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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재리뷰(술/음식문화/여행)
남원 몽심재의 내력을 밝히다! | 여중재리뷰(술/음식문화/여행) 2023-08-28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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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꿈과 마음이 담긴 집 몽심재

김양오 글/김영혜 그림
빈빈책방 | 202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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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사이에 둔 수양버들은 잠자면서 도연명(元亮)을 꿈꾸는 듯하고 / 산에 오르니 고사리는 백이의 마음을 토하는 듯하다,(隔洞柳眠元亮夢, 登山薇吐伯夷心)”

 

남원의 전통 한옥인 몽심재(夢心齋)’의 기둥에 걸린 주련(柱聯)에 적힌 시구라고 한다. 조선의 건국을 반대하고 두문동에 들어가 세상과 절연했던 두문동 72가운데 한사람이자, 몽심재를 건립했던 죽산박씨의 선조인 박문수가 지은 시의 구절이기도 하다. 이들의 행위에서 문을 걸러 잠그고 세상과의 인연을 끊는다는 의미의 두문불출이라는 성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녹봉(월급)에 얽매이지 않고 귀거래(歸去來)’를 외치며 고향으로 돌라가 은거했던 도연명과 주나라 무왕의 은나라 정벌 행위가 인의(仁義)에 맞지 않는다고 수양산으로 들어가 은거한 백이(伯夷)의 행적을 기리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결국 이 시구에 세상을 피해 은거했던 자신의 뜻을 밝히고자 했던 것이고, 후손들은 남원에 자리를 잡고 은거하면서 선조의 뜻을 기려 이 시구의 마지막 글자를 취해 몽심재라는 당호(堂號)를 붙였다고 하겠다.

 

이 책은 남원의 몽심재에 관한 사연을 소개하면서, 이웃들과 더불어 살고자 했던 집주인의 행적을 그림과 함께 소개하는 내용이다. 남원의 호두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몽심재를 처음으로 지은 사람은 박문수의 16대손인 박동식(朴東式;1763~1830)으로, 책에서는 박진사라는 인물로 등장한다. 집터에서 발견된 바위조차 그대로 두고 주변의 환경과 어울리며 건물을 세우는 과정으로부터 내용은 시작된다. 남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짓는 집이 아니라, 아이들의 안전과 하인들이 일하기 편하게 할 수 있도록 고려하여 건물을 만들어가는 내용이 이어지고 있다. 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마음껏 퍼갈 수 있도록 대문간 안쪽에 쌀 창고를 만들고, 하인들이 비를 맞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넓은 마루와 함께 지붕을 얹는 등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자 했던 박진사의 마음씨가 잘 드러나고 있다.

 

저자는 박진사의 이러한 행적을 두고 하인들, 가난한 이웃, 오고가는 손님 모두 똑같이 어여삐 여기며 배려한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250여 년이 흐른 지금, 호두산이 견두산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몽심재는 그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 지금은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 새롭게 지어지는 개량 한옥이 아닌 전통 가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사람들의 발길을 맞이하고 있다고 한다. 책의 끝부분에 사진으로 보는 몽심재와 호음실이라는 제목으로 이 전통 가옥을 소개하는 내용이 덧붙여져 있으며, ‘하루의 시간과 계절에 따라 변하는 몽심재의 풍경을 김홍도의 풍속화 속 인물들로 표현하고자 했던 그림들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남원을 여러 차례 답사했지만 아직 몽심재는 가보지 않아, 다음에 남원에 갈 기회가 생기면 한번 다녀와야겟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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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의 흔적이 서린 송강정의 풍경을 돌아보다! | 여중재리뷰(술/음식문화/여행) 2023-07-20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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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송강정

