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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길을 찾은 느낌은 어떨까? | 문학 2021-09-14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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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다시 한번 베토벤

나카야마 시치리 저/이연승 역
블루홀6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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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카야마 시치리의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다섯 번째 책이다. 미사키 요스케는 피아니스트 탐정인데 4권 <어디선가 베토벤>에서는 고등학생인 미사키의 첫 탐정으로서의 활약을 만날 수 있었다. 1,2,3권에서 피아니스트 미사키의 활약을 만났으니 이야기의 순서로서는 가장 앞선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피아니스트가 꿈이었던 미사키가 갑작스런 난청의 발병으로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은 후의 이야기가 5권에서 펼쳐졌다.

 

  미사키는 고등학교 시절 피아노에 대한 천재적인 재능으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는데, 그가 재능을 부여받은 것은 피아노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피아노를 접은 미사키는 23살 어린 나이에 수석합격으로 사법 연수생이 되어있었다. 아버지가  검사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고등학교때와 마찬가지로 사법 연수원에서도 시기, 질투의 대상이 되었다. 아무래도 고등학생이 아닌 성인들의 사회라 괴롭힘이나 그런 유치한 상황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눈길이 그리 곱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미사키의 편이 되어주는 친구 아모가 등장을 하고, 미사키가 어느정도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은 4권과 비슷했다. 아모는 베토벤 곡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그것이 미사키를 이해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장치라고도 할 수 있었다. 주변의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하고, 악의 없는 모습도 여전했는데 실제로 그런 사람을 만난다면 불편할 수 있겠다싶은데, 소설 속 캐릭터로서는 매력이 있었다.

 

 사법 연수원생으로서 실무 연수를 받는 과정에서 그는 또 한 번 사건을 해결했다.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부분이 그의 마음을 건드렸고, 결국 그것이 사건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었다. 사법 연수원이 배경이다보니 일본의 법 체계라든지, 법에 대한 인식등에 대해 알 수 있었는데, 우리 사법체계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겹쳐보이기도 했다. 법을 공부하는데 있어서도 미사키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는데, 결국 그는 사법 연수원 생활을 하면서 피아니스트로서의 목표를 다시금 찾고 확실히 방향을 틀게 되었다. 어떤 이의 장난스러운 행동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할 수 있다니. 엘리트로서의 지위가 확실하게 보장되는 길을 떠나 하고싶은 일을 하겠다고 하는 미사키, 그가 가장 행복해 보이는 순간은 피아노와 함께 할때였다. 주변의 잣대, 시선을 따를 필요는 없지 않을까? 단 한 번의 삶인데 말이다.

 

 베토벤, 난청을 겪기 전에도 베토벤을 좋아했지만 미사키가 사랑하는 베토벤의 음악은 이 책에서도 계속적으로 흘러나왔다. 미사키의 손 끝에서 들려오는 <황제>, 피아노 소나타 제 32번, 피아노 소나타 제 21번 <발트 슈타인>이 어떤 곡들인지 제대로 들어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추리소설이라고 읽었는데 음악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어버렸다. 피아니스트 탐정이 주인공이다보니 생기는 부작용(?) 덕분에 훨씬 더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저자는 추리를 해 나가는 과정과 음악에 관한 장면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만들었다. 피아니스트이면서 탐정이 되는 확실한 캐릭터를 장착하게 된 5권의 이야기였는데, 다음 시리즈에서는 어떤 활약을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p220~ p222

80대 노교수가 미사키에게 던지는 이 말들에 미소가 지어졌던  것은 가르치려고만 드는 모습이 아니라, 삶의 지혜를 전하려는 어른의 모습이 보여서 좋았던 문장이다.  

" 젊은 사람에게 설교하는 건 나이 든 사람의 작은 특권이죠. 빼앗지 말아줬으면 해요."

" 젊은 사람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도 나이 든 사람의 특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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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탐정 미사키 요스케의 탄생 | 문학 2021-09-1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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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디선가 베토벤

나카야마 시치리 저/이연승 역
블루홀6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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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탐정 미사키 요스케'시리즈 네 번째 작품이다. 피아니스트 미사키 요스케가 폴란드 쇼팽 콩쿠르에 참여했다가 테러를 해결하는 이야기인 세 번째 작품인 <언제나 쇼팽>으로 처음 만났다. 미사키에 대한 특별한 정보도 없이 그의 활약상을 보기만 했었는데, <어디선가 베토벤>에서 미사키의 과거 고등학교 시절을 만날 수 있었다. 시간상으로는 가장 앞선 이야기였다.

 

  미사키와 한 반이었던 다카무라 요가 10년 전의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하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되었다. 시골의 신설 고등학교 음악과로 전학온 2학년생 미사키 요스케는 미남에, 공부도 잘하고, 친구들의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의 피아노 연주를 들은 이후로 반 아이들은 자신들은 가지고 있지 못한 천부적인 재능,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다는 패배감으로 미사키를 멀리했고, 빈정거렸다. 특히 이와쿠라는 미사키에게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폭우가 쏟아지던날 이와쿠라는 시체로 발견되었다. 반 친구들을 구하려고 최선을 다했던 미사키는 이와쿠라를 죽인 살인범이라는 의심을 받게 되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미사키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난청이 발병하게 되었다. 반 아이들은 구체적인 증거는 없는데도 살인범으로 몰아가고, 치명적인 질병으로 꿈을 접어야하는 미사키에게 고소하다는 듯 반응을 보였다. 사실에 근거한 증오라기보다는 순전히 그의 재능을 질투하는 데서 비롯된 감정들로 인간의 추악함을 보여주었다. 타고난 재능 때문에 질투의 대상이 되고, 비난을 받고, 따돌림을 당한다는 것은 너무 불합리한 것 아닐까? 다카무라만은 철저하게 미사키의 편에 서 있었다. 내가 하고싶은 말을 다 쏟아내주어서 얼마나 속시원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커다란 비밀 또한 가지고 있었으니 이 사실 때문에 <어디선가 베토벤>이 탄생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미사키는 친구들의 의심에 대해 말로 반박하기보다는 정확한 증거를 보여줌으로써 스스로 살인자의 누명을 벗고, 진범을 찾아냈다. 탐정 미사키 요스케의 면모를 처음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피아니스트였던 어머니와 검사인 아버지의 좋은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미사키였다. 아버지는 음악으로 밥벌어 먹고 살기 힘들다며 법조계에서 일하기를 바랬지만, 미사키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난청이라는 질병을 피아니스트로서의 삶에 어둠을 드리웠다. 피아니스트의 꿈을 포기하는 것으로 4권의 이야기는 끝이 나지만 3권 <언제까지나 쇼팽>에서 만난 미사키는 여전히 피아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 사이에 무슨 일들이 있었던걸까?  

