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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따뜻한 사람들과 순수, 긍정의 느낌을 나누고 싶다. 맑고 고운 삶이 되기를 소망하는 공간이다. 책과 그리움과 자연과 경외를 노래하고 싶다. 감나무, 메밀꽃 등이 가슴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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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친구 | 수필 2021-09-2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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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에세이스트 참여

요즘은 기억 속의 사람들이 많이 생각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났던, 더불어 나누었던, 도움이 되었던, 힘들게 했던 많은 사람들이 생각난다. 그들 모두가 지금 생각하면 내 삶이 있게 만들었던 소중한 존재들이란 생각이 든다. 추억은 모두 아름다운 것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그런 듯하다. 아무리 힘들게 했고, 아무리 거리를 두고 싶었던 사람들이라도 얽힌 기억이 매력적인 사람들도 있다. 그런 기억들은 모두가 아름다운 그림이 된다. 그런 그림이 이 밤 많이도 그려진다.

 

아마 살아온 날들이 살아갈 날보다 많다는 생각이 그렇게 그림을 그리게 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 그림은 늘 하얀 도화지로부터 시작한다. 만남이 그려지고 함께 나누었던 시간이 채색된다. 그림은 늘 내 중심으로 그려진다. 분명히 다른 그림도 있을 것인데, 내가 그리는 그림은 한 가지 색이다. 내가 알고 내가 바라보는 방향의 그림이다. 물론 역지사지해서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도 내 방향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내 삶에 한 때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친구가 있다. 대학 들어가면서 만났고 대학의 전 과정을 거의 붙어 다니면서 살았다. 그리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같이 군대에 시험을 거쳐 가게 되었고 운 좋게도 그 어려웠던 군대 생활에서 거의 같이 생활하게 되었다. 많은 의지가 되었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육체적으로 많이 허약했던 내가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아마 그 친구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학교에 다니면서 군대에 들어갔다. 당시의 군대는 규율이 엄격했다. 그 규율은 상관들의 심리적 상태에 따라 변하는 고무줄이었다. 그 고무줄은 늘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런 고무줄이 터지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함께했다. 함께 규제를 당했고, 함께 웃음을 지녔다. 훈련소에서 늘 같은 내무반에서 생활이 가능했다. 아니 같은 분대에 있으면서 옆자리에서 생활했었다고 기억된다. 자대에 배치되면서도 같은 소대로 가게 되었다. 같이 가면서 선참들이 행하는 얼차려를 받으며 가기도 했다. 그 혹독했던 기억이 그 친구와 함께 기억된다. 수 킬로의 산길을 군기가 바짝 들어서 육체적인 한계를 겪으면서 갔던 기억도 재생된다. 그 현장의 모습이 오늘인 양 떠오른다. 그리고 행해진 군대에서의 생활, 힘겨운 내 옆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그런 인연이 또 없었다. 군에서 배려를 해주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어쨌든 내 긴장되고 힘겨웠던 군대 생활의 자리엔 늘 그가 옆에 있어 힘이 되어 주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삶 속에서도 내가 그런 사람이었으리라. 아마 젓가락처럼 우리들의 관계가 그렇게 되었다고 기억된다. 그렇게 군대 생활을 같이 하고 제대도 같이 같은 곳에서 같은 시간에 했다. 그리고 복학도 같이 했다. 졸업도 같이 하고, 그렇게 우리의 삶이 인생의 한 부분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서로를 각인하는 삶이 되었다. 그런 우리가 사회에 나가면서 헤어졌다. 서로 너무나 다른 공간에서 살아가게 되고, 다른 삶의 길을 걸었다. 그렇게 서로 다른 공간에 살면서 가족을 가지고 자신의 삶에 바쁘다 보니 가끔씩 연락을 하다가 결국 그 연락도 끊어지게 되었다. 내 결혼식에서 만난 것이 마지막 만남이었던 듯하다.

 

