급을 해서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고, 소위 명문대학교까지 간다.

다이아나와 달리 너무 많은 것을 가진 그녀는 자신이 소유한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기 보다는, 자신을 옥죄는 족쇄라고 생각하게 된다.

 

따뜻한 우유에 럼주를 한 방울 떨어드리면 우유 맛이 확 달라지는 것처럼

착한 아이의 인생에 독이 될 에센스를 한 방울 떨어뜨려 매력적인 여자로 변하고 싶다.

P. 159

 

아야코는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자신이 생각하지도 못한 끔찍한 일(동아리 선배의 성폭행)을 당하게 되고, 그 일을 세상에 드러낼 용기가 없었다. 되려 그 선배와 사귀면서 그 일은 서로 사랑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자신을 속이면서, 내면에 상처를 방치하고 만다.

그렇게 3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다가, 자신이 당했던 똑같은 일이 어린 후배에게 생기게 될 지경이 되자, 아야코는 용기를 냈다. 모두가 묵인하고 방조하는 그 현장에서 어린 후배를 이끌고 나오고, 3년전 자신이 당했던 일을 학교에 고발하는 용기까지 내게 된다.

 

몇시간 전에 읽었던 '책벌레'의 서평을 떠올렸다.

저주를 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 뿐..

마법사는 죽어버렸다. 숲의 친구들도 앤드류 왕자도 도와주지 않는다.

P. 288

 

다이아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점에서 일하고 싶어 일자리를 구한다. 물론 한번에 취직이 되지 않아 고생을 하긴 하지만, 어쨌든 자신이 중고등학교 시절에 자주 들렀던 서점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어린 시절 자신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주었던 책 "비밀 숲의 다이아나". 그 작가의 신작이 16년만에 발표되었기에, 그녀는 열심히 책이 판매될 수 있도록 노력을 했고, 드디어 작가와의 사인회도 기획하게 된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엄마 티아리가 아빠로 추정되는 사람으로 받았던 편지와 아야코 아빠의 예전 이야기 등을 통해서 '비밀 숲의 다이아나' 작가가 자신의 아빠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막상 만난 작가는 생각보다 진취적이지도 않았고, 생활력도 부족했으며, 무엇보다 작가에서 느껴지는 아우라가 느껴지지 않는 지극히 평범한 남자였다. 그런 아빠의 모습에 실망을 많이 한 다이아나였지만, 아빠가 다이아나에게 추천해 준 책 "앤의 애정" 말미에 있는 작가의 말에서 아빠의 마음을 알게 된다.

 

인생에서는 기다려야 하는 일이 흔히 있습니다.

자신이 뜻한 바대로 순조롭게 나아가는 사람은 물론 행복하겠지만,

뜻한 바대로 나아가지 못하더라도 주어진 환경 속에서  힘껏 노력하면 길은 절로 열리는 법이지요.

그런 사람들은 순조롭게 나아가는 사람보다 인간으로서의 깊이와 넓이를 지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P.312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매개체는 바로 "비밀 숲의 다이아나"라는 동화책이다.

다이아나는 이 책을 통해서 남들보다 불우한 자신의 처지를 이겨내는데 큰 도움을 받았고,

엄마 티아리는 이 책을 쓴 작가를 만나 사랑을 해서 다이아나를 낳았고,

아야코의 아빠는 이 책을 쓴 작가와 엄마 티아리를 만나게 되는 다리 역할을 했다.

아야코 역시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이 벗어나지 못했던 마법에서 벗어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한 권의 책이 이렇게 여러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다니, 책이 주는 영향력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실제로 존재했으면 꼭 읽어보고 싶을만큼 매력적인 책이다.

 

"다이아나"..

이 이름은 빨간 머리 앤의 친구의 이름이다.

앤의 친구, 학교를 졸업하고 상급학교에 진학을 포기하고 고향에 남은 친구.

그렇게 평범한 다이아나.

