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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명품 문장이란..... | 왜 가슴은 2022-04-03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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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목정원 저
아침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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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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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정원. 공연 예술학을 전공한 저자가 프랑스에서 6년을,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2년을 보내며 가졌던 생각을 담은 책. 장르를 말하자면 에세이. 내게는 참 뜬금없을 책. 그럼에도 한 편의 소제목을 마칠 때면 어김없이 저자의 얼굴이 궁금했던 날들. 마지막 장을 덮고도 앞표지의 목정원이란 이름에 한참 시선을 두었던 오늘도.

 

내용이야 공연과 예술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내게 큰 의미는 없었을 것들. 다만 소소한 일상을 보는 시선과 예술의 내면에 들어가는 깊이는 기실, 예술업을 하는 자의 깊은 사색이 남다름에 그려려니 하고도.

 

명품. 언젠가 지방 촌 가족이 서울 구경이랍시고 찾았던 내로라호텔. 그 스파뭐시기 샤워장에서 명품 빤스 입은 아저씨를 본 기억. 참 별것에도 다 명품 이름을 새겼는가우스웠던 그 날의 기억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 든 생각이라면 이 또한 참 엉뚱하지만, 책에도 문장에도 명품이 있다면 이 책, 이 문장이지 않을까.

 

수려한 문장을 따라 필사도, 읽은 후기도 적어본 오늘.

저자가 더욱 궁금했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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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모를 땋으며] 감사x10 | 왜 가슴은 2021-12-2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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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향모를 땋으며 (보급판)

로빈 월 키머러 저/노승영 역
에이도스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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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의 지혜, 어쩌면 우리의 옛것과 닮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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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성되지도 않았던 집단면역이었음에도 접종 완료 % 만을 믿고 위드화 시켰던 지난 11. 그 한 달의 외도로 자랑스러운 우리의 K 방역은, 오늘날 7천이라는 감염자 숫자와 그 연령층이 어린아이에게까지 이르렀다. 한 달의 위드화에 따른 당연한 결과에 미접종이라는 이름을 덧씌워 백신을 독려하며 행정적 차별화에 나서기까지 한다. 모두가 어찌나 백신 접종에 열심을 내는지 모른다. 2차 대전 독일의 그 잘난 선동가의 마력이 80년을 살아 돌아와 전 세계를 휩쓰는 듯 대중을 목적된 한 곳만으로 몰아가는 듯하다.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는, 인위적인 희소성이 경제적 수단이되어 대자연의 너그러운 흐름이 막혀 있게 되었다. 먹거리를 남겨두고 거래를 하면서 누군가는 과식에 괴로워하고 누군가는 굶어서 죽는 현실이 되었고 또 모두가 무감각해졌다. 스마트폰을 모르는 콩고 어린이는 어릴 적 보아온 동네 어른들을 따라 지하 100m 밑에서 코발트라는 푸른색 광물을 맨손으로 종일 파내고서 겨우 손에 쥔 3.5달러에 함빡 웃으며 코가 뭉그러진 어린 동생에게 죽을 먹인다. 어느 순간 주변에 입과 코, 팔다리가 기형인 동생들이 많아진 것에 이상해하면서. 이렇듯 인격이 부여된 시장체계 기업은 진짜 인격 위에 선지 오래다. 이 시장체계 기업은 땅 아래를 파헤치고, 하늘을 향해 불 뿜으며, 대지를 썩히고, 전염을 창궐케 하였다.

 

이 책은 인간과 대지의 부서진 관계를 회복하길 원한다. 거북섬(아메리카)의 옛 주인 토박이(인디언)들이 대지를 대하는 지혜에서 현재의 통찰을 과학적으로 풀어놓았다어쩌면 우리의 옛것과 닮았던 것들. 대지와 공감했던 우리의 옛 영성들. 실력 있는 옮긴 이는 저자의 토박이 감성 언어를 잘도 우리말로 옮겨놓아, 날숨과 들숨 속에 읽다 보면 어느새 책은 마지막에 가 있다. 저자가 말하는 해법이 대지가 주는 모든 것에 감사하고 받은 만큼 대지에 선물로 되돌려야 한다는 말에 격한 공감이 인다. 실제 못난 나는, 이 책을 들고서 회사와 집을 드나들 때, 출근길 햇살에 눈을 찡그릴 때, 퇴근 후 받아든 밥상의 찬거리를 볼 때, ‘감사-감사를 입에 달고 다녔다. 내가 쉬는 숨마저 대지가 준 것임을 깨달았기에. 그리고 생각했다. 이 책을, 정은이 동생, 문 이장님 책상에도, 바이든 삼촌, 시진핑 언니 서재에도, 재용이 옵빠, 빌 게이츠 할아버지 차 안에도 두어야 한다고. 비록 지금은 처음 책을 들었던 만큼의 뜨거움은 아니지만. 참으로 냄비근성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집 문틀이 되어준 단풍나무님, 가을의 마지막 나무딸기님과 봄의 첫 리크님, 부들님, 종이백자작나무님, 검은물푸레나무님, 수선화님과 이슬 맺힌 제비꽃님과 아직도 제 가슴을 뛰게 하는 참취님과 미역취님께 고마워요. (566)

