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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재리뷰(고전문학/한국고전)
문학 작품에 나타난 눈물과 웃음의 의미를 살피다! | 여중재리뷰(고전문학/한국고전) 2023-09-27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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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웃음으로 눈물 닦기

김대행 저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5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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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면 눈물을 흘리고 좋거나 기쁘면 웃는다는 것이 사람들이 가진 일반적인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정관념과는 달리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린다거나, 슬픔이 극에 이르면 울다가 웃기도 하는 경우를 경험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러한 감정의 표현이 우리의 문학작품에 적지 않게 나타나며, ‘우리말의 바탕에 그러 말하기의 태도와 방식이 잠재하고 있다고 전제한다. 영국에서 열린 학회에 참가했을 때 어느 외국의 학자가 한국의 소설을 번역할 때 슬픈 장면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표현이 나오면 이해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매우 당혹스러웠음을 고백했을 때, 그러한 면모가 우리 문화의 한 측면을 설명해줄 수 있음을 파악했다고 한다. 이 책은 문학작품을 통해서 그러한 측면을 고찰함으로써, 저자 나름의 생각을 정리한 것이라고 하겠다.

 

그러한 예들은 우리의 문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가(喪家)를 찾은 사람들이 밤을 새우며 놀이를 즐기며 웃고 떠드는 것을 하나의 미덕으로 여기는 것을 구체적인 사례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사례를 거론하면서 이러한 태도야말로 <웃음으로 눈물 닦기>라 명명할 수 있으며, 이 책을 통해서 한국 언어문화의 특별한 비밀이라 할 수 있는 그러한 양상을 구체적으로 실증하고자 한 것이다. 그리하여 첫 번째 항목에서 웃음으로 눈물 닦기의 정체를 다양한 문학작품을 통해서 확인하고, 다음으로 웃음으로 눈물 닦기의 특성을 이른바 탈맥락적 웃음의 추구라는 면에서 찾고 있다.

 

세 번째 항목에서는 우리의 일상 어법과 민속 등을 통해서 구체적인 사례를 찾아서, ‘생활문화와 웃음으로 눈물 닦기라는 제목으로 정리하고 있다. 방문을 나서다 문틀에 머리를 찧은 경우 아픔을 달래거나 위로하기보다, ‘그렇게 해서 머리가 깨지냐?’라고 에둘러 표현했던 것도 그 하나의 예에 해당한다고 전제한다. 앞서 언급했던 상가에서 문상을 온 사람들이 떠들썩한 분위기를 만든다든지, 심지어 가무를 즐기는 행위 또한 우리의 민속에서 볼 수 있는 풍경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이러한 사례를 거론하면서, 저자는 문학작품에 드러난 구체적인 예들을 예술문화와 웃음으로 눈물 닦기라는 네 번째 항목에서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웃음으로 눈물 닦기의 문화론적 의의를 제시하였다. 저자는 웃음으로 눈물 닦기는 웃음이라는 수단을 통해 슬픔을 극복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눈물의 상태를 언어로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고 의도적으로 생산해내는 웃음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에, 우리의 문화에 드러나고 그것이 문학작품에도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것은 또한 슬픔에 대처하는 하나의 방식이며, 언어라는 형식을 통해 잠시라도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그리하여 언어의 의미만을 따지는 축자적(逐字的) 해석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대화의 맥락과 상황을 따져 해석하는 화용론(話用論)이 의미 파악에 더욱 적확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결과적으로 이 책의 내용은 문학작품을 적확하게 해석하기 위한 유용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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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풍경을 통해 조선시대 문화사의 일단을 읽어내다! | 여중재리뷰(고전문학/한국고전) 2023-09-06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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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선의 뒷골목 풍경

강명관 저
푸른역사 | 200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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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에는 강명관 교수와 함께 하는 유쾌한 조선 풍속 기행이라는 문장이 작은 글씨로 기재되어 있다. 그리고 책의 성격을 설명하는 내용이 덧붙여져 있지만, 이 표현이 책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오래전부터 서가에 꽂혀있었으나, 최근 다른 책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하여 이제야 비로소 읽게 된 책이다. 한문학 전공자로서 오랫동안 한문 자료를 섭렵했던 저자가 논문의 주제로 다루기는 적절치 않지만, 그냥 버리기는 아까운 내용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문학과 역사 분야에서는 비중 있게 다뤄지지는 못하겠지만, 조선시대 문화사의 면모를 풍부하게 밝혀줄 수 있는 내용들만을 모아 엮은 내용이 바로 이 책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하겠다.

