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미인 도서 리뷰 : (일본소설) 완벽한 미인

어릴 때 일본판 <기묘한 이야기>에 빠진 적이 있다. 유명한 일본 아이돌이나 배우도 출연하고 20분 내외의 짧은 영상이라 시간이 날 때마다 부담 없이 봤다. 보고 나면 오소소 소름이 끼칠 때도 있고, 은근히 기분이 나쁠 때도 있는 개운치 않은 맛의 영상들이었다. 이 일본판 기묘한 이야기의 일부 원작을 <완벽한 미인>의 작가 <호시 신이치>가 썼고 이 책은 <기묘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한국에 발매되었다. 그의 작품은 단편, 그중에서도 극히 짧은 쇼트-쇼트(short-short)이기 때문에 20분 내외의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와 잘 어울린다. <완벽한 미인>이 360page 정도 되는데, 여기 실린 소설이 50편이다. 그의 작품이 얼마나 짧은지 쉽게 추측이 될 것이다. 그가 쓴 쇼트-쇼트는 1000편이 넘고 소재 또한 미스터리, SF, 성인물까지 있다고 한다. 다행히도 <완벽한 미인>은 미스터리와 SF만을 모은 것이라 청소년들이랑 같이 읽기에 부담이 없다.

호시 신이치는 1926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고 그의 작품이 일본의 유명 추리소설 작가 <에도가와 란포>의 눈에 띄어 상업지에 데뷔하였다고 한다. 둘이 미스터리 장르에서 통하는 게 있었나 보다.

이 책 앞 표지에 완벽한 미인이라는 제목 옆에 일본어로 <봇코짱>이라고 적혀 있다. 봇코짱은 이 책에 실린 단편 중 하나이다. Bar 주인장이 완벽한 미인 로봇 봇코짱을 만든다. 봇코짱은 Bar에서 일을 하는데 손님들은 그녀가 로봇인 줄 모르고 도도한 미인인 줄 안다. 한 청년이 그녀를 사랑하지만 그녀는 청년을 말을 되풀이할 뿐 냉담(?)하다. 그래서 청년이 그녀를 죽일 결심을 하는데... 로봇, 허영심, 사랑, 살인에 대한 내용이 7page 안에 다 실린다.

1950년대 부터 작가가 사망한 1990년대까지, 수십 년 전에 쓴 소설이라 지금 읽으면 의문이 드는 내용도 있다. 당시 생각한 미래의 모습이 우리가 생각한 우주관과 외계인의 모습, 현재의 기술과 맞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나 일단 글이 간결하고 재미있다. 또한 짧은 콩트 안에 사람들의 모순, 미스터리, 교훈, 우주관 등이 하나씩 담겨져 있다. 사탕을 하나씩 꺼내 와작와작 씹어먹듯 페이지를 솨라락 넘겨 랜덤으로 읽어보길 권한다. 가끔 무서운 이야기가 걸리기 때문에 더운 여름날 밤에 읽으면 더 좋을거 같다^^(난 겁쟁이라 낮에 읽는다).

(하빌리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