 

전 지구적 환경 파괴와 전염병, 인본 위기의 대안이, 우선은 이 같은 파괴적 경제 구조에 맞서는 일임을 많은 이들이 알면서도, 만성화되고 지리멸렬해 흘러가는 이 시간과 이 상황 때문인지 모든 게 무기력해 보인다. 알면서도 어떻게 하지 못하는 현실.

 

.......겨울이 후끈하고 여름이 차다. 농촌이 복잡하고 도시가 적막하다. 출근길이 스스하고 퇴근길이 무겁다. 두부가 딱딱하고 칼끝이 부드럽다. 커피가 달고 주스가 쓰다. 먹어도 차지 않고 배부름에 허기진다. 모든 것이 주변에 널려 있음에도 오히려 나를 옥죄고 있는 것들, 나는 또 오늘을 산다. (코로나 우울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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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삼촌]아직 온기가 있구나. | 왜 가슴은 2021-12-1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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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순이 삼촌

현기영 저
창비 | 201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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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뜨거워 지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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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을 기억하는 일이 금기였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불온시 되었던 시절, 4.3의 고통을 작품에 새겨 넣어 망각에서 우리를 일깨워준 분들도 있었습니다.”

 

유신독재의 정점이던 1978년 발표한, 소설가 현기영의 순이 삼촌’.

김석범 작가의 까마귀의 죽음화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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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인용문은 201843, 문 이장의 70주년 4.3희생자 추도사 일부이다. 노무현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참석하여 국가 원수로서는 두 번째의 사과였다가만히 있어야 했던 섬’ ‘기억을 지워야 했던 섬제주도를 예술인들이 끊임없이 들춰내었는데, 추도사의 사례로 든 작품의 처음이 바로 이 순이 삼촌이다. 그로부터 시작된 역사 바로 세우기는 오늘에 이르러 국가추념일이 되었고 희생자증, 유가족증을 발급하기에 이르렀다.

 

오랫동안 4.3은 금기의 역사였다. ‘공산폭동이었다. 실제 우리가 부르는 4.3이라는 숫자에 그대로 드러난다. 이 날짜는 194843일에 발생했던 대규모 소요사태에서 유래되는데, 이날 남조선로동당 제주도당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방해하기 위해 무장대를 조직, 경찰서 기습을 감행했던 날이 기준이다. 이후 제주는 반란의 섬, 붉은 섬이 되었다.

 

[화석]

학살의 현장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지만, 남편과 자식을 잃은 순이 삼촌은 한평생 피해의식과 고통 속에 살다가 종국엔 그녀가 살아 돌아온 30년 전 그 옴팡밭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린다. 말 못 할 고통 속에서 돌연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버린 순이삼촌을 통해 작품은 현재의 고통을 되살린다. 어린 시절 학살을 기억하는 주인공과 살아남은 그의 가족, 그리고 순이 삼촌’.

실제 공산폭동이라는  4.3사건의 종료는 1954921일이 기준이다. 이  종료된 54921일은 공식적으로 한라산의 금족 구역(출입금지)’이 해제된 날을 기준으로 정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폭동 진압의 공식적 종료일 뿐이었다. 심지어 한 마을 민간인 전체를 몰살하기까지 했던 이 국가 폭력은 공식 종료 이후에도 생존을 위해 산에서 내려온 많은 민간인을 산 폭도’, ‘귀순자라 하여 처형했으며, 첨예한 반공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감추고 숨기고 고립시켰다. 제주의 4.3은 학살을 묻은 그 옴팡밭처럼, 그리고 살아남아 그 밭에서 출토되는 총알과 흰 뼈처럼, 고통을 화석처럼 묻었지만 벗어날 수 없는 것이었다.

