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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건네듯 나에게 말을 건네다 | Review 2023-11-1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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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꽃을 건네듯 나에게 말을 건네다

이평 저
포텐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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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다면 단숨에 읽어 버릴 수가 있다. 캘린더의 날짜판을 후다닥 넘겨 버리듯이, 흘러 지나가는 시간들처럼 그렇게 읽어 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짧은 시간만 함께 하고 지나기에는 문장들이 너무나 곱다. 어느 새 글 사이로 스며들게 한다.

 

"꽃을 건네듯 나에게 말을 건네다" 는 이렇게 고운 문장들로 독자들을 유혹한다. 읽어주세요, 가 아닌 느껴주세요, 공감해 주세요, 하는 마음으로 독자들을 이끌어 낸다. 이윽고 들어가고 나면 쉬이 빠져 나올 수 없는, 나를 아끼고 사랑하고 응원하라는 메시지로 가득 차 있다. 나를 일으켜 세우고 힘을 주는 따사로운 글들이 채우고 있는 것이다.

 

일상에 매몰되고 사람들에 치일 때 쉽게 지쳤다. 세상이 너무 불친절하게 나를 대하는 것 아닌가, 나가 떨어졌을 때 힘이 절실히 필요해 진다. 이런 생각을 할 때쯤 나 스스로에게 에너지가 될 만한 언어 한 소절은 얼마나 힘이 되어 줄 지, 눈길 머무는 곳 마다 따스하게 도닥거려 주는 문장들은 얼마나 힘이 되어 주는지, 느껴 봐 보길 바란다. 곁에 두고 곱씹으며 감상할 만 하더라.

 

작가 이평 님, 인스타에서 이미 많은 독자들에게서 사랑을 받고 있었다. 사람이 사람에게 응원을 하며 힘을 주는 문장으로 이미 사로잡고 있다니 그 재주가 대단하다. 일러스트도 어우러져 그 시너지가 더 일어난다. 글과 그림이 함께 마음을 향해 달려든다.

 

 

1월, 해파리가 유영을 하듯 모든 힘을 빼고 둥둥 떠다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음을, 열심히 달리기만 하지 말고 그저 시작했다는 것에 초점을 두라, 그럼으로써 마음을 채워 보라는 치유의 말, "회사가는 건 회사원 놀이", 놀이로써 바라보며 중요한 것은 오늘을 즐기는 것으로 받아 들여 보라는 말.

 

기발한 내용도 있었다. 스트레스를 거꾸러 해 볼 생각은 전혀 해 보지 않았다. 디저트가 된다는 새로운 발견. 신선하다.

 

때로는 공격적으로, 늘 배려하고 예의지키며 살아가다 내게 남겨지는 것은 열패감과 스트레스, 그래,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더 이상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이지.

 

현대적으로 마음을 다독이는 말 뿐 아니라 고전 문장 중 따온 것도 눈에 띄어 좋았다. 4월 30일, "누군가 너에게 해악을 끼치거든 앙갚음하려 들지 말고 강가에 고요히 앉아 강물을 보라. 머지 않아 그의 시체가 떠내려 올 것이다." 같은.

 

작은 일에 충실하고 하루하루 채워 가는 생활을 하다보면 어느 새 성장하고 발전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거라는 커다란 의미를 잘게 잘게 곱씹어 가는 365일 메모, 힘이 되는 메모, 2030 독자들 에게 특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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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 Review 2023-10-1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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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당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강준만 저/강지수 사진
인물과사상사 | 2023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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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다른 도서들을 고려하여 이 책을 보자면, 우선 분위기가 다르다. 글에서, 문장에서 느껴지는 저자들만의 고유한 느낌이라는 것이 내게는 있던데 강준만 저자의 비평서들과 이 책을 좀 놓고 보면 확연히 부드럽고 분위기가 사뭇 저자의 것이 아닌 듯 하게 다가왔다. 사회, 문화, 역사 등을 비평해 오던 저자의 지적인 낱말들만 열거해 오던 그 책들을 보아오다 이 책은, 사진작가 강지수 님과의 협연으로 거의 페이지마다 작품을 하나 씩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일까, 눈도 즐겁고 낱말들의 행진만도 아니어서 더 부드럽게 느껴졌던 것이다. 마치 에세이 처럼.

