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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 닮은 부처에 혹하여... [절에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 책을 읽고... 2023-05-31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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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절에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목경찬 저
담앤북스 | 2023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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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산과 들을 걷게 되고, 자연스레 절에 들리는 일이 잦다. 사실은 일부러 절이나 암자가 있는 코스로 잡는 편이다. 왜 절을 찾는 것일까? 아마도 내 어딘가에 깃든 불안한 마음이 언뜻 삐쳐 나와 평화로움을 갈구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조용한 사찰 툇마루에 앉아 드높은 산마루와 하늘을 보면 그냥 마음이 평안해지니….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절에 연등을 단다. 그렇다고 종교에 심취한 것도 편애하는 것도 아니다. 자주 만나는 친구가 목사이고, 거의 매주 만나는 친구는 기독교 장로의 직책을 맡고 있다. 그들이 부르면 교회도 간다. 그런데 내 마음의 목마름을 달랠 평화는 그냥 고요한 산세에 자리 잡은 그곳에 있음을 이제는 안다.

 

오랜만에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에 신청했다. 『절에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라는 책 제목에 마음이 꽂혀서 신청을 아니 할 수 없었다. 평소 사찰 관련 포스트를 자주 올리는 편이라 리뷰어 선정은 되었는데, 책을 받기 전에 장기간 여행을 떠난지라 읽는 것이 늦었다. 한번 늦으니 그냥 시간이 흘러버렸다. (엄청 미안한 마음이다). 책은 크게 세 부분(돌부처님이 들려주는 이야기, 열두 동물과 나누는 법담, 사찰 속 숫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호감이 가는 사진과 함께 참 흥미롭게 글을 풀어나간다. 저자 목경찬님은 '전국 방방곡곡의 절을 찾아다니는 사찰 순례 전문가이자 여러 불교대학에서 불교 교리와 불교문화를 강의하는' 분이라는데 글솜씨가 여간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첫 장인 ‘돌부처님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가장 읽을만한 부분이었다. '여기저기 숨어 있는 부처님들이 품은 기상천외한 이야기부터 흥미진진한 에피소드, 슬픔과 아픔이 함께하는 이야기까지, 흥미로운 부처님 이야기를' 펼쳐 보이는데, '경주 남산 보리사 부처님은 불상 연구가 사이에서 ‘장동건 부처님’으로 불릴 만큼 상호가 원만하다.'라는 문구에서 바로 동료들과 경주로 내달렸다(마침 울진 소나무숲길 트래킹 전전날이었기에 경유지로 추가함). 그렇게 경주를 많이 갔지만 보리사는 처음이었다. 다만 내가 소지하고 있던 엽서의 그 잘생긴(?) 부처가 바로 이 부처였음을 알게 되었다. 긴 세월을 견디고도 이렇게 잘생김이란…. 동료들에게 좋은 곳 소개했다고 칭찬(?)받았다.

 


 

보리사 부처상을 빼고는 다 가본 부처상인데, 경기도 안성 칠장사 사천왕상이 보통의 흰 눈자위에 검은 눈동자와 다르게 '새까만 눈동자에 흰 고리눈'이라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새삼 알게 되었다. 흰색이 아니라 검은색 눈자위라는데, 최명희 선생의 '혼불' 9권에 나오는 묘사를 인용하면서 (혼불을 읽었지만, 이 대목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이 부분을 풀어내고 있다. 최명희 선생은 '검은 눈자위가 신비롭고 무궁한 우주의 광막한 어둠 같기도 하고, 반면에 무명의 깊은 바다 같기도 하다고 느꼈다. 여인의 말하지 못할 고통과 비애를 다 빨아들이고도 남는다고 보았다.' 그러고 보니 사천왕상의 눈길이 예사롭지 않게 슬프고 애수에 젖은 듯하게 와닿는다. 올해 안에 꼭 들려야겠다고 다짐한다.

 


 

두 번째 장인 ‘열두 동물과 나누는 법담’에서는 십이지신 동물들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각과 탑, 석등 등에서 찾아 맛깔스럽게 전해주고, 세 번째 장 ‘사찰 속 숫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서는 일주문, 염주의 개수, 타종 횟수 등 사찰 속에 담겨 있는 숫자들을 통해 불교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놓는다. 절의 하루는 새벽 3시 도량석(도량송, 목탁석)으로 시작한다. 목탁 소리가 새벽을 깨운 다음 종송(鍾頌)이 이어진다. 작은 소리에서 시작하여 큰 소리가 울리고 장엄 염불을 외우면서 종을 친다. 종송이 끝나면 법고, 범종, 운판, 목어가 울리고 작은 종이나 금고가 다섯 번 울린다. 온 법계에 종소리가 두루 퍼져 깊은 어둠이 밝아지고 중생이 고통에서 벗어나 깊은 깨달음을 이루길 염원하는 내용이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담겨 있다.

 

108번뇌는 좁게는 탐진치(貪瞋痴, 욕심을 내고, 성을 내고, 어리석은) 삼독이고 넓게는 8만 4천 번뇌 이상이라 한다. 퍽퍽한 우리의 삶이 딱 그 모양이다. 삶의 궁극적 화두인 '욕망'의 실체가 번뇌의 뿌리일 것이다. 욕망을 내려놓기는 쉽지 않다. 그 또한 삶의 동력이기 때문이다. 저녁 종송은 다섯 번만 타종하는데, '이 종소리 듣는 이들 온갖 번뇌 끊어지고 밝은 지혜 자라나며 무상보리 생겨지'길 바라는 자비가 담겨 있다. 매력이 넘치는 부분이다. 이 책은 불교의 교리 전달이 아니면서도 그 사상에 스며든 흥밋거리와 넉넉함을 알기 쉽게 전하고 있다. 최근에 읽은 불교 서적은 난해하고 깊은 사고가 있어야 해서 어렵기만 하였는데, 이 책은 술술 읽히면서도 전달력이 뛰어난 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듯하다. 부담 없이 읽을만한 좋은 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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