 

[발굴]

고향이 제주인 저자는 작품 속에 있다. 서울을 살던 주인공 8년 만에 고향 제주를 찾는다. 제사를 위해서. 김포공항에서 단 50분 만에 고향을 찾은 주인공. 그리고 주인공 가 소환하는 물음. 한 마을 전체가, 이 마을, 저 마을 날짜를 달리하여 제사를 지내며 곡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주인공이 다시 찾은 고향 제주와 이 곡소리의 소환이, 어쩌면 지난날 국가가 묻었던공산 폭동'의 흙을 걷어내고 국가 폭력에 의한 4.3으로 씻어냄이 아닐런지...... 화석이 된 고통의 역사를 발굴하는 그것.

 

[그리고, 그 깨움 ]

쉬쉬해야만 했던 4.3의 진상을 공식적인 문서로 처음 기록한 것이 이 순이 삼촌이라고 한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많은 문예인이 4.3을 소환했다. 국가는 묻었지만, 끊임없이 저자와 같은 민간 문예 인들이 이 깨움의 활동을 한 것이다. 나아가 오늘날 문이장은 국가원수로서는 두 번이나 추념식을 찾았고, 군 최고 책임자까지 사과하기 이르렀으며, 그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에 노력하고 있는 지금이 되었다. 나 또한 학창 시절, 국사 교과서 끝자락에 자리 잡은 해방 이후 한 줄 반란의 역사였던 제주 4.3 사건을 이 같은 깨움 활동으로 국가 폭력의 역사임을 깨닫게 되었다. 다만, 녹색 신호등을 바라보듯 머리에만 들어 있을 뿐이었다. 이 작품을 만나면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야 하는 4.3임을 깨닫는다.

그래, 내 가슴에 아직은 온기가 있구나. ‘순이 삼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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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러셀의 글 핵심정리 본. | 왜 가슴은 2021-04-1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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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버트런드 러셀 저/최혁순 역
문예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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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의 주옥같은 글 모음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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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와 옮긴 이가 그동안 읽어왔던 러셀의 책과는 다르다. 오랫동안 살면서 러셀은 많은 글을 썼고, 국내에 소개도 많이 되었다. 저작권이 제대로 자리 잡기 전 워낙 많은 글을 썼던 러셀이었기에 국내에 해적판이 많았다고 한다. 2000년부터 저작권법이 개정되고 자리 잡으면서 사회평론사가 많은 부분 공식판권을 가지게 되었고 집에 러셀 책 대부분이 사회평론 출판사, 송은경 님이 옮기신 책이 많은 이유가 된다.

 

이 책은 문예출판사다. 역자도 내게는 다른 분이다. 또 내부의 내용도 이전의 공식적인 그의 책에서 익히 본 내용이다. 러셀의 구체적 이력에도 이 같은 제목의 책은 소개되어 있지 않다. 어쩌면 이 책은 러셀의 글을 모아 놓은 외국 해적판을 국내에 옮긴 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책의 최초 11쇄는 19711115, 그리고 3판 재쇄 2021110일이다. 러셀은 197022일 타계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러셀의 제대로 된 책이라 그냥 확정하자.

 

1<자전적 성찰>이라는 제목을 시작으로 <행복>, <종교>, <학문>, <정치> 5부로 나눠놨다. 각부 제목부터 세부 내용도 그의 자서전과 그가 낸 책에서 익히 눈에 익어있다. 어쩌면 이 책은 러셀 글에 대한 시험문제 핵심 요약정리 본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내게 이 책은 러셀을 다시 한번 복습하는 의미가 되었다.

