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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원더아일랜드와 신화월드테마파크 | 소소한 일상 2023-08-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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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저녁 제과점에서 빵을 종류별로 사와 아침을 빵으로 해결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삶아놓은 계란을 두고 조카들은 껍질까기 놀이를 합니다. 물론 껍질만 까고 먹지를 않아 먹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었습니다.

음식이 귀하지 않은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음식이란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려주는 일은 매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올케가 제대로 음식들 먹지 않는다고 투덜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식사를 마치고 어머니까지 함께 모시고 물놀이장으로 향했습니다.

물놀이장으로 가면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오후에 예정되어 있던 보트 투어가 취소되었다는 연락입니다.

인천에 돌아와 뉴스를 검색해보니 서귀포 일대 토요일 아침 상황이 참혹할 정도더군요.

이것도 운입니다.

강풍과 파도를 사람이 어찌 할 도리는 없는 것이지요.

협재 해수욕장으로 향했으나 해수욕장도 풍랑주의보로 인해 입수 금지이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점심식사 시간 약간의 소란이 있었지만 숙소로 돌아왔고 오후에 테마파크로 향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난 이후 움직였더니 문제는 테마파크의 여러 놀이기구들이 운행종료를 앞두고 있는 시간대였다는 점입니다.

키작은 조카들이 탈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있습니다.

보호자 동반으로 타도 키제한이 있습니다.

목마를 타고, 기차를 타고 댄싱오스카를 탔습니다.

 

댄싱오스카는 청룡열차 비슷한 것인데 회전하며 측면을 움직이기 때문에 원심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놀이기구입니다.

안전바를 내리자 큰 조카가 묻습니다.

"고모 이건 왜 벨트가 아니에요? 벨트가 더 안전하지 않아요?"

속으로 웃습니다.

"조카야, 안전바가 더 안전하다."

"고모! 저는 이미 바이킹은 시시할 정도로 되게 되게 놀이기구 잘타요."

4살 기준 유아용 바이킹은 음..... 저는 조카를 보고 싱긋 웃습니다.

"너무 무서우면 소리지르고 눈을 감아도 봐."

"저 이제 놀이기구 잘타요!"

 

두 살 조카도 타고 싶다고 칭얼대었다는데 채 몇 분도 되지 않는 놀이기구 탑승이 끝나니 조카가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남동생은 타는 것을 보다가 밑에서 걱정을 했답니다.

"아이 경기 일으킬라!"

둘째 조카는 타는 것을 보고 너도 탈래라고 물으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고 하더군요.

 

내릴 때 멍하니 앞을 보던 조카는 앞 뒤로 아이들이 울기시작하자 따라 울며 안아달라고 합니다.

조카의 말이 걸작입니다.

 

"어른들은 왜 이런 걸 만든거에요? 이런 건 만들면 안돼요!"

 

아아. 조카에게 되게 되게 용감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이제 큰 조카의 놀이기구 탑승 경력에 본격적인 어트랙션이 추가되었습니다.

우는 조카 달래주고 같이 목마와 벅스컵을 탔습니다.

벅스컵을 타려는데 둘째조카가 아슬아슬하게 키 제한에 걸려 그대로 퇴출되었습니다.

남동생이 안고 나가는데 저와 큰조카를 향해 팔을 뻗으며 울어댑니다.

대성통곡이 벌어진 셈입니다.

소심하게 회전판을 돌리려는 큰조카에게 그냥 이대로 타자 하면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컵안에서 아이를 안아주었습니다.

 

대성통곡하던 둘째조카는 기차를 타고 만족하더니 더 타고 싶다고 했답니다. 저는 큰조카와 함께 목마를 한 번 더타고 끝냈습니다.

 

야외 극장에서 율동 따라하기도 하고 불꽃놀이를 보고 돌아오니 어느새 밤,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밤이 되었습니다.

아이들 쫓아다니려니 정말 힘들더군요.