 

그러나 완벽한 에세이로만 그치지는 않는다. 역시나 저자의 번뜩이는 지적과 예리하게 파고드는 관점 역시 자리하고 있다. 유명한 이들의 명언이나 그들의 저서에서 나온 문장을 인용하여 개인의 행복, 습관, 예술, 사회적인 현상과 정치, 정부 등을 하나 씩 꼬집어 내는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구성도 참 깔끔하게 떨어지게 만들어 두었다. 전체 10장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각 장 마다 딱 10가지 내용으로 묶어서 전체 100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물론 다른 내용들도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 많은데 우선적으로 들어왔던 문장이, "현명하다는 것은 무엇을 무시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다." 였다. 개인의 행복 찾기를 다루는 내용인데 대체 행복이 무었이냐, 그 개념부터 파악해 보고, 어떤 상태였던지 간에 다른 이와의 비교는 금물이라는, 비교하는 순간 행복은 무너진다는 것 등이다.

 

이 중에서 wantologist 것에 상당히 눈길이 갔다. 무언가를 원하고 있긴 한데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 선택의 순간에도 어떤 선택을 하여야 가까운 미래에 후회하지 않을지를 개인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동감이다. 결정 장애, 선택에 익숙하지 못한 행동들, 나 또한 너무 많은 물질들 속에서, 혹은 너무 많은 데이터와 정보들 속에서 쉬이 선택하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이 바로 고객이 되는 것이다.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어떤 선택을 하여야 하는지 도와 주는 신종 직업이 생겼다는 것이다. 어찌 생각하면 참 한심하기도 한데 선택하는 순간 다른 선택하지 않은 것들을 포기하는 과정에서 인생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선뜻 내릴 수 없는 결론이 되는 것도 이해 못할 부분은 아닌 것이다.

 

"가슴에 호소하지 말고 허영심에 호소하라." 무슨 내용인지 읽어보면 참 고개 끄덕이게 된다. 정상적인 이성 앞에서 되지 않는 일은 인간의 허영심을 자극하며 그 앞에서 호소할 때에 더 나은 결과를 얻게 될 수 있었다. 얼마나 대단한 위력이 있는지, 훈장 좋아하는 입센의 일화에서도 나타났다. 집 안에서 까지 훈장을 달고 있더라는, 모임에 나올 때에는 종류별로 훈장을 가슴에 달고 당당한 자부심을 보여주더라는 이런 이야기를 봐서도, 허영심을 이해할 수 있다면 인간의 행동과 결과를 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게 될 수 있는 것 같다.

 

"비판은 쓸모가 없고 위험하다." 이 글을 읽으면서 사실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감사를 해야 하는 위치, 누군가를 평가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갈등을 갖게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문학, 예술, 사회, 각 장르에서 비평을 해야 하는 비평가들은 물론, 남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한 좋지 않은, 불편한 심기가 담겨 있기도 하다. 비판하고 싶지 않지만 비판하여야 할 때, 마땅히 그래야 할 때에도 그저 조용히 수그리는 것이 최선일까.

이와 비슷한 <갈등>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갈등은 사회의 면역력을 강화한다.". 글쎄, 그 갈등의 정중앙에 서서 온통 다 두드려 맞는 당사자들이라면 어떤 느낌으로 <갈등>을 받아 들일 수 있을까. 개선과 발전, 진화를 고려하는 저자는 상당히 긍정적인 관점으로 두더라만 늘상 부딪히는 갈등의 요소는 그다지 반갑다고 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이 알게 모르게 면역력을 길러 주고 있었다는 것에서, 앞으로 갈등을 생각해 볼 때에는 빼놓지 않고 고려해 볼 만한 요소가 되어 주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그 밖의 계급 투쟁, 정의, 자유 면과 연관지어 음악을 분류하고 패션, 예술 뿐만 아니라 정부와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많은 명언들이 자리하고 있음에 곱씹으며 그 의미를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도 제공해 줄 거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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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화학 대백과 사전 | Review 2023-09-1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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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물리·화학대백과사전

사와 노부유키 저/장희건 역
동양북스(동양books) | 202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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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물리 화학은 어렵고 가까이 하기 싫은 과목일 것이다. 그 반대인 사람에게는 이 기초 과학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혼자서 신나서 떠들게 한다. 어느 쪽이었는지 오래 되어서 잘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전공 서적을 멀리하고 살았다.