5<정치>에서 1950년 러셀의 노벨문학상 수락 연설문이 고스란히 다 담겨있는데 이것이 새롭다. 러셀은 이 연설에서 전쟁을 반대하며 한국전쟁을 연설의 첫 시작으로 담았다. 읽으면서 고맙기도 하고 가슴이 뜨거웠다. 일전에 그의 자서전( 『인생은 뜨겁게』) 1차대전을 조기 종식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에서 서한을 보낸 전문을 읽은 적 있는데 그때만큼 러셀의 찐한 인류애를 느낄 수 있었다일본이 오염수를 바다로 버리겠다는 이 마당에 쓴소리 제대로 하는 세계적인 지성인 하나 없는 것이 무엇보다 안타깝다

 

사랑과 지식이 내게 허용되는 한, 그것들은 나를 천상으로 인도했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연민은 언제나 나를 지상으로 되돌아오게 했다. 고통에 찬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내 가슴속에 메아리치고 있다. 굶주리는 아이들, 압제자들에게 고문당하는 희생자들, 자식들에게 혐오스러운 짐이 되어버린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 그리고 고독과 빈곤과 고통으로 가득한 전 세계는 인간의 삶이 마땅히 지향해야 할 이상을 비웃고 있다. 나는 이런 사회악의 폐해가 완화되기를 간절히 소망하지만, 그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 또한 고통스럽다.

이것이 내 생애였다. 나는 이런 삶이 살 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만약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이런 삶을 다시 한번 살 것이다.

 

(12쪽.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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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야시 다키지 선집 1] 전투력이 약해질 때쯤 | 왜 가슴은 2021-04-09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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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고바야시 다키지 선집 1

고바야시 다키지 저/황봉모,박진수 공역
이론과실천 | 201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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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잡이 공선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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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조금은 저린다. 발악같은 바쁜 일상의 연속.

 

우선 다키지를 알게 해준 노마 필더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죽어가는 천황의 나라에서』 로 시작한 책이 그녀의 글에 반하여 『다키지 평전』으로 연결되고 『다키지 선집』 으로 가고 있다.

 

여기 한 사내가 있다. 그림과 음악과 영화를 사랑하고 모든 학대 받는 존재를 사랑하는 데 자신을 불태우다가, 나이 서른을 채 못 채우고 천황 권력에 의해 학살된 인간이 있다. 『게잡이 공선』의 작가 고바야시 다키지다. 우리는 불같이 살다 간 이 사람을 기리기 위해 고바야시 다키지 선집을 간행하기로 결정했다. 지금 그 중 첫 책을 선보이려 한다. (...)

이 책을 내기로 결정하고도 4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워낙 열학한 출판 환경을 가지고 있는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더하여 2,3권을 마무리하는 데 10배의 시간이 걸릴지라도 작업을 완수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ㅡ 6쪽. 2012년 초여름 편집자를 대표하여

 

고바야시 다키지(1903~1933)는 일본의 프로레타리아 문학의 대표적 작가다. 이 책 선집 1권은 너무나도 유명한(난 처음 알았지만) 게잡이 공선, 방설림, 1928315일 이렇게 3편이 담겨 있다.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게잡이 공선, 그의 처녀작 방설림, 그의 데뷔작 1928315일 이렇게다. 게잡이 공선 이후 프로레타리아 대표작가로서의 유명세와는 별개로 사회주의 활동을 하며 경찰을 피해 작품활동(대개가 미완)을 하다 1933년 체포되어 고문 3시간 만에 생을 마감했다. 게잡이 공선은 발표 직후부터 여러 나라에 번역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는 1987년 초판, 2008년에 재번역 출간되었다.

 

흔히 이야기책에는 인물이나 사물, 분위기를 글로 표현하는 묘사라는 게 있다. 나는 어쩌다 손에 쥐게 되는 책이 이야기책일 경우 이 묘사라는 걸 나름 세심히 본다. 게잡이 공선 첫 부분,

 

이봐, 지옥에 가는 거야!”

두 사람은 갑판 난간에 기대어 달팽이가 몸을 뻗치듯 늘어져, 바다를 껴안고 있는 하코다테 거리를 보고 있었다. 어부는 다 피워 손가락에 닿을 듯 짧아진 담배를 침과 함께 버렸다. 담배는 우스꽝스럽게 여러 형태로 뒤집히며 높은 선체를 거의 스칠 듯이 떨어졌다. 그는 온몸에서 술 냄새가 났다. 빨간 올챙이배를 물위로 한껏 들어낸 기선과, 한창 짐을 싣고 있는 듯 바다에서 한쪽 소매를 잡아끌기라도 하는 것처럼 한껏 기울어져있는 배와, 노란색의 두꺼운 굴뚝, 커다란 방룰 같은 부표, 빈대처럼 배와 배 사이를 바쁘게 누비고 있는 작은 증기선, (...) (31쪽)

 