세상의 모든 부모들에게 경의를 표했던 여름휴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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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제주 여행 2일차 - 곶자왈 도립공원, 용머리해변 | 소소한 일상 2023-08-2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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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2일차, 아침을 라면으로 먹었습니다.

전날 저녁 리조트 편의점을 이용하여 여러 간단한 먹거리를 구매하였습니다.

리조트 객실 내에 세탁기가 있었기 때문에 1회용 세탁세제를 구매하러 간 김에 이것저것 사왔습니다.

 

아침을 먹고 나서 동생 내외와 조카들은 수영장으로, 어머니와 저는 곶자왈 도립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조카들은 왜 수영장에 같이 안가냐고 서운해하였지만 전일 수영장 갔을 때 어머니께서는 함께 하시지 않으셔서 어머니를 모시고 제주의 자연을 즐기기 위해서 곶자왈 도립공원을 목적지로 삼아 이동했습니다.

 

점심 때 쯤 만나기로 하고 향한 곶자왈 도립공원은 걷기 난이도는 중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곶자왈 가기 위해 저는 미리 산악마라톤용 신발까지 구비했습니다.

고령의 어머니를 모시고 갔기에 어머니께서는 딱 선언하셨습니다. 본인께서 걸을 수 있는 만큼만 걷고 무조건 반환점을 돌아야 한다라고요. 저도 수긍하는 바였습니다. 저 혼자라면 두 세시간 코스를 완주하겠지만 어머니를 모시고는 무리였습니다.

 

참고로 곶자왈 도립공원 가실 분들. 생수 미리 챙기십시오. 매점이 없고 커피숍에서 생수를 판매하지 않습니다.

어머니와 저는 임시방편으로 휴대하고 있던 지퍼백에 정수기 물 담아서 사용했습니다만 걷기를 주로 하는 공원에서 생수를 팔지 않는 것은 좀 황당했습니다. 약간 비싼 가격의 생수를 팔아도, 이를테면 에**같은 것들 말이지요, 살 사람들은 삽니다. 그리고 걷기에는 반드시 생수가 필요하고요.

 

곶자왈 도립공원은 매우 이색적인 장소였습니다.


 

울창함을 간직한 곳입니다. 그리고 새들의 지저귐이 신묘하게 들리는 곳이었습니다.

어머니와 저는 테우리길과 오찬이길 일부를 걸었습니다.

빽빽한 숲은 소낙비조차 피할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테우리길은 위 사진처럼 걷기 편하게 조성되어 있고 오찬이길은 조금 험했습니다. 저는 빌레길로 내려오고 싶었으나 어머니께서는 그냥 오찬이길은 다시 되돌아가시길 원해서 적당한 시점에서 돌아 내려왔습니다.


오찬이길의 경우는 위 사진처럼 거북등 절리라고 부르는 험한 바닥이 있어 약간 조심하면서 걸어야 했습니다. 제주 돌 특유의 날카로움, 맨질거림, 푸석함, 경도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지형이었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한 번 천천히 도립공원 전부를 돌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적당히 곶자왈 도립공원을 즐긴 후 커피숍에서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확실히 여름에는 에어컨이 최고입니다.

 

예전 제주에서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도 본 것 같은데 제 기억이 맞는 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도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을 보려고 했는데 보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에서 저만의 시간을 빼기란 그리 쉽지 않으니까요.

 

점심은 인근에서 유명하다는 제주돼지고기 집으로 정해서 먹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흑돼지와 일반돼지의 맛 차이를 잘 모릅니다. 돼지고기 좋아하는 남동생 말에 의하면 괜찮았다고 하더군요.

 

저녁에 동생내외가 지인들을 만나기로 했기에 식사를 일찍 마치기로 결정했습니다. 

전복전문점을 가려고 했으나 문을 닫아 산방산을 돌아 용머리 해변으로 향했습니다.

해변정식당이란 곳으로 갔는데 제가 제주 여행한 이래 그나마 저와 제 가족 입맛에 맞는 몇 안되는 집이었으며 이번 여행 기간 통털어 제대로 맛있게 먹은 집이었습니다.

