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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l0109
지금은 겨우내 땅 속에서 준비중이지만, 언젠가 언 땅마저 뚫고 나올 힘찬 싹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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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려도 괜찮아'' 라고 말해 주는 선생님이 계셔서 | 기본 카테고리 2007-01-04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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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틀려도 괜찮아

마키타 신지 글/하세가와 토모코 그림/유문조 옮김
토토북 | 2006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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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초등학교지 예전에는 국민학교였거든.
한 교실에 60여명이 빼꼭이 앉아 있어야 했으니 앞뒤간격은 뭐 말할 것도 없지 않겠니? 그나마 교실도 모자라 오전 오후반으로 나뉘어져 등교를 했으니까.

. 똘망똘망하게(@<@) 생긴 쬐그만한 아이가 단정하게 빗은 머리에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대답을 참 잘했지. 날 참 예뻐해주신 선생님이 계셨어. 항상 번쩍번쩍 드는 손을 따뜻한 눈으로 잡아 주시며 대답을 기다려주셨어. 그 아이의 답이 대체로 맞았어. 하지만 이제 1학년이 된 아이가 어찌 정답만 말했겠어? 그래도 선생님은 한 번도, 정말 내 기억속엔 단 한번도 ''틀렸다''고 말하지 않으셨어. 솔직히 그 땐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난 줄 알았다니깐.

고학년에 올라갈 수록 어째 선생님들이 틀린 걸 틀렸다고 너무도 정확히 꼬집어 내시는 게 아니겠어? 특히 4학년때. 무지 상처받고 소심해졌지. 한 번 틀리고 혼나고 그래도 용기내서 손 들었다가 틀려서 면박당하고.... 갈수록 소심녀가 되었다는 슬픈 전설이 어느 인천 지역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

''틀려도 괜찮아''라고 말해주신 선생님이 쪼금 더 늦게까지 계셨더라면 난 어떻게 되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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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의 우주여행 | 기본 카테고리 2007-01-0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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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주로 갈래요!

원일 글/박현자 그림
아름다운사람들 | 2004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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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근 도시를 가려해도 두어 시간 걸린다. 비행기를 타고 외국을 나가는 일도 역시 쉽지 않다. 하물며 우주로 나간다 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는 우주선에서 보내온 사진 외에는 길이 없다.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우주인이 될 사람을 뽑는 일도 2006년 12월에나 최종 선정된다. 광활하다, 드넓다, 끝도 없다는 우주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할까?
  ‘우주로 갈래요’ (원일 글, 박현자 그림, 아름다운사람들 펴냄)는 유아들 눈에 맞춘 과학책이다. 달나라에 토끼가 더 이상 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요즘 아이들에게도 아직 우주는 신비롭기만 하다. 우주전사 버즈라든지 깐따삐야 별에서 온 도우너와 같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것이 그 예이다. 실제 존재하는 태양계를 어떻게 하면 상상의 틀을 깨지 않고 아이들 눈높이에서 친근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 유아 과학책의 최대 핵심인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좋은 책이다.  
  우선 우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5-6세 아동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특히 행성의 이름 앞에 붙은 수식어는 물활론적 사고를 하는 취학 전 아동기에 맞도록 적절한 언어선택이었다고 본다. 딱딱하게 수성이나, 금성이니 하기보단 ‘작고 귀여운 아기별 수성’이나 ‘금성누나’와 같이 주변에서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인물 형태로 묘사해 내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아이들이 태양계라는 비가시적 지식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였다. 또한 태양계의 중심으로부터 멀어질수록 행성의 연령을 높게 만듦으로 해서 태양과의 거리를 가늠할 수 있게 한 점도 높이 평가한다.
  붉은 머플러를 하고 빨간 우주선을 타고 호야는 맨처음 뜨거운 해님아줌마 만나고, 아기별 수성을 지나 예쁜 금성언니를 만난다. ‘형아의 구슬’처럼 생긴 지구를 그린 장면에서 무언가 빠졌다는 생각이 든다. 일관되게 의인화하던 행성묘사가 지구에 와서는 그저 ‘구슬’같다 하였고, 그림에서는 원피스를 입고 있는 아줌마 같기도 하고 잠옷을 걸치고 자는 아저씨 같기도 하여 누굴 가리키는지를 몰라 불편했다. 그림이나 글에서 여타 행성처럼 구체적으로 말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다. 울그락 불그락 화내는 화성형이 금성누나를 좋아해서라니 참 재미있는 발상이었다.
  태양계를 크게 지구형 행성(수성,금성,지구,화성)과 목성형 행성(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으로 나누며 그 사이를 소행성대가 구분짓는다. 이런 사실에 근거해서 작은 소행성들의 대(帶)를 지나가는 장면이 삽입되었으면 과학책으로써 더욱 좋겠다.
초록색 천왕성아줌마에게 따뜻한 털목도리를 선물할 생각을 하거나 명왕성 할아버지의 다리를 주물러 드리고 온다는 감성적 표현이 있음으로 해서 유아 과학 그림책으로써의 기본을 잘 지킨 책이라 하겠다.
  마지막에 태양계 궤도와 각각의 설명을 일러스트와 함께 곁들였던 것도 금상첨화이겠다.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사실과 지식을 설명해 주어 태양계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유아 과학 그림책으로 적절한 어휘선택과 의인화된 그림에서는 훌륭한 점수를 준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부모나 독서지도사와 같은 성인에게 한 가지 당부하고 싶다. 천문학에서 ‘별’이란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를 일컫는 말이며, 태양계에서는 태양이 유일하다. 태양계를 도는 행성들은 태양의 빛을 반사하는 행성들일 뿐이다. 또한 2006년 8월에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퇴출되고 ‘소행성 134340’으로 명명되었다. 이런 사실을 유아기 아동들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지도하는 입장에서는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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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뭘 할까 | 기본 카테고리 2007-01-0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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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 머리가 길게 자란다면