다키지는 지옥으로 가자는 말을 꺼낸 어부의 시선을 따라 달팽이가 기지개를 켜는 듯한 바다를 바라본 후, 그가 내던진 담배꽁초의 움직임을 따라 항구의 풍경을 담으며 우리를 배에 태운다. 이 시작부가 꽤 유명한 것 같다. 묘하게 시작되는 이야기책이고 이 묘사에 이끌려 배에 같이 타듯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대부분의 이야기책은 중심인물이 있게 마련이고 그 중심인물을 규정하기 위한 인물묘사도 있게 마련인데 이 이야기책에는 없다. 집단이 주인공이다. 따라서 책을 읽는 독자도 첫 도입부와 함께 슬쩍 배에 같이 타면 되는 거다. 굳이 찾자면 말더듬이 선원 한 명 일 수 있겠다. 그는 악천후 속에서도 조업하라는 감독에게 항의하러 가는 순간 말을 더듬기 시작했고 그 말더듬이 증세가 나은 것은 각기병을 앓다 죽은 동료 옆을 지키는 순간이었다. ‘항문 주변에는 똥이 말라 점토처럼 달라붙어 있었다.’ 뜨거운 물을 아까워하는 감독에 대항하며, 입관 전 목욕을 정중히 행했다. 그리고 모두를 향해,

 

나는 계속 고민하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야마다 군은 얼마나 죽기 싫었을까, 하고요. 아니, 진짜 이야기를 해 보자면 얼마나 죽임당하기 싫었을까 하고. 분명히 야마다 군은 살해당한 거다.” (120쪽)

 

말더듬이는 더는 말을 더듬지 않는다. 야마다를 위한 복수일까. 그들의 투쟁 선언일까. 이후부터 한 개인에서 이들은 우리가 된다. 능동적인 우리. 능동적인 집단으로 바뀐다.

 


 

러시아와 경계를 다투는 바다(캄차카). 선박이 아니여서 항해법도 통하지 않고 그렇다고 공장도 아니여서 공장법의 적용도 받지 않는 게 통조림 공장’. 이 만큼 좋은 조건에,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실상과 그들이 현실을 깨닫고 이를 극복해 가는 이야기이지만, 이들을 착취하는 감독을 통해 그 또한 하나의 쓸모에 지나지 않는 자본을 비춘다. 또 이 자본은 게공선을 비호는 정치를 끌어오고, 더 나아가 러시아 해안에서 일본 제국주의까지 끌어온다.

 

작품이 이야기로 끝이 나지 않고 후기가 있다. 다키지는 현실을 깨고 능동적인 집단선이 된 그 뒷얘기를 후기에 번호를 매겼는데 4번에 붙은 후기를 보면,

 

4. 그리고 조직투쟁 ㅡ 처음 안 이 위대한 경험을 가지고, 어부와 젊은 잡부들이 경찰 문을 나와서 다양한 노동층으로 각자 깊숙이 들어갔다는 것.

( 이 작품은 식민지에서의 자본주의 침입사의 한 페이지다. 1929. 3. 30. 154쪽)

 

그렇다. 프롤레타리아 문학이라는 것이 어찌 보면 노골적이다. 다키지는 자신의 작품이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을 바랬다. 그래서 작품 속 곳곳에 그의 노동의식을 계몽하고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골때리는 글이 많다. 그 시대, 이 작품이 발표되자마자 여러 나라에 번역되며 퍼진 이유가 되겠다. 그러나 그 시대만이겠나. 갇혀서 무법천지였던 게잡이 공선의 노동자처럼 우리 시대 지금 또한 비정규직 양산과 더 양극화되는 불평등, 열악한 노동환경에서도 노동을 강요받는 상황은 비단 그 시대 일본만의 문제는 아닌 거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자본주의를 문제를 진단하고 반 자본주의의 외침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다

오늘도 게잡이 공선은 세계 곳곳에 있다.

 

전투력이 약해질 때쯤 한번 듣자. 찬송가 만큼이나 전세계로 옮겨진 곡이니.....

 <기립하시오. 이것이 인터내셔날이오!. 출처 너투브 인터내셔날가.wmv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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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떨리는 경험이셨겠군요. 제 국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날씨가 추워지고, 벌써 연말이네요. .. 
안녕하세요. 원더박스 출판사 편집부입.. 
어느새 가을이네요. 무학님~ 풍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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