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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미래는 인간의 선한 마음에 달려있는듯 | 문학 2023-09-0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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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저/강동혁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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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대 위에서 눈을 뜬 한 남자. 들려오는 것은 컴퓨터 소리뿐. 컴퓨터가 질문을 해왔다. "2더하기 2는 무엇입니까? " 반복되는 질문을 들으며 또 잠에 빠졌다가 힘겹게 눈을 떴다. 왜 그곳에 있는지 깨어난 남자는 알 수가 없었지만, 차츰 차츰 알아갔다. 자신은 우주선 헤일메리호에 있고, 지구를 구하기 위한 임무 수행중이라는 것. 코마상태였기에 기억은 뒤죽박죽인데,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기억을 하나 하나 되살려가는 과정으로 그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 지를 독자는 알 수가 있는 전개였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상황설정이 궁금증을 유발하고 더 집중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했다. 

 

태양이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지구는 빙하기에 접어들어 30여년이 지나면 세계 멸망에 접어들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계 과학자들이 공조하여 연구를 시작했고, 헤일메리호를 우주로 보내게 되었다. 해결 방법을 찾아서 돌아와야하는 사명을 띠게 된 주인공 그레이스. 그레이스는 그가 썼던 논문이 비난을 받으면서 학계에서 물러나 중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고 있었다. 아이들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평범한 선생님. 그런데, 그를 물러나게 했던 그 논문 덕분에(?)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고, 결국 우주까지 가게 되는 임무를 맡게 되었다. 

 

헤일메리호가 우주로 향하는 그 순간까지 지구인들의 노력은 치열했다. 인간을 살리기위한 연구를 하던 기후학자가 지구의 생명을 조금 더 연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핵을 터뜨려야했던 순간에서는 과학자의 딜레마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레이스는 연구를 하는 것은 좋아했지만 우주선을 타는 것은 자살임무였기 때문에 원하지 않았다. 영웅의 스토리와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쩔 수 없이 우주로 향하게 되는 그레이스가 오히려 인간적으로 보였다. 용감무쌍한 영웅만이 지구를 구하는 것은 아니었다. 

 

3명의 승조원 중 살아남은 이는 그레이스 혼자. 지구의 운명이 자신 한 사람에 달려있다는 막중한 부담감을 안고 있지만 해야할 일을 해나갔다. 그런 그에게 외계인 친구가 생겼다. 그레이스와 똑같은 임무를 띠고 고향을 떠난 '로키'. 대화 방법을 찾아내어 의사소통을 하게 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연구하고 해답을 찾아내어 각자의 별을 살리기 위해 헤어졌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지구로 향하던 그레이스는 커다란 문제를 발견했지만 해결했다. 하지만, 문제는 로키였다. 로키와 로키 별을 구하기 위해 그는 지구로 돌아가 영웅으로 사는 것 대신 로키를 찾는 길을 선택했다. 지구를 구하기 위한 데이터는 비틀즈라는 이름의 우주선에 태워보낸 채. 로키를 돕기 위해 방향을 튼 그레이스. 비틀즈는 지구에 잘 도착해서 지구를 구할 수 있을지, 로키를 만나서 로키와 그의 행성을 구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읽어보시길.

 

사람을 살리는 것은 결국 선한 마음 아닐까? 자신의 안위가 먼저라면 절대로 누군가를 위해 나를 내놓을 수는 없다. 자신이 가르쳤던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유일한 외계인 친구 로키를 걱정하는 그 선한 마음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과학적인 용어들이 어렵긴 했지만, 혼잣말로 자신을 디스하기도 하고, 천재로 인식하기도 하면서 긍정적으로 행동해나가는 그레이스가 나를 웃게했다. 요즘 들려오는 뉴스들을 보면서 지구가 심하게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기상이변 앞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이 우리들이다. 책에서처럼 누군가 우주로 나가서 해결책을 찾아오지 않는다면 지구에서의 생존은 불가능하게 될때 어떻게 될까? 성공여부를 떠나 자신은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책이나 영화 속에서는 그런 인물이 꼭 등장을 했다. 실제 상황이라고 해도 그런 사람이 있을거라는 믿음이 생기는 것은 그레이스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딸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는데,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먼저, 딸 고마워. <마션>과 리뷰어클럽 서평단 도서로 읽었던 <아르테미스>의 작가라는 것을. <아르테미스>가 기발한 소재이긴 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소설로 기억되는데, 이 책은 정말 좋았다. 라이언 고슬링 주연으로 영화화가 확정되었다고 한다. 책 초반부터 빵빵 터지는 부분도 있고, 로키와의 우정 부분도 너무나 감동적이고, 그레이스가 매력적인 캐릭터라 영화화가 된다면 바로 달려가야지 했는데,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장면들이 어떤 화면으로 형상화될지도 기대가 된다. 영어 공부를 위한 문화센터에 가면서 영어 이름이 필요했는데, 망설임없이 바로 그레이스로 정했다. 그레이스, 넌 인류를 구했지?  난 영어회화의 세계에서 살아남아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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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치아오이 도서관, 미코시바여 영원하라~ | 문학 2023-09-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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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도서관의 주인 15