시험을 눈앞에 두고 공부하고 있을 적에는 심각하게 어려웠던 부분이 많았었고, 전공으로 맞딱뜨리고 본격적으로 파고 들기 시작했을 때에는 새로운 면모를 많이 보여 주었던 과목들이었다. 무엇보다 실생활에서 관련이 있음을 발견하곤 했었을 때에 신기하게 느꼈던 것은 아직도 생생하다. 학문으로만 죽어있지 않고 그만큼 실생활과 밀접했었다. 버스 손잡이를 잡고 버스가 전진하다가 속도를 늦추게 되면 달려가던 방향으로 몸이 쏠리게 된다든지, 버스 창 밖을 내다 보다가 내가 탄 버스와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는 버스 승객을 보게 되었을 때, 운동화 바닥이 나를 멈출 수 있게 하고, 모든 물질들의 기원은 하나의 씨앗으로 시작했다는 그런 것들이 법칙과 기호와 계산으로 나와 줄 때의 기분은 살아있는 학문으로 느껴지게 했었다.

 

 

 

물리학 편에서는 역학과 열역학을 시작으로 파동, 전자기학, 양자역학까지, 화학 편에서는 기초 편 부터 시작하여 무기화학, 유기화학까지 다루고 있다. 이 크지도 않은 책 하나에 두 과목 모두를 섭렵하고 있다는 점이 참 놀랍기도 하다.

 

원소 주기율표 같은 것은 맨 앞쪽이나 뒷쪽에 자리를 마련하여 어떻게 해서든 표시해 두었으면 어땠을까, 약간 아쉬움은 들었지만 이 많은 공식과 개념 설명을 위하여 지면 하나하나 알뜰하게 사용하였으니 그 정도는 독자들 스스로가 찾아 보라는 의미로 해석해도 될까, 하던 차에 어허, 뒷 페이지 몇 장 더 가니 금속 결정 소개 부분에서 시험에 자주 출몰한다, 하는 별 표시와 함께 주기율표가 여기 자리잡고 있다. 있어야 할 것은 다 있다는 느낌도 든다. 무기화학과 유기화학 부분도 맛배기 삼아 정리를 잘 해 둔 것이, 공부 잘 하는 학생이 정리를 잘 해 둔 노트 같이 보인다. 어, 이런 것이 다 있었네, 하는 것도 보이는 걸로 보아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었던 모양이다. 과거 그 시점에서도 이 부분 어딘가에서 소홀하게 읽고 넘어갔었던 것은 아니었나,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요약과 기초 설명이 아주 잘 되어 있다. "실생활에 꼭 필요한 물리와 화학에 접근하는 공식, 정리, 규칙 120가지" 라고 압축된 소개가 너무나 적절하다. 게다가 시험 볼 사람, 생활과 교양으로만 접하고 싶은 독자들을 나누어서 배려를 하여 상황에 따라 꼭 알아야 할 부분도 잘 표시해 주고 있다. 백과 사전이라는 제목을 보면 두껍고 어려운 내용으로 가득할 것 같지만 실상은 가볍고 평범한 규격으로 한 면에 모든 것을 다 정리해 둔 알뜰하고 보람찬 구성이다. 저절로 읽어지게 만들어 두었다는 느낌도 든다. 깊이있는 전공서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기초적인 부분을 잘 정리하고 넘어가고 싶은 독자에게는 참 고마운 책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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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노화 | Review 2023-08-2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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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역노화

세르게이 영 저/이진구 역
더퀘스트 | 202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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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를 질병으로 여기는 시대가 거의 다가온 것 같다. 바이러스를 퇴치하고 암을 정복하기 위해 연구를 해 내듯이 질병의 일환으로 노화를 받아 들이고 그 정복을 위한 연구가 어지간히 진행되어진 것 같다. 저자 세르게이 영은 '장수 비전 펀드'를 통하여 각계의 장수 연구소를 미리 지켜 본 사람으로서 노화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 우리 곁에 거의 다가왔다고 말하고 있다. 노화 극복 기술은 의사, 기술자, 과학자 등 각계 전문가가 연구하고 개발하여 노화의 진행을 막고 신체 장기를 교환한다든지 유전자 조작으로 아예 질병에 들지 못하도록 만드는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진전하고 있다. 이것에 투자를 하며 펀드를 조성하는 일에 관여하는 저자가 이 연구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살펴 본 후에 말하는 것이니까 그동안 전혀 생각하지 못하였던 분야였을 수도 있고, 그게 가능하겠어, 라고 믿지 못하는 사람들도 아직 많이 있는 이 분야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셈이기도 하다.

 

인공 지능, 자율 주행에 이어서 인간의 노화를 막는 기술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닌 듯도 하다. 그러나 언제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지 가장 관심이 가기도 한다. 우선 저자는 장수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 평균 수명이 크게 연장되어 가면서 종국에는 200세 까지도 살아갈 수 있을 미래를 어떻게 계획하고 받아들여야 할 지, 윤리상의 문제라든가 삶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지도 다뤄 생각하게 한다.