타카도노 호오코 글,그림/예상렬 역
한림출판사 | 200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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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거울 앞에 앉아 번뜩이는 가위에 잘려나가는 제 긴 머리를 보면서 눈물만 뚝뚝 흘리던 여자아이가 있었다. 곧 들어갈 중학교에서는 교복을 입어야 하고 머리길이는 단발이하로 제한하기 때문에 허리까지 오는 머리카락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 시절처럼 머리를 길어본 적이 없다.
머리가 길게 자란다면’(타카도노 호오코 글․그림, 예상렬 옮김, 한림출판사)은 짧은 머리의 수진이가 머리가 길었을 때를 상상해 보는 책이다. 짧은 머리의 수진이가 상상하고 중간중간 친구들은 걱정이 되어 한마디씩 건넨다. 그렇지만 수진이는 머리가 길게 자라기만 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며 즐거운 상상을 한다.
등장인물 세 명 모두가 여자아이이듯이 이 책에 관심을 갖는 아동은 단연 여자아이들이다. 긴 머리를 선호하는 6~7세 여아에 적당한 책이다. 이전의 여아들은 엄마의 손질에 따라 수동적인 반면 유치원연령의 아이들은 또래와 비교하여 제 모습이 더 나아보이길 원하며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이 책은 유아그림책으로써 적당한 형태를 지닌다. 수진이와 친구가 이야기할 때는 미색지에 흑백의 그림으로, 수진이가 상상할 때는 흰색지에 컬러그림으로 구분하였다. 이 또래의 아이들은 현실과 환상 구분짓기에 어려워 하지만 현실로 돌아와야 하므로 적당한 장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가정법으로 제목을 짓는다는 것은 독자를 확 끌어당길 수도 있지만 그만큼 드러난 주제로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내 머리가 길게 자란다는 가정은 각자 여러 가지의 답을 만들어 낼 수 있기에 조금은 다행이다.
전체적인 그림에서 작은 묘사에도 신경을 써 재미있는 장면이 많이 있다.  11페이지에서는 머리를 돌돌 말고 나무위에서 잠을 자는 수진이가 있다. 야외에서 자기 때문에 나무 밑에 모깃불을 피워 놓은 것을 보고 섬세한 묘사를 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머리를 빨랫줄로 이용한 12~13 페이지는 압권이다. 양쪽 나무에 머리를 묶고 빨래를 말리는 동안 책을 본다니 신선한 생각이었다.
 이들에게 ‘너라면?’ 하는 질문으로 각자 생각할 수 있는 열린 결말이기에 더욱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은 한 아이는 ‘나라면 놀이공원에 갈 때 엄마 손에 머리를 묶을 거야. 그럼 잃어버릴 염려가 없거든.’ 한다. 다른 아이는 ‘추운 겨울 목도리 대신으로 쓸 거야.’, ‘구덩이에 빠진 친구를 꺼내줄 수도 있겠다.’ 두세 가지 내용을 추가한다 해도 독자의 상상을 제한하지는 않을 듯하다.
상상이 가장 큰 장점인 책인데 형식면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6페이지에 다리위에서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는데 밑에 부분을 접는 팝업형식으로 처리했으면 아이들이 펼쳐보는 동안 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제일 재미있었던 12-13페이지도 접는 형식으로 처리했으면 머리를 나무에 묶고 무얼 할까 하는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켰을 것이다. 제목에서 많은 것을 가르쳐준 책일수록 책 안쪽에는 가림 장치를 달아 쉽게 답을 알아챌 수 없도록 했어야 했다.
비록 형식상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연령층이 낮은 관계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데 큰 무리는 없다. 상상하는 자의 특권이라는 광고 카피처럼 아이들은 보는 것 이상으로 상상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내 머리가 길게 자란다면’이라는 화두를 던져놓고 마음껏 상상하게 결론을 열어둔 것이야 말로 이 책의 최대 장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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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눈으로 읽힌 거장의 희곡 | 기본 카테고리 2006-12-0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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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익스피어의 연극 동화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고
    