 

하지만 작가는 '다이아나'라는 이름을 통해서 우리 주변에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다이아나'들에게 용기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앤처럼 특별한 삶을 살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에 맞는 삶을 택한 다이아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앤의 애정"에서 인용되었던 작가의 마지막 말은 아빠가 다이아나에게 해 주는 말인 동시에

유즈키 아사코 작가가 책을 읽은 우리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지 않을까 싶다.

 

유즈키 아사코 작가의 고전독서 에세이집인 "책이나 읽을 걸"을 읽을 예정이다.

그녀는 이 책에서 고전 속 여성을 어떻게 표현하고 풀어낼지 완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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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히가시노 게이고) | 쏭이의 끄적끄적 2022-07-0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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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하빌리스 |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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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패니언 쿄코는 유명 보석점에서 보석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 여자이다. 자신이 버는 돈으로는 절대로 이런 보석을 살 수가 없기 때문에, 그녀는 돈 많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 노력을 한다.

 

밤비 뱅큇에서 참여하는 하나야 보석 체인점 행사에서 몇번 만난 적이 있는 부동산 회사에서 일하는 다카미 슌스케~ 쿄코는 다카미를 마음 속에 찜을 하고 우연을 가장한 인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한다.

 

행사 후 호텔 커피숍에 있는 다카미를 보고 작업을 하는 쿄코~ 쿄코와 친분이 있는 캠피니언 동료 에리가 객실에서 독극물을 먹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한다. 분명 쿄코와 함께 마지막으로 나왔던 에리가 왜 다시 호텔 객실로 가서 자살을 하게 된 것인가?

 

에리는 독극물이 든 맥주를 먹었고, 혼자 객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다. 밤비 뱅큇 사장과의 잘 이어지는 않는 연애 때문이라는 게 수사상 드러난 이유였지만, 쿄코는 그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마침 쿄코의 옆집에 이사를 온 형사 시바타 역시 쿄코와 같은 생각!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다는 게 이 사건의 핵심!

그러던 중, 밤비 뱅큇에 프리랜서로 일하러 온 유카리. 그녀는 쿄코에게 접근하여 에리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유카리는 에리가 이곳으로 옮겨오기 전, 일하던 회사에서 만난 친구였다.

 

쿄코, 유카리, 시바타는 에리의 죽음이 단순한 자살이 아닌 뭔가 더 근원적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 서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유를 찾기 시작한다.

 

에리에게는 화가 지망생인 남자친구 이세가 있었고, 이세가 어떤 남자를 죽인 후 스스로 목숨을 끝었다. 그 이후 망연자실하게 삶을 살던 에리는 갑자기 도쿄로 올라온 후 컴패니언으로 일을 하게 된다.

밤비 뱅큇보다 훨씬 더 좋은 회사에서 일하던 에리가 갑자기 이곳으로 옮긴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왜 찌질한 밤비 뱅큇 사장에게 접근을 하고 관심을 보인 것일까?

분명 이세의 죽음은 밤비 뱅큇 사장과 무슨 연관성이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사장 주변 정보를 캐기 시작한다.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했다고 쿄코에게 전화를 한 유카리는 그날 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도대체 유카리는 어떤 증거를 갖고 있는 것일까?

 

유카리가 에리네 집에서 가지고 온 비틀즈 테이프를 들으면서 결정적인 힌트를 얻었고, 테이프 뒷면에 적힌 이세의 유서를 발견하게 된다.

이세는 화가가 되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밤비 뱅큇 사장과 하나야 보석점 셋째 아들과 연관된 사건으로 인해 결국 부동산 회사 사장인 다카이 유타로를 살해까지 하게 된다.

이세의 유서의 내용을 알게 된 에리는 밤비 뱅큇 회사로 옮기면서, 혼자의 힘으로 복수를 하려다가 결국 범인들의 손에 먼저 제거가 되었다.

 

에리가 객실에서 죽은 사건이 밀실처럼 보였기에, 단순히 자살로 위장될 뻔한 사건이..