 

  음악을 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자리를 놓고 다투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었다. 단지 음악적 재능도 없고, 그리 애정도 없고, 음악을 해서 꼭 뭔가 이뤄내겠다는 꿈이 없는 아이들 틈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미사키가 뚝 떨어졌다. 그제서야 그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게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 화가 났는지도. 그런 경우 나는 어떻게 행동할까? 다카무라처럼 현실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는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말이다.

 

 다카무라는 주변 사람들에게 무신경한 미사키에게 주변 분위기를 조금은 헤아리는 것이 좋겠다는 충고를 했다. "꼭 모두가 아니어도 돼. 누군가 한 명이라도 나를 이해해주면 감정을 공유할 수 있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 라고 말하는 미사키의 마음도 공감할 수 있을 것같았다. 주변 사람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인정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가능할까? 이젠, 나의 행동과는 상관없이 처음부터 선을 그어버리는 사람들에게 나를 이해시킬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이제서야 하게 되었다. 인간 관계에서는 특히 내 능력밖인 일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나 쇼팽>을 선물 받았을때 '음악이 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할거에요'라는 메모가 적혀있었다. 그 친구의 말처럼 그 책을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미사키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월광>, <비창> 을 연주하는 장면을 몇 페이지에 걸쳐서 설명을 하고 있는데, 너무나도 섬세한 언어로 표현을 해주고 있어 정말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 페이지를 펼쳐 읽으면서 음악 감상을 해볼 참이다. 저자가 음악을 공부한 사람인가 했는데 그런 소개는 한 줄도 적혀있지 않았는데, 어떻게 저렇게 연주 장면을 써낼 수 있었을까? 이 책을 읽는 색다른 재미였다.

 

 진로를 놓고 아버지와 갈등을 겪고 있지만 미사키는 아버지의 재능 또한 확실하게 물려받았음에 틀림이 없었다. 살인 사건을 해결할 때도, 평소에도 관찰력, 추리력, 기억력등 법조인으로서의 자질이 충분했다. 미사키,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추리를 할 때는 냉철하게, 피아노를 칠때는 온 마음을 다한다. 주변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랄 수도 있겠다. 앞으로 미사키의 삶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어떤 사건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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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리 앙투아네트 | 기타 2021-09-08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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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리 앙투아네트

슈테판 츠바이크 저/양원석 역
동서문화사 | 201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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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에 구입하여 책장에 고이 묻어둔 이 책을 꺼내게 된 계기는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였다. <두 도시 이야기>는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여서 그 연장선 상에 있는 글을 읽고 싶었다.  그리고,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는 생각도 들었기때문에 알고 싶어졌다. 저자 슈테판 츠바이크는 소설, 평론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썼는데 전기 작가로서 유명하다. 그의 자전적 회고록인 <어제의 세계> 를 시작으로 여러 작품으로 그를 만났지만 전기 소설은 처음이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같은 전기 소설의 경우에 나는 실제로 그녀의 개인적인 소비 행태를 확인하기 위해 , 하나하나 어떠한 계산도 검토했고 그 시대의 모든 신문이나 소책자를 연구하였고, 모든 소송 서류를 한 줄도 빠트리지 않고 철저하게 파고들었다." 츠바이크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멪는 글에서 전기 소설의 자기 임무라고 생각하는 것을 다음과 같이 요약하여 말했다. "주인공을 신격화하지 않고 오로지 인간화하는 것이 창조적인 심리학 연구의 최후의 임무다"라고. - p 526~p527

 

 저자가 말했듯 책은 존재하고 있는 기록들을 중심으로 쓰여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딸의 사치스럽고 방탕한 생활이 걱정되어 수시로 보냈던 마리아 테레지아의 편지들, 그녀를 결정적으로 백성들에게서 멀어지게 했던 '목걸이 사건'과 처형이 선고되는 마지막 재판 과정, 사랑했던 스웨덴의 귀족 페르센과 주고 받았던 연서, 씨누이에게 남겼던 유서등 생생한 자료를 통해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사람에게 한 발짝 다가갈 수 있게 했다.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사람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도 알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자료들 덕분이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의 딸로서 1770년 열 다섯살에 프랑스 부르봉 왕가의 루이 16세와 결혼했다. 두 왕가 사이의 동맹을 위한 정략결혼이었다. 결혼이 성립되는 과정, 결혼식 장면으로 시작해서 마리 앙투아네트가 단두대에서 처형되는 순간까지 그녀의 일생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사치스러웠다고 알려져있는 그녀의 사치는 도를 넘어도 한참을 넘었고, 상상을 초월했다.  이런 성향은 결국 '목걸이 사건'이라는 대 사기극에 빠지는 빌미를 주었다. 평소 품행이 방정하고 국가를 위하는 덕이 있는 왕비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더라면 엉터리 귀족 여자가 그런 사기극에 왕비를 끌어들일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사건은 결정적으로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치스럽고, 국가 재정을 위태롭게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고, 사람들은 그녀에게 등을 돌리게 되었다.

 

 마리아 테레지아를 보면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아서가 아니라 음악, 미술, 문학에 대한 관심보다는 천성이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난 따분해질까봐 겁나죽겠는데." 라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말은 어떤 삶을 살고싶어하는 지를 한 마디로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싶다. 예술적 가치에도 안목도 뛰어나지 않았고, 책은 끝까지 읽은 적이 없고, 중요한 이야기는 교묘하게 회피해버렸다. 선생이나 감독, 훈계자가 아닌 놀이친구를 가지고 싶었던 앙투아네트는 어린 시동생들, 시고모들, 시녀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가면 무도회, 오페라 극장, 도박등 놀이 문화에 빠지게 했다. 그런 소식을 접할때마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편지를 보냈다.

 

"언젠가는 이런 일들을 이해할 날이 오겠지만, 그때가 되면 이미 늦다. 오로지 내가 그런 꼴을 보지 않을 수 있도록 되도록이면 빨리 나를 불러주십사 하느님께 기도하고 있다. 나는 더 이상 너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 채 자식을 잃고, 그 불행한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테니까.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내 자식을 간절한 마음으로 사랑할 것이다."-p 113

"국왕이 매우 검소함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니까 모든 책임이 네 한 사람의 어깨에 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그런 소용돌이를, 그런 파국을 나는 보고 싶지 않다."-p 125

 

 프랑스에 가서여동생을 만난 요제프 황제도 '나는 지금 너 때문에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런 상태로는 무사히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네가 그런 일들에 대처하지 않는다면 혁명은 잔혹한 것이 될 것이다.' 라는 편지를 남겼다. 엄마와 오빠의 눈에는 보였지만,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때까지도 아무런 두려움도 가지지 않았고, 변화를 꾀하지도 않았다. 혁명이 일어나고 자신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때 비로소 합스부르크가의 왕녀,  왕비로서의 위엄이 그녀에게 드러났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그녀가 썼던 편지들을 보여주면서 그녀가 서서히 깨우쳐 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유희만 추구하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시대의 물살을 거슬리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 사람은 왜 모든 것을 빼앗기고 난 이후에야 잘못을 알게 되는 걸까?

