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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이후의 어른을 읽고 - 나의 어른 경험 | 기본 카테고리 2023-03-2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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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른 이후의 어른

모야 사너 저/서제인 역
엘리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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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되어서도, 30대가 되어서도 나는 도통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여전히 부모님에게는 철부지일 뿐이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촌뜨기가 스무살에 대학에 오면서 할 수 없이 거대한 메트로폴리탄 서울에 떨어져, 우왕좌왕, 좌충우돌, 닥치는 대로 살아가는 어린 아이였을 뿐. 엄마는 늘 강조하셨다. 밥 잘 먹고, 목욕 잘 하고, 밤에 일찍 자라고. 엄마가 그런 충고(?)를 자주 하신 것은, 내가 밥도 잘 안먹고, 목욕도 잘 안하고, 밤에 잠도 잘 안자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이건 꼭 어른이 아니라도, 제대로 된 아이라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닌가.

그렇게 막 사는 (?)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낀 것은, 아빠가 어느날 중한 질환에 걸렸다고 하셨을 때. 엄마아빠는 강릉에는 빠삭한 강릉토박이지만, 서울에서는 내가 30년전 서울에 올라왔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는 시골 사람들. 병원에 모시고 다니려면 지하철과 버스로는 힘드니, 차가 필요했다. 환자를 데리고 버스나 지하철로 다닐 수는 없었기에. 회사일은 정말 굴러갈 정도만 하고, 나의 모든 에너지는 아빠를 어떻게 케어할지에 집중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옆자리 동료가 '우리 이모가 차를 판다는데,.. 중고차 팔아야하는데, 어디서 팔지?'라는 얘기를 듣고, 내가 그 이모를 만나겠다고 했다. 그 동료의 이모집을 주말에 찾아갔다.

차는 2001년식 쥐색(?)의 뉴EF 소나타. 그때 아빠 차가 EF 소나타였기에 나는 EF 소나타 계열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차색이나 모양을 따지고 있을 겨를이 없었다. 운전을 잘 못하는 나는, 그때 조금 친했던 동료를 대동해서 그 차를 딱 한번 시운전을 하고나서, 차를 반납하면서 말했다.

"이 차, 살게요!"

평소 돈을 깍은 것에 익숙하고, 동대문이나 남대문에서 가격 후려치기에는 누구보다 익숙했던 나지만, 한푼도 깍지 않고 700만원에 인수했다. 깍고 자시고 할 시간, 시간이 없었다.

그 차를 인수해서 엄마를 모시고 병원에 처음 가던 날이 생생히 기억난다. 제대로 운전을 익히지 못하는 나는 엄마를 조수석에 태우고 강남 세브란스병원에 가는데, 도로를 운전해서 가다보니 내가 막 보도에 올라가있고 (실수로), 다시 도로로 덜커덕 내려오고 아주 롤러코스터 운전을 했고, 엄마는 불안하지만 큰 불평도 없이 조수석에서 꼭 손잡이를 붙들고 계셨다. ㅎㅎ 난 정신이 없었다. 빨리, 빨리 병원에 가야했기에.

병원에 가서 보호자에 내 이름 석자를 쓸 때의 그 기분.

아,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기분.

늘 나에게는 믿음직한 엄마 아빠였는데,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엄마아빠의 보호자라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이건 뭔가 부조리하다. 내가 저 분들을 책임져야 하는구나.... 이젠 도저히 물러설 수 없는 어른이구나...

그때의 기분 때문일까.

아직도 나는 차를 운전할 때면, 처음 어른이 되었던 것 같은 그 기억이 떠오른다. 서러우면서, 어쩐지 멜랑꼴리하고, 또 조금은 의젓해지는 기분. 나에게 어른이란, 온전한 책임을 지면서도 더이상 누군가에게 기댈 데가 없는, 그러면서도 징징대지 않고 그 모든걸 묵묵히 감당해야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나만 특별하게 피터팬 증후군처럼 아이처럼 살고 싶었던 게 아니라, 남들도 모두 그렇게 살고싶었지만 하는 수 없이 살면서 모두 어른의 대열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는 걸.

이 책에 보면 크고 작은 성장 경험을 통해 어른으로 성장한다고 한다. 나에게는 부모님이 아프신 것이 그 계기였고, 누군가는 출산과 육아가, 누군가는 끊임없이 좇고 있는 꿈과 좌절이 결정적 경험이었을 것이다. 그 경험들을 통해 내가 더 자란 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다만, 어떤 경험들은 여전히 마음 아파서, 언제까지나 어른의 세계같은 건 모르는 철모르는 아이처럼 남아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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