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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그 사람 | 일반 리뷰 2018-11-1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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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가 알던 그 사람

웬디 미첼,아나 와튼 공저/공경희 역
소소의책 | 2018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이젠 지금의 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만 하지만 너를 위한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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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들을 훔쳐갈 병에 걸릴 줄도, 재물보다 소중한 것을 매일 잃어버릴 줄도 몰랐다.

그게 알츠하이머가 하는 짓이다.』



이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스틸 앨리스》 라는 작품이 생각나서 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더이상 치매가 노인성 질환이 아니란 점 때문이다. 치매 예방 검사란것이 있어 다행한 예방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미 초기 치매 진단을 받았다면? 그리고 그게 나와 내 가족에게 들이닥친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그녀와 가족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샘솟아 읽고 싶었고, 운좋게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어볼 기회가 생겼다. 

이 책의 주인공 '웬디 미첼' 그녀가 초기 치매 진단을 받고, 현재 알츠하이머 협회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기 까지의 이야기를 함께 해보자.



-


어느 날 갑자기 예고없이 평소와 다름을 느낀다. 

"그냥…… 그냥 평소보다 굼뜬 느낌이에요."


조깅을 하다 영문을 알 수 없이 넘어져 다치는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자 웬디는 더이상 진료를 미루지 않고 진료를 예약한다. 뇌와 다리가 더이상 소통을 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 웬디에게 처음 내려진 진단은 노화였다. 그러나 그 후로도 몇개월째 계속되는 증상들과 포크를 들 힘조차 없는 끝없는 피로감. 그리고 언어장애. 이제는 노화와 단순 과로로 치부해 버리기엔 상태가 좋지 못했다. 


'머릿속은 눈이 내린듯 뿌옇고, 기운이 없고 아리송하기만 한 감각들. 그리고 건망증.'

기억력이 비상하여 쉽게 잊는 법이 없었던 웬디는 동료들 사이에서 도사라고 불릴만큼 남다른 기억력을 자랑한다. 그런데 그녀가 치매일수도 있다는 소견은 웬디와 두 딸에게 믿지 못할 이야기였다. 이제 웬디에게는 초기 치매 확진을 받기까지 길게는 12개월이라는 시간만이 남아있다.

그 시간동안 회사에 자신의 문제를 감출 방안을 모색하지만 점점 더 힘들어진다. 동료의 얼굴도 이름도 기억해내기 힘들어지고, 업무는 더더욱 처리되지 않게 되면서 매일매일을 아슬한 줄타기 같은 시간을 견뎌내는 웬디.


그러다 '키스 올리버'의 영상을 보게 되는데, 영상 속 올리버가 말하는 자신의 사연은 놀랍도록 웬디와 닮아 있었다. 올리버로 인해 치매 횐자의 외모와 말투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게 된 웬디지만, '내 문제'로서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게 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건 또 다르기에 여전히 두렵기만 하다. 



치매는 망각의 병이다. 그래서 '나'를 잊을까봐 두려워하기도 하고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대신 결정을 하는 때가 올까봐 겁내기도 한다. 하지만 웬디를 가장 두렵게 하는건 '나'가 아닌 가장 사랑하는 '두 딸'을 잊게 될까봐. 그리고 딸들이 힘들게 되면 어쩌지 하는 생각들이다.


추억을 잊기 전 사진 뒷면에 기록하기로 하는 웬디. 그렇게 웬디는 진단 후 치매를 안고 살아가기 위한 일들을 시작했다.


드디어 상사와 동료들에게 자신이 초기 치매임을 밝히고자 결심한 웬디는 먼저 상사와 직원건강관리 담당의에게 알렸고, 자신은 아직 일할 수 있음을 전했으나 회사도 상사도 그녀를 외면한다.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을 권유하기도 하고, 그녀가 일할 수 있음을 믿지못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그렇게 버려졌다고 생각이 들자 화가 나지만, 그보다는 서글프고 위축되고 만다는 웬디에게 이제 남은 일은 동료들에게 알리는 일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녀를 안아주는 동료들. 

2014년 7월 초기 치매 진단을 받고 2015년 3월. 마지막까지 함께해준 동료들의 인사를 받으며, 준비되지 않은 작별을 맞이하게 되었지만 그녀는 퇴직후 여러 강연도 나가고 알츠하이머 협회의 다양한 행사에도 참여하며 바쁘게 살아가기로 한다.


"여러분이 우리에게 치매에 시달리는 '환자'라고 계속 말하면, 우리도 그렇다고 느낍니다. (중략) 우린 매일 당면한 난관을 이겨내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하지만 도움을 받으면 그런 안간힘이 자주 승리합니다."

나는 '시달린다' 대신 '안고 산다'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앞의 상당한 난관을 부인하거나 축소하는 게 아닙니다. 단지 그 말이 더 듣기 좋다고 말하는 겁니다."  (p. 184-185)



정부의 종일 보살핌을 받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이유로 자립지원수당 수급 자격이 탈락되기도 했다. 적응하려고 안간힘을 쓴다는 이유로 오히려 불이익을 당한셈이다. 치매가 앗아간 여러가지 중에는 감정도 있다. 그래서 그녀는 분노를 느끼지도 못하고 서럽기만 하다. 

사람들은 웬디의 블로그를 보고 뇌 손상을 입고도 글을 쓰는 그녀가 어떻게 치매환자냐고 반문하기도 하고, 자신의 가족은 '진짜 치매' 라고도 말한다. 초기 치매를 앓는 웬디가 마치 가짜 치매인 것 마냥.


여전히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이유로 치매 환자인지 의심 받으니 서글프기도 하지만 자신이 세상을 피해 숨어들면 치매의 고정관념이 맞다는걸 알려주는거라 생각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기로 하는 웬디가 참 멋있다.



-



이 책 중간중간에는 지금의 웬디 미첼이 초기 치매를 앓기 전 웬디 미첼에게 보내는 편지들이 쓰여져 있다. 그 편지 속에서 그녀가 더 일하고 싶어함이 그리고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함이 느껴져 먹먹했다. 


'더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과 맞바꾼 마지막 담배와는 다르지. 

금연은 퇴직 후 오랫동안 건강하게 잘 지내게 해줄 변화였고, 너 스스로 내린 결정이였어. 

누가 대신 결정해준 게 아니었다고.'



머릿속이 햇빛 쨍쨍한 화창한 날씨 같을 때가 있다. 그런 날은 최대한 기록해두려고 애쓰고, 많은 걸 해두려고 한다. 자신이 치매 환자임을 알리고 양해 구하는걸 주저하지 않으며, 임상실험, 강연, 치매환자를 위한 모임과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바쁘게 지낸다.


장편 소설을 좋아하지만 읽기 힘들어지자 기억하기 쉬운 단편집을 읽기로 하고, 우회전을 하려고 할때마다 넘어지자 돌아가더라도 좌회전만 하자! 라고 생각한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하여 패닉에 빠지기도 하지만 끝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내며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대단함을 느꼈다.


알츠하이머는 나이, 성별, 지성, 인종, 재산 그 무엇과도 상관없이 찾아온다. 그래서 무서우며, 이 병이 불치병과 같아서 더 두렵다. 진행 속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계속 진행되는 망각의 병. 그게 치매다.

여전히 나는 이책을 다 읽고 나서도 그 어떤 확신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멍했으며 존경스러웠다. 


환하게 웃고있는 그녀의 사진 한장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그녀가 겪었던 패닉도 편견도 기억나지 않게 해주는 참 예쁜 미소였다.

그렇게 나는 웬디 미첼의 앞날을 응원하며 책을 내려놓았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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