 

  부부 관계는 어땠을까? 정략 결혼이었기에 사랑이라는 감정은 없었어도 잘 지낼 수 있었을테지만, 방해하는 요소가 있었다. 루이 16세는 그녀 앞에 가면 당황하기 일쑤였고,  사냥을 하거나 자물쇠를 만드는 등 자신의 세계에 빠져있는 거을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그러한 성격적인 문제 외에도 성적인 문제도 원만하지 않아서 서로 가까워질 기회가 줄어들었고, 마리 앙투아네트는 억울하게 사람들의 구설에 오르내릴 수 밖에 없었다. 문제(?)가 해결이 되고 부모가 되면서 호전되기는 했지만 아내는 남편을 존경하지는 않았다. 다만, 루이 16세는 아내의 의견을 존중해주었고 뭐든 들어주었다. 아내의 사치나 방종을  따끔하게 질책할 수 있는 성격이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당시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왕정에 대한 두려움과 존경심은 분노와 호기심으로 바뀌며, 의심없이 머리를 조아리던 백성들의 생각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자신을 열렬히 환영하던 백성들의 시선이 바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혁명이 일어났고 왕정은 위협을 받았지만, 왕으로서의 권위를 세우고 혁명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몇 번의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다. 루이 16세의 우유부단함이 그 모든 기회를 날려버렸고, 해외로 도피하던 것이 탄로나면서 그들의 권위는 실추되었고 자유도 빼앗겨버렸다. 그들의 삶이 마지막을 향해가는 순간을 보면서 그들을 죽여야만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혁명은 거대한 물살이었고 꼭 필요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분명히 책임은 있었기에 그런 결말이 당연했는제도 모르겠지만 새로운 세력을 세우기 위한 희생양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다. 재판과정을 보면 공정하지 못한 재판임에는 분명했고, 죽여야 한다는 답은 정해져 있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서민들의 삶을 살피지 않고, 자신의 즐거움만 추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어리석음에 화가 났다. 하지만, 그녀의 마지막을 보고 난 이후 미워할 수만은 없었다.

 

"시누, 이것은 마지막 편지입니다. 나는 선고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범죄자들에게 내려지는 치욕적인 죽음의 선고가 아닌 당신의 오빠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되리라는 기회입니다. 그분은 결백합니다. 나도 그분처럼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기를 바라고 있어요. 양심에 꺼리낄게 없는 사람은 다 그렇겠지만, 내 마음은 무척 평온합니다. 그러나 불쌍한 아이들을 남기고 가야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마음에 걸리는군요. (후략)  -p 435

 

  시누에게 보내는 이 편지는 전해지지 못했다고 한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아이들의 어머니가 되었을 때 최초의 변화가 찾아왔었다고 했다. 아이들을 대하는 그녀의 마음은 여느 엄마와 다르지 않았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그녀는 행복했을텐데, 난 그 초상화가 왠지 슬퍼보였다. <베르사유의 장미>라는 일본의 만화를 본 사람이라면 마리 앙투아네트의 연인이었던 페르센을 알고 있을 것이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마지막 장에 '진혼가'라는 제목으로 마리 앙투아네트가 죽고 난 이후 페르센의 삶을 기록해두었다. 두 사람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에도 많은 할애를 해두고 있었는데, 그녀의 생애를 다루는데 페르센의 위치를 짐작해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글을 좋아한다. 이 책도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소설은 심리 묘사가 압권이고, 전기에서는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담백하게 덧붙인다. 회고록이었던 <어제의 세계>는 문화사라고 할만큼 방대한 사람들과 사건들을 담아두었다. (슈테판 츠바이크를 알게 된 책이라 가장 좋아한다.) [희대의 악녀인가, 시대의 물결 희생된 성녀인가! ]  그 답을 알고 싶다면, 슈테판 츠바이크의 글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면 이 책을 만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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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가 나를 부르는군 | 기타 2021-09-0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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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도서관의 주인 4

시노하라 우미하루 글,그림
대원 | 201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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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머리에 살짝 사람들이 무서워하기도 하는 인기인.

이 사람이 바로 '타치아오이 어린이도서관'의 명물 사서 미코시바다.

귀여운 초등학생, 부활동에 고민이 많은 여고생,

인생길에서 헤매는 샐러리맨.

온갖 사람들이 모여드는 도서관에서는 오늘도

작은 소동과 마음에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가 넘친다.

 

 뒷 표지의 글을 읽어보면  4권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버섯머리라 불리는 미코시바는 보면 볼수록 매력이 있다. 까칠해보이지만 어떤 책이 읽는 이와  찰떡궁합이 될지 누구보다도 잘 아는 능력자다. 이 도서관의 단골 손님인 미야모토는 한참 동안을 도서관에 나타나지 않았다. 도서관 사서들은 물론,도서관을 자주 찾는 사람들은 그의 안부를 궁금해하고 있었다. 사실, 그는 고민에 빠져 있었다. 회사의 과정으로 일하고 있는 미야모토는 월급도 괜찮고, 그다지 직업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었다.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야하나 하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긴하지만 그렇게 강요를 하지도 않기에 굳이 가업을 잇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현재와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거였다. 지금 이대로 괜찮을걸까?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닐까? 잘 하고 있는걸까? 크게 현재 모습에 불만이 없다고 하더라도 가끔은 그런 고민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자연스럽게 발은 도서관으로 향했다. 폐점 시간이 지났지만 남아있던 미코시바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미야모토 : 미코시바는 어째서 그렇게 책을 좋아할까?
미코시바 : 책을 좋아하냐, 싫어하냐로 말하면 당연히 좋아하지만 내가 책을 읽는 건 그런 이유가 아니야. 사는 보람이야.
미야모토 : 어째서 사서가 된거야? 책을 좋아해서 그런게 아니야?
미코시바 : 애초에 책이 그냥 좋으면 자기만의 서고를 만들어서 틀어박히는게 낫지. 애초에 그렇게 사서라는 건 책을 좋아해서 책에 둘러싸일 수 있는 편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놈들이 많아.