이상원,김대현 공저
심미안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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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많은 전통 누정이 남아있는 전남 담양은 누정문화의 산실로 여겨지고, 누정과 자연을 배경으로 창작되었던 문학 작품들이 적지 않다. 그 가운데 누정을 배경으로 한 가사 작품들이 적지 않아,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가사문학관이 담양에 건립되기도 했다. 송강 정철의 가사 <성산별곡>의 배경이 되는 별뫼(성산)’ 자락에 위치한 가사문학관은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적절히 전시함으로써, 가사문학에 관심이 있는 이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고전시가 전공자인 나 역시 1년에 몇 차례는 꼭 들러 예전과 달라진 모습을 확인하고 있다. 송순의 가사 <면앙정가>의 배경이 되는 면앙정도 즐겨 찾는 장소이며, 가사문학관 근처 언덕에 자리 잡은 식영정<성산별곡>의 배경이 되는 정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담양의 정자 가운데 송강정을 대상으로 그 내력과 그곳에서 산출된 문학 작품들을 소개하고, 현재의 모습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송강정은 달리 죽록정(竹綠亭)’이라고도 하는데, 정자 주변에 푸른 대나무들이 사철 푸르게 자라고 잇기 때문일 것이다. 조선시대의 문인 정철의 호이기도 한 송강(松江)’은 정자 앞을 흐르는 강의 이름이며, 그것을 달리 죽록천이라고도 부른다. 그래서 지금도 송강정에는 두 개의 현판이 걸려있는데, 정자의 이름을 지칭하는 송강정죽록정이 바로 그것이다. 정철은 담양에 머물면서 정자 앞을 흐르는 송강을 자신의 호로 삼았고, 정자의 이름 또한 송강정이라고 붙였던 것이다. 이름 대신 지어 불렀던 호에는 이처럼 자신이 거처했던 지명을 근거로 지었던 경우가 적지 않았다.

 

사진과 함께 송강정과 주변의 자연 풍광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문학 전공자가 아니라면 좀처럼 찾지 않는 송강정의 위치를 서술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송강 옆 언덕 위의 정자인 송강정의 위치와 건립 내력을 간략하게 언급한 다음, 정자를 건립하고 그곳을 배경으로 활동했던 송강 정철과 담양과의 인연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정철 사후 한동안 방치되었던 정자가 가사문학관이 담양에 건립되면서, 가사문학의 대가인 정철의 명성과 함께 재정비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정자가 그렇듯이, ‘송강정에서 노래한 작품들이 적지 않기에 그것들을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러나 담양의 주요 관광지에서 조금 벗어나 있어, 여전히 찾는 이들이 많지 았아 찾을 때마다 쓸쓸함을 느낀다는 저자의 감상이 덧붙여져 있다. 상세한 내용과 함께 사진들로 정자와 주변 모습을 소개하는 구성이 돋보이며, 송강정의 여행 길잡이로서 길안내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고 있다. 또한 송강정에 걸린 편액의 작품들을 송강정 현판이라는 제목의 부록으로 제시하고 있어, 혹여 이곳에 들를 기회가 있다면 이 책과 함께 편액의 싯구를 비교하면서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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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태백산맥과 함께 떠나는 벌교 여행! | 여중재리뷰(술/음식문화/여행) 2023-07-07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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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태백산맥 문학기행

한만수 저
해냄 | 200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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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에 정착한 이후에, 바로 인근에 있는 벌교를 찾을 기회가 자주 생겼다. 벌교를 대표하는 음식이 꼬막이라면,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은 벌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대하소설로 역시 지역을 대표하는 문학 작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지난 2007태백산맥문학관이 건립되고, 그 이후 벌교를 찾는 이들은 한번쯤 방문하는 장소로 통하고 있다. <태백산맥>은 해방 직후 좌익과 우익의 이념 대립을 중심축으로 설정하여,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여 흔히 여순사건으로 불렸던 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태백산맥문학관은 작품의 주요 배경이기도 제석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고, 벌교 터미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2층으로 지어진 건물에는 전시실과 도서대여실 등이 있으며, 문학관의 우측으로는 작품의 주요 배경인 현부자집이 있다. 그리고 문학관이 건립되면서 현부자집 인근에 무당 소화의 집을 아담하게 지어서,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작품의 내용을 떠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하천을 건너면 벌교 읍내에 도달할 수 있는데, 그곳 역시 태백산맥 문학 거리가 조성되어 곳곳에 작품과 관련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따라서 처음 찾는 이들도 안내 표지를 따라 문학관과 작품의 주요 배경이 되는 장소를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태백산맥문학관이 조성되기 이전에 배경이 되는 장소를 돌아보며, 벌교가 태백산맥 답사지로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를 설명하고 있는 내용이다. 아마도 저자의 이러한 노력 덕분에 대중들의 관심이 모아졌고, 그 결과 문학관이 건립되고 문학거리가 조성되는데 기여하게 되었다고 이해된다. 저자는 가장 먼저 순천에서 벌교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진트재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지금은 2호선 국도가 가로 놓여 자동차로 쉽게 오갈 수 있게 되었지만, 원래는 좁은 옛길을 따라 고개를 넘어가야만 했다고 한다. 등장인물 가운데 한 사람인 정하섬의 발길을 따라 진트재에서 출발한 저자의 여정은 산길을 따라 소화의 집터와 현부자네 별장으로 이어진다. 아마도 문학관이 생기기 이전 소화의 집터는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었던 모양인데, 저자가 슬픈 사랑의 은신처라고 명명한 소화의 집은 현부자네 별장의 우측에 초가삼간으로 새롭게 지여졌다.

