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얇은 책으로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가벼운 만남을 중시하는 오늘날의 세태도 일부 반영되어 있는 듯 보인다. 저자는 오랫동안 우울감을 느껴왔는데, 사실 어릴 때 부모님이 자주 다투면서 서로에게 분노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보여준 것이 자신의 마음 속에 늘 박혀 파고드는 걸 느꼈다고 한다. 이게 자신의 오랜 우울감의 씨앗이지 않을까 하면서 말이다. 자라면서 자신은 외로운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기에 끊임없이 타인과의 관계를 갈망했다고 한다. 하지만 몇 년간의 연애 생활을 청산하고 밀려오는 후유증으로 인해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정 붙이고 취향을 맞혀가고 서로의 삶을 나누며 이해해야 하는 지난한 과정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때마침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이 길어지자 다들 조심하면서 외로움의 전성시대가 열린 것 같다고 말한다. 친한 누군가의 권유로 트위터나 틴더 앱을 통해 낯선 사람들과 1회성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누군가를 끊임없이 만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앱을 통해 사람을 골라 매칭을 시도하고, 대화하고, 만나는데 몰두하게 되었다면서 이렇게 온라인상에서 만난 대화 상대와 오프라인에서 만나 원나잇을 하는 데 익숙해져 갔다고 말한다. 모두들 심각한 연애를 피하고 육체적 쾌락은 누리고 싶은 사람들이었다면서 말이다. 이런 중독에서 빠져나오고자 저자 자신은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건전한 오프라인 만남을 시도해보았다면서, 특히 온라인상에서 자신을 성적으로 모욕하는 행동을 한 사람을 고소한 일을 계기로 자존감을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내가 나를 변호하기 시작할 때야 비로소 세상이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서 말이다. 결과적으로 저자는 데이팅 앱 중독에서 벗어나게 되었는데, 자신과의 관계 맺기가 건강하고 단단한 사람이라면 다른 이와 맺는 관계도 건강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새로운 교훈을 얻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