 

 

어느 정도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배려였는지도 모르겠지만, 마치 생명을 연장하여 계속 살아가다 보면 150세, 200세까지도 살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었지만 결국 그 끝에는 영생까지도 불가능하지 않음을 자신하고 있다.

죽음을 향해 달려가던 인간의 삶이, 그 죽음이 없어진 그 사회에서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저자가 생각해 온 여러가지 각도의 문제점과 해결책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여전히 부와 권력의 편중, 소수에게만 돌아갈 혜택으로 끝나지 않을 또다른 해결책을 인간은 끝내 찾고야 말 것이라는 희망적인 생각과, 조금씩 나아가는 발전과 기술, 헬스케어의 진행은 영생이 믿지 못할 일만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한다. 하늘을 날고자 했던 인간의 꿈이 자전거 가게를 운영하던 라이트 형제에 의해 결국은 이뤄지고 영화 속에서 보아오던 증조, 고조부와의 만남, 디지틀 생명, 아바타의 등장 등이 지금 시대의 컴퓨터를 능가하는 진보된 양자 컴퓨터와 인공지능의 계산에 의해 모든 것들이 이뤄지고 말 것임을 저자의 책을 읽다 보면 뭔가 가슴이 두근거리고 새로운 책임감이 솟아 오름도 느꼈다. 짧다면 짧은 인생 속에서 허무함마저 남기는 인생이 끝나지 않고, 더군다나 계속하여 건강한 채 삶을 이어가는 세상, 어떨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뿜뿜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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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기행 2 -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 Review 2023-06-1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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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삼국지 기행 2

허우범 저
책문 | 202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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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가 갖는 장점은 무엇인가. 역사적 사실을 반영하였으니 역사라고 이해시킬 수 있고 '역사적 허구다' 라고 말하면 연의임을 내세워 문학 작품임을 강조한다. 대다수의 독자들은 칠실삼허도 어느 것이 사실이고 어느 것이 허구인지 알려고 신경쓰지 않는다. 소설적 재미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위정자들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이를 활용하였다. 그렇게 1800년이 흘렀고 그러는 사이 중국인은 물론 우리도 역사로 이해하려고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더욱 그렇다. ..중략.. <삼국지연의>는 중화 제국주의를 이룩하려는 중화 문화의 숨은 칼날이다. 중략.... 단지 이야기책이라고 치부하며 등한시하기에는 너무나 깊게 우리 곁에 와 있다. 역사가 시기마다 그러했던 것 처럼 이제 <삼국지연의>도 제대로 읽고 제대로 살펴보고 제대로 알려줄 때인 것이다." 22쪽

 

 

2권으로 이어진 삼국지 기행은 3부, "용쟁호투의 역사와 전설", 그리고 4부, "천하는 누구의 것인가" 로 나누어 역사 속 등장인물들의 팩트 체크를 이어간다.

2권에서는 기억 속에 가물가물한 인물들의 등장으로 삼국지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더 기억의 저장고에서 꺼내어 보게 한다. 삼국지를 처음 읽던 그 당시 오래 전에도 등장인물이 워낙 많고 크고 작은 역할들을 맡아 조금씩 나타났다 사라져 가 버리니 누구였더라, 하며 페이지를 앞으로 넘겨가면서 다시 이름을 찾아 되새겨 가면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었지 하던 그 많은 이름들, 노숙, 방통, 마초, 황충 같은 다소 주변 인물적인 사람들로의 구성이 이야기의 전개와 연관된 답사 여행을 좀 더 자세한 경로로까지 파고드는 느낌이 들게 한다.

바야흐로 유비와 조조의 전쟁, 그 주변으로 퍼져가는 또 다른 전쟁, 그리고 주유, 손책, 손권 등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더욱 다채롭게 전개된다. 우리의 기행도 각종 등장인물들로 더 넓게 더 촘촘하게 이어지는 느낌으로 읽게 한다.

 

외모가 좋지 못하여 참모로 옆에 두기에는 믿음성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일까. 방통의 지략을 믿고 써 보려는 주군 후보자가 처음부터 선뜻 나오지 않았다 한다. 호감이 안 생기면 전략 전술도 그에 비례하여 별로 환영받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이 방통도 유비의 백마와 바꿔 탄 후에 유비로 오인받아 쏟아지는 화살 속에서 죽고 만다.