 

각지에서 사람을 모아 거대한 뻘밭을 가로막는 사업을 벌인 일본인의 이름을 딴 중도방죽과 뭍에서 바다로 흐르는 하천을 가로지르는 철다리는 소화의 집과 읍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와 함께 작가인 조정래가 어렷을 적에 잠깐 살았던 조정래 생가와 서민영과 이지숙이 아이들을 가르쳤던 야학 교회그리고 일본의 연호인 소화 시절에 만들어졌다는 소화다리등으로 저자의 기행은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작품의 배경이 되는 벌교 읍내를 자세히 훑으며, 율어와 낙안을 거쳐 여전히 고풍스러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절 선암사 길로 접어든다. 작품의 배경으로서 선암사의 풍경을 소개하고, 순천으로 접어드는 길목에 있는 쌍암장터에서 저자의 기행은 마무리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태백산맥 기행은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빨치산 투쟁이 이뤄졌던 지리산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하겠다. 문학관이 건립되기 이전의 썼던 책이기에, 독자들이 <태백산맥>의 배경을 찾는 벌교 여행을 한다면 아마도 이 책에 소개된 내용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저자를 비롯한 작품에 대한 애정을 지녔던 사람들의 노력과 애정 덕분에, 현재의 문학관과 문학거리가 조성되었을 것이다. 만약 별교를 찾는다면 문학관의 옥상에서 벌교의 전경을 바라보며, 작품의 배경을 훑어보는 것도 유익한 경험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이제는 카페와 민박을 운영하는 곳으로 변한 보성여관은 작품에서 남도여관으로 지칭되는데, 답사를 마치고 나서 이곳에 들러 보성 녹차를 마시며 차분하게 일정을 정리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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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싶은 섬을 만들어가는 방법! | 여중재리뷰(술/음식문화/여행) 2023-03-3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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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딘가에는 살고 싶은 바다, 섬마을이 있다

윤미숙 저
남해의봄날 | 2023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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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섬은 육지와 고립된 곳이며, 유배지를 정할 때 육지와 떨어진 절도(絶島)’가 유배를 떠나는 이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장소로 받아들여졌다. 외질이 나쁜 이들에게 유배형이 내려질 때, 가기가 힘든 변방의 먼 곳과 육지와 떨어진 섬을 뜻하는 원악절도(遠惡絶島)’라는 관용어로 표현했을 정도였다. 항상 누군가의 감시를 받고 있고, 배를 타지 못하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육지에 비해 논밭이 적어 먹거리가 풍부하지 못했고,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 취약하여 일상의 생활을 영위하기도 만만치 않은 조건이었다. 배를 타고 노를 저어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만약 유배인에게 허락없이 배를 태워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마저도 처벌을 받을 수 있기에 섬은 일단 들어가면 쉽게 빠져나올 수가 없는 장소였다. 그래서 흑산도로 유배를 떠났던 정약전처럼 끝내 유배에서 풀리지 못하면, 그대로 눌러 살다가 그곳에서 죽음을 맞기도 했었던 것이다.

