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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 | 기본 카테고리 2023-03-2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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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

이윤하 저/조호근 역
허블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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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세계관은 일제강점기를 모티프로 하고 있다. 주인공인 제비는 화국인으로, 화국은 조선을 모델로 삼은 가상의 국가이다. 일제강점기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다시피 화국도 라잔이라는 나라의 식민지배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세계는 달나라가 있고, 마법이 있으며, 기계 용이 있는 세계이다. sifan(sf+판타지) 장르로 기발하면서도,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하나의 필터를 덧씌워 놓은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세계를 이루는 모든 이중성에 관하여

주인공인 제비는 이중적인 인물이다. 그의 이중성은 소시민적인 면모에서 나온다. 제비는 영웅이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대의보다는 개인적인 욕망으로 움직인다. 그를 움직이는 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예술, 연인인 베이, 편안한 잠자리나 친구인 학, 그리고 언니인 봉숭아이다. 재밌는 점은 이 욕망들은 서로 모순되기도 해서 제비를 이중적인 인물로 만들어 놓는다는 것이다. 당장 연인인 베이만 해도, 제비의 형부를 죽인 원수이다. 나중에는 실수였지만 제비의 친구도 죽이게 된다. 그러나 제비는 베이를 놓을 수 없다. 이유는 단순하다. 사랑하니까. 사랑은 언제나 사람을 시험에 들게 한다. 제비 역시 그 시험대에 올라갈 뿐이다.

다양한 사랑의 모습들

이야기에서 사랑은 거의 유일하게 어떠한 개연성도 없이 시작될 수 있는 감정이다. 흑단같은 머리칼이 찰랑이며 아름답다는 이유로, 혹은 모든 몸동작이(심지어는 타인을 죽이는 순간에도!) 춤을 추듯 유려하다는 이유로 사랑은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제비가 베이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은 조금 당혹스러웠다. 베이가 제비를 사랑하게 되는 것도 조금 급작스럽게 느껴졌다. 이야기가 재밌고, 또 빠르게 전개되어서인지, 서사적으로는 훌륭했지만 서정적인 부분이 다소 미흡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랑이라는 것은 읽는 이로 하여금 인물의 모든 행동을 납득시킨다. 그래서 사랑을 마법이라고 부르는 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에서는 다양한 사랑의 모습이 나오는데, 논바이너리인 주인공의 사랑, 다자연애를 하는 베이의 세 부모님들의 사랑, 나라를 지키려는 봉숭아의 사랑 등이 그러했다. 뿐만 아니라 자유를 갈망하는 기계용 아라지의 모습에서도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폭력과 이데아(관념)

이야기의 마지막은 제비와 베이가 아라지를 타고 달나라로 가는 것으로 끝난다. 솔직히 말해서 달나라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나는 큰 이질감을 느꼈다. 이 소설이 전반적으로 현실의 역사를 모티프 삼아 흘러가기 때문이었다. 서양이 존재하고, 거대한 전쟁이 시작되려는 찰나에 주인공들은 (물론 명분은 있다.) 달나라로 떠난다니. 도대체 달나라가 어떤 곳이길래? 의문을 품고 마지막장을 읽어내려가면서 나는 조금 슬퍼졌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했다. 달나라의 사람들에겐 머나먼 지상의 상황은 희극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자신들에게 날아오는 제비 일행에게 환영한다는 듯이 잔을 들어올릴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래서인지 그들의 모습은 이데아를 떠오르게 한다. 완전한 개념이자, 완전한 관념으로서 존재하는 그들에게 지상의 폭력은 그들의 살갗에 결코 닿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반짝이고, 환하고, 아름답다. 그래서일까. 그들을 본 뒤 다시 지상을 내려다보는 제비의 시선을 통해 나는 끔찍한 아이러니를 느꼈다.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재밌다. 환상적인 세계에 익숙한 이미지가 덧씌워진 덕에 긴 분량이지만 잘 읽힌다.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화국은 라잔이 아니었어도 다른 나라에게 지배당하게 되었을까? 나는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어떠한 확신도 할 수는 없었다. 다만 독자로서는 화국이 독립을 이루었길 바라고 싶다. 조선이 그랬던 것처럼.

 

*출판사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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