주인공들의 사소한 실마리 정보에 의해서 커다란 사건의 밑그림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조각조각 이어진 그림들로 인해서 사건의 진상이 바로 드러나진 않지만, 숨어 있는 조각을 이어가는 재미는 쏠쏠하다~

 

컴패니언이라는 문화도, 자동차에 설치된 전화기, 카세트테이프도 지금은 생소한 문화라, 젊은 세대는 몰입하기 어려운 부분일 수도 있겠다.

(198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쓴 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음)

과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는 사건의 전개는 오히려 담백하다. 그리고 쿄코의 입장과 형사 시바타의 입장에서 풀어가는 사건의 진실도 다른 모습이기에 흥미롭다.

 

다만 모든 걸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던 에리의 계획이 틀어진 것이 제일 아쉽다. 그녀가 통쾌하게 복수를 해 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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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이금이) | 쏭이의 끄적끄적 2022-07-0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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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알로하, 나의 엄마들

이금이 저
창비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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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표지가 예뻐서'였다. 은은한 파스텔 톤의 색감과 하와이를 연상시키는 배경과 함께 한복을 입은 두 어머니의 모습. 책을 다 읽고 난 후 다시 책의 표지를 보니, 이 그림이 소설의 내용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소설은 1900년대초 한국에서 하와이로 사탕수수농장 노동자로 이민을 간 남자들과 사진을 주고받으면서 결혼을 한 여성들의 삶의 이야기이다. '사진 신부'라고 불리는 그녀들은 한국보다는 더 나은 삶을 바라면서 머나먼 타국 하와이로 떠난다. 사진 한장과 뒷면에 적혀 있는 이름과 나이만을 알고서 말이다.

 

버들은 의병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와 삯바느질을 하면서 근근히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하면서 살아간다. 어린 시절 다니던 학교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는 가지도 못하게 된다.

그런 버들은 부산 아지매의 주선으로 '사진신부' 소개를 받는다. 무엇보다 하와이에 가면 공부를 다시 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마음을 뺏겨 버들은 하와이로 갈 결심을 한다.

 

같은 마을에 사는 버들의 친구 홍주. 결혼한지 3달만에 남편 죽고 과부가 된 그녀는 우역곡절 끝에 친정으로 돌아온다. 버들이의 이야기를 듣고 평생 과부로 살아가기가 싫어 버들과 함께 하와이로 떠난다.

 

그리고 같이 가게 되는 송화. 무당인 할머니는 송화가 더이상 무당 손녀라는 손가락질을 받지 않고 살길 바라며 송화를 하와이로 보낸다.

같은 마을의 동갑인 그녀들은 각자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평생 가족들을 볼 수 없다는 것을 각오하고서라도 하와이로 떠나간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하와이. 이제 그녀들의 삶의 새로운 삶이 펼쳐질 줄 알겠지만, 신랑을 만나면서 그녀들은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홍주도 송화도 사진보다 훨씬 더 늙은, 아버지뻘 되는 신랑을 만나게 되어 울음바다가 된다. 그리고 그들은 부자도 아니고, 가난한 사탕수수 농장의 노동자들이였다.

 

버들의 남편은 제 나이였지만, 그 역시 지주는 아니였고 그에게는 죽은 정인(달희)이 있어 그녀에게 곁을 주지 않는다. 버들은 그런 태완에게 여러모로 정을 붙이려고 하지만 태완은 그녀를 밀어내기만 한다. 시어머님 산소에 성묘를 다녀오면서 그녀는 마음에 있는 속이야기를 꺼내면서 둘은 마음의 벽을 허물게 된다.

 

조선 독립에 관심이 많은 태완은 결국 버들과 어린 아들을 남겨두고 만주로 떠나고.. 버들은 아이와 살기 위해 악착같이 삶을 살아간다.

홍주는 아들을 낳고 잘 사는가 싶더니만, 남편은 아들은 데리고 조선으로 들어가버린다. 알고보니 조선에는 전처가 있었고, 남편은 딸만 있어서 아들을 보기 위해 사진신부와 결혼을 한 것이였다.