외관과 내부는 엣 포구 식당 그대로였습니다. 아이들의 입이 짧아 제대로 식사를 하지 않아 많이 남기게 된 것이 조금 아쉽긴 했습니다.

 

동생내외 나가고 나서 조카들과 놀아주는 건 고모의 몫입니다. 원하는대로 놀아주다 보니 밤이 되었습니다. 동생에게 전화가 오더군요. 불꽃놀이 하는 것 같으니 한 번 나와보라고.

아이들 데리고 나갔습니다. 천방지축이다가도 눈치가 빤한 것이 아이들입니다.

제법 으젓하게 고모를 따라 나섭니다. 잘 알고 있는 게지요. 고모 혼자 조카 둘을 데리고 나가는데 밖은 어둡고 아이들의 행동이 아주 조심스러워집니다. 물론 그 얌전함은 부모를 만나는 순간 사라지는 법이구요.

 

아이들과 불꽃놀이를 즐기고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의 눈에는 그저 놀라움만 가득있는 것을 보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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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이들었음을 느낀다. | "銀"이의 감상-고전 2023-08-1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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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전쟁과 평화 2

레프 톨스토이 저/박형규 역
문학동네 | 2017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어느새 나는 내가 소설 속의 나이든 사람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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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손에 잡지 못하던 2권을 마무리지었습니다.

왜 이토록 읽기 싫었을까 많은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어찌보면 이미 다 아는 것을 향한 막연한 거부감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을 때에 책이 쓰여진 시대를 감안하여 읽고 읽는 시대의 감성으로 다시 읽고 좋아하는 책은 10년을 주기로 다시 읽어 나이에 따른 감상을 따로 남겨보기도 합니다.

그러던 중 저는 알 수 없는 막힘에 책을 오래 내려놓았습니다.

하나를 마무리짓지 못하면 새로운 일을 도전하지 못하는 성향이 조금 있는 탓에 다른 책에도 손을 대지 못하는 세월을 보냈습니다.

몇 년이 흘러 다시 잡고 이어 읽다보니 하나를 깨닫습니다.

책을 읽는 제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요.

2권의 마지막 부분은 나타샤의 일탈과 그로 인한 안드레이 공작과의 약혼이 파기되는 부분입니다.

 

원래부터 고지식하다는 소리를 듣던 저지만 지금은 젊음이란, 청춘이란 왜 이리도 어설프면서 아픈것인가를 속으로 되뇌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순간에 제 머리를 치고 지나가는 생각에 화들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어찌보면 저는 이제 앙시엥 레짐으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제가 러시아 문학을 좋아하는 것은 시대의 급변 속에서 좌충우돌하는 인간 군상들의 그 섬세한 묘사입니다.

사상과 사상이 부딪치고 그 속에서 사그라져가는 한 체제의 모습이 있습니다.

영원불멸할 것 같은 가치와 제도가 시대의 흐름에서 그 궤를 달리하게 되는 모습이 펼쳐집니다.

 

현대도 빠르게 세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후배들의 가치관에 놀랄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이제 책을 덮고나서 생각하니 저는 어쩌면 후배들의 눈에 구시대의 가치를 껴안고 사는 세대가 아닐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책 속에 나오는 구귀족들처럼 세상의 변화에 눈을 어느 정도 감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졌습니다.

 

그래요. 저는 나타샤처럼 행동할 수 없습니다.

나타샤의 시대가 아무리 오래전이라고 해도 저는 오히려 나타샤보다 고식적으로 살았을 것이고 제가 나타샤였다면 쿠라긴 영식의 그 파렴치한 행동에 빠져들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면 소설은 전개되지 않았을테지만 말입니다.

이제 3권을 펼쳐듭니다.

이미 모든 내용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톨스토이를 사랑합니다.

그러기에 다시 한 번 전쟁과 평화를 읽어내려갑니다.

물론 가장 사랑하는 러시아의 작가는 도스토예프스키이긴 하지만 톨스토이의 알 수 없는 따뜻함은 책을 내려놓지 못하는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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