 

 그러면서 사서의 어려움을 줄줄이 나열했다. 사서에 대해 묘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는데 생각만큼 만만한 직업은 아니었다. 등장인물들 중에 도서관의 법적 주인인 회장님도 정말 재미있는 캐릭터인데 회장님의 도발에 미야모토의 고민을 눈치챈 미코시바는 <어린 왕자>를 건넸다. <어린 왕자>를 읽던 미야모토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30페이지 정도에 걸쳐 어린왕자의 이야기가 만화로 쭉 펼쳐지는데 <어린 왕자>를 다 읽은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좋은 말이 많았나? 딱 한 번 제대로 읽은 <어린 왕자>를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따위를 찾으면서 지금의 자신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내가 지금 있는 장소를 보려고도 하지 않았어.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라 ·····  -p 162

 

 미야모토의 인생이 <어린 왕자> 한 권으로 180도 바뀐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분명 앞으로 나아가는데는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미코시바에게 왜 <어린 왕자>를 추천해줬느냐는 물음에 답을 하려고 하는 찰나, 작가님이 방향을 틀어버렸다. 궁금했는데 ·····이 외에도 초등학생일때 도서관을 놀이터 삼아 즐겁게 보냈던 중학생의 추억, 함께 <인어 공주>를 읽으면서 눈물을 쏟아내며 감동을 나누는 초등학생,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고싶은데 후배들이 도와주지 않아 힘들어하는 여고생의 모습등이 그려졌다. 도서관을 찾는 사람의 연령대는 폭이 넓어서 어린 아이로부터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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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을 읽고 싶은지 아닌지, 중요한 건 그것뿐 | 문학 2021-08-2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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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도서관의 주인 3

시노하라 우미하루 글,그림
대원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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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일때문에 일본에서 생활하게된 미국인 크리스는 일본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었다. 언어가 달라 친구들과 소통이 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타치아오이 어린이 도서관'의 미코시바에게 도움을 받아 아들과의 관계가 원만해진 요시카와는 친구인 크리스 아빠에게 이 도서관을 소개헸고 크리스와 함께 도서관엘 찾아왔다. 크리스는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만들고, 일본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이 에피소드에서 등장한 책은 안데르센의 <그림 없는 그림책>이었다. 크리스와의 첫 만남은 유쾌하지 못했지만 크리스에게 도움을 주고싶어하는 쇼타는 크리스와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감상을 나누며 마음을 열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쇼타도 이 도서관의 단골 손님이다. 장난만 치고 책에는 관심없었는데, 미코시바가 책의 재미를 알게 해 주었다. 미코시바와는 앙숙인듯 어르렁거리는 모습이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크리스는 영어로 된 책을, 쇼타는 일본어로 쓰여진 책을 읽는데, 안데르센은 덴마크어로 글을 썼으니 둘 다 번역본인셈이다. 원서와 번역본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는 문장이었다.



 

 

이 에피소드에서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책의 한 장면을 두고 쇼타와 크리스가 대립하는 부분이었다. 책은 끝이 나더라도 다음 부분은 읽는 이의 상상에 따라 더 많은 가지를 뻗어나갈 수있다는 것, 아이들의 다양한 사고를 위해서라도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는 의미도 가지고 있는 에피소드였다.

 

 미코시바의 고3 여동생이 찾아오면서 미코시바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도 드러나는데, 아버지는 기업가로서 아들에게 가업을 물려주고자 했지만 미코시바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거였고, 가업은 딸인 카츠라가 물려받게 되었다. 카츠라는 가업을 물려받는 것이 싫지 않았지만 오빠를 기다리는 아버지도 있고 해서 오빠의 마음이 어떤가 확인해보고 싶었던거였다. 그들이 어린 시절에 읽었던 <헨젤과 그레텔>에 대한 다른 생각들도 들을 수 있었다.

 

2권에서 등장했던 서점 직원 이사키는 도서관에서 고등학교 동창 카네코를 만났다. 카네코는 싱글맘으로 미야모토의 부하직원이다. 당연 이 도서관의 단골고객으로 앞 권에서 상당한 지분을 차지해왔던 인물이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나가는 것의 중요함을 전하고 있었다. 내 꿈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또한 얼마나 멋진 일인지. 이렇듯 도서관을 찾는 등장인물들을 둘러싸고 책과 함께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것이 이 시리즈의 특징인데,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고, 따뜻한 감동도 있어 재미있게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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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있어 서점의 책이 잘 팔리지 않는걸까? | 문학 2021-08-2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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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도서관의 주인 2

시노하라 우미하루 글,그림
대원 | 201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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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치아오이 어린이 도서관은 부동산을 중심으로 개발업쪽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대기업 코테가와 그룹의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사립 도서관이다. 버섯머리로 불리는 까칠한 미코시바, 털털한 성격의 카요, 차분한 미즈호 세 명의 사서가 도서관을 지키고 있다. 아버지와 불편한 관계로 힘들어하던 미야모토가 우연히 티치아오이 도서관에 들렀다가 미코시바가 권해준 한 권의 책을 읽고 단골이 되었다. 네 사람이 주축이 되어 이야기는 전개되는데, 2권에서는 도서관과 서점의 관계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근처 서점에서 어린이 책을 담당하고 있으면서 그림책을 쓰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이사키는 도서관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아서 서점에서 책을 사는 사람들이 줄었다고 미코시바에게 따졌다. 미코시바는 그리 상냥한 성격은 아니지만 책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 그곳을 찾는 아이들은 투덜거리기도하지만 미코시바를 좋아했다. 알고보니 도서관에서 필요한 책을 서점에서 구입하고 있었고, 책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그 서점에 어린이 책이 잘 구비되어있다고 소개하고 있었다. 서점과 도서관이 좋은 관계를 이루고 있었던 거였다.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발견한 아이는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알 수 있어.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알면, 자연스럽게 독서량도 늘지. 책을 읽는 습관을 익힐 수 있는 거야. 그렇게 되면 빌리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게 돼. 자기 곁에 두고 싶은 책이 반드시 생겨. 책을 읽ㄴ느 습관이 생긴 아이는 자연스럽게 책을 사게 되겠지. 한마디로 도서관이란 자기가 책을 사서 읽을 계기를 만들어주는 곳인 거야. - p44~p45

 


 

 내가 사는 도시만해도 도서관이 많은 편이다. 도서관이 많아지면 당연히 책을 구입하는 사람은 줄어들거라고 생각했는데 미코시바의 설명을 듣다보니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일본도 대출기간이 2주...우리랑 같군)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도서관에서 대출도 많이 하지만 구입도 많이 한다. 그런데, 오프라인 서점이 아니라 편리한 온라인 서점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 중요한 것은 책을 좋아하느냐, 좋아하지 않느냐는 것이지싶다.

