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축축 쳐지는 요즘이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귀가를 했는데, 똥꼬발랄한 이 냥이들이 딱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핑크뮬리 밭에서 뛰어놀고 있는 귀요미들이 가득한 표지를 보는 순간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여름부터 만날 수 있는 꽃, 뜨거운 햇살 아래 피어나는 꽃, 가을이 가까워지면 만나는 꽃, 가을이 깊어질 때 피어나는 꽃, 이렇게 네 파트로 분류가 되어 있었지만, 시기와 상관없이 눈에 너무나도 익숙한, 언제 어디에서든 고개를 들면 볼 수 있을법한 꽃 그림들과 어우러지는 동물친구들이 잔잔하고 편안한 웃음을 자아냈다. 개화시기와 꽃말이 소개되어 있어서, 시기에 맞춰 주위에서 꽃들을 찾아보고 꽃말을 한번 더 되새겨 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색칠을 하지 않아도, 그냥 그림을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고 힐링되는 책이고, 색연필을 들고 하나하나 색칠하고 있으면 무념무상의 상태로 편안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가장 마지막 장에 있는 핑크뮬리의 냥이들로 시작을 했는데, 종이가 너무 얇지 않아서 살짝살짝 물을 묻혀 물감으로 터치해줘도 종이가 울지 않았다. 편안하고 잔잔한 꽃의 차분함과 발랄하게 뛰어노는 고양이들의 역동성이 잘 어우러져, 한권의 작품집을 만들기에 손색이 없다. 머리가 복잡하고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