시노하라 우미하루 글,그림
대원 | 201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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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5권. 1권 리뷰를 찾아보니 2019년 4월 3일이었다. 아껴 읽고싶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이 정도면 아껴도 너무 아낀것 아닌가싶기도 하다. 어쨌든 9월에 내 레이더에 포착되어 멈추어있던 12권부터 읽기 시작해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책 한 권 읽는다고 인생이 바뀌겠냐고 하지만 당시의 힘든 마음에 위로를 받는다거나 ,누군가에게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거나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을 얻게된다거나 조금씩의 변화는 있지 않을까? 

 

타치아오이 어린이 도서관은 이름은 어린이 도서관이지만 아이들만의 도서관은 아니었다. 남편을 따라 미국에서 일본으로 왔지만 우울했던 주부, 아버지와의 관계가 원만치 않아 힘들었던 회사원, 그림책 작가 지망생이지만 갈피를 못잡고 있던 작가 지망생등 다양한 어른들이 도서관의 도움을 받았다. 물론, 책의 재미를 몰라 읽기 싫어했던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도서관을 찾은 어른들과 아이들은 어느새 서로의 안부를 묻고 걱정하는 도서관 공동 운명체가 되었다. 그 중심에는 주인공인 사서 미코시바와 카요, 미즈호가 있었다. 일체의 기부금도 없이 사비를 털어 도서관을 운영하는 오너 아오이 회장이 있기에 사실,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한 것이었다. 

 

15권은 이 도서관의 존폐에 관한 에피소드였다. 도서관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들은 직원들과 많은 이용자들은 도서관을 살리기 위해 진심을 다했다. 미코시바를 사서의 길로 인도했던 토쿠 아저씨의 등장으로 감동을 더했고, 사서인 것이 못마땅해 계속적으로 미코시바를 회사 경영으로 데리고 오려했던 아버지가 드디어 미코시바를 인정하는 장면도 등장을 했다. 타치아오이 도서관은 물론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역할을 다해나갈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도서관이 사라진다는 것은 엄청난 사회적 손실일것이다. 만화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실제 이런 도서관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공공도서관도 예전에 비해서 많이 늘어나고, 책을 원하는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그것만으로도 큰 발전이긴 하지만 사랑방 같은 도서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사설 도서관이 아닌 이상 그건 어렵겠지? 

 

도서관이 배경이라 도서관의 역할, 사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재미도 있었지만,  결국 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싶다. 그리고, 책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시리즈 리뷰를 마무리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책으로 인해 지식도 지혜도 얻지만, 사람도 얻을 수 있구나, 그것 또한 정말 소중한거구나하는 ······

여전히 까칠한 미코시바의 고함소리도 정겹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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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감상은 다양한 것이 당연 | 문학 2023-09-0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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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도서관의 주인 14

시노하라 우미하루 글,그림
대원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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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권이다, 다시 시작한 김에 끝까지 읽어버리자 마음 먹었다. 도서관 사서인 미즈호를 걱정하는 언니와 미즈호의 관계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바라봤다. 미즈호를 걱정하는 언니의 마음은 어떤걸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대략의 줄거리는 알지만 책으로 제대로 읽은 적은 없어서 14권에서 소개하는 내용을 보고 이런 사건들이 있었구나라고 새로이 알게되었다. 

 

이 이야기 속에서 앨리스를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것은 마지막에 나오는 언니뿐이야. 눈을 뜬 앨리스가 차 마시는 시간에 맞추느라 가버린 다음,언니는 혼자 골똘히 생각하지. 작은 앨리스는 언젠가 어른이 된다. 그렇다 해도 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고 행복한 일상을 추억해줬으면, 그런 식으로 동생의 행복을 비는 언니의 모습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어. -p109

 

앨리스를 읽은 감상으로 재미있는 모험에 즐거워하고, 용감한 앨리스를 응원하는 마음등 다양한 감상들이 등장하겠지만, 이 에피소드에서는 미즈호를 생각하는 언니의 마음을 표현하는 쪽의 감상을 들을 수 있었다. 내가 만약 읽게 된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해졌다. 

 

일본 만화이다보니 이 시리즈에는 일본의 명작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었다. <거짓말>이라는 니이미 난키치의 소설을 통해 거짓말을 왜 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을 들어볼 수 있었고, 거짓말 뒤에 숨어있던 미야모토, 미즈호가 껍질을 벗고 나오려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하지 않으면 전달되지 않은 진심은 너무나도 많지 않을까? 귀여운 초등학생 쇼타와 크리스의 예쁜 우정까지 엿볼 수 있었던 14권이었다. 