 

지금이야 교통수단이 발달하고 섬과 육지 혹은 섬과 섬 사이를 잇는 다리들도 건설되어 과거에 비해 접근성이 좋아졌고, 휴가철에 가고 싶은 곳으로 꼽히거나 간혹 방송에 나와서 주말 여행지로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도시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짧은 기간일지라도 섬 생활은 여전히 불편한 점이 더 많은 곳이다. 한반도의 최남단에 있는 전라남도와 경상남도는 섬이 가장 많은 지역이고, 특히 전라남도에는 신안군처럼 섬으로만 이뤄진 군들도 있다. 최근에는 육지에서 가까운 섬들은 뭍과 연결되는 연륙교(連陸橋)’가 건설되어, 그나마 과거에 비해 접근성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섬은 사람들의 관심사에서만 머물 뿐, 여행지로 선택하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그리 많지 않다고 하겠다.

 

이 책은 통영 바닷가 작은 마을들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저자가, ‘전국 최초로 시행된 전라남도 섬가꾸기 사업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여러 섬 주민들과 함께 이뤄낸 가고 싶은 섬사업에 대한 일종의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거제가 고향이지만 자신이 사는 곳이 섬인지도 몰랐던 저자는, 역설적으로 채 자리지도 못하고 섬을 떠난 이후에 고향이 섬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섬과의 인연은 저자의 마을 만들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통영의 동피랑과 강구안을 조성하는 사업에 이어 연대도의 마을 만들기는 저자 스스로 모든 노하우의 시작이자 끝과 같은 곳이라고 규정할 정도이다. 이러한 일들을 하면서 저자는 마을 만들기에서 가장 잊지 말아야 할 점은 결국 주민의 삶이며, ‘사람에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나는 것이 마을 만들기라는 것도 모두 연대도에서 배웠다고 밝히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자치단체장이 바뀌면서 하루아침에 해고 통지를 받고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부당해고 소송에서 승소를 했지만, 저자는 손발을 맞춰 일해야 할 공무원들이 불편해질까봐 복직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그리고 전라남도에서 섬마을 가꾸기 사업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 끝에 참여해서 이후에 이루었던 가고 싶은 섬사업에 대한 결과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저자는 우선 마을 만들기의 시작, 섬과 썸타기라는 제목으로 섬사람들의 삶과 섬이 지닌 지형적 특징 그리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토로하고 있다. 이어지는 꿰뚫어 보아야 그 섬이 보인다라는 제목의 항목에서는 생일도와 연홍도 등 저자가 참여해서 이루어낸 섬을 대상으로 마을 가꾸기 사업결과에 대해서 상세히 소개한다. 계약직 공무원이기에 어공(어쩌다 공무원)’과 직업공무원인 늘공(늘 공무원)’과의 갈등이 없을 수 없고, 이와 함께 마을 가꾸기에 대한 섬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극복하는 과정들이 상세히 소개되고 있다.

 

이 사업은 결국 관이 주도해서 진행되는 만큼 예산의 확보라는 장점이 있는가 하면, 지원이 끊기면 이후의 사업이 지속되지 못하고 중단되는 등의 단점도 있다. 또한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기에 경제적 이권을 둘러싼 갈등 또한 언제나 발생할 수 있어, 모든 사업들이 다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는 것도 아닐 것이다. 저자는 갈등 없는 연대는 없다라는 항목에서, 자신이 추진했던 마을 가꾸기 사업의 과정에서 겪고 느꼈던 내용들을 진솔하게 토로하고 있다. 예산이 진행되는 동안에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사후에도 마을에 지속적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사후의 관리와 이를 맡을 담당자의 선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 인생 프로젝트가 되다 ?기점.소악도에서라는 제목의 항목에서는 순례길을 참고하여, 썰물에 열리는 바닷길을 따라 두 섬을 연결하는 사업에 대한 진행 과정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결과물에 대한 저자의 자부심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이 책에 소개된 섬들을 방문하게 된다면, 여전히 그 성과들이 지속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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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을 찾아 그들의 아름다움을 기록하다! | 여중재리뷰(술/음식문화/여행) 2023-03-1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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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담장의 말