 

 이 외에도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겨 있는 책에 대한 이야기, 전쟁 중에 죽은 친구가 읽던 책을 찾으러 온 노인, 아들과 어떻게 가까워져야할지 알지 못하는 아버지가 책을 통해 아들에게 조금씩 다가가게 되는 이야기등 다양한 에피소드는 책으로 얻을 수 있는 많은 것에 대해 알려주었다. 3권에서는 어떤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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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우리에게 건네는 말 | 문학 2021-08-2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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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태지원 저
가나출판사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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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창 옆에 앉아 조용히 책에 몰입하고 있는 여인의 모습은 평화로움 그 자체다. 초록색 의자, 초록잎이 풍성한 화분, 창의 반 정도를 채우고 있는 나무의 초록빛.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림이다. 이런 그림 한 점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때론 누군가의 말보다 그림 한 점이 커다란 위로가 되기도 하고, 삶의 방향을 바꾸기도 하니까. 저자 태지원은 10여년간 교사로 일했는데, 지금은 휴직을 하고 남편을 따라 중동의 작은 나라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고 있다. 낯선 환경에서 불안함, 외로움을 느낄때 미술사 관련책을 보았고, 그림 속 풍경과 화가의 인생에서 위로를 받았고,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지혜를 얻었다고 한다. 그 시간들이 이 책 속에 담겨 있었다. 저자는 어떤 고민을 했었고, 어떤 그림들을 통해 위로 받고 단단해질 수 있었을까? '당신만 그런게 아니라는 위로' 라는 프롤로그에 벌써 내 마음은 움직이고 있었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기도 하니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느 때로 돌아가고싶어? 라는 질문을 주고 받은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럴 때면 고3으로 돌아가 미친듯이 공부를 해보고 싶다라고 대답했다. 지금은 아이들이 3~4살일때로 돌아가서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으로 바꼈다. 하지만, 부질없는 질문이고 답임을 잘 알고 있다. 이효리가 과거에 대해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을때 남편 이상순이 그렇게 말했다한다. "그때는 또 그럴 이유가 있었던 거야."라고. 저자가 그 장면에서 깨달았던 것처럼 나도 그런거구나 공감할 수 있었다. 모든 행동을 할 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 순간의 판단이 중요할 뿐, 후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 아내 에우리디케를 저승에서 구해서 나오던 오르페우스는 결국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금기를 깨는 바람에 에우리디케와 함께 할 수 없었다. 신화 속 한 장면으로만 생각했던 그림이었는데, 저자의 말을 듣고 나니 이 그림이 다른 의미로 보였다.

 


 

  과거의 어떤 시점을 돌아보며 마음 아파하고, 그 시점의 나를 탓하고 후회하며 보낸다. 그런 일을 반복하다 보면 현재로 나아갈 힘이 허공으로 흩어져버린다. 오르페우스의 이야기는 과거를 자꾸 돌아보며 후회하지 말라는 금기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 것이다. -p 65

 

 

 

  좋은 일이 있을때 마음껏 축하해주는 것은 쉽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불행한 일을 당한 사람에게는 도무지 입이 떨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며칠 전 후배가 건강이 많이 좋지 않다고 전화를 해왔다. 순간 말문이 막혔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같았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자주 봐왔던 그림인데도 더 오랫동안 바라봤다. 하던 뜨개질을 멈추고, 얼굴엔 주름보다 더 큰 안타까움을 담고, 등에 가볍게 올린 할머니의 손은 아무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위로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듯했다. 두 손에 얼굴을 푹 파묻고 있는 젊은 여인의 고통도 그대로 전해져와서 너무도 짠하게 다가오는 그림이었다. 누구나 힘든 일 없이 사는 인생은 없을 것이다. 그럴때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주기도 하고, 힘을 얻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 아닐까? 이 그림을 그린 저자 월터 랭글리도 슬럼가에서 삶을 시작했고, 질병과 배고픔에 시달리는 가난의 풍경에 익숙했다고 한다. 자신디 노인의 저 따뜻한 손길을 바랬을지도 모르겠다.

 


 

 

  외로움과 고통, 불안에 지배당하는 날을 누구나 겪는다. 스스로가 바다 한가운데 홀로 떠있는 섬처럼 느껴지는 날도 있다. 그 순간 외롭다는 사실 자체를 외면하고 스스로를 허약한 사람이라 탓할 필요는 없다. 외롭고 슬프다는 사실을 일단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어딘가에 기대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날도 존재함을 인정하자. 타인에게 기댈 줄 하는 것도 일종의 용기다. -p 203

 

 인생의 각 지점마다 가슴 뛰는 일이 존재했지만 30대 후반이 되자 설레는 일은 현저히 줄었고, 삶이 재미없어졌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뭔가를 하기 시작하면 반드시 성과를 내야하고, 그렇지 않은 일에 돈과 시간, 노력을 들이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하던 내 모습이 겹쳐졌다. 그런  무기력감에 휩싸인 저자의 마음을 잡아끌었다는 피터르 브뤼헐의 <아이들의 놀이>. 무엇이 저자의 마음을 건드렸을까? 저자는 거대한 목적을 염두에 둔 행동이 아니라 순수하게 놀이 자체에 몰입하는 순간의 기쁨을 보았다 .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놀이는 제각각이지만 정말 진지하게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뭔가를 하고 있는 것 자체로서의 즐거움을 볼 수 있었다. 지금의 나는 큰 성과를 이루지 못한다고 해도 현재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순간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앞으로도 어린 나를 허(許)하려고 한다.

 


 

 하고 싶지만 유치하다는 이유로,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일에 시간 낭비하기 싫다는 이유로 한사코 피하고 있는 일이 있는가. 늘 효휼적인 일만 할 수 없다.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면 감행해보기를 바란다. 특정 나이에 맞는 놀이를 정할 필요는 없다. 당신 안의 어린 아이를 이따금 허(許)하자. 유치해지는 만큼 건강해질 것이다. -p 251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나도 그런데' 라는 문장이 가장 많이 떠올랐다.  '내 모습이 밉고 싫어 마음을 추스르기 힘든 날, 인간관계 또는 과거의 상처 때문에 힘든 순간, 인간관계에서 혼란스러울때, 위로다운 위로가 필요할 때, 내가 누구인지 혼란스러울 때 ' 라는 다섯 가지 주제로 쓰여진 이 책을 읽다 보면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평소 고민했던 것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성취하는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육아를 하면서 힘들어 하고, 낯선 곳에서 외로움을 견뎌야했던 시간들. 그 시간들을 그림을 보면서, 화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위로를 받고 힘을 내게 되었던 순간들이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저자 덕분에 '그림의 힘'을 다시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힘들때 나를 위로해주는 무언가를 만난다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까싶다.

 

 

 

* 사랑님 책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마음 무거운 일이 많았는데 많은 힘이 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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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영업 전략을 알고 싶다면 | 기타 2021-08-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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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살아야 판다

강대훈 저
스틱(STICKPUB)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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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처럼 내수시장이 충분하다면 좋겠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부분이 많은데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가 아닐까싶다. 그래서인지 '해외 영업을 해야 산다' 또는 '내수에 머물다가 글로벌기업의 공세 속에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는 해외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저자 강대훈은 25년 동안 회사를 경영하면서 제조, 무역, 컨설팅 부문의 사업을 했고, 수출마케터로서 수백 종류의 제품을 수출했고, 한국무역협회 컨설턴트로서 7만 회원사를 대상으로 무역 현장 활동을 지원했다. 현재는 기업, 협회, 정부를 대상으로 글로벌 전략을 코칭하는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해외영업을 위해서는 영업과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저자가 현장에서 생생하게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하고, 엑기스만을 뽑아서 전해주는 글들은 생소한 분야였지만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해외영업이라면 당연히 언어에 능한 것이 가장 먼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영어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힘으로만 하는 것도 아니고, 겸손함도 중요한 자질이라고 했다. '인문학 비즈니스, 상대방 중심의 대화를 해보자' 라는 글에서는 상대방 나라에 대한 지식으로 대화를 끌어감으로써 호의적인 감정을 끌어내는 것도 큰 역량임을 알 수 있었다.