 

책을 읽지 않는 날은 없는 것같다. 한 권의 책을 끝내고 나면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고, 바로 새 책을 정해두어야 왠지 안심이 된다. 이것도 병이 아닐까싶은데, 책과 함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미코시바가 오랜만에 휴일을 보내고 내뱉는 말을 보며, 조금은 여유있게 책을 읽는 것도 좋지 않아? 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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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다고 해서 읽은 것은 아니었어 | 문학 2023-09-0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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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도서관의 주인 13

시노하라 우미하루 글,그림
대원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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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치아오이 어린이 도서관은 코테가와 기업의  아오이 회장이 운영하는 사립도서관이다. 월급이랑 책값, 광열비에 기타 비용도 만만찮고, 입장료가 없으니 기부라도 없으면 취미로 운영하기는 힘든 도서관이다. 아오이 회장은 왜 이 도서관을 운영하게 된걸까? 그에 대한 답은 확실하게 정리되지는 않았다. 13권에서는 아오이 회장이 도서관을 개관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작 시점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타치아오이 도서관의 직원은 3명. 버섯머리 미코시바. 카요, 미즈호가 그들이다. 미코시바와 카요가 이 도서관에 오게 된 이유는 앞 권에서 나왔고, 13권에는 미즈호의 채용과정이 있었다. 아오이 회장의 채용 기준(아주 주관적임)에 맞아서 일을 하게는 되었지만, 카요도 미즈호도 자신들이 도서관에 어울리는 사람인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미코시바는 그런 카요에게 <하이디>를 추천했다. 카요는 하이디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들을 얘기하지만, 미코시바는 단호하게 말했다. '제목을 알고 있다'는 것은 '읽은 적이 있다'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나도 이런 책들이 많다.<하이디>도 마찬가지. 하이디의 줄거리를 들어도 그런 내용이 있었나싶었다. 내가 알고 있었던 건 '알프스의 소녀' 였던 것 정도? 

 

시집의 낭독을 듣고 할머니는 이렇게 설레였던 적은 없었다고 기뻐하면서 울지. 왠지 알아? 책의 세계가 할머니의 마음 속 세계를 넓혀주었기 때문이야.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책의 세계. 눈앞에 펼쳐진 새로운 세계가 빛을 잃은 할머니에게 새로운 빛을 안겨준 거야. 그리고 그것은 하이디가 책을 읽을 수 없었다면 결코 줄 수 없었던 빛이지. 하이디처럼 너도 할 수 있어. 네가 책을 읽고 네 세계를 넓힐 수 있다면 누군가의 세계를 넓히는 일을. P160~161

 

카요와 미즈호는 <하이디>를 읽으면서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데 도움을 얻게 되었다. 미코시바의 적절한 책 추천과 조언이 큰 몫을 차지하긴 했지만. 도서관에서 일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해서 그들이 엄청난 독서가는 아니었는데, 많은 책을 읽기로 의기투합하는 장면이 좋았다. 그렇게 3명은 타치아오이 어린이 도서관을 보석처럼 만드는 역할을 해오고 있었다. 

 

 누군가의 조언을 듣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을 써야함의 중요성, 미래 후세들에게까지 오랫동안 읽힐 글을 쓰고자 하는 욕심보다는 지금 자신의 글을 재미있게 읽어주는 사람들을 믿고, 또한 자신을 믿고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함을 알려주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타치아오이 도서관의 미래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었는데, 아오이 회장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이 도서관이 어떤 길을 가게될지 궁금하다. 14권, 15권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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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주인 | 문학 2023-09-0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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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도서관의 주인 12

시노하라 우미하루 글,그림
대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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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권까지 읽고 멈췄던 도서관의 주인, 12권을 읽었다. 까칠한 버섯머리 미코시바가 사서로 있는 '타치아오이 어린이 도서관' 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다. 12권에서는 두 가지 주요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첫 번째는 쇼타와 마나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새로운 사서 에비하라 선생의 이야기, 두 번째는 자신이 착한 아이를 연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쇼타 친구 나가노 이야기였다.

 

교사는 아니지만 사서로서 아이들이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싶어하고, 수업과 연계된 도서 준비도 철저히 하면서 수업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어했다. 교사들 중에는 교사도 아니면서 아이들에게 너무 관여하는 에비하라를 못마땅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학교 사서는 어떤 직급이며 어떤 일을 주로 맡게되는지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학교 사서의 지위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에비하라는 의기소침해하는데, 도서부원이며 타치바나 도서관의 주 고객인 쇼타는 에비하라를 타치아오이 도서관으로 데려갔다. 미코시바가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미코시바는 에비하라에게 <비밀의 화원>을 추천했다. 