민병일 저
열림원 | 2023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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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이란 안과 밖을 구분하는 경계라는 의미를 지닌다. 담 안에서는 외부로부터의 공격이나 시선을 차단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담 밖에서는 담 너머로 안을 들여다보고 싶어 하며, 그 속에 살고 있는 이들에 대해 상상하도록 만든다. 때로는 담을 아름답게 꾸며 외부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얻어내기도 한다. 그렇기에 담은 형식적으로는 경계로서의 의미가 기본적인 역할이지만, 그것에 다양한 조형미를 가미한다면 곧바로 예술적 가치를 지닐 수도 있다. 그래서 관광이 활성화된 상황에서 많은 주변의 담들에 특별한 주제를 담은 그림을 그리는 등 벽화마을로 단장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담장 그 자체로 이끄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해당 마을의 특징과 역사와 관련하여 벽화를 꾸미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그저 꽃이나 동화 등의 내용을 아름답게 형상화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체로 사람들은 낯선 곳을 찾아가면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과 집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자연 환경에 관심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사람과 풍경은 물론, 그들의 집을 둘러싸고 있는 담장에 눈길을 준다. 그렇게 만난 담장의 사진을 찍고, 그 의미를 탐구하여 소개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아파트가 보편적인 거주지가 된 도시에서는 담장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경우는 매우 드물 수밖에 없다. 주택에서 담장을 만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대개는 주변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방범이 우선시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 안을 보호하려는 의도를 가진 도시의 담장은 조형미가 뛰어나나고 하더라도, 보는 이에게는 다소의 위압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래서 간혹 담장이 없거나 혹은 낮게 만들어 아름답게 꾸민 정원을 볼 수 있도록 한 집을 보면서, 집 주인의 넉넉한 마음을 읽어내기도 한다.

 

따라서 다양한 담장을 보기 위해서는 도시를 벗어나, 아직 주택들이 남아있는 곳을 찾아다녀야만 할 것이다. <담장의 말>을 전하고자 하는 저자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다양한 지역을 답사하게 되는 이유라고 이해된다. ‘흙과 돌과 숨으로 빚은 담의 미학을 생각한다라는 부제를 통해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저자는 카메라를 들고 전국을 답사하면서 담장을 찾아다닌다. 그렇게 발견한 담장들을 사진으로 찍고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그에 대한 소개를 덧붙이고 있다. 주위에서 흔히 거둘 수 있는 돌들을 모아서 돌담을 세우기도 하고, 흙과 나무를 사용하여 투박하지만 여유로운 담장을 만나기도 했을 것이다. 저자는 오래되고 미적인 창과 담을 찾아 10년 넘게 방랑을 한 적이 있음을 고백하고 있는데, 이 책은 그 가운데 에 관한 발방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한 담장의 모습에서 다양한 미술 작품을 비교하고, 그것들을 연결시켜 설명하는 점도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저자의 또 다른 관심사였던 에 대한 소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기도 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나에게 익숙한 지명들이 많이 등장하여, 그저 혼자서 반가움을 느끼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전라남도의 지명이 많이 등장한 것으로 보아, 여전히 오래된 담장이 많이 남아 있어 저자의 주된 답사 대상지로 선정되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겨울철 담쟁이 자국이 남은 흰 벽을 소개하는 장소는 전남 곡성의 한 농가이며, 내가 살고 있는 순천의 와온과 화포 그리고 그곳과 연결되어 있는 섬달천 등을 자주 찾았음을 알 수 있었다. 나 역시 여전히 그곳을 자주 찾고 있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담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아마 간혹 특별한 담장을 만났겠지만 잠시의 감상이었을 뿐, 이후에는 까마득하게 잊어버렸을 것이다. 하여 이 책에 소개된 곳을 다시 찾을 때에는 저자가 소개한 곳들을 한번 둘러볼 생각을 품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의 주택들이 하나들 씩 럴리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는 경우를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저자가 적지 않은 분량으로 소개했던 와온 근처의 섬달천은 10여 년 전의 호젓한 모습이 사라지고, 산을 깎아 큰 건물이 연이어 들어서 상업시절로 활용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관광지로 탈바꿈했음을 목도하고 있다. 저자와 같은 시선으로 오래되고 미적인 담을 만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발길이 닿기 힘든 점점 더 깊은 곳으로 가야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노래된 담장에서만 미적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새롭게 만들어진 담장을 통해서 그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자연스러움이 사라지고 지은 사람의 의도가 이미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이해된다.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담장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만으로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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