지금은 연락이 되지 않는다. 지난 많은 시간들이 그렇게 만든 듯하다. 서로 다른 삶의 과정을 거치며 살아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락이 두절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인생에서 한 때 주변의 지인들과 연결을 모두 끊었을 때가 있다. 지금은 복원되어 연결되고 있지만 그러는 사이 과거의 지인들이 내 폰에서 사라진 연락처가 많다. 다시 복원이 되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그 친구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마음에서는 늘 연결되어 있지만 물리적으로는 끊어진 관계다. 지금의 모습을 한 번 찾고 싶어지기도 한다. 선뜻 마음을 내고 있지는 못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못 만난 지 30여 년 그 친구의 얼굴이 그립게 다가온다. 지금 어떻게 변해 있을까? 피천득의 인연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아마 곱게 늙어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알 수 없는 새로운 가족들과 생애를 빛으로 가꾸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친구>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보게 되는 일이 무척이나 감사하다. 많은 친구들을 떠올려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제는 이들을 다시 찾아보는 시간을 지닐 때도 되었다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왔기에, 만나서 회포를 푸는 것 외에 더 서로의 발전적 삶을 가꾸기엔 소용에 닿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만남, 그 자체가 의미가 되리라. 한 번의 만남, 그 가치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리라. 그런 생각이 이 언어를 만나는 나의 어깨에 앉는 작은 사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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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와 코로나 | 수필 2021-09-1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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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가 다가오고 있다. 보통 이런 날이면 분주하고 심리적으로도 안정이 되지 않을 때다. 무엇인가 일이 이루어질 듯하고, 움직여야 할 듯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지난 해, 올해는 그렇지 않다. 그냥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어디로 가지도 못하겠고, 어디를 찾지도 못하겠다. 그냥 집에 머무는 것이 상책이겠다. 그러나 마음이 분주할 리도 없다. 무덤덤하게 흐르는 일상이다.

 

한가위 전후해서 연휴가 되어 어디론가 가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는 날들이다. 하지만 쉽게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부스터 샷, 위드 코로나 등 요즘 생겨난 말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결국 그렇게 되는 것인가? 같이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모두 한 번씩 걸려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백신을 두 번씩이나 맞고도 돌파감염이란 말로 안심을 하지 못하고 있다. 요즘은 백신을 밪은 사람들이 더 많이 감염되고 있는 듯하다. 백신이 효과가 있기는 있는 것인가?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삶은 살아져야 한다. 해야 할 일들은 해야 하고, 머물러야 할 곳에는 머물러야 한다. 꼭 필요한 곳에는 어떤 상황이 되든 관계치 않고 함께해야 한다. 둥근 달이 차츰 우리들의 몸과 마음에 다가오고 있다. 마음도 보름달처럼 넉넉해졌으면 한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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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씨가 | 수필 2021-08-3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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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비 예보가 장마처럼 되어 있다. 아침에 습관처럼 살펴보는 일기가 내일부터 금요일까지 4일동안 우산으로 그려져 있다. 오늘은 구름으로 그려져 있고. 비가 많이도 온다. 가을 장마라고. 가을에 이렇게 비가 많이 오면 곡식이나 과일들의 작황이 좋지 않을 수가 있는데. 걱정이 된다. 이 결실의 계절에 비가 정말 많이 오는 듯하다.

 

무엇을 말려야 하는 일은 자연적으로는 엄두를 낼 수가 없다. 그러기에 전기를 이용하는 말리기 도구를 사용하지 않을 수가 없고, 이리저리 어려움이 많다. 이런 때는 햇살이 가득한 것이 자연적으로 모든 일들을 행복하게 하는 게 되는데. 가을 과일들도 제 빛깔을 멋지게 지녀나가려면 햇살이 도와줘야 하는데. 그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뭔가 자꾸만 뒤틀려서 삶이 이루어지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내 개인적인 게 아니라 인간들의 터전이 그렇다는 말이다. 비가 적이하게 내리고, 가급적이면 햇살도 좀 찾아봤으면 하는 요즘이다.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햇살이나 비나 별로 관계가 없을 듯도 하다. 바이러스가 문제가 되겠지만. 농어촌에 사는 사람들은 일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주어지는 일기에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는 우리네 삶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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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살아오면서 | 수필 2021-08-2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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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에세이스트 참여

살면서 억울한 일이 없었다는 생각을 해보는 기회가 되는 질문을 만났다. 에세이스트 8월 글의 주제에서다. 살면서 가정 억울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게 하고 있다. 하지만 기억에 별로 없다. 그래서 이런 글을 써보게 된다. 정말 무탈하게 손해를 보지 않고 살아왔던 듯하다. 그것은 준비와 여유를 가지면서 생활을 하겠다는 다짐과 실천이 그렇게 만든 듯하다. 조금이라도 아니다 싶으면 다시 생각하고 불편이 없는 방향으로 선회해 살아왔다는 생각이니까? 혼자일 때는 나도 도전 같은 것을 즐겼던 듯한데, 가족이 생기면서 완전히 바뀌어져 버렸다. 그것은 책임감과 소심함 때문이리라 생각된다. 도전은 혼자 있을 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내 성장 과정에서 잉태된 지배적인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마음과 몸에 새겼다. 그 뒤의 삶이 그렇게 흘렀고. 도전은 안정으로 치환하는 스스로의 결정을 따랐다. 도전에는 많은 경우 실패가 따르니까? 기존의 평안을 파괴할 수도 있으니까?