 

나가노는 친구들에게 항상 어른스럽고 착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나가노는 그런 평가를 싫어했다. <소공자>속 주인공 세드릭을 닮았다는 얘기를 듣자, 자신을 닮은 세드릭 이야기라면 재미없을거라고 읽어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친구 노구치는 타치아오이 도서관으로 나가노를 데리고 갔다. 읽어보기도 전에 책을 판단하는 것, 그리고 자신을 부정하는 나가노의 생각이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비밀의 화원>과 <소공자>는 에비하라와 나가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나가노는 <소공자>를 읽고 주인공이 너무 착한 아이아닌가 싶다는 얘기를 했다. <소공자>는 발표 당시에 너무 현실감이 없고, 이 세상은 만만하지 않다거나 하는 좋지 않은 비평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런 의견에 대해 저자 버넷은 "비평가가 불행한 결말의 작품에 보다 호의적인 것은 알고 있다.하지만 나는 행복한 결말을 선택했다. 모든 인생에는 수많은 행복이 있고, 이 세상에 보다 많은 행복이 찾아오기를 나는 바란다."고 말했다 한다. 미코시바는 나가노에게 말했다.  

 

만약,이 이야기에서 세드릭이 불행해지고 끝난다면 어때? 현실을 알고 빛을 잃고 추락해버린다면? 어쩌면 그 쪽이 더 현실적인 것일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 결말을 맞이한 <소공자>를 읽고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현실적인가, 그렇지 않은가. 그런 말에 현혹당해 이 세상에 <소공자>같은 존재가 없어지는 건 무서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얼마 전에 <리빙스턴씨의 달빛서점>을 읽었을 때, 현실과는 다르겠지만, 착한 사람들만 있는 따뜻한 이야기여서 좋았던 것이 떠올랐다. 에비하라는 어땠을까? 진심이 통해 교사들에게도 인정 받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쳤지만 자신에 대한 불신이 남아있었다. 미코시바의 책 추천은 여기서도 빛을 발해 에비하라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이런 사서 어디 없을까? 똑같은 책을 읽어도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감상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기에 한 권의 책은 어떤 이에게 대단한 힘을 발휘할 수도 있는 것 아닐까? 

 

책을 싫어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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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뒤피 | 미술 2023-08-2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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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것은 라울 뒤피에 관한 이야기

이소영 저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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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에 관한 책을 읽다보면 고흐, 모네, 클림트, 피카소등 자주 등장하는 단골 예술가들이 있다. 그리고, 그 외 예술가들이 언급되는데, 라울 뒤피(1877~1953)도 그런 주변 예술가에 속했다.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그러다보니 대표작 정도 외에는 그의 삶이라든지 작품 세계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참에 책의 출간 소식을 듣고 반가웠다. 역시, 이소영 작가. 작가는 국내에 잘 알려져있지 않은 화가들에 대한 책을 많이 써왔다. 76세에 그림을 시작해 인생에서 너무 늦은 것은 없다라는 가르침을 주신 모지스 할머니, 가족의 행복한 생활을 가득 담은 그림을 그렸던 칼 라르손, 그리고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에서는 여느 미술책에서 만날 수 없었던 많은 생소한 화가들을 만나게 해주었다. 그런 작가가 이번에 <이것은 라울 뒤피에 관한 이야기>라는 명쾌한 제목의 책으로 라울 뒤피 이야기를 가지고 왔다. 

 

라울 뒤피라고 하면 파란 바다 풍경, 파란 바다에 떠있는 수 많은 요트들, 그리고 [전기 요정]이라는 작품 정도만 떠오른다. 의외로 다양한 주제의 그림을 그렸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상파, 야수파, 입체파의 영향을 골고루 받았는데 작품 속에서 그런 흔적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특정한 화파로 안주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펼쳐나간 화가였다. 고향인 센강 하구에 위치한 항구 도시 르아브르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고, 르아브르를 비롯한 생트 아드레스등 해수욕장이 있는 작은 도시들을 다수 그렸다. 요트 경기를 의미하는 '레가타'를 주제로도 많은 그림을 그렸다. 유채뿐만 아니라 수채화를 좋아해서 투명 수채화와 불투명 수채화인 구아슈 작품도 많이 남겼는데, 구아슈의 특성상 연필 스케치가 그대고 다 비쳐서 투명하고 활기찬 바다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적합하다고 했다.  바다 풍경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 부분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문장이 아닐까? 

"바다와 멀리 떨어진 곳, 또는 눈부신 물결의 움직임을 조금도 느낄 수 없는 곳에서 산다는 것은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호수 정도로는 결코 만족할 수 없다."

