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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사람과 뻔뻔하게 대화하는 법_ 나에게 꼭 필요한 대화의 기술 | 나의 서재 2021-09-1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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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불편한 사람과 뻔뻔하게 대화하는 법

진 마티넷 저/김은영 역
필름 |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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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기술은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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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상대와 어울리고 싶다면 이 책에 주목할 것!

대화의 기술은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오늘 모임에 누구누구 오는데?”

  느닷없이 모임 약속이 잡힐 때면 나는 동행자에게 누가 참석하는 모임인지 반드시 확인 하곤 한다. 모임의 목적과 참석자의 성향에 따라 옷과 화장 등의 차림새를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은 참석자 중에 불편하거나 껄끄러운 상대가 없는지 미리 파악하기 위해서다. 처음 보는 사람과의 만남과 대화를 두려워하는 편은 아니지만, 대화하기 편한 상대를 우선으로 찾고 이해관계가 같은 사람과 어울리는 게 편리하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화 도중 감정이 격해지거나 갈등이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일단 피하고 보는 게 이롭다는 것도. 그래서일까, 언제부턴가 끼리끼리어울리고 편한 사람과의 만남에만 치중하다보니 대인관계의 규모가 많이 축소되었다는 느낌도 든다. 더군다나 코로나19로 인해 소규모의 만남이나 친한 사람만 겨우겨우 만날 수 있는 실정이다 보니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은 요즘이다.

 

 

 

  『불편한 사람과 뻔뻔하게 대화하는 법을 쓴 저자 진 마티넷의 말에 따르면,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일에 대해 이미 남몰래 어울림 공포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어디 미국인들만의 문제일까. 긴장되고 방어적인 분위기 때문에 사람들은 모임에 참석하기를 두려워하고, 모임에 참석해서도 말실수를 할까 봐 전전긍긍하게 됨으로써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은 오늘날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불안증이 되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갈등을 피하기 위해 얼굴을 맞대고 나누는 대화를 멀리해선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인관계를 쌓는 일이 어려워질수록 즐거운 대화와 만남이 더더욱 필요하며, 이해관계가 같은 사람들끼리만 모이려고 하는 경향이 사회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상처받거나 화내지 않고 불편한 사람과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이 책은 적대적인 대화로 즐거운 시간을 망치지 않으면서 선입견 없이 타인과 능숙하게 대화할 수 있을지 대화법에 관한 훌륭한 전략과 기술들을 소개한다. 나를 폭발하게 만드는 방아쇠를 찾는 법, 대화가 파멸에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를 알아차리는 법, 우아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방법, 유머를 대화의 훌륭한 도구로 삼는 방법을 비롯해 자연스럽게 화제를 바꾸는 법, 정신 건강을 위해 우아하게 대화에서 후퇴하는 법 등 여러 상황에 따라 효과적으로 활용해볼 수 있는 기술들을 알려준다. 평소 대화의 주제를 고르기 어려워하거나 지나치게 상대방의 눈치를 보는 이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 이내 대화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이들에게도 좋은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증오의 반대편에는 우리 모두가 근본적으로

동등한 상태의 인간으로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아름답고 강력한 현실이 있다. 증오의 반대는 관계맺기다. - 샐리 콘 / 89p

 

 

 

  저자는 불편한 상대와 어울리는 법을 배우려면 먼저 기본 원칙을 염두에 둘 것을 제안한다. 어떤 상황이든 주요 목적은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이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업상 모임이든 이웃사람들과의 모임이든, 그 모임이 사랑하는 관계든 친구사이든 아니면 승진을 목적으로 하든, 일차 목적은 사람과 교류하고 그 교류를 통해 배워나가는 데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임에 나갈 땐 미리 마음을 정해두지 않을 것을 제안한다. ‘미리 정해둔다는 것은 사고를 지나치게 경직되게 만들며, 대화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상대방에게 특정 의견을 갖게 되면 그가 실제로 무슨 말을 하건 잘 듣지 않게 될뿐더러 상대방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판단을 내릴 위험이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미리 마음을 정해둔다거나 지레 추측을 하는 행위는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무언의 교묘한 모욕과 같을 수 있음을 잊지 말자.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스스로 준비하고 훈련해야 한다. 사회화에 능숙해지는 동시에 덜 방어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서로를 거슬리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마음을 터놓고 그동안 익숙했던 맹렬한 비난은 버려야 한다. 가장 값지고 즐거운 대화는 선입견 없이 자유롭게 흘러가도록 두는 대화이다. 따라서 눈앞의 사람들과 대립하지 않으면서 마음속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 14p

 

 

