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움의 농도가 짙어진 새벽 시간이다. 어디에 발을 붙일까 생각을 해보는데, 이불 아래에서 나오기가 쉽지 않다. 자꾸만 잠자리에 머물게 하는 묘한 마력이 있는 시간이다. 눈은 떨어지나 일어나는 것이 쉽지 않은 시간, 생각만 많다. 오늘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나? 어디에 어떻게 내 시간을 가꾸어야 하나? 집을 떠나 있는 시간은 늘 잡다한 생각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은 시간들도 많다. 혼자서 움직여야 하는 시간들은 더욱 그렇다. 쉽게 움직여 지지가 않는다. 뚜벅이의 걸음이 이제는 상당히 무디어진 듯하다. 차량을 대여해 볼까 생각도 많이 한다. 하지만 그것이 많은 시간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의 시간으론 용이하지도 않다. 손이 조금의 구속을 당한 아내와 자유로운 나, 좋은 일기와 다양하고 멋진 경관........이리저리 생각만 많은 새벽이다. 오늘은 어디에서 무엇을 할까? 제주의 날은 밝아오는데 생각만 많다. 생각은 있는데 발이 떨어지려나? 숙소의 이동도 생각하고 있다. 새벽 공기가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