 

 

라울 뒤피가 교류했던 사람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베르트 웨일이라는 여성 갤러리스트였다. 뒤피의 작품을 최초로 구매하고 소개했고, 100명 이상의 화가들의 전시를 열었는데, 그 중 뒤피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미술책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베르트 웨일은 처음 알게 되었다. 그녀에 대해서 알고싶어졌다. 또 한 사람은 프랑스 디자이너 폴 푸아레였는데, 화가였던 뒤피에게 옷감과 벽지 디자인을 제안했다. 뒤피의 디자인으로 푸아레가 만든 의상도 있고, 푸아레의 디자인을 연필과 잉크, 수채및 구아슈로 많이 그렸다. 도예가 아르티가스와의 협업으로 도자기 작품 시리즈도 제작했고, 아폴리네르의 책 삽화 작업. 태피스트리 작업, 가구 디자인까지. 그 외에도 뒤피가 회화뿐 아니라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사람들이 다수 있었다. 라울 뒤피가 이렇게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따. 완전 새로운 발견이었다.

 

라울 뒤피의 자화상을 본 적이 없었는데, 시기별로 그려진 자화상으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아내 에밀리엔과 아내와의 별거 후 여생의 동반자였던 베르트의 초상화와 함께 그녀들과의 관계도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 그의 사생활은 복잡하지 않고, 좋은 의미로 간결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회화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세 가지를 언급했는데, 첫째는 대담하지만 무겁지 않으면서 투명하게 겹쳐지는 붓질로 저자가 뒤피 작품에 가장 매력으로 느낀 부분이 이 겹침의 미학이라고 했다. 설명을 따라 자세하게 들여다봤는데 전문가가 아니라 자세히는 알 수 없었지만 뭔가 어수선한듯하면서도 경쾌함이 살아있는듯해서 기분 좋아지는 그림들이었다. 두 번째는 춤을 추는 듯한 서예 스타일의 드로잉, 세 번째는 색면과 선의 분리라고 했다. 경쾌하면서도 진지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뒤피의 작품이다라고 하는 말에서 그림에서 느낀 내 감상이 틀리지 않았구나싶었다. 뒤피의 회화에서는 파란색을 빼놓을 수 없을 것같다. 짙은 파랑, 옅은 하늘 색을 닮은 파랑등 그의 그림은 파랑이 가득하다. 그래서, 훨씬 생동감이 느껴지는 지도 모르겠다. 

 

" '파랑, 강렬하고 열정적인,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영원한 청색'. 나열한 모든 이미지 중, 아마도 파란색은 라울 뒤피와 거의 동의어일것입니다." - jan. 랭커스터, [라울 뒤피],1983, 5p- p 108 

 

당시 사회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경마장을 그린 그림들, 누드가 중심이 되지 않고 풍경이 되는 방식으로 그렸다는 누드화와 아틀리에 시리즈, 유년기에 나를 키운 것은 음악과 바다였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음악을 사랑해서 음악 시리즈 연작들. 회화 부분의 주제도 내가 알고 있던 것은 새 발의 피였다. 이렇게 생동감 있고, 예쁜 그림들을 그렸다니. 대표작으로 알고 있었던 [전기 요정]은 1937년 파리 전력 공급 회사의 요청으로 만국 박람회의 뤼미에르 파빌리온 벽면을 장식하는 그림으로 곡선의 벽에 250개의 패널로 채워져있고, 높이는 10m, 길이는 60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유화'라고 한다. 말년에 그린 <검은 화물선>시리즈는 기존의 뒤피의 그림들과는 다른 분위기라서 의외였다. 뒤피에 대해서 알고 있는 몇 점의 그림만으로 왠지 밝은 그림들만 그렸을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나보다. 

 

 

유명한 화가에 비해 비교적 저평가된 예술가들을 세상에 더 알리고 싶어하는 습관을 가진 저자 덕분에 라울 뒤피를 만날 수 있었다. 정말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만난 것도 좋았지만, 이제야 라울 뒤피라는 사람이 보이기 시작한 것같다. 좋아하는 것에는 최대한 열정을 쏟아부었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에도 망설임이 없었던 예술가라고 말하고싶다. 미술책을 읽다가 잠시 만났던 라울 뒤피가 어떤 예술가였는지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많은 궁금증을 풀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저자처럼 뒤피의 이 문장을 오랫동안 곱씹을 것같다. "삶은 나에게 미소짓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삶에 미소지었다", " 내 눈은 추한 것은 지우게 되어 있다" 뒤피가 세상을 어떤 눈으로 봐라봤을 지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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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공부 야무지게 해보자 | 일본어 2023-08-2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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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리가또 일본어 프리토킹 STEP2

겐코 히로아키,나라 유리에,테루야마 노리모토,윤호숙,김희박 공저
니혼고팩토리(NihongoFactory) | 202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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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 독학으로 공부하고 한줄평을 남겼다. 리뷰는 쓰지 않았다. 최근에 스터디하기에 적당한 책을 찾다가 생각났고, 이 책으로 스터디를 하고 있다. 1주일에 한 과씩 진도를 나가고 있고, 15과까지 끝낸 상태다. 한 번 공부했다고 해서 완벽한 것은 아니다보니 잊었던 것들을 새로 알게되기도 해서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다. 다시 공부하는 김에 리뷰를 남겨보고싶었다.