 

  <비대면 시대, 영업 대표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이라는 제목의 8장의 내용 중에  '일기일회 (一期一會) 고객을 놓치지 않는 네 단계'가 중요하게 다가왔다. 만나고 명함을 주고받지만 그것으로 끝이나면 아무런 소용이 없고, 잠재고객을 만나 기회를 절대로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메시지를 보내고, 상대를 검색하고 메일을 보낸다. 다음으로는 통화를 하고,만나서 공감하고 행동하라는 것이었는데, 네 단계를 완성하는것 자체가 쉽지는 않은 일일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마음을 먹고 연결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으면 인연이 주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한다. 사람을 중요시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영업일 것이다. 스마트워크라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목표달성을 위한 효용이 높은 일처리 방식으로 자신과 팀과 파트너의 일을 관찰하고 반복되는 패턴을 발견하여 불필요한 것은 버리고, 우선 순위에 따라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저자가 밝힌 즉시 공유하고 일치시키는 영업 필살기,스마트워크 원칙 8가지에 귀기울여본다면 비대면 시대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하여 원하는 성과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제9장 천기누설, 어떻게 바이어를 찾는가? >는 사실 가장 궁금한 부분이었다. 사자나 곰을 잡는 일도 해외구매자를 발굴하는 것에 비하면 유희에 지나지 않는다했다. 구매자를 찾는 일반적인 방법은 정부의 수출지원 기관에 의뢰를 하는 것이지만 그런 사람은 업계에 노출되어 있어 오히려 힘들다고 한다. 구글, 알리바바, 콤파스, 옐로페이지등 사이트 검색을 통해 바이어 발굴을 시도한다. 잠재적인 목록이 작성되면 거래를 제안하는 메일을 보내고, 현지 기업의 반응이 오면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서 필요한 정보를 얻고, 현지로 날아가 판매현장을 둘러보고 거래를 위한 협상을 한다. 그 안에 많은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기에 잘 가려내야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말도 다르고 인종, 문화가 달라 어떤 인연도 없던 사람을 찾아 친구로 삼고 거래를 한다는 것은 야생곰을 길들여서 아내로 삼는 것과 같다하니 바이어를 구한다는 것의 어려움이 상상이 되고도 남았다.

 

 총 1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은 출장의 전략, 영업 본선인 바이어 상담, 영업 팔로우 업등 노하우를 확실하게 전수를 해주고 있었다. 해외영업인만큼 위험한 일도 따라다녔는데, 테러와 납치와 같은 위험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 지를 여러 에피소드들을 통해 알려주었다. 무거운 짐을 가득 지고 메고, 먼길을 갔지만 철저하게 병이었던 저자가 겪었던 어려움은 극히 일부라고 해야하겠지만,  왜 제목이 '팔아야 산다'가 아니라 '살아야 판다'여야 했는지 어렴풋이 알것도 같았다. 해외영업이란 분야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기껏해야 어떻게 저 많은 물건들이 수입,수출을 통해 개개인의 손에 들어갈 수 있는걸까 궁금한 정도였는데 일선에서 뛰고 있는 현장을 보듯 생생한 글들을 읽고나니, '귀향 오디세이, 당신의 승리'라는 제목의 마치는 글이 공감이 되었다.  세상의 곳곳에는 내가 겪어보지 못한 분야가 너무나도 많고, 내가 아는 것은 극히 일부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하든 또 비슷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듯한 느낌도 든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수출기업을 위한 글로벌 마케팅 필살기에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지만 어떻게 방향을 잡고 살아야하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자기 계발서로도 읽혔다.

 


 

 

 

아자아자님의 소개로 스틱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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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시간을 그림과 함께 | 문학 2021-08-1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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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00 인생 그림책

하이케 팔러 저/발레리오 비달리 그림/김서정 역
사계절 | 201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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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그림책 좋아하쟎아' 하면서 아들이 건넨 책이다.  깜짝선물을 종종하는 아들 덕분에 행복지수 상승.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서 받자말자 읽어보았다. 그림을 보면서 글자를 따라 읽으면서 쭉 넘겨본 후에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천천히 읽었다. 수명이 늘어나 이젠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그건 평균 수명에 불과하다. 그래서 과거를 돌아보며 추억하는 시간도 필요하고, 미래를 위해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매 순간을 충실하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싶다. 책은 태어나는 순간 0세부터 100세까지 인생을 담고 있었다. 갓 태어난 조카를 보았을 때 이 책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조카를 지켜보고, 저자가 겪어보지 못한 시간들에 대해서는 인터뷰도 하고 그렇게 이 책은 세상에 나왔다.

 

0 난생 처음 네가 웃었지. 널 보는 이도 마주 웃었고.


 

 25년 전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가 생각났다. 예정일을 열흘이나 넘겨서 유도분만을 시도했지만 그러고도 15시간쯤 지나서 얼굴을 보여주었던 딸. 그 순간이 아직도 고스란히 생각난다. 출산의 아픔은 기억이 안나고 아이와 만난 순간 내가 활짝 웃었던 것만 생각이 난다. 신기하게도.

 

2 벌써 공중제비를 넘을 수 있니? 그래. 하지만 그렇게 네가 살아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



 

뒤집기를 하고, 기고, 걷고, 새로운 것에 반응을 하는 모든 순간이 경이롭게 느껴졌다.

 

12 벌써 엄마 아빠보다 잘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구나



아이가 커가는 것을 보는 것은 또 다른 세상 하나를 보는 것과 같았다.

 

30 행복이란 상대적이라는 걸 배웠지?

31 그건 아주 좋을 때와 아주 나쁠 때 그 두 경우 가운데쯤에서 가장 잘 자란단다.


 내 아이들은 아직 20대에 머물고 있으니 이젠 나에게 묻고 대답하는 시간이 되었다. 행복이 상대적이라는 것을 배웠고, 지금도 알고 있지만 배운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33 잠이 모자라도 버티는 법을 배우게 될거야

아이를 키우던 내가 아니라 새로운 가족을 만들고 아이를 키워나가는 나의 자식들을 보며 그 시간들을 돌아보게 되겠지? 엄마도 너희들을 그렇게 키웠단다.

 

45 지금 그대로의 네 모습을 좋아하니?

 설마! 갈수록 불만이 쌓여가는 것은 왜일까? 불혹이 지나 흔들림이 없어도 벌써 없어져야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흔들리고,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늘어가고 있다. 현재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고 산다는 것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50 인생에는 두 가지 큰 힘이 있어. 누군가 너를 끌어주고 있니? 누군가 너를 밀어주고 있니?

