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있는 곳의 옆에 절이 있었어 절물이라고 했다든가? 지금은 절은 사라지고 물만 가득히 솟고 있다. 용천수다. 암반을 뚫고 올라오는 용천수가 약수가 되고 있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의 심신을 치유까지 하는 능력을 지닌 물이다. 그 물이 절물 오름과 함께 귀한 재료가 되고 있는 휴양림이다.
절물 휴양림은 들어서면서부터 나무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길 양 옆으로 늘어선 곧고 큰 나무들의 행렬은 귀빈을 마중하기 위해 도열한 사람들 같다. 대단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조금만 오르면 여러 갈래길이 나온다. 둘레길, 장생의 숲길, 절물 오름 오르는 길 등 많은 길들이 있다. 그런데 길들이 대단하다. 장생의 숲길은 11,5km 되어 3시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난 둘레길 조금, 오름 정상까지 오르는 길, 그리고 전망대에서 사방을 두루 살피는 즐거움을 얻고, 내려오면서 약 4km의 장생의 숲길을 걸었다. 장생의 숲길은 걷는 사람을 무척이나 혼란스럽게 했다. 길을 걸으면서 방향 감각을 완전히 상실한 채 이끄는 대로 따라갔던 기억이 난다. 다시 이 길에 들어서라고 하면 마음이 어떻게 작용할까? 나도 모르겠다.
숲은 정말 심신을 추스르기에 좋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를 두루 살펴보지 못했지만 그곳에 머물고 있다는 자체가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에 그곳에 들어가 하루를 보낸다면 그런 복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오면서 길 양옆에 봉우리를 맺은 수국이 대단한 아름다움이 되겠구나 생각했다. 2-3주 뒤면 수국이 피어 장관을 이루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하루 종일 그곳에 머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