단어뿐 아니라 다른 모든 신호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행간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상대방의 입에서 나오는 단어뿐 아니라 단어 뒤에 숨어있는 것들도 잘 들어야 한다. 얼굴 표정과 몸짓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화의 어떤 부분이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어느 부분에서 웃고 어느 부분에서 고개를 돌리는지, 말 뒤에 무엇이 숨어있는지 보려고 노력하자.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저 생각 뒤에는 어떤 동기가 숨어있을까? 이 사람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자. 적어도 말하는 만큼 잘 듣자. / 93p

 

 

 



 

 

 

 

  때로는 말로 설득하려 해도 도무지 설득할 수 없는 이들이 있고, 이해할 수 없는 무리들을 꼴불견을 볼 때마다 뭐라 한 마디 하고 싶지만 꾹 참아야 할 때도 있다. 저자는 이럴 때 감정의 날을 세우고 흥분하기보다 눈을 감은 뒤 타인을 판단하지 말고 스스로 이렇게 타일러 볼 것을 제안한다.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사람들을 모두 세 살 어린아이라고 상상해보는 것이다. 만약 모임에서 주변 사람들이 순간 너무 추잡해 입에 담기도 싫은 것들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면, ‘이 까탈스러운 세 살짜리들 좀 보라지. 다들 잘 시간이 지났나 보군.’ 하고 자신을 속여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말이다. 또 잘난 척하며 가르치려 드는 허풍선이나 고압적인 사람과 마주할 때는 모른 척 호소하기전략을 사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소개한다. 간혹 남의 말은 전혀 듣지 않고 내가 누구보다 이 분야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는데 말이야.” 혹은 그런 것도 모르다니 정말 멍청하네…….”와 같은 말을 뱉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유형의 사람과는 이성적 대화가 불가능하므로 모른 척 호소하는 것으로 열기구 풍선에 핀을 찔러 넣듯 허풍에 바람을 빼는 게 의외로 효과가 좋을 거라고 말한다. “, 저는 잘 모르겠네요.”라고 대응하거나 그건 아닌 것 같지만 저는 그 문제에 대해 토론할 만큼은 잘 모르겠네요. 다른 얘기를 하면 어떨까요?”라고 응대함으로써 상대의 아는 척에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응수하기, 꽤 괜찮은 방법 같다.

 

 

 

/아니오 질문은 하지 말자. 상대방이 길게 말할 수 있는 질문을 하자. 가장 좋은 질문은 무언가를 공유할 수 있는 질문이다. 그런 질문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마음을 열게 만든다. 예를 들어, “나는 시카고 근방에서 자랐지만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도시 생활을 많이 경험하지 못했어요. 당신은 어디 출신이죠?”와 같은 질문이 좋다. / 95p

 

 

때로는 침묵을 통해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을 조용히 그리고 효과적으로 표명할 수 있다. 상황이 적절하다면 침묵은 책임회피가 아니다. 자신의 원칙을 저버리는 것도 아니며 실제 정면으로 맞서는 것도 아니니 소란이 발생하지도 않을 것이다. 때로는 적극적으로 맞서면 상대방이 오히려 더 완강하게 버티며 자신을 방어한다. 불쾌하게 만든 사람이 침묵을 전혀 신경 쓰지 않거나 술에 취했거나 혹은 돌에 맞지 않은 이상 침묵은 이의를 제기하거나 화를 내는 것보다 상대방을 더 불편하게 만든다. 가끔은 침묵이야말로 가장 시끄러운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 115p

 

 

 


 

 

 

 

  흥미롭게도 저자는 의견 대립이 있을 때 오히려 상대방의 마음을 얻거나 바꾸는 데 집중하지 않을 것을 제안한다. 대신 서로가 상대방이 왜 그런 믿음을 가지게 되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화를 목표로 하라고 조언한다. 상대방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겠다는 마음은 버리고, 옳은 것을 선호하는지 아니면 흥미로운 대화를 선호하는지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보자. 옳고 그름의 판단을 포기한다면 여러 이슈에 대해 열심히 갈고닦은 통찰력을 느끼게 될뿐더러 상대방의 입장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나는 그간 상대방의 의견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애써오지 않았는지, 그러함으로써 더욱 흥미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곧잘 잃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책을 읽다보니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적으로 간주되고, 공격이 대화를 대체하고 있는 우리 시대에 어쩌면 대화의 기술은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으로 하여금 많은 이들이 단절된 대화에 다리를 놓고,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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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저
자이언트북스 | 2021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아주 작아 보이는 것들이 일으키는 파동을, 여린 온기가 불어넣은 생명의 힘을 희망으로 엮어낸 놀라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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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의 위기에 처한 인류의 미래를 생생하게 구현해낸 소설!

아주 작아 보이는 것들이 일으키는 파동을, 여린 온기가 불어넣은 생명의 힘을 희망으로 엮어낸 놀라운 작품!

