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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분자이자, 꿈의 분자가 된 RNA에 관한 이야기 | 책을 읽다 2023-11-28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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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꿈의 분자 RNA

김우재 저
김영사 | 2023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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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가 아닌, RNA가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약어가 된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는다. 코로나19에 대한 거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등장한 mRNA 백신이 그 역할을 했다. 사람들은 RNA에 대해 자주 들었고, 그게 분명히 무엇인지 모르는 이들도 익숙해졌다. mRNA 백신이 어떤 원리인지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할지언정 기꺼이 팔뚝을 내어주었다. 그게 나와 사회를 지키는 길이라 믿으며(나는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고 긍정적으로 인정한다).

 

김우재의 꿈의 분자 RNA는 바로 그 RNA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최초의 생명 분자에서, 전달자로, 이제는 혁명의 분자이자 꿈의 분자가 된 RNA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그런 과학과 과학자, 과학 사회, 사회에 관한 이야기.

 


 

 

RNA가 대중들에게 익숙한 이름이 되기 전부터 과학자들은 이미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당연한 얘기다. 그동안 깔아놓은 성과가 있었기에 코로나19 가 닥치자 그토록 빨리 백신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이니. 그리고 RNA에 관련해서는 mRNA 백신 말고도 할 얘기가 적지 않다. 2000년대 초부터 RNA 간섭이라는 현상을 분자생물학 실험 도구로 활발히 사용하고 있었고, microRNA는 생명 현상을 이해하고, 질병을 제어하는 데 중요한 물질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었다(여기에 종종 우리나라 김빛내리 교수 이름이 언급되곤 했다). 물론 그것만도 아니고, 훨씬 다양한 측면에서 RNA가 연구되고 있었다.

 

여기의 글도 사실은 김우재 교수가 2010년대에 연재했던 글을 바탕으로 한다(아마도 mRNA 백신 위주로 쓴 1부의 글은 다시 쓴 것으로 보이고 나머지 글은 당시의 글을 다듬은 것으로 보인다). 그 당시 나도 몇 꼭지의 글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미 10여 년이 지났으니 요새 분자생물학 분야의 발달 속도에 비추어보면 한참 전의 일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읽어보면,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연구 소개다. 그만큼 RNA는 연구자들에게만 핫한 이유였던 것으로 보이고, 조금이라도 거리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낯선 연구 주제였다. 그러니 2000년대 초반의 연구를 이야기하더라도 새롭게 여겨진다.

 

그런데 김우재 교수의 글은 그저 과학 연구의 성과를 전달하는 용도로 쓰이지 않는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그는 과학 연구의 성과를 제시하면서도 과학 연구의 전통을 자주 이야기한다. 그리고 과학의 역사와 과학 철학을 함께 이야기하며, 거기에서의 논쟁과 잘못된 관행, 잘못 알려진 내용, 아쉬운 부분들을 지적한다. 그런 그의 목소리는 다소 날이 서 있는 느낌이 들고, 시니컬한 면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진지하다. 과학을 사랑하고, 과학의 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과학자로서의 목소리를 느낀다. 특히 실험실의 현장 과학자들의 목소리를 이렇게 듣는 경우는 사실 많지 않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의 견해 모두를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인정은 하고, 논의할 수는 있지 않나 생각한다.

 

상당히 재미있는 과학 교양서이면서, 또 의미 있는 과학 철학 에세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그래도 아쉬운 점을 몇 가지 언급해 본다.

 

우선은(앞서도 얘기했지만) 이 책의 글이 거의 10여 년 전에 쓴 글이라는 점이다. RNA 과학에 대한 내용이야 그때부터 지금까지 연결되는 것이 많고, 여전히 현재의 것처럼 여겨진다. 그런데 인용하는 논문도 그렇고, 그가 읽어보라는 책을 보면, 이미 그 당시에 읽었으면 좋았을 책이다. 물론 그가 권하는 책들은 여전히 훌륭한 책들이지만, 그 이후에도 훌륭한 책들, 더 최신의 논의를 담고 있는 책들이 나왔다. 그가 서문에서 당당하게 진화생물학 교양서를 읽지 않은 지 10년이 넘었다."고 했는데, 그 의도는 알겠으되, 여기에 그밖의 과학 교양서마저 제외되어 있어 아쉽기 그지 없다.

 

또 한 가지는 반복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원래 80만 자 정도의 글을 상당히 덜어냈다고 했다. 그런데 많이 덜어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중요한 내용이니 강조하기 위해서, 얘기한 게 좀 멀어졌으니 상기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경우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많은 부분은 다시 정리했으면 필요 없었을 부분도 많다. 앞에서 읽은 내용을 또 읽는 느낌이 자주 드는 것은 별로 좋은 느낌은 아니다.

 

그의 바람대로 2023년 노벨상은 커털린 커리코 박사가 받았다. 뉴클레오사이드의 염기를 변형하여 mRNA가 면역반응을 회피하도록 하여 mRNA 백신의 가능성을 연 장본인이다. 연구 경력 내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했으면서도 연구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은 인물이기도 하다. 따지자면 2020년의 노벨화학상을 받은 다우드나와 샤르팡티에의 CRISPR 연구도 RNA에 관한 연구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RNA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나 싶을 정도다. RNA를 이해하지 않고, 분자생물학을, 생물학을, 나아가 과학을 이해했다 할 수 없을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런 시대에 우리의 이해를 돕는 책이다. 그리고 과학에 대해, 과학과 사회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도록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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