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열강들이 경쟁적으로 식민지를 늘려가던 시대부터 지금 현재 세계 곳곳의 분쟁과 갈등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초등 고학년에서부터 중고등학생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궁금증을 갖고 던질 수 있는 질문들에 대해 답을 하는 형식이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많은 질문들에 대한 답이 단순 명쾌하고 짧게 설명될 수 없는 문제들일텐데, 너무 깊이 다루면서 아이들의 이해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지나치게 단순화한 답을 내려 복잡하고 미묘한 이야기들을 단편적으로 다루지 않기 위한 저자들의 노력이 보이는 것 같다. 많은 질문들이 4~5쪽의 글과 내용을 보충해줄 수 있는 사진이나 그림과 함께 배치되어 있어 흥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세계사의 잘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 속으로 독자들을 잘 이끌어주고 있었다.
100% 객관적인 역사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다. 어떤 역사적 사실에 대해 어디에 서서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객관적인 사실이라는 것 자체도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어느 부분에 집중하고, 때론 직도해야할 진실마저도 외면하고 바라볼 수도 있기 떄문이다. 우리의 경우 근현대사에서 베트남 전쟁에 대해 직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 군대가 베트남전쟁에 참여해서 벌였던 양민학살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고, 우리가 벌인 일에 대해 진심어린 사죄와 용서를 구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런 사실에 대해서도 이 책에서는 우리가 하루라도 빨리 사과를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의 오욕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고 용서를 구하는 것, 그래서 다시는 이와 비슷한 역사가 우리뿐 아니라 어떤 곳에서도 반복되지 않도록 눈 밝은 시민이 되는 것이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유럽이나 미국 중심에 치우친 세계사를 조금이나마 균형잡힌 시선으로 바라보고, 우리의 잘못도 드러내며 역사적 진실을 마주하고 역사적 교훈을 찾아 전하고 있다.
다소 크고 두꺼운 책의 외관에 흠칫 놀랐다가도, 흥미로운 질문을 찾아 읽다보면 금세 또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