 

 

 

 

[헤데라 트리피두스Hedera trifidus, 일명 모스바나. 송악속의 상록성 덩굴식물로 흔히 키우는 관상용 담쟁이의 근연종이다. 다른 식물들에 피해를 입힐 정도로 강한 침투성 식물이고, 땅에서도 넓게 퍼져 잘 자라지만 주로 벽이나 나무를 타고 오른다. 독성이 있어 피부염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식물의 거의 모든 부위가 사람에게 위험하며 특히 잎과 열매는 더 강한 독성을 가진다.]

 

 

 

  때는 2129, 더스트생태연구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아영은 산림청으로부터 모스바나라 불리는 식물의 샘플을 분석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겉은 평범해 보이지만 피부에 닿으면 매우 간지럽고 따끔해 일명 악마의 식물이라 불릴 정도로 위험한 이 식물이 최근 강원도 해월의 한 폐허를 중심으로 이상 증식하고 있다는 마을 주민들의 제보가 빗발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태연구원인 아영에게도 독성을 지닌 덩굴식물이 한 야산을 다 뒤덮을 만큼 이상 증식을 하는 광경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곳이 한때 한국의 최대 로봇 생산지였으나 기계들의 집단 오류로 이제는 도시 전체가 폐허로 변한 해월인 것도 의아한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모스바나는 더스트 시대, 이른바 더스트 폴이라 불리는 먼지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그 어떤 유기체도 살아남기 힘들었던 멸종의 시대에 독점종의 지위를 차지하다가 더스트가 종식되고 마침내 인류가 재건되기 시작하면서 서식지가 급격히 감소했고, 최근까지도 국내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종이었기에 의문은 더욱 짙어진다.

 

 

 

  대체 왜? 끔찍한 바이러스나 세균 테러도 아니고, 생물 테러라기엔 단지 성가신 식물을 증식시켜 방제 담당 직원들을 괴롭히는 것 정도에 불과한 것을 굳이 왜? 해월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원한을 품거나, 농사를 방해할 목적이거나 그도 아니면 자연 생태계를 교란시키려는 목적으로? 대체 누가 그런 의도로 하필이면 모스바나를 이용한단 말인가. 그렇게 누가 봐도 선뜻 의미를 알 수 없는 기이한 광경과 마주한 아영은 문득,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장면을 어디선가 목격한 것 같은 기시감을 느낀다. 괴상한 탈것과 인간형 로봇들이 쌓여있는 창고, 잡초와 모스바나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덩굴식물이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던 정원, 그 가운데 놓인 안락의자에 앉아 종종 꾸벅꾸벅 낮잠을 자거나 허리를 굽혀 한참동안 식물들을 들여다보고, 이따금 재미있는 식물 이야기나 더스트 시대에 자신이 보았던 흥미로운 존재들에 대해 들려주곤 했던 한 노인. 더스트가 종식된 후 자취를 감추었던 모스바나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지금, 그동안 잊고 있었던 노인 이희수에 대한 기억을 건져 올리게 된 건 과연 우연일까. 아영은 물론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이 미스터리한 현상 사이에서 어쩐지 이제껏 묻혀 있었던 혹은 보지 못했던 세상의 비밀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묘한 예감에 빠져들게 된다.

 

 

 

그건 생존과 번식, 기생에 특화된 식물이지요. 더스트 시대의 정신을 집약해놓은 것 같다고 할까요. 악착같이 살아남고, 죽은 것들을 양분 삼아 자라나고, 한번 머물렀던 땅은 엉망으로 만들어버리고, 한자리에서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멀리 뻗어 나가는 것이 삶의 목적인…… 그 자체로 더스트를 닮은 식물이지요.” / 106p

 

 

 

  이후 모스바나에 대한 아영의 의문은 에티오피아에서 랑가노의 마녀들이라 불리며 마녀이자 성인, 구원자로 통하는 아마라와 나오미 자매에게로 향하게 한다. 그들은 모스바나를 에티오피아 곳곳에 도입한 장본인이자, 그 누구보다도 모스바나에 대해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이를 이용해 더스트로 고통 받던 사람들을 치료까지 했다는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영은 이 만남을 통해 한때 인류를 멸망 위기에 몰아넣은 더스트가 휩쓸고 간 풍경과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거대한 돔 시티와 소규모의 돔 마을을 구성한 사람들, 돔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가해진 폭력, 더스트에 내성을 갖고 있던 이들이 내성종이라고 불리며 착취당했던 과거의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해듣는다. 그리고 마침내 이들이 당도한 프림 빌리지라 불리는 한 도피처에 관한 이야기도 듣게 된다. 한 식물 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와 그곳에서 개량된 더스트 저항종 식물들, 그 식물을 심으며 함께 살았던 사람들, 그들이 세상 밖으로 전한 것들까지. 아영은 그들에 관한 이야기 속에서 이제껏 알지 못했던, 세상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멸망의 위기를 극복해낸 인류 재건의 또 다른 역사를 마주하게 된다.