요즘 아이들에게 이성(異姓)은 그 윗세대와는 다르며 상당히 구체적이다. 조부모세대가 교복과 빵집과 시집(詩集)이고, 부모세대가 미팅과 MT와 영화라면 요즘 아이들은 연예인과 핸드폰과 애니메이션이다. 이전세대가 감상적 아날로그식 사랑이라면 요즘세대는 감각적 디지털식 사랑이다. 느긋하게 기다리고 아끼고 가꾸어 만들어 가던 사랑이 이젠 너무 빨리 식어버리고 쉽게 버려져 그 어느 때보다 옛 것이 그리운 때이다.
그 모습이 변하긴 하지만 ‘사랑’이라는 테마는 인류가 멸망할 때까지 남아있을 최고의 감정이다. 심지어 사랑을 주제로 한 대중가요가 전체에 90%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이 영원불변의 주제를 갖고 가장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진 명작은 누가 뭐래도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원작 ‘로미오와 줄리엣’은 희곡이지만 여러 형태의 소설로도 쓰여 지기도 했을 뿐 아니라 연극과 영화, 뮤지컬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형태로 대중에게 읽히고 보여 지고 있다. 이 책 역시 원작의 형태를 아이들이 직접 쓰고 그림을 그린 연극동화이다.
커다란 이야기 줄거리에서 변한 것은 없지만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전체적인 형태가 새롭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특히 이야기는 왼쪽에 배열하고 오른쪽에는 아이들이 등장인물에게 쓰는 편지와 아이들 눈으로 본 등장인물의 대사와 함께 다양한 형태의 그림이 유쾌하게 그려져 있다. 특히 여러 아이가 그렸기 때문에 한 인물, 예를 들면 로미오의 모습이 제각각이라는 점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하지만 내용상으로 과연 초등학생이하에게 읽혀도 좋은 책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생긴다. 두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케플렛 집안과 몬터규 집안의 싸움이 끝이 났다는 것 말고는 우울하기 그지 없는 결론이다. 두 남녀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할 뿐 아니라 죽음에 이르게 한 두 집안간의 대를 이은 반목을 담은 책을 아이들에게 읽히기엔 너무 이르다. 또한 집안간의 문제를 개인차원에서 해결하려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방식 역시도 권장할 만한 것이 못 된다. 이들의 나이가 아직 10대이고 혈기 왕성한 때이며 아직 부모의 관심과 관리가 필요한 덜 성숙한 때인데도 불구하고, 부모와의 상의 없이 제 사랑만 믿고 결혼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우매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다. 게다가 원치 않는 결혼을 받아들일 수 없다하여 -비록 타인의 눈을 속이기 위한 방법이라고 해도- 독극물을 마신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결코 본이 될 수 없다.
고전이 모두 명작이 될 수 없고, 명작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시대와 독자에 따라 명작은 가치를 달리 한다. 특히나 유아․청소년기 시절에 문학을 읽고 가치관을 형성할 때에는 보다 긍정적이고 다양한 사고를 길러주는 내용을 읽혀야 한다고 본다. 극에 치닫는 이런 종류의 책은 조금 더 성숙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성인이 된 후 읽어도 좋겠다.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대로, 귀에 들리는 대로 행동하는 단순사고형태로 아직 덜 여물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의도가 명작을 아이들 눈으로 이해하고 몸소 경험해 보게 하는 것에 있다면 내용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온 가족이 연극을 해 보는 것이 좋겠다. 집안에서 아빠와 엄마가 로미오와 줄리엣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형제나 친구들을 모아 신부님과 영주 및 주변사람들의 역을 주어 공연을 함으로써 명작을 읽고 이해하는 데 손쉽게 하여 미래의 건강한 독서인을 만들 수 있겠다.
아이들에게 연출을 맡겨 본다면 더욱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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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야, 장난은 그만쳐 | 기본 카테고리 2006-05-0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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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호기심 대장 헨리 1

