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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합성, 지구와 인간, 미래를 잇는 경이로운 발명 | 책을 읽다 2023-05-3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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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태양을 먹다

올리버 몰턴 저/김홍표 역
동아시아 | 2023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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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먹다”. 이 시()적인 제목은 당연히 광합성을 의미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의 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되는, 바로 그 광합성. 미리 내용을 예상해봤다. 우선 광합성이 어떻게 이뤄지는 것인지, 그리고 그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에 대해서 쓸 것이다. 그리고 그걸 과학자들이 어떻게 밝혀 왔는지를 보여줄 것이다. 바로 위대한 과학의 승리. 더해서 광합성을 이용한 현재의 에너지 획득에 관한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맺을 것이다. , 이렇게 책 내용을 예상했다. 다 읽은 지금, 차례를 펴놓고 보면 반쯤 정도만 맞춘 것 같다. 그런데 느낌은 완전히 예상과는 달랐다는, 어떤 당혹감 같은 것을 가지며 읽었다. 왜 그럴까?

 


 

 

아마도 이 책이 무척이나 시적으로 쓰여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많은 은유를 통해 상황을 설명하고, 또 저자의 감상과 감정을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종종 감탄하기도 하면서, 때로는 당혹스러웠다. 분명 과학책인데...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생명의 가장 경이로운 발명, 광합성을 얘기하는 데 가장 적합한 방법이 그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전체적으로 보면, 책은 세 부분, 혹은 세 가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은 광합성의 과정을 규명한 벤슨, 캘빈, 카멘, 힐과 같은 과학자들의 이야기다. 교과서에서는 이 발견의 이야기를 매우 요약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간단하지 않았음은 능히 짐작할 만하다. 그리고 거기에도 결국에는 공로의 인정에 대한 불합리와 질투가 있었음도 보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광합성 과정 발견의 공로에 대한 노벨상은 캘빈 혼자 독차지했다. 그래서 캘빈 회로라 부르는데, 이 책에서는 캘빈-벤슨 회로라 정정하고 있다). 그 다음은 지구의 역사다. 광합성에 관한 이야기에서 지구의 장구한 역사로 넘어가는 게 조금은 불연속적인 면이 있지 않아 싶었는데, 사실은 지구 상 생명의 장구한 역사가 바로 광합성의 역사라는 걸 이 책은 깨닫게 한다. 지구상의 생명이 생기고, 번성하고, 또 현재와 같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게 된 것이 바로 어떤 생명체가 광합성이라는 것을 발명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부분은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다. 이는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긴 하지만 지구가 소비하고 있는 에너지를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에 관한 매우 비판적인 전망에서 비롯된다. 2007년에 출판된 책이지만, 이때부터 이미 지구 온난화, 아니 저자의 표현대로 기후 재앙에 관해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를 논의한다.

 

사실 책은 어렵다. 은유가 가득한 글 때문에도 그렇지만, 전문적인 내용을 많이 쓰고 있기도 하며, 그 설명이 복잡하기도 하다. 또 많은 숫자가 어지럽기도 하다. 그래서 종종 길을 잃고 헤맬 수밖에 없고, 다시 돌아가 읽어도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적지 않다(여기엔 번역의 몫도 있지 않나 싶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서 분명하게 얻은 것이 있다면 초기 광합성 연구의 상황이 생물학 주도가 아니라, 물리학 전통이었다는 점을 알게 된 것과, 광합성의 의미에 대해서 좀 더 과학적으로뿐만 아니라, 철학적으로도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자라는 세포에 광자가 도달하는 과정을 빛의 복사 물리학, 안테나의 고체상 물리학, 최초 산화 과정의 물리화학, 전자전달 사슬의 생물리학, 캘빈-벤슨 회로의 생화학, 생화학 과정을 조절하는 생리학,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수렴하는 식물학, 태양을 먹는 식물과 환경의 생태학” (158)

- 광합성의 과정을 밝히는 데 동원된 초창기 과학의 성격들.

 

생물학은 짧고(brevis) 지질학은 길다(longa). 사실 행성 전체의 역사에서는 그 반대가 옳다. 산맥은 풍화되어 해저에 퇴적된다. 대륙은 서로 멀어지고 한편으로 가까워진다. 바다는 열리고 닫힌다. 그 결과 오늘날 분석해 볼만한 유용한 고대의 지각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중략) 그러나 산산조각이 난 오랜 시기의 분자들은 오늘날에도 DNA 서열의 형태로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 우리 유전자 대부분은 수십억 년 된 것들이다. 어떤 것은 최후의 공통 조상에까지 소급된다. 엔트로피의 바람과 파도는 산맥을 마모시켰지만 생명체는 우주적 시간을 거치면서도 내적 질서를 유지했다.” (205)

- “생물학이 길고(longa) 지질학이 짧다(brevis).”

 

나무의 목표는 하늘에 있다.

나무는 공기 중에서 자란다. 공기를 뚫고 자라기 때문이다. 나무의 몸통은 그 아래 있는 흙으로 만들지 않았다. 사실 대부분 흙은 나무로 만들어진 것이다. 흙과 나무는 위에 있는 하늘에서 끌어당긴 탄소로 만든 것이다. 나무는 태양과 바람과 비의 합작품이다. 땅은 그저 나무가 서 있는 장소다.“ (263)

- 식물이 땅으로부터 광합성의 원료를 얻는다는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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