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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옥소산록

권섭 저/이창희,장정수 공역
다운샘 | 202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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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지식인들에게 과거를 통한 관직 진출은 출세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이재 삶의 목표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그들 가운에 다양한 이유로 과거를 포기하고, 재야에서 살아갔던 사름들도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옥소(玉所) 권섭(權燮;1671~1759)이 그런 인물들 가운데 하나이며, 당쟁이 치열했던 17세기와 18세기에 걸쳐 살면서 정치 현실과 거리를 두면서 살았다고 한다. 평생 벼슬을 하지 않고 재야에서 지내면서 방대한 저술을 남겼는데, 최근에서야 그의 기록과 문학작품들이 소개되고 그에 관한 기록들이 연구되기 시작하였다. 글과 그림 그리고 시조와 한시 등 다방면에 재능이 있었던 권섭의 기록들은 그동안 후손들의 집에 보관되어 오다가, 하나씩 소개되면서 연구자들의 관심에 포착되었던 것이다.

 

이 책 역시 그가 남긴 기록들 가운데 하나를 번역하여 소개하는 내용으로, ‘산록(散錄)’이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일정한 체계 없이 자유롭게 쓴 글을 엮은 것이다. 그동안 권섭에 대해 여러 권의 연구서와 번역서를 기획하고 출간했던 저자들이 새롭게 번역하여 소개하는 책으로, 권섭의 회고록 혹은 일기의 성격을 띠는 글들을 모아 엮은 내용이라고 하겠다. 번역의 저본인 권섭의 저작은 산록 내편산록 외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자 자신은 이 기록의 의미를 다음의 몇 가지로 내세웠다고 한다. 시비와 득실을 숨기지 않고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여 다른 사람들의 가르침을 받겠다는 것이 그 하나이며, 집안에서 보고 들은 가법(家法)을 전함으로써 자손들에게 가르침을 남기고자 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로 거론하고 잇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권섭 자신의 삶을 자손들에게 전하여 그들의 조상이 어떤 사람인가를 분명히 알게 하고 싶은 목적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저자 스스로 밝힌 이러한 방향에 부합되도록, 개인의 경험과 일상사는 물론 생각까지도 비교적 진솔하고 꼼꼼하게 기록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관직에 있지 않기 때문에 치열한 당쟁에서는 한발 물러나 있지만, 당시의 정치 현실에 대한 나름의 의견을 피력하는 부분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 자손들에게 건네는 훈계는 물론, 자신이 만난 사람들에 대한 평가도 솔직하게 피력되어 있다. 따라서 권섭이 바라본 18세기 전반의 조선시대의 문화와 풍습은 물론 교유 관계와 정치 상황 등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잇을 것이다. 필사본 자료인지라 해독이 되지 않은 부분도 일부 있지만, 비교적 꼼꼼한 번역과 주석을 붙이고 있기에 권섭 연구의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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