 

 나에게 가장 큰 힘은 가족이란 동력 아닐까? 누구나 그렇듯이.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리고, 취미를 함께 나누고, 편하게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도.

 

56 이제는 세상이 무심해졌구나. 달 한번 제대로 올려다보질 않네.


 그 나이가 되면 그렇게 될까? 무심해지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무심해지기 보다는 좀 더 열정적으로 살고 싶다.

 

60 너도 이제 예순이구나. 하지만 어릴 때 보았던 60대 할머니가 네 자신이라는 생각은 전혀 안 들지?

 어릴 때 보았던 아줌마의 모습이 나일거라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할머니가 된 내 모습도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지만 시간은 흐를테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겠지?

 

70 네 자신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지? 생전 처음 해 본 일이 아주 마음에 든다는 것도 이제야 알았을 거야.

 내 나이 70이 되었을 때 난 어떤 일을 처음으로 하게 될까? 지금도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은 여전히 어려운데, 그때는 더 힘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미리 미리 연습을 해둬야할 것같다.

 

81 이제는 나이를 한 해 한 해 세는 게 아니라 행복하게 보내는 순간 순간을 세고 있다고?

81살이 아니라 지금 당장 그렇게 해야할 것같다. 행복하게 보내는 순간이 많다는 것은 잘 살고 있다는 것일 테니. 순간 순간의 행복을 즐기는 것을 미루지 말자.


99 살면서 무엇을 배웠을까

 

살면서 무엇을 배웠을까? 에 대한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실제 그 시간을 살고 있는, 살았던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쓰여진 책들이라 더 공감할 수 있었다. 내가 살아온 시간들에 대해서는 그때의 나는 어땠을까? 를 생각하고, 살아갈 시간에 대해서는 그 시간들을 지나가고 있는 분들에게 따뜻한 조언들을 들었다. 나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시간들을 살아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았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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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를 보면서 세계 경제사를 알아가는 즐거움 | 예술 2021-08-1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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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화로 배우는 세계 경제사

다나카 야스히로 저/최인영 역
휴머니스트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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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은 정말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신화, 역사, 문학도 그림을 통해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게 된 나로서는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정말 좋아한다. 화가가 그림을 그리던 당시의 사회상, 사람들의 사고 방식, 당연히 화가가 세계를 바라보던 방향등 그림 한 점을 통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책은 세계 경제사를 명화로 배우자고 이야기했다. 경제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왠지 복잡하게 느껴져 한쪽으로 밀어두었는데 그림으로 이야기한다면 말이 달라진다. 명화를 통해 경제를?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문소영 작가의 <그림 속 경제학>이라는 책을 통해 그림과 경제를 이야기하는 책을 만난 적이 있었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책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까?  

 

 저자 다나카 야스히로는 공인회계사무소를 운영하는 회계사로 비지니스 스쿨과 기업 등에서 회계, 경영 컨설턴트 전문 강사로 활동하는 한편, 만담가와 함께 하는 이벤트 강연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회계사이기에 명화에서 경제가 보인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높임말로 조근 조근 강연하듯 쓰여진 글은 읽기에 편했고, 귀에 쏙쏙 들어왔다.  나라별로 나눠 여행을 하는 기분으로 구성했다.

 

1. 이탈리아

 

14세기 흑사병이 창궐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당시 교역과 무역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면서 교회에 대한 불신도 깊어질 수 밖에 없었는데,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은 교회와 손잡고 도시 재건을 꾀하며 젊은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건축물을 장식할 작품들을 의뢰했다, 예술가들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예술품을 모방하고 , 독창성도 발휘하며 흑사병의 폐허로부터 재생을 꿈꾸었고 그것은 바로 르네상스로 이어졌다. 르네상스 화가들이 3차원 세계를 그대로 표현하는 원근법을 고집했던 이유가 원근법에는 인간중심의 자세가 있기 따문이라고 하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태고지>를 이야기했다. 단지 종교화로만 보았던 이 그림에서 저자는 인간중심의 르네상스를 말했다.

 


 

2.플랑드르

 

 14세기가 되면서 육로보다는 해로를 통한 교역이 늘어났는데 유통되는 다양한 상품들 중에는 대형 그림들도 있었고, 이렇게 남북 문화교류가 시작되면서 이탈리아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플랑드르에서도 르네상스가 탄생하게 되었다. 플랑드르의 얀 반 에이크에 의해 만들어진 유화물감, 조선업이 성행하던 베네치아에서 돛을 만드는 천을 이용해 만들어진 캔버스는 회화계의 혁명을 일으켰다. 피터르 브뤼헐의  <베들레헴의 인구조사>에는 플랑드르를 지배하고 있던 스페인에서 세금을 걷으러 온 세금 징수원에게 사람들이 인두세를 내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있다. 빈곤, 기근, 무거운 세금으로 피폐했던 당시 사회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면죄부 판매로 종교개혁이 일어나고 신교도가 탄생하면서 종교 갈등은 커졌고, 플랑드르는 신교 국가 네덜란드와 가톨릭 국가 벨기에로 나뉘었다. 네덜란드는 교회라는 후원자가 사라지면서 부유한 시민들이 화가들을 지원하게 되었다. 종교화가 사라지고 집단 초상화와 집안을 장식할 수 있는 풍경화, 정물화, 풍속화로 회화의 변화가 일어났다.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인 동인도 회사가 설립되면서 증권거래소도 생겨났고 다양한 상품거래도 하게되면서 튤립도 들어오게되는데, 튤립은 세계 최초의 거품경제를 일으켰다. 렘브란트의 <플로라의 모습을 한 사스키아>에서 가장 비싼 것은 머리에 장식한 튤립이었다 한다.  


 

3. 프랑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앙리 2세와 결혼한 카테리나에 의해 이탈리아의 예술, 음식이 프랑스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에 비해 예술적으로 하위에 있던 프랑스는 1648년, 왕립회화 및 조각 아카데미를 설립해서 이탈리아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다. 아카데미 소속 화가들은 회화 교육을 받고, 아카데미에서 주관하는 전시회 살롱에 작품을 발표했는데, 살롱에서 입선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었다. 프랑수아 부셰의 <퐁파두르 부인>처럼 우아하고 예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로코코 회화가 탄생했다. 귀족들은 로코코 그림으로 장식하고, 호화로운 요리를 즐기며 국가재정을 탕진했고,그 부채 해결을 위해 세금을 만들어냈다. 결국,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다. 로코코 회화는 시들해지고 신고전주의 회화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혁명후 혼란을 해결한 나폴레옹은 전쟁중에 많은 예술품들을 약탈했다. 그 미술품들을 루브르 궁전을 미술관으로 개조해 공개했는데, 이때부터 회화는 사적 소유물이 아닌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갖게되었다. 프랑스 정부는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농민에게 토지를 불하했는데 그러한 농지를 사서 경작하는 소농이 밀레가 그린 사람들이었다.  