송화는 남편에게 매를 맞고 송장처럼 지내다가, 버들의 도움으로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되고.. 나이가 많았던 남편이 죽은 후 뱃속에 찾아온 생명을 알게 된다.

 

버들과 홍주, 송화는 다 함께 살면서 개성아주머니가 운영하시던 세탁소를 운영하면서 그녀들만의 삶을 즐기게 된다. 특히 홍주는 운전면허까지 타서 운전을 하는 신여성이 된다!

(1930년대 조선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 않나 싶다.)

 

젊은이들 뒤로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다.

그들은 파도를 즐길 준비가 돼 있었다.

바다가 있는 한 없어지지 않을 파도처럼,

살아 있는 한 인생의 파도 역시 끊임없이 밀어닥칠 것이다.

P.326

 

이 책은 크게 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장은 사진신부인 버들, 홍주, 송화가 하와이에서 파도를 넘듯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라면,

두번째 장은 버들의 딸인 '펄'의 시각에서 펼쳐지는.. 하와이 이민 2세대의 이야기이다.

펄은 로즈이모(홍주) 집에서 살면서, 우연히 로즈이모의 보물상자를 열어보게 된다. 거기에는 엄마와 이모들의 옛사진, 자신들의 어릴적 사진, 이모가 주고받은 편지들이 들어있다.

우연히 발견한 자신의 돌 사진을 보면서, 자신의 생일과 사진 속 여자아이의 사진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놀라서 엄마와 이모들의 옛사진을 찾아보면서, 자신이 엄마가 아닌 송화 이모와 닮았다는 사실을 눈치채면서 혼돈에 빠져 들게 된다. 술에 취한 로즈이모의 입에서 자신이 왜 버들엄마의 딸인 '펄'로 살아가게 되었는지를 듣게 된다.

 

비록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엄마는 매 순간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문득 그런 사람이 내 엄마인게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연적으로 남은 두 사람이 따라 떠올랐다.

로즈 이모가 내 곁에 있어 줘서 행복했다.

그리고 송화가 날 낳아줘서 고마웠다.

레이의 끝과 끝처럼 세 명의 엄마와 나는 이어져 있었다.

나는 또 어느 곳에 있든 하와이, 그리고 조선과도 이어져 있었다.

P. 386

 

사실 이 문장 하나로 '알로하, 나의 엄마들' 내용이 축약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전반적인 줄거리이며 스포임 ㅋㅋ)

 

이 책은 힘들게 인생을 살아갔던 세 여자의 이야기가 가슴 아프면서도 공감이 되었고, 각자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함께 응원하기로 했다.

그래서 자칫 책의 분위기가 무거워질 수도 있겠지만, 버들의 딸이자 송화의 딸인 사춘기 소녀 '펄'의 시각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덕분에 새로운 희망 속에서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김영하 작가의 '검은 꽃'이 생각났다. 1905년, 좋은 일자리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멕시코로 떠난 한국인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이민사를 그려낸 장편소설이다. 그 책을 읽으면서도 참 나라가 없다는 것이 얼마나 슬프고 애통한 일인지를 느꼈는데, '알로하, 나의 엄마들' 역시도 그런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1900년대초 우리 나라 사람들이 미래를 꿈꾸며 멕시코와 하와이로 떠났다면, 현재는 많은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미래를 꿈꾸며 우리나라에 오고 있다. 많은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모습에서 하와이로 떠난 '사진 신부'들이 떠올랐다.

그들도 버들, 홍주, 송화처럼 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한국에 왔을 것이고, 그들이 실제로 마주한 현실은 이민국에서 나이가 많은 남편을 만난 사진신부들처럼 엄청난 좌절감과 당혹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그리고 언어도 통하지 않은 한국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삶이 얼마나 팍팍하고 어려울지.. 뉴스를 통해 많이 접하고 있으니 말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 않을까?