 

일본인 3명과 한국인 2명이 함께 쓴 교재로 서문을 비롯해 교재의 구성과 특징도 전부 일본어로 적혀있어 본격적인 일본어 회화를 위한 책이라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래도 부록으로 본문해석은 실려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총 20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10과와 20과는 <자유회화>로 질문을 주고 자유롭게 회화를 해 볼 수 있도록 해두었다. 나머지를 살펴보자. 

 

일단 각 과에서는 어떤 내용을 공부할 것인가 하는 내용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회화문이 주어지고, 간단히 퀴즈를 풀 수 있도록 했다. 본문을 잘 이해했는지, 일본 문화는 어떠한지 등을 퀴즈를 통해 알아볼 수 있었다.

 

 

 

본문에 등장하는 중요한 문법에 대해서 정리하고 충분히 연습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 회화에서 무슨 문법이 중요할까싶지만, 외국어 공부를 하다보니 문법이 탄탄하면 할수록 더 고급스러운 회화, 더 자연스러운 회화가 된다고 느껴졌다. 당연히 원서를 읽을 때도 도움이 되었다. 

 

 

프리토킹에서는 두 개의 단문을 읽고 문제를 풀고, 자유롭게 회화를 해볼 수 있도록 질문이 주어졌다.

 

 

현재 셋이서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는데, 각자 공부를 해 온 후에 본문을 번갈아가면서 읽어보고 ,문법 정리도 한다. 이후에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 자유회화 부분이다. 스터디를 하는 동안은 대부분 일본어로 이야기를 나누지만, 주제에 맞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다양한 주제가 주어지니 여러 생각들을 해볼 수 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회화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 새로운 단어와 문법을 읽힐 수 있고, 회화 연습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구성된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오디오 CD가 있어 듣기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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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가고싶은 달빛서점 | 문학 2023-08-2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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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빙스턴 씨의 달빛서점

모니카 구티에레스 아르테로 저/박세형 역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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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을 듣고 무슨 곡인지 아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했다. 그런데, 입에서 책 구절이 술술 흘러나오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더 신기할 듯하다. 그런 사람이 있다. 바로 달빛서점의 주인 에드워드리빙스턴 씨. 까칠한 서점 주인으로 소문이 나있지만 왠지 정의의 사도처럼 보인다고나 할까? 옆에 있다면 든든할 듯한 사람이다. 요즘 들려오는 뉴스들은 너무나 무서워서 모든 정보를 차단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그래서인지 착한 사람들만 등장하고, 큰 갈등이 없는 그런 드라마나 영화를 찾게된다. 현실은 그렇지 않겠지만 굳이 마음이 힘들어지는 매체를 접하고싶지가 않다. 등장인물들 중에는 나쁜 사람이 없어서 좋았다.

 

고고학을 전공했지만 번듯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아그네스는 고향 바르셀로나를 떠나 런던으로 갔다. 찻집 포트넘앤메이슨에서 일하는 좋은 동거인 재스민과 함께 생활하며 구직활동을 하지만 만만치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길을 헤매다가 우연히 들어가게 된 곳이 달빛서점이었다. 리빙스턴 씨는 혼자서 서점을 운영하다가 막 직원구함 광고를 건 참이었다.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던건가? 아그네스는 달빛서점의 직원으로 채용되었고,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구직활동도 계속해나갔다. 

 

에드워드에게는 출판일을 하는 연인 시오반이 있었고, 학교를 마치면 집 대신 달빛서점 2층에 자리를 잡는 올리버가 있었다. 올리버는 천재소년으로 불리는 천문학을 좋아하는 여덟 살 아이다.똑똑하면서도 배려심도 많고, 예의 바른 올리버. 너무나 예쁜 아이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파란색 스탠드 밑에서 글을 쓰는 작가 지망생도 중요한 등장인물이다.  단골손님으로는 드레스덴 부인이 있는데, 에드워드는 부인에게 책을 추천했고, 그럴때마다 주고받는 대화가 사랑스러웠다. 박학한 지식으로 맞춤 서비스. 저런 서점 주인 어디 없을까? 식물을 사랑하는 로젬버그 부부, 서점 맞은편 양복점 주인 콜더컷씨도 단골손님이다. 