 

저자는 논문을 쓰는데 당장 필요치 않은 그런 자료들을 모아 두었다가, ‘잊혀진 조선 사람들의 역사를 위하여엮어낸 책이라고 하겠다. 여기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도 도둑과 깡패, 노름판과 술집 등 시시한 주제이지만, 어쩌면 이러한 자료들을 통해 그동안 공식적인 역사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조선시대 문화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제목에서 조선의 뒷골목이라는 표현을 넣은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되었다고 이해된다. 일찍이 서양사에서는 미시적인 주제를 통해서 역사를 다루는 이른바 미시사가 역사 연구의 한 분야로 자리를 잡았지만, 우리의 경우 그저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 정도로 치부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우리 학계에서도 미시사 또는 미시적인 주제를 다룬 인문학적 연구 성과가 제출되고 있으며, 그러한 결과물이 당대 역사를 보다 풍부하게 해석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모두 10개의 주제를 포함한 목차에는 저자가 주목했던 존재들과 그들의 사회적 의미를 설명하는 각각의 제목들이 제시되어 있다. 예컨대 수만 백성 살린 이름없는 명의들 -민중의모이면 도적이 되고 흩어지면 백성이 된다 -군도와 땡추등의 형식이라고 하겠다. 오늘날에도 사회문제로 끊이지 않는 도박과 조선 후기 빈번하게 내려졌던 금주령과 주막’, 조선시대의 인재 채용 방식이었던 과거에 대한 부정적인 면모와 숱한 남성들과 관계를 맺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던 감동과 어우동등이 다뤄지고 있다. 이밖에도 과거 합격자들이 거처하던 성균관을 위해 존속했던 반촌의 면모와 오늘날 이른바 깡패로 지칭될 수 있는 검계와 왈자에 대해서도 풍부한 자료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화려한 치장으로 조선시대의 오렌지족이라고 할 수 있는 별감과 주색잡기에 탐닉했던 이들을 지칭하는 탕자등 저자가 그동안 접했던 <조선의 뒷골목 풍경>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자료들을 통해 조선시대 문화의 풍부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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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잃은 절절한 마음을 토로하다! | 여중재리뷰(고전문학/한국고전) 2023-09-05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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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기록

풍양 조씨 저/김경미 역주
나의시간 | 202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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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서 함께 지내던 배우자가 죽고 자식도 없이 혼자 남았을 때, 당사자의 앞에 놓인 선택지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할 것이다. 배우자를 잃은 슬픔을 견디며 혼자서 여생을 보내는 것이 그 하나라면, 죽은 이의 명복을 빌며 지내다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배우자를 만나 재혼을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어떤 선택이든지 먼저 세상을 떠난 이와 더 이상 함께 살아갈 수 없다는 엄연한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남은 생을 꾸려가고자 하는 자세가 전제되어야만 한다. 이와는 달리 배우자를 잃은 슬픔을 끝내 이기지 못하거나 혹은 혼자서 살아갈 경제적 능력이 없어, 안타깝게도 남은 생을 포기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특히 배우자를 따라 목숨을 버리는 선택은 세상에 남겨진 이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겨준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선 후기의 기록에서, 죽은 남편을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들을 열녀(烈女)로 칭하여 기리는 내용들이 적지 않게 발견된다. 남성 중심의 가부장 문화가 지배했던 조선시대에는, 배우자와 사별(死別)한 이후 살아남은 이가 남자인가 혹은 여자인가에 따라 그 선택의 가능성이 전혀 다르게 적용되었다. 부인이 먼저 세상을 떠난 후에 남자들은 새로운 배우자를 만나 재혼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반면에 남편과 사별한 여성들은 개가(改嫁)하는 것이 쉽지 않았으며, 심지어 재혼한 여성이 낳은 자식들에게는 과거 응시를 제한하는 등의 조처가 취해지기도 했다.