 

 

 

더스트 시대에는 이타적인 사람들일수록 살아남기 어려웠어. 우리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후손이니까, 우리 부모나 조부모 세대 중 선량하게만 살아온 사람들은 찾기 힘들겠지. 다들 조금씩은 다른 사람의 죽음을 딛고 살아남았어. 그런데 그중에서도 나서서 남들을 짓밟았던 이들이 공헌자로 존경을 받고 있다고, 그게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거든.” / 63p

 

 

세계 곳곳에 더스트를 피하기 위한 거대 돔이 세워졌을 때 사람들은 숲이나 들판의 생물들을 위한 돔은 만들지 않았다. 많은 종이 멸종을 향해 갔지만, 빠르게 더스트에 적응해 변이한 식물들도 있었다. 학자들은 더스트 자체가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유도해 빠른 변이를 촉진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 더스트로 죽은 숲 위에 새로운 생물종이 숲을 꾸리는 덧생태계도 나타났다. 그렇게 생겨난 변형종들은 더스트가 사라진 이후에도 한동안 자연을 지배하면서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풍경을 만들어냈다. 그러다 21세기 후반부터는 더스트 적응종들이 더스트가 없는 환경에 맞추어 다시 변하며 생태계의 풍경을 바꾸고 있었다. / 83p

 

 

 




 

 

 

 

  이처럼 지구 끝의 온실은 모스바나라는 한 식물에 관한 이야기로부터 출발하여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잊힐 뻔했던 인류 구원의 한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SF소설이다. 멸망한 세계 속 유일한 도피처인 온실로부터 파생되어 온 인류 재건의 역사는, 어떤 위대한 발견과 뛰어난 능력을 가진 특정한 누군가에 의한 것이 아니라 끝끝내 살아남아 그저 내일을 믿고, 희망의 씨앗을 부지런히 실어 나르며 가꿔온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 것임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멸망 속에서 새로이 일으킨 지구의 역사를 식물의 관점에서 재구성한 것은 우리가 왜 김초엽이라는 작가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증명한다. 인간들이 부단히 자신들의 능력을 증명하느라 지워낸, 동식물들의 삶에 가득한 경쟁과 분투 그리고 그들의 끈질긴 생명력에 온기를 불어넣은 그녀의 작업은 소설이 우리 시대에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게 아니었을까.

 

 

 

아영에게는 모두 소중한 연구 대상인데, 왜 하필 연구비를 들여 그 식물들을 복원하고 보존해야 하냐는 질문 앞에서는 늘 할말이 없어지곤 했다. 가장 그럴싸한 건 생물자원으로서의 가능성, 즉 식용이나 화훼 작물로의 쓸모나 약리적 성분을 강조하는 거였지만 아무 식물에나 그런 코멘트를 붙일 수는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맛있거나 예쁘거나, 하다못해 약으로 쓸 수 있는 식물 외에는 더 이상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 30p

 

 

당신은 재건의 역사를 식물들의 관점에서 재구성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아직도 그 작업이 수행되지 않았다는 점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인류는 그간 얼마나 인간 중심적인 역사만을 써온 것일까요. 식물 인지 편향은 동물로서의 인간이 가진 오래된 습성입니다. 우리는 동물을 과대평가하고 식물을 과소평가합니다. 동물들의 개별성에 비해 식물들의 집단적 고유성을 폄하합니다. 식물들의 삶에 가득한 경쟁과 분투를 보지 않습니다. 문질러 지운 듯 흐릿한 식물 풍경을 바라볼 뿐입니다. 우리는 피라미드형 생물관에 종속되어 있습니다. 식물과 미생물, 곤충들은 피라미드를 떠받치는 바닥일 뿐이고, 비인간 동물들이 그 위에 있고, 인간은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반대로 알고 있는 셈이지요. / 365p

 

 

 




 

 

 

 

  인류의 이기로 인해 초래된 지구 위기, 김초엽이 소설 속에서 보여준 미래가 낯설지 않은 것은 우리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좀처럼 종식되지 않고 있는 코로나 시대 속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이고, 전해주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 소설로 하여금 독자들이 각자 그 해답을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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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고 괴상하고 웃긴 과학 사전! 1(동물 편)_ 놀랍도록 신비한 동물의 세계 | 나의 서재 2021-09-0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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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발하고 괴상하고 웃긴 과학 사전! 1 동물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저/신수진 역
비룡소 | 2021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세상에 이런 일이, 우리가 이제껏 몰랐던 신비한 동물의 세계를 만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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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엄선한 신개념 동물 과학 사전!

세상에 이런 일이, 우리가 이제껏 몰랐던 신비한 동물의 세계를 만나보다!