 

내 삶은 실패가 없는 삶을 살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기에 역으로 말하면 큰 성취도 없다. 무난히 살아온 것이 내 삶의 과정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타인에게 손해를 주는 일도 별로 없었고, 타인을 통해서 손해를 입는 경우도 별로 없었다. 가족의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그러니 내 식구가 생기고, 삶은 그들과 안온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목적이 되었던 듯하다. 다른 무엇을 성취한다는 큰 그림이 없었다. 그것이 지금 생각하면 잘 한 듯도 하고, 아쉬운 점이기도 하다.

 

만일 내가 가지 않은 길을 갔다면 나의 삶은 지금 어떨까? 가족은 어떤 상황으로 내몰려 있을까? 지금의 삶 속에서 후회는 없다. 하지만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지 않은 길>은 말 그대로 새로운 세계니까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이 없을 수는 없겠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런 길은 두려움이 된다. 두려움의 길에 서는 것은 스스로의 선택에서 달가운 것이 아니다. 평안과 안온의 삶을 살아가면서 성장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낙으로 사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아이들이 천연기념물이라 불릴 정도로 순수하게, 거짓 없이 성장해 주어진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나에겐 기꺼움이요 행복이다.

 

이제 내 길은 마무리를 하는 것이다. 마무리는 달리 방법이 없다. 이 상태를 쭉 이어가는 것이다. 평안과 노래와 자연과 식구들의 웃음을 위해서 살아가는 길이다. 그것이 어떤 사람들은 갑갑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부서짐이 없으니 새롭게 만드는 일도 없다. 무엇인가 만들고 쟁취하고 이루면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에겐 힘겨운 일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나같은 사람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쩔 수 없이 그런 삶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자의적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주변 환경에 따라 또 달리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난 김상용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란 시의 한 구절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이 구절이 내 삶의 전부가 되었지 않나 여겨진다. 마지막 구절은

 

왜 사냐건

웃지요

 

삶을 초탈한 느낌을 주는 시의 구절이다. 전원생활을 꿈꾸며 자연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그것으로 만족해 나가는 삶을 그리고 있다. 담담하면서도 너그러움이 들어 있다. 만족감과 여유가 나타난다. 모든 게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나에게 왜 사냐고 물어도 나는 웃음밖에 줄 게 없다. 나의 이런 삶을 누군가는 <무기력>으로 진단할 수 있겠다. 젊은 시절에 이런 생각으로 살았던 일에 대해선 확실히 억울함으로 인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성취보다는 지킴과 보전을 마음에 넣고 살아온 삶에 대해서 불만은 없다. 지금 그것을 달리 생각할 이유도 없다. 지금은 쭉 그렇게 살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내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자연 속에서의 나를 느끼면서 말이다.

 

참 내 삶 속에서 억울할 일이 없는 것이 기묘한 억울함이다. 부서지고 깨어지고 했으면 지금쯤 내 삶의 길에 글감도 많을 것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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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 포도나무 | 수필 2021-08-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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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생명력을 보이는 포도나무요, 열매다. 몇 년 전 빌라 앞에 빌라에 살고 있는 주민이 자동차 한 대 주차할 만한 공간에 포도나무를 심었다. 원래 목련과 같은 꽃나무가 있었는데, 제거를 해버리고 포도나무를 심는 것을 보았다. 그것이 뭐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은 있는 듯하다. 난 그때 기러기가 되어 멀리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간혹 주말에 한 번씩 올라오면서 뭐라고 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다. 공간 사용을 적절하게 하는 분에게 오히려 격려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었다. 

 

그것이 지금 뭐가 되어 있다. 정말 잘 가꾸어 놓은 듯하다. 물론 거름도 적당하게 하리라 생각이 드는데, 올해 포도가 송이송이 열렸다. 관상용으로만도 정말 좋다. 빌라 앞 마당에 이렇게 포도나무가 있고 열매가 열리고 있다니 얼마나한 기쁨이랴. 그런 생각으로 지켜본다. 그리고 이렇게 사진으로 남겨도 본다. 열매가 잘아 먹기에는 좀 그렇지만 그 공간에 정말 잘 가꾸어진 열매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를 보면서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기로 했다. 미리 재단을 해 되느니 안 되느니 할 필요가 없이 일단 해보면 그 결과가 나타난다고 생각된다. 짚앞에 포도나무와 포도를 보면서 무엇이나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말이 생각난다. "하면 된다. 안 하면 안 된다." 금언으로 삼아 앞으로의 삶을 살아야 하겠다. 포도가 정말 멋지게 영글어 있다. 보기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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