 

그 후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유비 진영의 비극, 홀로 형주를 지키던 관우는 손권의 아들과의 혼사를 제의 받자 대뜸, '범의 딸이 개의 아들에게 시집을 간다는 말이 있을 수 있는가' 라고 하며 손권을 자극하였고 결국 형주도 잃고 관우도 죽는다. 관우의 죽음이후 잇달아 장비와 유비의 죽음, 그리고 관우의 수급을 성대히 장사 지내 준 조조까지 생을 마감한다.

 

답사 여행은 이들의 묘를 향해 나아간다. 머리와 몸이 그리고 혼은 고향에 따로 모셔져 세 군데 지역으로 나뉘어진 관우, 중국인들은 재물신 건강신으로 관우를 숭배하며 삼국지에서는 용맹하고 충성스런 신하로 부각시켜 두지만 실은 관우도 경솔한 언행으로 죽음을 자초했던 평범했던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장비는 술만 마시면 왜 그리 부하들을 때렸던가? 결국 이것이 그를 부하의 손에 죽게 만든 원인이 되고 말았다. 유비는 또 어떤가. 툭 하면 눈물도 잘 흘리고 백성을 위한다는 말에 비해서 그의 마음 속에는 천하를 손에 넣고자 한 마음 뿐이었다. 속마음을 철저히 숨기고 겉으로 드러낸 이중적인 마음, 조조를 반역자에 악인으로 몰아 갔지만 차라리 정치가로서 전략가로서 뒤지지 않았다. 거기에다 예술적 감각과 문학적인 역량 또한 뛰어 났고 그의 아들 중 조식이 조조와 함께 문장가로 이름을 날렸었다.

 

묘와 함께 사당이나 그 주변 환경까지 잘 단장된 곳이 있었던가 하면 황후의 묘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버려지다시피 한 곳, 유적 중에서 전해 내려오는 우물이 있긴 있었는데 이제는 택시 승강장으로 변해 버린 곳, 제갈량이 남중 정벌 때 반란을 일으켰던 우두머리를 7번 사로 잡았다가 7번 놓아 주었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전해 오는 그 내용을 비석에 새겨 둔 것을 현재 중국인들이 담벼락으로 사용하고 있질 않나, 허무맹랑하다는 뜻은 역사서에서도 짧게나마 언급하고 있는데다가 시간상으로도 가능하지가 않은 것이어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을 기록했다는 뜻도 된다. 그 마저도 건물 뒷편 담으로 사용 중이라 한다. 그 밖에 댐 건설로 수몰이 되기 전에 이동을 한 유적 등 현실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뜬금없는 화타의 등장, 관우가 독화살을 맞고 뼈까지 시퍼렇게 독이 퍼졌을 때 수술요법으로 치료했던 의사가 바로 화타라고 한다. 시대적으로 맞지 않는 등장은 우리의 명 장수 관우가 일개 이름없는 의원에게서 치료를 받아 살아났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데 이래서 팩트 체크가 필요할 지도. 이미 조조에게 죽임을 당한 화타를 다시 관우를 치료하는 의사로 불러 냈다는 것은 그만큼 관우를 신처럼 떠받든다는 뜻이겠다.

 

그 이후 조조의 아들이 한의 마지막 황제인 헌제에게 강제로 선양하라 요청하여 스스로 황제에 오르고, 촉은 유비가 유언을 남긴 아들이 왕을 이어간다. 제갈량의 분투, 후계자들의 행보, 촉한의 멸망과 "어찌 저런 자가 황제가 되었는가", "앞날을 헤아리지 못하면 걱정거리가 생긴다." 48 장을 끝으로 대 장정을 마무리 한다.

 

무엇보다 팩트 체크 면에서 흥미가 넘친다. 역사서와 비교한 부분도 새로 알게 한다. 그 화려했던 무술의 소유자들, 장수들이 어떤 면에서는 과장되고 소설 중 주인공으로서 부각시키고 더 멋지게 더 영웅스럽게 포장하였다는 것이 헛웃음 쳐 지기도 한다. 먼 길을 달려가서 북벌 정벌을 하려던 제갈량이 위나라 군사를 몰아 넣던 골짜기는 안개 바다를 이루고 있어서 자세히 살펴 볼 수도 없었다가 다시 찾아가기도 하였고, 대지진으로 사라졌던 곳을 다시 복구한 곳, 문화재를 배경으로 영화촬영하다가 실재처럼 보이게 하려고 불까지 그을려 놓은 부분이라던가, 문화재 관리 태도와 사고 방식등도 잘 소개해 주고 있어서 답사 여행의 진면목을 아주 잘 느낄 수 있게 한다. 삼국지 팬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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