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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있어 현대 의학이 여기까지 왔다 | 책을 읽다 2023-11-27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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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의학의 대가들

앤드루 램 저/서종민 역
상상스퀘어 | 2023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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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학이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를 실감하지 못할 때가 많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비해서 백신을 맞고, 세균에 감염되었을 때 항생제를 처방받을 때 아마 그게 얼마나 최근에야 가능해진 일인지 의식하지 못한다. 이제는 암에 걸리더라도 수술을 받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아 나을 확률이 매우 높아졌으며, 아이를 낳을 때 불과 1, 200년 전처럼 죽음을 불사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수술을 받을 때 그 고통을 고스란히 참지 않아도 되며, 당뇨에 걸리거나 고혈압이더라도 평생 약을 먹으며 일상생활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도 있다. 심지어 심장이 문제가 생기더라도 외과적 처치를 통해 꽤 멀쩡하게 일을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렇게 의학적으로 매우 발전된 시대에 살고 있다.

 

앤드루 램의 의학의 대가들은 바로 그런 현대 의학의 위대한 성취와 그것을 가져온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다. 심장병, 당뇨, 세균성 감염, 바이러스성 감염, , 외상, 출산. 이렇게 7개의 주제로 나누었다. 각 장마다에는 주로 유명인들과 관련된 얘기로 시작하는데, 미처 몰랐던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나머지도 알고는 있었지만 대충만 들어본 얘기들이다. 이를테면 미국 국방장관과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의 심장병 얘기라든가, 총격을 받고 감염 때문에 사망한 미국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 페니실린을 처음 처방받은 영국의 경찰관 앨버트 알렉산더의 경우는 알고는 있었지만 잘못 알고 있던 부분도 있었다(알렉산더의 경우 얼굴에 상처를 입은 게 장미에 긁혔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독일 공군의 폭격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 국무부 장관이었던 찰스 휴스의 딸의 당뇨병이라든가 소아마비에 걸린 소년 아르비드 슈워츠, 소아암재단에 기부금을 몰려들게 한 주인공 에이나르 구스타프슨과 같은 얘기는 처음 알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의 주인공은 그들이 아니다. 수많은 실패를 겪으며 심장 수술을 성공시킨 의사들, 인슐린을 발견한 벤팅과 베스트와 같은 연구자들, 페니실린을 발견한 플레밍과 그 페니실린을 의약품으로 만들어낸 플로리, 케인, 히틀리과 같은 집념의 연구자들과 같은 인물들이다. 무엇보다 이 책을 더욱 흥미롭게 하는 것은, 연구자들의 경쟁이다. 파스퇴르와 코흐의 애국심, 자존심과 결부된 경쟁과 대결, 소아마비 백신을 둘러싸고 최근까지 벌어진 논쟁과 관련한 소크와 세이빈의 이야기는 그 이야기 자체로도 흥미롭고, 그런 경쟁을 통해서 놀라운 성취가 우리에게 주어졌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되새기며 읽을 만하다.

 


 

 

이 책이 의학의 모든 분야를 감당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정도의 깊이를 가지고 의학 대부분의 분야를 쓴다면 몇 권이 들지 모를 것이다. 그런데도 이 일곱 분야의 이야기만으로도 현대 의학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리고 그렇게 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역경이 있었고, 그 역경을 어떻게 극복해냈는지를 충분히 보여준다. 다른 의학 분야도 마찬가지일 것이란 예측을 하도록 한다.

 

당연히 의학의 모든 분야가 동일한 속도로 발전하는 것도 아니고, 또 비슷한 수준에 와 있는 것도 아니다. 거의 정복했다고 여기는 순간, 우리가 전혀 몰랐다는 걸 깨닫게 되기도 한다. 바로 우리는 코로나19로 그걸 경험했다. 그리고 항생제와 항생제 내성의 문제도 그렇다. 암의 정복은 요원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발전할 것이다. 다만 앤드루 램이 우려하듯이 그 발전에는 도덕성이 갖추어져야 한다. 또 그런 발전을 위해서는 젊은 과학자에 대한 지원과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충분한 격려가 필요하다. 이걸 잊고, 의학과 과학의 발전이 그저 주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이 자리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아니 뒷걸음질 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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