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다단한 현대사회를 살아간다는 고충은 때로 훌륭한 핑계거리가 된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한다는 핑계,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 소유해야 한다는 핑계,
나와 내 가족의 안온한 삶을 위해 이기적인 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핑계 등등
하지만 삶을 이러한 핑계들로 각색해보아도, 삶의 고통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가속화된 속도 때문에, 내가 멈추고 싶을 때조차 멈출 수가 없게 되고,
소유의 굴레 속에 물건을 위해 일하는 삶을 살게 되며,
서로의 이기심에 상처받고 아파하게 된다.
이와 같은 이유들로 삶이 고통스럽고 버겁고 힘겹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를 살아내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무한한 욕망을 쫓으며 인간 본연의 성찰과 진리 탐구를 멀리 했기 때문일 것이다.
책 <무소유>는 성철스님과 법정스님의 소유하지 않는 삶의 행적과 철학을 통해
우리가 삶에서 진정 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음에도, 늘 부족하다 느낀다.
그리고 소유하고 있는 것, 소유하고 싶은 것들에 마음을 뺏기느라,
정작 중요한 나와 주변을 살필 여유는 가질 수 없게 된다.
많은 것으로 채워져 있는 마음은 여유가 없기에 새로운 무언가가 들어갈 자리가 없게 된다.
비워냄으로써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다.
소유의 욕망을 잠시 내려놓음으로써 비움이라는 틈새에서
그동안 놓쳐왔던 어떤 것들이, 새로운 가능성이 싹 틔울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나를 비워내고 또다시 채워나가며
나를 둘러싼 욕망의 고통을 사람 내음 가득한 주체적 삶으로 바꾸어 갈 수 있음을
두 고승의 삶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이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