 

100년이라는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의 여성들이.. 동남아시아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은 별반 차이가 없는 거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동남아시아에서도 '알로하, 나의 엄마들' 같은 내용의 소설이 발간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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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고 아리고 여려서(스미노 요루) | 쏭이의 끄적끄적 2022-07-0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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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스미노 요루 저/양윤옥 역
소미미디어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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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이 먹고 싶어'를 꽤 인상깊게 읽었던 터라, 작가의 이름만 보고 골라서 읽은 책이다.

 

'너의 췌장이 먹고 싶어'에는 고등학교 남녀 학생.. 그 중에서도 안타깝지만 췌장암에 걸린 여학생과 그 여학생을 지켜보는 남학생의 이야기였다면..

'어리고 아리고 여러서'는 대학생인 두 친구가 비밀결사단체인 '모하이'를 만들고, 그 모하이가 커짐에 따라 서로 사이가 멀어지고, 결국 각자 다른 길을 걷다 상처를 입히는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 내가 믿었던 이념 또는 신념. 그 신념에 어긋나는 경우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기 보다는 내 신념을 우선시하여 칼같이 그 관계를 접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참 오랜 시간동안 친구라고 지냈던 사이였건만, 이렇게 무 자르듯 잘라져버린 관계로 변한 기억이 떠오르면서 참 씁쓸했다.

40대인 내가 20대인 나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왜 그랬어? 살다보면 그거 아무것도 아닌데.."

이런 말을 남겨주고 싶다.

 

20대의 어렸던 나처럼.. 주인공 다바코도 그랬다.

대학교 1학년 수업 중에 만난 4차원 여학생 아키요시. 다바코는 아키요시와 둘만의 관계를 이어가면서 세계 평화를 위한 비밀결사단체인 동아리 '모아이'를 만들게 되었다.

누가 이런 동아리에 가입하게 될까 싶었는데, 한두명씩 회원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다바코와 아키요시가 만든 '모아이'는 더 이상 둘만의 동아리가 아니라 학교 전체에 유명한 동아리가 되어버린다. 그 과정 속에서 다바코는 모아이를 탈퇴하게 되고, 모아이는 취업용 인맥을 쌓는 동아리로 변질이 되어버린다.

 

취업이 확정된 이후, 다바코는 친구 도스케와 함께 모아이의 약점을 찾는 노력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알게 된 최종적인 단서.. 모아이에서 회원 명단을 기업 인사 담당자들에게 배포하는 정황을 포착하게 된다.

변질된 모아이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변질된 모아이의 잘못을 일깨우기 위해서..

다바코는 이 정황을 인터넷에 유포하게 된다.

 

처음에 모아이를 만들었던 목적과 달리 변했기 때문에, 모아이는 새로워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다바코. 아키요시는 그런 다바코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전혀 이상해진 거 없어.

시간이 지나면 변하는 건 당연해.

변하지 않는 것이 훌륭하고 변하는 것은 나쁘다니,

그게 말이 돼?

P.286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언론사와 사람들로 인해 이 일은 생각보다 많은 파장을 일으키게 되고, 결국 모아이의 히어로인 아키요시는 사과를 하고, 모아이를 해체하겠다는 발표까지 하게 된다.

다바코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키요시에게 상처를 줬다는 사실과, 그 상처를 준 이유가 자신이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 상처를 왜 받았나 생각해 보니, 나만 바라보던 아키요시가 모아이 활동을 하면서 나만 바라보지 않게 되자, 질투심을 느끼게 된 것이다.

 

임시 땜빵이란 결국 마음의 틈새를 메워준다는 것이다.

마음의 틈새에, 나를 필요로 해 줬다는 것이다.

뻥 뚫린 구멍을 메워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지금 내 마음에 생겨난 뻥 뚫린 구멍을 누군가 메워준다면 얼마나 큰 구원이 될까.

P.328

 

다바코는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보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게 된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사과를 하기 위한 용기를 내는 장면에서 끝이 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젊은 시절 다바코와 닮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 그땐 그랬지..

풋풋했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고, 실수했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고..

동전에 양면이 있는데도, 한가지 면만 보고 그게 다 진실인 듯 생각했던 모습도 생각나고..