 

 살롱 시스템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인상파가 등장했다. 인상파의 대표적인 화가인 르누아르의 그림 <사르팡티에 부인과 아이들의 초상>이라는 그림을 보고 저자는 부르주아 고객을 위한 마케팅 정신만 있을뿐이라고 해서 낯설었지만 생활인으로서의 르누아르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다고 체념했던 르누아르가 자신의 영혼을 팔지않고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렸다고 하면서 저자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돈때문에 일하는가, 아니면 자신을 위해 일하는가. 어느 시대의 예술가도 이 같은 고민을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도 이에 대해 고민하지요. 르누아르가 이 질문에 하나의 대답을 준것 같아요. 무엇을 위해 그림을 그릴까, 그것은 보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기 위헤. 이렇게 생각하면 돈 버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양립할 수 있지요. 돈과 보람의 양립을 몸소 보여준 르누아르, 역시 위대한 사람은 다르네요. 돈과 보람을 나누어 생각하는 우리는 아직 멀었나봅니다. -p 166

이처럼 저자는 그림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 계발서를 읽고 있는듯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했다. 나 자신에 대해서 잠깐씩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강연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저자의 이력이 책에서도 나타나는 것 아닌가싶었다.

 

 

4. 영국

 

 영국은 산업 혁명을 통해 부자가 되었지만 문화 수준에서는 이탈리아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떠나는 유학여행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랜드 투어가 유행했다. 베니치아의 화가 카날레토의 그림을 좋아했던 영국인들은 부지런히 구입해서 영국으로 가져갔다. 이후에도 유럽 대륙의 혁명 전쟁을 피해 영국으로 많은 미술품들이 유입되었고, 미술시장의 중심이 되었다. 윌리엄 터너는 이탈리아 여행후 빛과 공기를 그리기 시작했고, 추상적으로 되어갔다. 터너는 산업혁명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증기 기관차를 그렸는데, <비, 증기, 그리고 속도- 그레이트 웨스턴 철도>가 대표적이었다. 이 그림은 워낙 유명한 그림이라 자주 만났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증기기관차와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산토끼가 있는데,  기술의 진보가 인간을 행복하게 할까? 시간과 효율에 쫓겨 불행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을 담고 있다고 보고 있었다. 정확히 터너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시대 사람들 중에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지 않았을까? 100년 정도 앞선 1751년 윌리엄 호가스의 <진 거리>라는 작품에서는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모이는 빈민가를 그렸다. 이들의 그림을 통해 우린 당시의 영국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영국 금융시장이 발전하면서 유럽의 금융맨들이 모여들어 그림을 투자 대상으로 인식해 고객에게 구입을 권유하거나 자신들이 직접 사들였다. 소유재에서 거래재로서의 변화라고 말할 수 있다. 나폴레옹 시대에는 미술품이 사유재에서 공공재로, 19세기 영국에서는 소유재에서 거래재로. 이렇듯 시대의 변화에 따라 미술품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영국에 살던 터너, 그의 시대에는 여기저기서 신기술, 신제품이 등장하고 있었습니다. 증기기관차, 카메라의 사진, 튜브 물감등. 거기에 더해 미술시장의 변화도 있었죠. 이러한 급격한 변화를 목격한 인간은 두 유형으로 나뉩니다. 내 시대는 끝났다고 단념하는 사람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투지를 불태우는 사람, 터너는 분명히 후자 쪽이었어요.-P 201

이 문장은 어느 시대에나 통용되는 문장이 아닐까? 현대는 더 심각한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따라가기가 힘이 들지만 그래도 멈춰있어서는 안되지 않을까?

 

5. 미국

 

 규율 바른 생활과 근면한 태도 덕분에 노동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영국에서 건너온 신교도들이 모여 살던 지역은 보스턴이었다. 보스턴 사람들은 농민화가 밀레의 그림을 좋아했다. 보스턴 정착민들은 밀레의 농민화에서 근면한 자신들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미국인들은 위작이 적다는 이유로 인상파 그림을 매력적으로 생각했는데, 내용면에서도  종교적인 그림보다는 풍경화나 인물화를 선호했기때문이었다.  인상파 회화가 미국에 퍼지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사람은 프랑스의 미술상 뒤랑 뤼엘이었다. 화가가 꿈을 좇는 이라면, 그것을 상업적으로 지탱하는 것이 미술상인데 미술상의 본보기로 뒤랑뤼엘을 꼽았다. 현재도 그렇지만 그림 자체로서의 경제적인 가치에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부분이었다.

 

  마네의 그림 <폴리 베르제르의 술집>은  인상파의 대표적인 그림으로 자주 등장하는 그림인데, 이 책에서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들었다. 카운터에 있는 술병중에는 영국의 유명 브랜드 '바스'맥주병이 있는데, 거기에 붙어있는 라벨은 1876년 1월 1일 영국 최초로 등록된 제1호 상표라고 한다. 그림 속에서 영국의 지적소유권에 대한 법제화를 실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었다.

 


 

 19세기 영국, 미국, 아프리카 사이에 삼각무역이 이루어지고 있었다한다. 영국의 자금과 노하우가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 양국의 거대한 '글로벌 돈벌이 프로젝트'.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데려와 면화 농장에서 일하게 하고, 그들이 생산한 면화를 가공함으로써 많은 수익을 거뒀다. 이 삼각무역 시대를 볼 수 있는 그림이 있었다. 에드가 드가의 그림 <뉴올리언스 의 면화 거래소>에서 당시 재배한 면화를 거래하는 사무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미국에서 미술에 대해서 특별하게 느낀 점은  미술관이 시민들의 미술품 기증으로  세워졌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컬렉션을 '공공재'로서 미술관에 기증하는 경우가 많았다.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 단기간에 경제대국을 향해 달려가는 중에 문득 멈추게 된 순간, 죄책감과 공허함을 채우기 위한 행동일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자신의 부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려하는 마음은 높이 사야할것같다.

 

 '경제가 보이는 미술관 투어에 어서 오세요'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미술을 경제의 흐름으로 보자는 취지의 책이었다. 흑사병이 시작되었던 14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커다란 흐름을 보여주었는데 그 방대한 양을 담기에는 부족한 느낌은 있었다. 그리고, 내가 기대했던 것은 한 점의 작품을 두고 그 그림이 그려졌던 시대의 경제적인 상황을 하나 하나 짚어주는 것이어서 조금 아쉬운 면도 있었다.  하지만, 각 나라간의 교류, 종교 갈등,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의 변화등 커다란 흐름을 그림과 함께 볼 수 있기때문에  미술에 대해서, 세계 경제사에 대해서 가볍게 접근하기에는 좋을 것같다. 코로나로 인해 행동반경도 줄어든 이 시기에 이런 그림책 한 권 들고 독서삼매경에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YES 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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