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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재 리뷰(동양고전/동양사)
한나라 초기의 역사적 흐름을 읽어내다! | 여중재 리뷰(동양고전/동양사) 2023-09-19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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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치통감 2

사마광 저/신동준 역
인간사랑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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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두르고 있는 띠지에는 열국지와 초한지, 삼국지의 시대라는 구절이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다. ‘제왕학의 교과서라고 칭해지며, 다양한 기록들에서 인용되는 <자치통감>의 번역본을 이번 기회에 읽을 수 있었다. <사기열전><맹자> 등을 통해서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던 인물과 사건들에 대해, 역사의 흐름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2권의 내용은 한나라의 전성을 이끌었던 한문제의 치세로부터 시작된다. 중국의 역사에서 드물게 약 4백년의 통일제국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고제 유방을 비롯해, 초창기 군주들의 치세가 어느 정도 안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평가된다. 아마도 중국을 통일했던 진나라가 권력에 취해 무도한 정책을 펼쳐 민중들에게 버림받앗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렇듯 오랫동안 지속되었기에 한나라 역사를 뜻하는 한기(漢紀)’60권에 달해, 당나라 역사를 기록한 당기(唐紀)’(81)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흔히 중국에서 안정적인 시기를 일컫는 표현으로 한당송(漢唐宋)’3국을 아울러 칭하고 있다. 이 책이 송나라 신종 때 완성되었으니, 아마도 송나라 역시 중국 역대의 역사를 통해서 치국(治國)의 요체를 찾으려는 의도를 지녔을 것이라 여겨진다. 저자는 사마광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나, 한 사람이 이처럼 방대한 기록을 검토하여 엮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실제 송나라 조정에서 많은 학자들을 동원하여 자료 조사와 편찬에 도움을 주었고, 편찬을 위해 임시 조직을 만들어 사마광의 저술 작업을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이 책의 저술을 위해 역대의 정사(正史)와 실록 및 다양한 야사(野史)를 비롯하여, 수많은 인물들의 묘지명에 이르기까지 300종이 넘는 방대한 자료들을 참구하여 편년체로 엮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역사를 기록하면서 <한서(漢書)>의 저자인 역사가 반고의 평()을 인용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에 덧붙여 편찬자인 사마광 자신의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분명히 드러내기도 하였다. 따라서 중국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선 사마천의 <사기>와 더불어 <자치통감>을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수 목록에 포함된다고 하겠다. 2권에서는 한기’ 60권 가운데 한문제로부터 한원제까지 약 15권에 걸쳐 당대의 역사를 번역문과 함께 원문이 나란히 수록하고 있다. 역대 제왕의 뛰어난 점과 아울러 그들의 실정까지 함께 수록하여, 군주로 하여금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는 방책을 제시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할 것이다.

 

군주는 모든 일을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능력이 있는 인물을 적절한 직책에 맡겨 보좌하도록 하며, 항상 민중들의 삶이 안정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하여 자신의 뜻에 영합하는 인물들만을 고집할 경우 그 결과가 좋지 못하다는 것을 역사는 실증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 책이 중국의 역사를 기술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현대의 위정자들 역시 이 책을 통하여 올바른 정치의 요체를 알도록 확실하게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차니)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바탕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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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의 흐름을 통해 역사의 준엄함을 확인하다! | 여중재 리뷰(동양고전/동양사) 2023-09-1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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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치통감 1

사마광저/신동준 역
인간사랑 | 2021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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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동양에서는 <자치통감>을 제왕학의 교과서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주나라(BC 403)부터 후주시대(959)년까지 1362년의 역사를 매해의 사건을 중심으로 편년체로 구성하여, 전체 294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송나라 신종이 명해서 사마광이 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편찬한 책으로, 송나라 신종은 완성된 책에 <자치통감>이라는 명칭을 부여했다고 한다. <자치통감(資治通鑑)>이란 다스림()에 도움()이 되고 역대를 통하여() 거울()이 되는 책이란 뜻이라고 한다. 사마천의 <사기>와 더불어 동양의 대표적인 역사서라 할 수 있으며, 흔히 <사기>를 기전체의 대표로 꼽는다면 <자치통감>은 편년체의 대표적인 저작으로 평가하고 있다.