 

 

 

  두 아이를 키우다보면 동물은 역시 아이들에게 가장 친근감 있는 언어라는 생각이 든다. 꽥꽥, 멍멍, 야옹, 엉금엉금, 깡충깡충아직 말을 틔우지 못한 아이들조차 먼저 반응을 보이고 따라하는 단어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동물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3살이 된 나의 아이도 동물도감만큼은 지루해하지 않고 마치 오늘 처음 읽은 것처럼 재미나게 본다. 하지만 기존에 가지고 있던 책만으로는 어쩐지 부족한 느낌이라 새로운 유형의 동물도감을 찾고 싶었는데, 마침 재미있는 제목의 책이 출간되어 눈길을 끌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아 보이는 이 책 기발하고 괴상하고 웃긴 과학 사전! 1동물 편이다.

 

 

 

세상에! 내가 몰랐던 기상천외한 동물의 세계!

 

 

  이 책은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에서 새롭게 만든 신개념 과학 사전으로, 기존의 동물도감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구성이 눈에 띈다. 이제껏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동물에 관한 흥미로운 정보와 이슈를 한 데 모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무엇보다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 생생한 동물 사진의 퀄리티와 독특한 서체는 읽는 재미를 더한다. 덕분에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3살 된 아이도 책의 선명하고 화려한 색감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책 속에는 세상에 이런 일이!’라고 놀랄 만한 정보들이 무려 300가지나 된다. 새처럼 짹짹 소리를 내는 치타, 자기의 침을 퉤퉤 뱉어서 둥지를 만드는 동굴칼새, 간이 몸무게의 4분의 1을 차지할 만큼 무거운 백상아리, 의사소통을 위해 적어도 24가지 소리를 낼 수 있는 닭, 한 시간에 최대 1200마리의 모기를 먹어 치운다는 박쥐까지. 이제껏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던 동물들의 기상천외한 정보들을 알려준다. 어떤 종류의 물고기들은 자기가 눈 오줌으로 다른 물고기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굴은 수컷이었다가 자라면 암컷이 된다고 하니, 이 또한 참 신기한 일이다. 이처럼 책에는 동물의 독특한 습성뿐만 아니라 동물 고유의 특성을 연구해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한 사례들도 소개한다. 일본의 어느 공학자는 오랜 기간 올빼미의 비행을 연구해 그 원리를 응용하여 신칸센 초고속 열차를 시속 300킬로미터 이상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고, 어느 과학자는 벽에 찰싹 달라붙는 도마뱀붙이의 발을 연구해 초강력 테이프를 개발했다고 하니 새삼 동물과의 공생이 얼마나 인간에게 유익한지를 깨달을 수 있다.

 

 

 



 

 

 

 

  『기발하고 괴상하고 웃긴 과학 사전동물 편외에도 공룡 편’, ‘우리 몸 편도 함께 출간되었다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이와의 외출이나 동물원 구경도 마음처럼 하기 어려운 요즘, 이 책으로 하여금 재미있는 동물 탐험 여행을 떠나보시길 추천 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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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행복_ 이건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도 몰라 | 나의 서재 2021-09-0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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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완전한 행복

정유정 저
은행나무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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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르시스트의 끔찍하고 추악한 범죄 행위 뒤에 어른거리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쉽게 자행한 가스라이팅의 일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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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스라이팅으로부터 자유롭다고 할 수 있을까!

한 나르시스트의 끔찍하고 추악한 범죄 행위 뒤에 어른거리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쉽게 자행한 가스라이팅의 일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소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기묘한 현상 하나가 있다. 어떤 사람의 심리 상태에 조작을 가해 자신을 불신하고 가해자에 의존케하여 심리적 학대를 가하는 행위, 바로 가스라이팅 (Gas-lighting)이다. 주로 연인이나 자녀, 부부, 직장에서와 같이 아주 가깝고 친밀한 관계 속에서 애착의 형태를 띤 채로 나타나거나 비대칭적 권력으로 통제하고 억압하려 할 때 이뤄지게 된다. 대체로 가스라이팅을 가하는 가해자들은 나르시시즘을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이들은 널 위해서’, ‘내가 널 잘 아는데’ ‘널 사랑해서와 같이 피해자를 위한다는 명목 하에 가스라이팅을 진행하기 때문에 피해자 대부분은 자신이 당하고 있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고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스라이팅을 벗어나기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은 단절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완전한 단절이 어려운 부모-자녀의 관계 속에서는 지속적인 피해가 더욱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정유정의 소설 완전한 행복은 바로 이러한 가스라이팅, 심리 조작으로 인한 지배가 타인의 삶을 휘두르는 순간 발생되는 악에 주목한 이야기다. 행복은 덧셈이 아니라 뺄셈이며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것이라는 신념을 가진 나르시스트 신유나를 중심으로 소설은 주변 사람들이 그녀로부터 어떻게 자신도 모르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게 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부모-자녀’, 유나-지유의 관계 속에서 이는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유는 평소 엄마인 유나의 사소한 눈빛과 말투, 행동이 보내는 신호에 유독 기민하게 반응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유는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엄마와 함께 지낼 때면 반드시 그녀가 제시한 규칙에 따르도록 주입 당해왔다. 그래야만 고아의 벌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유나는 지유가 자신의 규칙에 따르지 않을 시 친정에 지유를 맡긴 채 일주일, 더 화가 났을 땐 한 달 이상 데리러 오거나 전화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유는 엄마가 자신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는 그 귀한 순간을 사랑한다. 그러한 순간이 있기에 엄마의 통제조차도 사랑이라 믿는 것이다.

