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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7 | 1인분의 독서 2023-02-2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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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키7

에드워드 애슈턴 저/배지혜 역
황금가지 | 202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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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7 / 에드워드 애슈턴

*영화의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줄거리는 앞부분만 간단히 쓰겠습니다. 미래 인류는 망가진 지구 대신 개척지 행성을 찾는 디아스포라를 진행하고 있다. 미키 반스는 사채 빚에 쫓겨 '익스펜더블(소모품 노동자)'에 자원한다. 니플하임 행성에 착륙하고 탐사하는 과정에서 미키는 몇 번이나 죽는다. 그러나 바이오 프린팅 기술에 의해 재생탱크에서 복제된 신체(텅 빈 몸뚱이)가 만들어지면 거기에 미리 업로드한 기억을 집어넣어 미키2를 만든다. 미키2가 죽으면 미키3, 그다음엔 미키4 등이 차례로 만들어졌다. 작전 수행중이던 미키7이 깊은 곳으로 추락하자 동료는 구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미키8로 살아날 테니 미키7을 구조하지 않고 돌아가 미키7이 죽었다고 상부에 보고한다. 그러나 미키7은 죽지 않고 돌아오는데, 본부 내 자신의 침대에서 자고 있는 미키8을 발견한다.

“다음 여름에는 테니스를 꼭 배워봐야지.” 다짐하고 말했다가 지키지 못했다. 어쩐지 과거의 나에게 충실하지 못하고 한때나마 존재했던 나의 일부를 저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미안했다(누구한테?). 게으르고 관성적인 내겐 이와 유사한 일들이 잦았다. 그래서 차라리 어떤 내용이든 약속하는 말이나 생각 같은 것을 하지 않기로 했다. 운동에 대한 의지 뿐만 아니라 그때와 지금, 나는 여러 면에서 달라졌다. 까마득히 먼 스무 살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지겠지. 그러나 나는 달라졌을 뿐 여전히 같은 사람이라고 느낀다. 다른 사람들도 나를 그렇게 다름없이 대한다. 그런데 그게 내 착각일 수도 있겠구나, 나 이미 정은주192837837271쯤 되는 것 아닐까 생각하니 재미있었다.

단순하게 말하면 지금껏 ‘나’라는 존재는 1. 내가 ‘나’라고 느끼고 2. 남이 나를 나라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미키7과 미키8은 두 가지를 모두 만족해 버린다. 존재의 본질이 무엇일까, 본질은 하나인데 존재가 여럿인 걸까, 그렇다면 그 각각을 다 존재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 미키7이 바이오 프린팅된 신체를 갖고 있지만 “(우주선을 타고 미드가르드를 떠날 때와) 같은 사람이라고 느껴(p.298)”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복제된 신체는 자아의식 자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키7의 손목에 든 멍은 미키7이 다른 미키들과 다름을 상기시키는 징표이다. 의식은 같은 사람이라고 주장하지만 신체는 같지 않다.

살면서 모두가 내적으로 또 외적으로 변하지만, 원형이 그대로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주름이 생겨도, 머리카락을 염색해도, 개종을 해도, 지지 정당이 달라져도, 성전환 수술을 해도 같은 존재라고 받아들인다. 테세우스의 배처럼 모든 부품을 차례로 뜯어 고쳐도 여전히 같은 존재라고 말하는 그 직관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나는 어떤 대상이나 현상을 ‘자연스럽다’고 여기는 직관의 세계가 궁금하다.

미키7이 “나인은 내가 아니니까(p.335)”라고 선언한 대목에선 ‘미키7만의’ 의지가 느껴졌다. 흥미롭게도 미키9이 만들어진다면 미키9은 스스로를 미키7과 동일하다고 느낄 것이고, “텐은 내가 아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미키10이 만들어진다면 스스로 미키9과 동일하다고 느끼면서 “일레븐은 내가 아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미키들의 시작은 이전의 익스펜더블 모델이지만 죽음을 맞이하기 전까지 어쨌든 그들의 삶의 궤적은 갈라진다. 식사 배급량을 나눠 써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허기를 먼저 챙기는 장면은 미키7과 미키8을 정말 ‘둘’로 보이게 했다. 내겐 미키8이 미키의 가능성으로 받아들여진다. 미키1, 미키2, 미키3, …이 모두 살아있었더라면 그들은 모두 미키이자 미키의 가능성이고, 그들끼리 모두 ‘같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닌 것 같다. 영화 <에에올>에서 멀티버스를 사는 수많은 양자경이 한 세계에 불려 나온 것을 상상하면 된다.

최근에 영화 <애프터양>을 보고 곧바로 <미키7>을 읽어서인지 ‘기억’의 무게감이 느껴졌다. <애프터양>에서는 죽은(?) 안드로이드 양의 메모리칩에서 생전에 양이 기록했던 기억들을 발견한다. 양의 기억 속에서 주인공 가족을 바라보는 양의 시선은 정확하고 담담하며 또 따스해서, 이것이 인간적인 게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진짜 인간적일 수 있나 생각하게 만든다. 삶은 행위일까 아니면 기억일까. 찰나의 순간은 지나가고 결국 기억 속에 담긴다. 그렇다고 해서 기억이 삶의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단지 기억만 이식했다고 해서 그 삶을 ‘살아냈다’고 표현해도 충분한 걸까? 미키6의 기억을 이어 받은 미키7은 그 몸뚱이로는 하지 않은 일들을 제가 직접 한 것으로 치부해도 되는 것인지 싶다. 죽음을 당하는 것과 죽음을 기억하는 것이 같은지 다른지, 나 스스로도 쉽게 답을 내지 못하겠다. 정말 젬마의 말처럼, “기억이 남아있는 한 진짜 죽은 게 아닌(p.133)” 거라고 할 수 있는 걸까.

미키7이 삶을 대하는 열린 태도(혹은 대충 사는 태도)를 지닌 점과 역사를 공부했던 것이 마지막 순간에 크리퍼들과의 공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진화한 인류도 실은 ‘역사’라는 기억을 계승한 옛 지구인의 익스펜더블이자, 가능성으로 보이는 대목이었다.

그런데 미키 반스 역할에 로버트 패틴슨이 어울리는 지 모르겠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은 최고니까 알아서 잘 하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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