 

<자치통감>에 주석을 달았던 호삼성(胡三省)은 이 책을 이렇게 평가했다. “임금(황제)이 되어 <자치통감>을 모르면 정치를 잘 하려 해도 잘 다스릴 수 있는 근원을 알지 못하게 되며, 혼란스러움을 싫어하면서도 그런 혼란을 막는 방법을 알지 못할 것이다. 또한 신하된 자가 자치통감을 알지 못하면 위로는 임금(황제)을 섬길 줄 모르고 아래로는 백성(신민)을 다스릴 수 없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위정자들에게 <자치통감>을 필독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그 방대한 분량 때문에 전체 내용을 독파한 사람은 매우 드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위정자들도 <자치통감>의 독서 필요성은 느끼고 있었지만, 방대한 규모로 출판할 수 없다는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그 요약본에 해당하는 <자치통감강목> 등의 내용만 접해 읽었다고 한다. 하지만 원본이 지닌 내용을 아무리 잘 요약한다고 해도 그 의미를 온전히 담아낼 수 없음은 물론이다. 예컨대 대하소설이 아닌, 그 요약본을 읽고 작품 전체를 읽었다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자치통감>을 번역하는 작업 역시 만만치 않는 시간과 공력을 필요로 할 터인데, 비록 완역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역자가 이를 착수하여 그 성과물의 일부를 출간한 일 자체로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고 하겠다. 또한 어려운 용어를 그대로 노출하지 않고, 친절한 풀이를 덧붙여 주석을 최소화한 형태라 더욱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역자는 완역을 하지 못하고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하는데, 결국 역자의 <자치통감> 번역은 미완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 지침이 되거나 자극을 주어, 새로운 번역으로 이끌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원문과 번역을 함께 제시하여 84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1권은 전국시대초한시대그리고 전한시대의 일부까지로 구성되어 있다. 그동안 <맹자>나 사마천의 <사기>를 통해서 알았던 내용들이 적지 않아, 읽는데 큰 어려움은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편년체로 기록된 내용을 통해서 당시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하겠다. 아울러 대체로 집권자의 입장에서 서술된 역사를 통해서 권력의 유한함혹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등 역사의 격언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하겠다.

 

예컨대 다양한 세력이 맞설 때에 어떻게 생존할 것인지의 문제를 제기했던 전국시대의 합종론이나 연횡론이 진나라가 통일했을 때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고,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 자신했던 진시황의 거대한 포부나 영원한 삶을 추구하고자 불사약을 탐했던 시도도 물거품이 되었다는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 오히려 자신과 주위에서 일어난 불의와 부패로 인해 나라가 망하는 허망한 결과만을 도출하게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서초패왕 항우와 맞서며 생존하기에 힘썼던 섰던 한고제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지마자,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자신을 보필했던 장수들을 권력을 지키기 위해 하나씩 제거했던 것도 비정한 권력의 속성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권력에 도취되는 위정자들의 행태는 결코 좋은 결과로 귀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깊이 생각해야만 할 것이다.(차니)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바탕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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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의미있는 '청언'의 내용을 음미하다! | 여중재 리뷰(동양고전/동양사) 2023-08-10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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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음을 비우는 지혜

정민 저
솔 | 199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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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의 명나라 말기와 청나라 초기의 짧은 글들을 번역하여 소개하고, 역자 자신의 감상을 간단히 첨부하여 소개하는 내용이다. ‘옛 사람 짧은 글, 명청청언(明淸淸言)’이란 부제에서 책의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고 여겨진다. 청언(淸言)은 격언(格言) 또는 경구(警句)와 비슷한 의미를 지닌 술어로, 짧고 간결한 문장 속에 삶의 철리를 표현한 잠언 문학의 일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하여 청언으로 분류되는 글 한 편의 분량은 길어야 몇 줄, 아니면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러한 글들은 대체적으로 명나라와 청나라가 교체되는 시기 중국 지식인들의 생각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된다.