 

예컨대 상처(喪妻)한 남성의 재혼을 끊어진 끈을 다시 잇는다는 의미인 속현(續絃)이라고 일컬었는데, 이러한 표현에는 남성의 재혼을 긍정적으로 여겼던 당시의 관념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반면 남편을 잃은 여성의 개가를 일컬어 절개를 잃었다는 의미인 실절(失節)로 지칭하였으며, 재혼한 여성은 사회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이처럼 남성들은 부인이 죽더라도 다시 결혼하는 것이 당연시되었지만, 여성들은 평생 혼자 살거나 남편을 따라 목숨을 끊는 선택만이 암묵적으로 강요되었다고 하겠다.

 

여자, 글로 말하다라는 부제를 덧붙인 이 책은, 조선 후기 다른 열녀들과 달리 남편을 따라 목숨을 끊지 않고 살았던 풍양조씨(1772~1815)의 자전적인 글을 현대역하여 소개하는 내용이다. 남편을 따라 죽는다면 부모에게 불효하는 것이고,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남성 중심의 당대 관습에서 떳떳하지 못한것처럼 여겨졌던 작자의 심정이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200자 원고지 약 500 장 정도의 분량으로 작자는 자신이 살아남기로 한 경위를 어렸을 때부터의 기억을 소환하며 꼼꼼하게 기록을 남겼던 것이다. 다른 열녀들과 달리 자신이 살아남아야 했던 이유를 굳이 밝힐 수밖에 없었던 것에서 보듯, 이 책의 내용을 통해서 조선시대 여성들에게 가해졌던 남성 중심의 부당한 관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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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가와 고려가요의 역사적 흐름을 살피다! | 여중재리뷰(고전문학/한국고전) 2023-08-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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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향가 여요의 역사

박노준 저
지식산업사 | 2018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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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사를 살펴보면, 일단 고려시대까지의 문학사는 매우 성글고 남겨진 작품들 또한 소수에 불과하다. 이는 문학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를 비롯한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의 실정이라고 하겠다. 평생 향가와 고려가요 분야 연구에 매진했던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렇게 성글기만 한 문학적 상황으로 향가문학과 고려가요의 역사를 재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현재 25수만이 전해지는 향가 작품들, 그것도 고려시대에 창작된 보현시원가’ 11수를 제외하면 삼국시대에 전하는 작품은 <삼국유사>에 수록된 14수가 전부이다. 고려시대의 시가인 고려가요 역시 현재 전하는 작품이 20수 정도에 불과하고. 각각의 작품이 창작된 배경 또한 전하지 않아 이를 통해 문학사를 구성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고 하겠다.

 

이러한 자료 상황을 고려하면 온전한 문학사를 구성하는 것이 쉽지 않을 터이지만, 저자는 시대적인 흐름을 고려하는 뼈대 중심의 글쓰기에서 벗어나 텍스트마다 어느 정도의 작품론을 곁들여 실체를 좀더 뚜렷하게 부각시키는 방법론을 채택했음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방식을 종적인 연결이 거의 불가능한향가와 고려가요의 문학사가 지닌 미흡함을 보충하기 위한 시도라고 강조한다. 실제 향가 혹은 고려가요라고 지칭하는 작품들이 하나의 갈래로 규정할 수 있을 지는 확신할 수 없다. 예컨대 현재의 대중가요가 트로트와 발라드는 물론 랩이나 힙합 등 다양한 갈래들을 포함하고 있듯이, 현전하는 향가 역시 당시에 향유되었던 다양한 갈래들을 아우르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겠다.

