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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 | 책을 읽다 2023-11-2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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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왜 우리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가?

앤드루 슈툴먼 저/김선애,이상아 역
바다출판사 | 202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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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실상은 매우 비과학적인 생각을 한다. 이를테면, 부피가 동일한 물체지만 무거운 물체가 가벼운 물체보다 먼저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열을 마치 물질처럼 얘기하기도 한다. 쉽게 유전의 의미를 오해하기도 하고, 진화를 잘못 설명하기도 한다(마치 우리가 원숭이에서 진화한 것처럼, 고등생물/생물이 있는 것처럼). 그건 아직 세계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갖추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당연한 것이긴 하지만, 과학의 세례를 받은 어른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바 없다. 과학자들도 자신의 분야를 벗어난 분야에서 오류를 범하며, 심지어 자신의 분야에서도 잠시 방심하면 그런 직관적 오류를 이야기한다.

 

직관은 그토록 끈질기고 강력한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지구를 평평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으며, 진화를 부인하는 이들이 있는 것이다. 앤드루 슈툴먼은 심리학자이자 주로 진화에 대한 잘못된 개념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연구해 왔다. 그는 물리학과 생물학에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직관적 오류를 열 두 가지로 나눠 분석하고 있으며, 그것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며, 지속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분석을 읽으며 캐럴 계속 윤의 자연에 이름 붙이기가 생각났다. 캐럴 계속 윤과 룰루 밀러의 '물고기의 죽음'은 실상은 직관에 의해 세상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관련된 것이다. 캐럴 계속 윤은 그것을 아쉬워 하고, 그런 직관적 이해의 가치를 옹호하는 편이지만, 앤드루 스툴먼은 아니다.

 


 

 

앤드루 스툴먼에 따르면, 직관적 이론은 쉽게 지각할 수 있는 것, 과정과 상황보다는 물체와 사물에 더 중점을 두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말하자면 우리가 볼 수 있고, 바로 느낄 수 있는 것에 바탕을 두고 '쉽게' 이해하기 만든 이론이라는 얘기다. 그것은 아주 오랜 옛날에는 샤머니즘과 같은 형태로 나타났지만, 그런 미신을 타파한 이후에도 인간의 조건은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식마저도 크게 변했다고 볼 수 없기에 그런 직관적 이해에 기초한 이론을 믿고, 따르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직관적 이론은 개개인의 특성이나 능력과도 연관이 있지만, 문화적 배경과도 큰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공룡이라는 개념조차도 없었을 때 공룡 발자국을 노아의 방주에 나오는 까마귀의 발자국이라 오해했던 것처럼).

 

그래도 직관적 이해, 이론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괜히 골치 아프게 과학을 들이대서 복잡하게 만들지 말라는 사람은 더 많다. 하지만 앤드루 슈틀먼은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단언한다. 그는 자연 현상에 대한 이해는 바로 세상에 대한 행동과 반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를테면, "걷기에 안전한 평지인지, 만지기에 안전한 물체인지, 물체를 어떻게 들어올리는지, 물체를 어떻게 쌓아 올리는지, 지진과 홍수에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무엇을 먹어야 할지, 무엇을 입어야 할지, 노화에는, 죽음에는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혈액 검사, 유전 검사의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질병은 어떻게 피하며,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등등 아주 원초적이고 반사적인 것에서부터 인간의 삶의 중대한 측면까지 모두 과학적 사고에 기반한 자연 현상에 대한 이해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를 좀 더 현대적인 측면에서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에 대한 우리들의 태도가 바로 직관적 이론을 넘는 과학적 이해에 기초한다. 예방 접종, 살균, 줄기세포 연구, 복제, 불임 치료, 유전자 변형 식품, 유전자 변형 미생물, 항생제,살충제, 극저온학, 우주 탐사, 원자력, 기후 변화 등등. 어때 보이는가? 이러한 것에 대해서 그저 직관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게 최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실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은 과학자와 (과학) 교육자다. 직관으로 인한 오해를 극복하고 세계를 옳게 이해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이들이 그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과학이 내용을 만들고, 과학 교육이 적절한 방식을 찾아야 가능한 일이다. 직관에 갇혀 세계의 진짜 모습과 움직이는 기작을 잘못 아는 사람들은 그들이 단순히 무식해서가 아니다. 물론 그들 모두를 돌려세울 수는 없지만(진화에 대한 태도만 봐도, 사실은 조금 회의적이다), 바른 과학 교육으로 그들의 태도를 돌릴 수 있다는 것을 앤드루 슈들에 제시하고 있는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나도 여전히 직관의 한계에 갇혀 있는 경우가 여전하겠지만, 그런 한계를 인지할 수는 있다. 그리고 그게 잘못이라는 것을 인지했을 때 흔연히 수정할 수 있는 자세는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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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9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