프란체스카 사이먼 글/토니 로스 그림/홍연미 역
그린북 | 200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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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에 막 흥미를 갖기 시작한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에게  알맞은 길이의 이야기를  네 토막으로 구성되어 있는 '헨리의 비밀결사대'는 말썽꾸러기 둘째녀석의 가까운 미래를 예견해 주는 것 같아 남달리 세심하게 읽었다.
 
초등학교 중학년인 누나에 절대 밀리지 않으며 오히려 누나를 이겨 먹는 ^^ 말썽꾸러기 6살 동생은 정말 '헨리'같다.  하지만 또래의 개구장이들처럼 말썽을 부릴때는 정말 '웬쑤'같지만 말썽부릴 만큼 에너지가 넘치는 건강한 아이구나, 어디가서 쭈삣쭈삣거리며 당하고 오지는 않겠구나 싶어 안심할 때도 있다.
 
이 책을 읽고 딸과 이야기 하면서 아이가 보는 관점과 어른이 보는 관점이 다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일례로 '피터, 말썽을 부리다'에서 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해 피터는 부지런히 일거리를 만들어내는 대도 불구하고 부모님은 늘 그래왔듯이 헨리를 혼낸다. 당연히 헨리는 엉뚱하게도 혼나게 되니 화가 나고 변명을 한다. 그럴수록 부모님은 피터가 그럴 리 없다며 더욱 헨리를 혼낸다.  관심을 얻기 위한 피터의 갖은 노력은 모두 허사가 되고, 제 역할이 '범생'이며 그 자리가 맘도 편하다는 것을 깨달은 후에 일어난 일들이 뜻하지 않게 엉망이 되어 버린 이야기다.
 
이 이야기에서 아이와 난 정반대의 의견을 나누었다.
 
피터와 같은 경험이 있는 엄마로서는 (사실  헨리와 같은 언니와 동생을 두었고, 난 피터처럼 전적으로 부모의 믿음을 받고 있었기에 한번의 일탈도 없이 주어진 역할을 잘해내느라 헨리처럼 말썽을 부려보지도 못하고 피터의 일회성이었지만 말썽이벤트도 해 보지 못했다) 피터의 노력이 너무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딸은 헨리가 억울하다는 거다. 말썽은 피터가 했는데 헨리가 부모님한테 혼나는 게 억울하다는 말이다. 당연 헨리편이다.  말썽꾸러기 동생과 늘 싸우는데 엄마인 난 거의 누나를 혼낸다. 초등학교 4학년과 6살인 남매가 싸울 때 6살을 혼내는 부모가 과연 몇 있을까? 나 역시 '생각주머니가 작은 동생을 상대로 똑같이 싸운다'고 항시 누나를 혼냈었다.  아이는 그게 억울했던 것이다. 싸움거리는 항상 동생이 먼저 만들어 놓고 누나인 제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늘 엄마에게 혼이 났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고 마음 한 구석에 숨겨둔 것을 아이가 냉큼 찔러냈다.
 
그후로 아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책읽기가 단순한 감동이나 지식습득으로 끝나는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책 한권을 읽고 가족간의 대화로 이어 나간다거나 서로 쌓인 감정을 풀어내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온가족동화읽기'를 추천하다.
 
사실 이 책을 먼저 읽고 나서 말썽꾸러기 헨리가 하는 것처럼 우리 아이도 못된-어른 눈에- 행동들을 따라 하고 지나치게 행동하면 어쩌지? 이런 책을 보여줘야 하나? 고민 정말 많~~이 했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아이에게 '너두 헨리처럼 말썽부려보고 싶지 않냐? 재밌을 것 같은데? 엄만 이런 거 안 해봐서 후회되던데...'
 
아이의 대답이 어땠을까?
 
'난, 싫어. 말썽부리는 거 하고 재미있는 거 하고는 다르잖아. 남자애들이 이렇게 말썽부리는 거 정말 싫어'
 
아이에게도 是非를 구분할 줄 알는 기준이 나름대로 있구나 싶기도 하고, 누구 딸답게 범생이처럼 밋밋하게 살겠구나 싶어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했다. 반면 곧 닥쳐올 헨리같은 둘째의 활약상에 마음단단히 먹어야겠다는 결심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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