 

다만 각각 20여 수만이 남아있는 향가와 고려가요 작품들이 당시에 어떤 갈래로 향유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또한 그 시대의 문화사를 온전히 재구할 수 없기에 그러한 시도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고 하겠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편의상 향가와 고려가요라는 명칭으로 마치 하나의 갈래인 것처럼 연구되어 왔을 뿐이다. 비록 자료가 지닌 한계가 뚜렷하다고 해도 다양한 기록에서 향가와 교려가요 작품들이 향유되었던 상황을 전하는 기록들이 전하고 있기에, 현재 전하는 작품들만으로 일단 역사적 흐름을 구성해보는 것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시론으로서의 결과물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제목에서도 명확히 드러나듯이, 이 책의 목차는 크게 1부의 향가 문학사2부의 여요(속요) 문학사로 구분되어 있다. ‘향가 문학사는 작품이 수록된 <삼국유사>의 기록을 준거로 시대 구분을 하여, 작품의 설명과 시대적 성격 등을 논하고 있다. 여기에 고려시대에 창작된 균여의 <보현시원가>와 예종의 <도이장가> 등의 작품을 고려의 향가라는 항목으로 배치하여 소개하고 있다. ‘여요 문학사의 경우 창작에 관련된 기록이 남아있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시대적 흐름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저자는 <고려사>를 비롯한 몇 종의 문헌에 나타난 고려가요 관련 기록을 토대로 나름의 시대 구분을 시도하고, 개별 작품의 작품론과 향유 양상 등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하겠다. 저자의 이러한 시도가 나름의 의미를 갖추고 있지만, 여전히 문학사로서의 향가와 고려가요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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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번역으로 삼국유사를 읽다! | 여중재리뷰(고전문학/한국고전) 2023-08-2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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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삼국유사

일연 저
arte(아르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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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하듯이 <삼국유사>는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와 더불어 고려 이전의 역사를 기술한 역사서로 분류된다. 고려시대 승려인 일연에 의해 편찬된 <삼국유사>는 역사에서 소재를 취했지만, 단순한 역사서가 아닌 역사적 인물에 관한 다양한 일화는 물론 향가를 수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사에서도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특히 신라시대의 주요한 문학적 성과인 향가가 수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한국문학 연구에서 소중한 자료로 여겨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당시의 주류적 종교가 불교였으며 편찬자 역시 승려였기에, <삼국유사>의 소재나 내용 역시 불교적 색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다양한 설화와 역사적 사실을 주로 다루고 있기에, 일독한다면 단지 종교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은 그저 편견에 불과함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삼국유사>를 새롭게 번역한 것이라고 하겠는데, 역자는 그 부제를 현실과 환상이 만나고 다투다가 하나 되는 무대로 제시하고 있다. 향가를 비롯한 고려시대 이전의 문학을 주로 연구했던 역자가 오랫동안 읽고 활용했던 <삼국유사>를 자신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새롭게 번역을 시도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 <삼국유사>에 수록된 많은 기록에는 누군가 비현실적인 존재를 만나고 체험하는 과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에, 번역본의 부제를 분명히 해서 그 성격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라고 이해된다. 아울러 공식적인 역사 기록들과는 달리 이 책이 후세에 이름을 남기지 못한 사람들의 만남과 헤어짐이 무수히 만들어가는 세상과 역사에 관심을 남겨두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 역자는 <삼국유사>의 이러한 특징을 역사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하나가 아닌 여럿이어야 함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국유사>를 정확하게 번역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당시에 사용된 용어가 다를 수밖에 없기에, 한문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직역을 하느냐 의역을 하느냐에 따라 텍스트가 달리 이해될 수 있다는 점을 우선 생각할 수 있다. 직역을 하는 경우 번역문에 무수한 주석을 덧붙여야만 하며, 의역을 하는 경우 원문의 의미를 정확하게 담아냈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역자는 다른 역서들처럼 정확한 번역을 앞세우기보다, 일단 잘 읽히는 번역을 추구했음을 밝히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주석을 일일이 다는 대신에, 생략되거나 누락된 부분마다 고딕체로 눈에 띄게 표시하여 되살리는 방법을 채택했다고 한다. 아울러 추가 설명이 꼭 필요할 때는 해설 단락을 곧바로 추가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방식은 <삼국유사>를 보다 쉽게 읽고자하는 독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해된다. 그러나 원문을 수록하지 않아, 아마도 전공자들에게는 단순히 참고 자료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할 것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아마도 이미 수십 종의 번역서가 출간되어 있기에, 역자만의 방식을 시도한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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