 

특별한 사건은 없었다. 가장 큰 사건이라고 해봤자 에드워드의 선조인 데이비드 리빙스턴 박사의 탐사 일지 원본이 사라진 것이었는데, 범인은 뜻밖의 인물이었고. 아그네스는 사랑과 일을 모두 쟁취하기까지 했다.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것은 좋은 사람들의 이야기였으며, 수 많은 책들이 등장을 해서라고 말하고 싶다. 읽었던 책들이지만 그런 문장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는 나의 얇은 독서력을 탓하기도 하고, 좋은 문장들은 반드시 기록해 두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름도 예쁜 달빛서점. 달빛서점에서 펼쳐지는 잔잔한 이야기들 덕분에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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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명의 예술가들과 함께 | 미술 2023-08-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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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호퍼의 빛과 바흐의 사막

김희경 저
한경arte | 202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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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전작 [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을 재미있게 읽었기에 출간 소식을 듣고 주저없이 읽게 되었다. 전작을 읽었음에도 구성 방식은 잊은채 화가들의 작품과 음악을 연결시켜두었을 거라고 착각했다. 17명의 음악가, 22명의 미술가, 총 39명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들려주는데, 그들 사이에 연관성은 없고 독자적인 글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미술이나 클래식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많이 접한 예술가들이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는 것은 언제나 설렌다. 내가 모르고 있던 새로운 사실,새로운 관점등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 

 

몇 년 전 자코메티 전시회에서 <걸어가는 사람>을 보면서 위태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부러지지 않을까?  자코메티의 그러한 작품은 '인간의 실존은 연약한 것이며, 죽음에 의해 언제든 중단될 수 있다'라는 폴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사상이 표현된 것이라고 한다. 삶이라는 것이 불안하게 느껴진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끝이 어딘지 알 수는 없지만 나는 걷는다. 그렇다.나는 걸어야만 한다'라는 자코메티의 말을 들으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미래를 알 수 없어 불안한 삶이지만 우린 멈출 수 없다는 것, 그의 작품은 그 말을 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 작품이 위태롭게 보이기보다는 앞으로 나아가는 당당함으로 보였고, 저자의 바램대로 자코메티의 말은 작은 위로로 다가왔다. 

<자코메티,가리키는 남자,1947,뉴욕 현대미술관>

 

바흐가 음악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익히 알고 있었고 유명한 곡들도 많지만, 그다지 그의 곡을 들어보고 싶다거나 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라고 알려져 있다는 글렌굴드가 '아무도 없는 사막에서 여생을 보내야 하는데 단 한 작곡가만의 음악을 듣거나 연주해야 한다면 , 틀림없이 바흐를 선택하겠다. '고 했다는 말을 들으니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바흐의 음악이 너무 너무 궁금해졌다. 브람스는 '바흐를 공부하라.거기서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다.'라고 했고, '평균율', '대위법'과 같은 바흐에 의해 발전된 기교들에 대한 이야기는 음악에 문외한인 나조차도 왜 바흐가 음악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제목만 알고 있던 <무반주 첼로 모음곡>,<G 선상의 아리아>,<골드베르크 변주곡>를 들으면서 바흐에 대해 좀 더 알아가보고싶다.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의 작곡가인 로시니는 어릴 때부터 게으르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이른 성공으로 빨리 은퇴하고 음식을 좋아해서 직접 요리를 배워 요리책까지 썼다고 했다.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시대의 흐름과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알았기때문이라고 했다. 시대를 읽어내는 것이 성공으로 다가가는 지름길임은 현대도 마찬가지 아닐까? 

 

토마스 만의 [베네치아에서 죽다]를 읽으려는 시점에 구스타프 말러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5번4악장 아다지에토>가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1971)과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에 사용되었다고 했다.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책을 읽은 후 들은 곡은 책의 분위기에 너무 잘 어울렸다. 아내의 불륜으로 고통 받았던 말러의 마음이 느껴기도 했고,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 어려운 사랑. 

 

말러는 인간의 다채로운 감정과 사랑, 죽음, 자연까지 여러 주제를 교향곡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교향곡 안의 개별 악장에도 일종의 소우주를 담아냈던 것 같습니다. <교향곡 5번 4악장>엔 사랑이라는 하나의 단어에 담긴 복합적인 감정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였죠.-P 292

 

레너드 번스타인은 지휘자로서만 알고 있었는데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작곡자임을, 장 미셸 바스키아와 앤디워홀이 돈독한 사이였음을,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은 난해했지만 소꿉친구와 결혼해 평범하고 소박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주 접하는 예술가들이지만 새로운 발견으로 인해 즐거운 시간이었다. 39명의 예술가를 다루다보니 깊이있게 들여다볼 수 없는 것이 단점일 수도 있지만, 평소에 관심은 가는데 막상 접근하려니 어렵게 느껴졌던 독자에게는 좋은 입문서가 될듯했다. 예술가들의 삶을 볼때면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무언가를 이루어 낸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 그렇게 이루어 낸 것이기에 오랫동안 사람들의 마음 속에 남게 되는 것 아닐까? 그렇게 맘에 들어오는 것은 또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하고.그것이 예술의 힘이 아닐까싶다. 

