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 분석심리 공부를 3째하며 막연히 궁금했던 정신분석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기대로 "심연의 빛"을 읽게 되었습니다. 나름 심리학 용어에 많이 노출되어 편하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도입 부분은 결코 쉽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재미없는 책이려나....재미를 기대했는데...라며 다 읽고 말겠다는 의지로 머리말을 읽어 나갔습니다. 머리말을 지나 본문으로 들어갔을 때야 머리말에서 '읽고 싶은 부분을 먼저 읽어도 좋다'고 한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머리말보다 훨씬 나에게 실제적으로 들리는 이야기를 본문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익숙지 않은 용어에 걸려 잠시 글을 놓치는 듯 하다가도 이야기를 또 다시 따라가다 보면 내 모습과 교차되는 이야기를 만나게 되어 책에 집중하게 되는 묘한 경험을 했습니다. 전문용어에 집중하기 보다 맥락을 따라가다 보면 정신분석을 이해하고 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마 믿습니다.
책은 전체 8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은 연결된 듯하지만 독립되어 있기에 관심가는 부분부터 읽으도 좋겠습니다. 사실 '심연의 빛'은 제가 유난히 집중하기 힘들고 책 내용을 따라가다가도 자꾸 놓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융 분석심리를 공부하면서 자주 듣는 이야기가 내 수준만큼 책을 이해할 수 있다'입니다.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내용을 지적으로만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기에 요즘엔 심리학 책을 읽을 때면 내 수준이 궁금하면서도 긴장되기도 합니다.
정신분석에서 빼놓울 수 무의식. 심리학에서 무의식은 "지각이 없는 의식의 상태. 정신 분석에서는 의식되면 불안을 일으키게 되는 억압된 원시적 충동이나 욕구, 기억, 원망 따위를 포함하는 정신 영역"으로 정의됩니다. 사람은 자신이 기억하기 싫은 것들을 내가 기억하지 못하도록 기억 저편으로 숨기지만 그 무의식 속 기억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타나 나의 생활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무의식을 믿고 열린 마음으로 글을 읽어 나간다면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책이라고 믿습니다.
1. 마음은 어떻게 성숙해지는가
2. 고통의 근원을 찾아서
3. 무의식이 피워 올린 불꽃
4. 정신분석과 나
5. 증상 파노라마
6. 정신분석이 필요한 시간
7. 꿈, 작품 분석으로의 초대
8. 정신분석과 철학의 만남
p. 21
지혜로운 인간은 '두 유형'의 생을 '두 번' 산다."
. ........중략
첫 번째 기회는 전적으로 타자에게 의존해야만 하는 '어린 시절'이다. ...........그 '나'는 내가 '주체적으로 선택한 나'가 아니라, 양육자와 잘지내려 애쓰면서 형성된 부엇이다.대면하여 삶의 방향과 목표를 주체적으로 정립하라는 사회적 과제가 주어진다."
p. 24
두 번째 인생 단계에 들어선 청소년은 주체적 인생을 살고 싶은 욕구와, 첫 인생기 떄 자기 마음속에 들어와 자리 잡은 '타자'의 특성과흔적을 반복하려는 욕구 사이에서 심한 갈등과 방황에 휩싸인다. 내부에서 떠도는 정체불명의 (유아기 무의식적) 욕망과 불안을 견뎌내고, 외부세계의 냉정한 통과의례 요구들을
우리는 얼마나 건강하게 이 두 단계를 거쳐 왔을까요. 완벽하게 사랑해 주고 싶지만 인간이기에 부모는 자신이 원하는 것과 달리 완벽한 사랑을 주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예쁘게 사랑해 주고 싶은 마음과 달리 현실 속에 엄마 사람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기에혹은 내가 받아보지 못했기에 완벽한 사랑을 주기 어렵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 두 단계에 내 모습을 되집어 보며 내가 받지 못했거나 하지 못했던 것을 원망하거나 후회하기 보다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내 아이를 조금 더 자유롭게 키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p309
'현실 자아'가 온전히 발달한 사람이라면 자신과 타인 간의 다름을 견뎌주고 존중해주며 음미할 줄 알아야 한다. 그가 부부, 부모, 자식, 동료, 거리의 행인, 노인,아이, 외국인, 그 누구든 말이다.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조금 더 행복하게 살고자 시작했던 분석심리를 공부하면서 저는 제가 얼마나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인지 끊임없이 보게 되었습니다.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은 참거나 포기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럴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선 자신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나를 이해하지 못하면 내가 아는 것이 옳다고 여기는 아집에 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다름을 내가 얼마만큼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지 살펴 본다면 나의 현실자아가 얼마나 발달되어 있는지 가능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빛의 심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들었을 때는 책이 너무 무겁고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아니다. 어려우니 내 마음에 닿는 부분만이라도 제대로 보고 넘어가자'라고 생각을 바꾸니 어느 부분에선 아...내 얘기네....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다시 또 한번 더 보게 되었습니다. 분석없이 자신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분석을 받아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정신분석의 여러 관심을 살펴보고 자신에게 해당되는 부분을 대입해 보고 고찰해 본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 이 책은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좋은 책을 만나게 해 주신 Yes24 리뷰어 클럽과 아를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