 

주지하듯이 한족 중심의 명나라가 멸망하고, 청나라는 북방의 여진족 출신이 새로이 세운 국가였다. 당시 한족 출신의 중국 지식인들은 북방의 오랑캐가 세운 청나라에 비판적이었고, 이러한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청나라는 적극적인 동화정책을 시행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식인들이 정치에 참여하지 않고 은거하는 경향이 있었고, 짧은 형식의 청언이 그러한 분위기에서 지식인들에게 유행했을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은 역자의 풍부한 독서 경험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책의 말미에 모두 13면에 걸쳐 인용서 목록에 첨부되어 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역자는 <명청 문인 청언집><명청 청언 소품> 등 두 권을 참고하여, 그 내용을 12개의 주제로 분류하여 번역했다고 밝히고 있다. 말하자면 역자에 의해 편집한 내용들을 번역하여, 거기에 일종의 감상이라고 할 수 있는 평설을 덧붙여 엮은 책이라고 하겠다. 설명이 필요한 표현에도 별도의 주석을 달지 않고, 역자의 평설을 통해서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은 저자의 평설과 상관 없이 자신의 느낌대로 감상할 수도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물론 목차의 항목도 역자의 분류에 따른 것이기에, 그저 하나하나의 청언을 격언 혹은 아포리즘의 관점에서 읽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12개의 분류 항목은 흐린 세상 건너가기삶의 예술, 예술의 삶’, ‘자연이 주는 선물한가로움’, ‘무욕의 길만남, 혹은 맛남등 각각의 청언이 가리키는 바를 역자의 관점에서 이해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와 함께 책 읽는 즐거움달인’, ‘말할 때와 침묵할 때마음 다스리기’, ‘통쾌한 것들티끌세상의 슬픔등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러한 분류를 참고하여 전체를 일독하거나 혹은 필요할 때마다 관련 항목을 찾아 읽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역자의 평설을 참고할 수도 있지만, 그저 자신의 관점에서 각각의 청언이 지닌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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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의 출현으로부터 그 역사를 소개하다! | 여중재 리뷰(동양고전/동양사) 2023-06-1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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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자의 풍경

이승훈 저
사계절 | 202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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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의 탄생과 변주에 담긴 예술과 상상력이란 부제의 이 책은 한자(漢字)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세상의 물건들을 본따서 그림을 그리듯이 만들어 사용했다는 상형문자(象形文字)로서 한자의 의미는 잘 알려져 있다. 그에 기초해서 사물을 추상적으로 묘사하고 이미 있는 글자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낸 것이 바로 한자의 역사이고, 또한 한자의 성립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한글처럼 자모의 결합으로 문자를 완성하는 표음문자(表音文字)와는 달리, 한자는 글자마다 각각의 의미를 담아내는 표의문자(表意文字)인 것이다. 물론 현대 중국어는 한자에 기초해 있지만, 그것을 간략한 형태로 축약한 이른바 간체자(簡體字)’로 바뀌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발행되는 신문과 책들은 대부분 한자와 한글이 섞여있었다. 당시에는 한자와 한문을 익히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기에, 그러한 형식의 출판물에 대해서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당시 학생들에게 신문의 사설을 베끼는 일이 문장 공부와 한자를 익히는데 도움이 된다고 적극 권장되던 시절이었다. 아마도 1980년대 후반에 새롭게 창간된 신문이 한글 전용을 내세우고 발간되기 전까지는 아무런 문제의식조차 없이, 한글과 한자를 혼용하는 것을 당연시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지금은 전공 관련 일부의 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출판물이 한글을 전용으로 발행되고 있다. 그렇게 일상에서 멀어진 한자는 지식과 호기심의 대상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한자를 얼마나 많이 아는가를 측정하여 급수를 정하는 시험제도가 시행되고 있을 정도이다.