다바코처럼 소설 속 주인공이 이렇게 친근하게 느껴지는 적도 처음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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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렌조 미키히코) | 쏭이의 끄적끄적 2022-07-05 15:51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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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백광

렌조 미키히코 저/양윤옥 역
모모 | 202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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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다. 직접적인 원인 뿐만 아니라 그 사건이 발생할 수 있도록 영향을 미치는 간접적인 요소들.. 어떨 때는 직접적인 원인보다는 간접적인 원인들이 더 직접적인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 책에서 일어난 4살 여자아이의 죽음.

그 아이를 죽인 범인이 누구인가에 초점을 맞춰서 이 책을 읽었으나,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직접 아이를 죽인 범인보다 주변 사람들.. 간접적으로 그 아이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람들이 더 진범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4살 아이가 목 졸려 죽음을 맞이했다는 광경을 상상하면 끔찍하지만, 모든 집안 식구들이 이 아이에 대한 증오심을 품은 채 쳐다보았을 생각을 하면.. 그게 더 소름 끼치는 일이다.

 

다른 남자와의 불륜을 즐기기 위해 딸 나오코를 언니 사요코 집에 맡긴 엄마 유키코,

치매 걸린 시아버지와 나오코만 남겨놓고 딸 가요와 함께 치과에 간 이모 사요코,

나오코가 자기 딸이 아닌 처형의 남편의 딸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아빠 다케히코,

7년전부터 처제와의 바람을 피웠고, 나오코가 다케히코의 딸이 아닌 자신의 딸임을 알고 있는 이모부 류스케,

유키코의 부탁으로 사요코의 집에 있는 나오코를 만나러 다녀온 불륜남 히라타,

치매에 걸려서 과거의 기억에 얽매여 있는 할아버지.

 

이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하면서 벗겨지는 그날의 흔적들! 서로가 겪은 경험들이 조각조각 모여서 최종적으로 그날의 사건을 관통하는 큰 그림이 완성된다.

자신의 불륜을 즐기기 위해 나오코를 언니 사요코의집에 맡긴 유키코, 사요코는 유키코를 닮은 나오코를 미워했었고,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와 단둘이 남겨놓고 치과에 간다.

그 사이 할아버지는 죽은 아내의 목소리를 듣고 나오코를 목졸려 살해하고, 유키코의 심부름으로 나오코를 만나러 온 히라타는 죽어 있는 나오코를 인공호흡을 시도한다.

집에 들린 류스케는 그 모습을 보고 히라타를 돌려보내고, 정원에 죽은 나오코를 묻고 다시 회사로 돌아간다. 집에 돌아온 사요코는 시아버지가 어지러놓은 주방을 정리하고 있었고, 딸 가요는 정원 흙에 묻힌 나오코를 발견한다.

흙더미 속에서 얕게 숨을 쉬고 있는 나오코의 얼굴에 흙을 더 얹고 그 위에 서 있었던 가요.

사요코는 나오코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되고, 결국 정원 밑 구덩이에 묻혀 있는 나오코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세상 끔찍한 살인사건은 이 집안 모든 가족들의 미움으로 발생한 사건이다.

어쩌면 이 사건에 가장 큰 미움의 대상은 유키코인데, 다들 힘없고 어린 나오코에게 그 미움을 다 쏟아버린 걸까?

나오코에게 혹은 류스케에게 도덕적인 윤리를 저버린 것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잘못된 관계를 바로잡아야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의 그런 무관심들은 결국 모두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주게 되었고, 부메랑이 되어 어린 나오코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과연 나오코를 직접 목졸라 죽인 할아버지가 진범인가? 어쩌면 다시 숨을 쉬게 된 나오코를 꺼내주기는 커녕 그 위에 흙을 덮고 서 있었던 가요가 더 진범이 아닐까 싶다.

어린 가요까지도 그런 분위기에 젖도록 내 버려둔 어른들의 잘못을 물어야 할 것 같다.

읽으면 읽을수록 더 끔찍한 결말을 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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