 

 

 

왜 그렇게 두리번거리니?”

엄마가 물었다. 지유는 움찔해서 엄마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저었다.

고갯짓하지 말라고 했지?”

엄마의 목소리는 새가 지저귀는 것처럼 높고 가느다랗다. 귀를 기울여야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작다. 소리가 불안하게 떨리면서 끝이 올라갈 땐 눈치껏 행동해야 한다. ‘너 때문에 짜증이 난다는 신호니까. 바로 지금처럼. / 18p

 

 

안 돼.”

엄마가 안 된다면 안 되는 것이었다. ‘안 돼로 바꾼 적도 없었다. 그러니 1층으로 내려가서 자는 엄마를 깨운 다음 인형을 가지고 놀아도 좋은지 물을 필요는 없었다. 눈물이 쏙 빠지게 혼쭐나는 건 하루 한 번이면 충분했으므로. / 29p

 

 

 




 

 

 

 

  가스라이팅이 한 사람의 일생에 미치는 영향은 또 한 명의 주인공인 재인을 통해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재인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언니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동생 유나의 거친 폭력에 당하고만 살아온 이유가 무엇인지 돌이켜보며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 당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적어도 아버지에게 유나와 똑같은 아이로 취급받고 싶지 않은 까닭이다. 어른스러우며, 지혜로운 맏딸이어야만 아버지의 착한 딸로 남을 수 있다는 강박은 아버지가 믿는 딸이 될 때 스스로를 가치 있는 사람이라 여기게 만들었다. 덕택에 상처와 공포는 온전히 그녀의 몫으로 남았고, 그녀는 망각으로 해결하려 했지만 이따금 삶의 곳곳에서 불쑥불쑥 아무 때나 기억이 튀어나와 그녀를 옥죄곤 했다. 그 결과, 자신의 동생인 유나로 벌어지는 일련의 끔찍한 사건들 앞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

 

 

 

그녀는 많은 것들을 스스로 습득하고 깨우쳤다. 어머니 눈에 띄지 않고 소리 없이 움직이는 법, 눈치껏 처신하는 기술, 하고픈 말을 참는 힘, 무안을 당해도 울지 않는 요령, 어머니의 표정에서 기분을 읽어내는 독심술, 착하게 굴어야 집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존방식까지. / 154p

 

 

질문이 잘못됐다는 걸 지적하지 않는 어머니에 대한 서운함. 자신을 제 모든 것을 앗아간 도둑년으로 취급하는 유나에 대한 분노. 자신으로 인해 유나가 할머니네에서 살았다는 죄책감. 최종 승자는 죄책감이었다. 그녀가 일방적으로 참는 쪽이 된 이유 중 하나다.

이 권력 구도는 양친에게도 확대적용 됐다. 유나는 2년씩이나 버림받았다는 점을 밑천 삼아 양친을 제 뜻대로 휘둘렀다. 어머니는 맹목적으로 유나의 편에 섰다. 죄책감을 더는 방법 중 가장 즉각적이고 가장 차감액이 컸을 것이다. 무엇보다 쉬웠을 것이다. 유나는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어머니를 이용해 아버지를 조종한 걸 보면. / 191p

 

 

 

  가스라이팅은 부부관계인 유나와 은호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러시아에서 여행 중에 우연히 만난 유나에게 단숨에 빠져버린 은호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두 번의 이혼은 불가하다는 생각에 유나의 일방적인 계획에 쉽사리 저항하지 못한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자발적 복종에 가까울 정도로, 그는 유나가 툭 하면 딸인 지유를 데리고 친정에 가버려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 전처와의 사이에서 난 노아를 서둘러 데려오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어머니의 집에서 노아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기로 한 날, 노아가 질식사로 인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만다. 은호는 이 충격적인 사건을 계기로 이제껏 수면 아래에 잠재워두기만 했던 질문들을 꺼내 올리기 시작한다. 이른바 아내가 지적한 자신의 고약한 잠버릇이 아들 노아를 죽이게 할 만큼 치명적이었던가 하는 물음, 아내는 그간 정말로 친정을 간 게 맞는 것인가 하는 물음, 공교롭게도 아내의 주변 남자들에게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들에 아내가 연루된 것은 아닌가에 대한 물음까지. 그리고 마침내 그는 이제껏 그녀가 바랐던 완전한 행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섬뜩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행복한 순간을 하나씩 더해가면, 그 인생은 결국 행복한 거 아닌가.”