 

우리말에는 한자로 조합된 한자어의 비중이 높은 편이며, 비록 한글로 표기되었더라도 한자를 알면 해당 단어의 의미를 쉽게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한자를 많이 알면 어휘력과 문장 이해력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일부의 주장처럼 그렇기에 한자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나 자신 고전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국문과와 국어교육과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한문 공부를 권장하고 있지만, 그것이 필수조건이라고 주장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외국어처럼 한자 역시 각자의 필요에 따라 선택하여 공부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자에 대해 관심이 있고, 상형문자로 시작된 한자의 형성 과정을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전하는 자료들을 근거로 하여 원시 한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문자로 정착되고, 각각의 글자에 담긴 의미를 통해 그것을 활용했던 이들의 세계관은 물론 당대의 생활상도 추론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다. 문자의 형성은 결국 자신의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욕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원시 한자의 탄생을 다룬 1부에서는 바위와 도기에 새긴 글자라는 제목을 통해서, 원시 한자의 출현과 탄생 배경 그리고 찬생 원리에 대해서 설명하는 내용으로 채워지고 있다. 흔히 한자의 출현을 창힐이라는 인물이 새의 발자국을 본따서 만들었다고 주장하지만, 저자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도상이 상형문자로 정착되는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사물을 그대로 묘사하려는 그림으로부터 그것을 단순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현전하는 자료들을 통해 추론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자의 어원에는 사건이나 사물의 핵심을 포악한 정적인 풍경이 내재해있다는 전제에서, 저자는 원시 상형문자로부터 시작된 한자의 형상과 의미를 꼼꼼하게 따지고 있다. 종이가 없던 시절 그림이나 글자를 기록할 수 있는 수단은 돌이나 동물의 뼈 혹은 거북의 등껍질에 세기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동물의 뼈나 거북 등껍질에 새겨진 글자를 갑골문이라고 하면서, 2부에서는 뼈에 새긴 글자 ?한자의 완성 갑골문이라는 제목으로 현재까지 전하는 갑골문을 소개하고 있다. 갑골문은 소수의 지배계급들에게 소용되던 기록 수단이었으며, 그로부터 형성된 문자를 통해 당시의 사회 풍경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중국 고대의 하나라 유적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지만, 갑골문을 통하여 그것을 이은 상나라의 역사를 어느 정도 재구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청동기 역시 당대 지배계급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거대한 청동기를 만들어 그 속에 지배계급의 기록을 새긴 것이 바로 금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청동기에 새긴 글자 ?고대 국가의 한자 금문이라는 제목의 3부에서는, 상나라를 이은 주나라가 등장하면서 자연과 세계를 바라보던 세계관이 변화앴다고 주장한다. 이전까지 모든 자연 현상을 해석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주나라에 들어서 인격신으로서의 하늘()’의 의미를 정립하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이로써 문자를 통한 중국의 정체성이 시작되었음을 설명하고 있다. 주나라의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할거하던 군웅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춘추(春秋)시대가 막을 열었고, 유가(儒家)의 비조인 공자로 상징되는 권력자 이외의 문자를 사용하는 새로운 계급이 등장하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춘추시대가 지나고 약육강식의 혼란상이 지배하던 전국시대가 시작되면서, 문자의 사용이나 의미도 이전과 달라지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중국 역사에서 최초의 통일제국이었던 진나라의 등장은 문자의 역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제국의 한자 ?전서와 예서라는 제목으로 소개하고 잇다. 문자보다는 그림에 가까웠던 갑골문과 금문은 이제 보다 간략화된 기호의 형태로 정리되어 전서와 예서가 차례로 등장하였다고 한다. 이후 보다 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면서 글씨를 쓰는 일이 예술로 승화되면서 서예(書藝)’라는 개념이 등장했고, ‘돌과 바위에서 대나무에 새긴 죽간(竹簡)’이나 비단에 쓰는 백서(帛書)’를 거쳐 마침내 종이가 발명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글을 쓸 수 있는 매체가 새롭게 출현하면서 기록의 방식이 달라지고 자연스럽게 그것을 엮어 책으로 만들게 되었던 것이다.