 

<마그리트, 인간의 아들, 1964, 개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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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 문학 2023-08-1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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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이 필요한 시간

정여울 저
한겨레출판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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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책을 읽는 목적은 무언가 하나를 배우기 위함이라 생각했고,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책들을 읽었다. 그런데, 지식만이 아니라 살아가는데는 마음을 다스리는 법도 필요함을, 그런 도구로서 문학의 역할이 존재함을 알게 된 이후에는 소설을, 에세이를, 시를 읽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읽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문학의 힘에 대해서 새로이 배우게 된 점들이 많았다. 

 

<문학이 필요한 시간>이란 제목에서 눈치 챘어야 했는데, 단지 책에 대한 책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정여울 작가의 전작들을 읽으면서 문학이, 읽기와 쓰기가 작가의 삶의 원동력임을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작가의 삶을 지탱했던 많은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나 스스로도 작품을 읽는 방법, 문학의 효용가치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단순한 감상으로만 끝낼 것이 아니라, 무언가 다르게 보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어쩌면 단순한 그 진리를 이제야 제대로 깨우친 느낌이랄까? 읽지 않았던 책들에 대한 얘기도 물론 흥미로웠지만 읽었던 책들에 대한 글들이 더 좋았는데, 이유는 내가 놓친 것들에 대해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철학자는 세계를 이리저리 해석해 왔을 뿐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다. (마르크스의 문장)

이 문장을 읽고 마비된 감수성을 깨우는 향기로운 문장의 힘을 느꼈다는 작가는 삶에 대한 설렘을 회복하는 것, 세상에 대한 놀라움을 되찾는 것, 이 모든 것을 느끼는 감수성의 심장을 되찾는 것. 그것이 문학을 통해 우리가 쟁취할 수 있는 생의 기쁨이라고 했다. 요즘 무기력에 빼져있기도 하고, 삶에 회의적인 느낌이 들고 있어서였을까? '생의 기쁨'이란 이 말이 강하게 다가왔다. 마르크스의 문장에서는 작가만큼의 감동을 받지는 못했지만, 생의 기쁨을 문학을 통해 쟁취할 수 있는 경험을 해보고픈 욕심이 생겼다.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오이디푸스왕>, <피그말리온>,<오디세이아>에 대한 글에서는 각각의 신화에 대한 감상과 함께 신화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았다. 

문학작품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모든 이야기 속 인물들이 허구임을 알면서도 '지금 살아있는 우리의 이야기'로 승화시켜 살아낼 줄 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단지 신화를 읽는 것이 아니라 신화를 살아내야한다. 신화를 살아낸다는 것, 그것은 신화 속 올림포스 신들처럼 멋지고 영웅적으로 살아내는 것만은 아니다. 신화를 살아낸다는 것, 그것은 신화 속 인물들이 받았던 고통의 의미를 되새기며, 나에게 그런 고통이 다가왔을 때 그 고통을 이겨낼 힘을 기르는 일이다. -p39

신화를 읽으면서 그냥 이야기에 불과하다며 가볍게 읽고 넘긴 경우가 많았고, 저렇게 생각해본 적은 그다지 없었다. 저 신화가 왜 나왔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의미를 되새기고 나에게 대입해보는 신화 읽기를 한다면, 그 시간이 훨씬 의미있을 것같다. 

 

<보바리 부인>을 읽었는데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보바리 부인에 대한 분노만이 남아있었다. 자신의 삶에 만족할 줄 모르고, 허영심으로 가득 차있고, 남편이 아닌 다른이에게서 사랑을 찾으려고 하는지. 하지만, 그 소설을 다르게도 볼 수 있음을 알게되었다. <댈러웨이 부인>은 읽지 않았는데 주인공 클라리사는 특별하지 않은 자신의 삶이 지루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저자는 클라리사가 가진 매력에 대해서 말했다. <댈러웨이 부인>을 읽게 된다면 그녀의 매력을 찾아볼 생각이다. 왠지 이 말이 굉장히 위로가 되고있다. 

지금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소유하기 위해 이미 아름다운 오늘을 망치지 말자. 지금과 다른 그 무엇이 되지 않아도 당신은 찬란하게 빛난다. 당신 안의 가장 찬란한 빛을 찾아주는 문학의 속삭임이, 당신의 오늘을 밝혀줄 것이니.-p164

 

저자는 문학은 용기와 희망을 매일매일 이끌어내고,타인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는 연대와 공감이 있는 자리에서도 문학이 있다고 했다. 문학의 존재 이유, 문학이 가지는 힘이 무궁무진하다고 해도, 나 스스로가 느끼지 못하면 무용지물 아닐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지금까지 너무 가볍게 읽어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이 필요한 시간>을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앞으로 문학을 읽어내는 나에게 좋은 변화가 일어날듯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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