아니,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그녀는 베란다 유리문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마치 먼 지평선을 넘어다보는 듯한 시선이었다. 실제로 보이는 건 유리문에 반사된 실내풍경뿐일 텐데.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동의할 수 없는 개념이었으나, 딱히 대꾸할 말이 없었다. 그는 잠자코 다음 말을 기다렸다.

나는 그러려고 노력하며 살아왔어.” / 112p

 

 

나는 그러려고 노력하며 살아왔어.”

신호등이 몇 번이나 바뀌도록, 그는 눈만 껌벅이며 서 있었다. 아내의 대학 시절 남자와 유학 시절 남자와 아버지와 전남편, 그리고 노아. 행복은 가족의 무결로부터 출발한다고 믿는 아내의 신념. 머릿속에서 딸깍, 소리가 났다. 어긋나 있던 톱니바퀴가 착, 맞물리는 느낌이었다.

서민영과 진우의 말을 조합해봤을 때, 남자 넷은 어떤 이유로든 아내를 불행하게 만든 사람들이었다. 변심, 해고, 이혼, 그 어떤 이유로든 간에. 노아는 다른 여자를 모태로 한다는 점에서 무결하지 않았다. 삶의 저류에 지속적인 위협으로 존재한다고 믿었을 것이다. 아니면 존재 자체를 용서할 수 없었거나. / 390p

 

 

 



 

 

 

 

  『7년의 밤이 보여준 압도적인 서사와 강렬한 서스펜스, 28이 보여준 사회적 공포, 종의 기원에서 보여준 섬세한 심리묘사와 이 작동되는 방식을 치밀하게 엮어가는 구성까지, 이 모든 것들을 한 데로 정교하게 엮은 듯한 완전한 행복은 작가 정유정이 지닌 이야기꾼으로서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 더욱이 7년의 밤의 세령호가 그러했듯, 반달늪이라는 공간을 통해 독자들을 고립시키고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 특유의 스타일은 확실히 더 능수능란해진 느낌이다. 무엇보다 한 나르시스트의 끔찍하고 추악한 범죄 행위 뒤에 어른거리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쉽게 자행한 가스라이팅의 일면을 들여다보게 한다는 점에서 더욱 끔찍하다. 나는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내가 아이에게 던지는 눈빛과 말에 담긴 어떠한 신호가 아이를 움직이게 하고 아이의 의지를 꺾게 했다면 이 역시 가스라이팅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으로부터 과연 자유로운 적이 있었던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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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랄 이유가 있어서 진화했습니다_ 신비롭고 놀라운 진화 이야기 | 나의 서재 2021-09-0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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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깜짝 놀랄 이유가 있어서 진화했습니다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글/전희정 역
북라이프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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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어른도 함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신비롭고 놀라운 진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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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어른도 함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신비롭고 놀라운 진화 이야기!

생물의 진화가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이 경이롭고 위대한 자연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달을 수 있는 시간!

 

 

 

 

  최근 바다 생물과 기후 환경 위기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자연이 품고 있는 경이롭고 위대한 힘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늘, 바다, , 동식물, 공기, 세포 하나하나까지, 어느 하나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게 없었고 모든 생명에는 저마다의 존재 이유와 가치가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지요. 무엇보다 대규모 화산 폭발이나 극심한 한파, 거대 운석 충돌과 같이 어마어마한 대멸종속에서도 살아남아 지금껏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생명 현상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들에 새삼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멸종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고 끝끝내 살아남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더 오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진화를 선택한 이 땅의 모든 존재들, 생각만 해도 참 멋있고 감동적이지 않나요?

 

 

 

  그래서일까요, 저는 아이에게 이 동물에게는 눈이 몇 개가 있고, 다리가 몇 개가 있다는 기본적인 정보도 중요하겠지만 왜 이렇게 많은 다리가 필요해졌고, 주둥이가 길어져야 했으며 다른 동물에 비해 목이 긴 것인지를 설명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은 그저 자연히 타고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들의 존재에 유리하도록 선택하고 제거해 온 생명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그 속에서 생명의 위대한 가치를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가르쳐주고 싶어졌습니다. 깜짝 놀랄 이유가 있어서 진화했습니다를 읽고 싶었던 것도 바로 그런 취지 때문이었습니다.