 

문자의 역사에서 가장 늦게 나타나는 것이 바로 단어나 글자의 의미를 설명하는 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후한 시대 허신에 의해 만들어진 <설문해자>가 바로 최초의 한자 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6부에서는 사전이 등장할 정도로 이제 지식인들에게 보편화된 한자의 사용이 <설문해자>의 편찬으로 이어졌음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자의 출현과 보편화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한자가 지닌 원리들에 대해서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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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통해 오늘의 삶을 진단하다! | 여중재 리뷰(동양고전/동양사) 2023-06-10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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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더의 역사 공부

김영수 저
창해(새우와 고래)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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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사기>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진행했던 저자의 연구 성과들을 이전에도 읽었던 적이 있었다. 때문에 이 책 역시도 그에 기반한 내용일 것이라고 짐작을 했었지만, 읽으면서 그동안 저자가 발표했던 칼럼들을 모아 엮은 것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저자의 글의 소재는 주로 <사기>를 비롯한 역사책에서 취했으며, 그 부제 또한 ‘역사책을 읽는 자가 승리한다’이다. 저자는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고, 미래의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이라고 강조한다. 바로 이러한 기본 인식을 토대로, 저자의 칼럼 속에는 현재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진단하는 소재로 중국 고전의 다양한 인물과 사건들이 활용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글들을 모두 5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배치하고 있는데, 첫 번째 항목은 '역사는 기록이 아니라 기억이다'라는 주제로부터 시작된다. 과거 역사를 통해 오늘의 문제를 진단하면서, 특히 ‘기억’의 문제를 환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거친 말과 주장들만이 난무하면서 이미 대중들의 신망을 잃은 작금의 정치인들과 언론을 향해, 역사의 인물들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직시할 것을 강조하기도 한다. 역사에서 충신의 전형으로 알려진 악비의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간신 진회 부부의 형상을 통해서, 언젠가 자신이 내뱉은 말로 인해 그 평가를 달게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 그래서 ‘역사는 그 자체로 뒤끝이다’라고 논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옳은 길은 한 번도 편한 적이 없었다’라는 주제로 집약할 수 있는 글들이 제시되어 있으며, 다음으로 '백성이 부유해야 나라도 부유해진다'라는 세 번째 항목의 주제로 이어지고 있다. 즉 역사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는 인물들은 결코 현실에서의 어려움을 회피하지 않았으며, 권력자들 역시 백성들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를 가졌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소개하고 있다. 그러한 역사적 실례를 현재의 상황에 적용하여 저자의 주장을 덧붙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후반부에 제시된 '권력은 힘을 나누는 것이다'와 '언격(言格)이 인격이다'라는 항목들에서는,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권력의 본질과 말 한마디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하고 있다. 이어지는 '좀 알자, 중국'이라는 항목에서는 ‘중국 지도자들의 언행과 인문학적 소양 및 리더십을 다룬 글들이’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지식이 해방된 시대'라는 마지막 항목에서, 이미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집단지성의 힘이 발휘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과거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들과 견주어서 논하고 있다.

 

칼럼의 특징이 짧은 글 속에 저자가 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드러내야만 하는 것이다. 저자의 글들은 대체로 역사적 사실들을 제시하고, 그에 걸맞은 현재의 상황들을 견주어 서술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역사적 인물들에 관한 내용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아울러 어떤 글에서는 중국 고대의 역사를 견주어 현재의 한국 사회를 제대로 진단할 수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저자가 깊이 있게 연구한 역사에 대한 통찰이 21세기 한국 사회의 현실을 짚어보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하고 싶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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