 

 

 

흥미진진 위험천만 서바이벌 진화 스토리!

 

 

  『깜짝 놀랄 이유가 있어서 진화했습니다는 코끼리, 고래, 거북, 기린과 같이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을 비롯해 실러캔스, 투구게 등 지금까지도 살아남아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원시생물에 이르기까지, 147종의 다양한 생물의 진화과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생물에게 숨겨진 놀라운 특징은 물론, 충격적이리만큼 놀라운 진화 전의 모습까지. 다채롭고 신비한 진화의 속사정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읽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진화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장점입니다. 아이들의 눈에도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는 그림을 통해 아주 먼 지구의 역사를 비롯해서 생물들의 진화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물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어 재미있게 읽히는 것 또한 이 책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책 속에는 지금의 모습으로는 도무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른 모습을 한 진화 이전의 생물들을 만나볼 수 있어요. 흥미롭게도 5800만 년 전의 코끼리는 개만 한 크기에 겉모습은 하마를 닮았다고 해요. 그러다 드넓은 초원에서 살게 되면서 몸집이 크게 진화했고, 땅에 난 풀이나 물을 입으로 옮기기에 긴 코가 유리했기 때문에 코가 점점 길게 진화한 것이에요. 5200만년 전의 고래는 네 다리로 바닷가에서 육상 생활을 했다고 해요. 그러다 육지보다 물속 생활에 적합한 생김새로 진화했다고 하죠. 사모테리움이라 불리는 옛날 기린은 사실 목 길이가 말보다 조금 긴 정도에 불과했대요. 지금처럼 기다란 목은 먼저 목 위쪽 뼈가 자라고, 그다음 목 아래쪽 뼈가 자라는 2단계로 진화한 결과랍니다. 그동안 저는 기린이 다른 포유류에 비해 목뼈의 수가 많아서 긴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는데, 책에 따르면 포유류의 목뼈 개수는 모두 일곱 개로 동일하지만 기린은 목뼈 한 개 길이가 30나 될 만큼 길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덕분에 알게 되었네요.

 

 

 




 

 

 

 

  이 외에도 과거에 상어는 등에 날카로운 이빨 같은 가시가 잔뜩 나 있었다는 것, 먹장어는 천적에게 공격을 받으면 피부 구멍에서 점액이 나와 몸을 보호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덕분에 생존에 유리했다는 것, 쥐는 자신을 도와준 상대를 기억했다가 훗날 은혜를 갚는다는 것, 코알라가 먹는 유칼립투스 잎은 섬유질이 많아 소화가 어렵고 영양가도 매우 적기 때문에 온종일 잠만 자며 보내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뿐만 아니라 황제 펭귄은 새끼 펭귄이 태어나고 부모가 물고기를 잡으러 나간 사이에 아직 자식을 낳지 않은 젊은 펭귄들이 육지에 남아 모든 새끼를 돌본다고 해요. 인간과 비교하자면, 공동 육아소인 어린이집과 매우 흡사하다고 할 수 있으니 참 재미있죠.

 

 

 

시아노박테리아는 가장 오래된 생명 중 하나로 여겨지는 세균의 친척입니다. 25억 년 전쯤에는 지구에 산소가 거의 없었어요. 대신 탄산 가스가 있어 이를 마시며 살아가는 미생물만이 존재했지요. 그런데 시아노박테리아가 등장해 광합성을 시작했고 그 덕분에 많은 양의 산소가 대기 중에 뿜어져 나와 지구 환경이 많이 변할 수 있었답니다. 이를 계기로 산소를 호흡하며 살아가는 생물이 생겨났기 때문이죠. 시간이 흘러 더 복잡한 구조를 가진 생물이 늘어나면서 현재처럼 다양한 생물로 진화해 갔습니다. / 97p

 

 

이런 점이 비슷해!

이틀 동안 다른 동물의 피를 먹지 않으면 굶어 죽는 흡혈박쥐는 배고픈 친구가 있으면 자기가 먹은 피를 토해 나눠 준다. 반대로 자기가 배고플 때는 친구의 피를 나눠 먹는다. 이처럼 생물이 서로 돕는 생동을 이타 행동이라 한다. 우리 인간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은 물건을 어려운 처지의 사람과 함께 나누거나 도움 받는 사람에게 은혜를 갚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사회적인 행동이다. / 139p

 

 

 




 

 

 

 

  저마다 다른 생물들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참 재미있습니다. 또 동물들이 가진 특성들을 이해하다보면 그들이 어떤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 것인지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생물들을 사랑하게 되는 마음까지 얻게 되지요. 그래서인지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환경 위기가 인간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을 하니 한없이 부끄러워집니다. 우리 아이들도 이 책을 통해 생물의 진화가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이 경이롭고 위대한 자연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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