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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옆집사람(송광일, 서채이, 최세용) | - 2023-09-1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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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연극 〈옆집사람〉

장르 : 연극       지역 : 서울
기간 : 2023년 08월 11일 ~ 2023년 10월 15일
장소 : 대학로 자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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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강의 스포 주의!!]

230915 연극 옆집사람 밤공 자첫. 


 

이뮤 보다가 영업 당해 할인 찬스 써서 찍먹했다. “옆집사람”이 연출님 신작이라는 걸 왜 몰랐을까, 놓칠 뻔했다. 원작이 부판에서 수상한 영화 “옆집사람”으로 현재OTT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찬우 캐슷을 뮤사불 김주먹 막공 무인 소환할 대학로 어깡 송광일님으로 선택했다. 외모도 그렇고 연기 잘하셔서 "세상친구" 김대곤님이 스쳐 지나가서 좋았다. 홍보 콘텐츠 보다보니 신앙심 흘러넘치는 면이 인상 깊었네(최근 결혼하신 뮤사불 나나은오도 그런 걸로 알고 있는데 사불팀도 홀리했겄어). 한편 옆집사람 홍보 콘텐츠들을 보다보니 이름 낯익다 싶던 김아론님이 김수로님의 덥케 소속이셔서인지, 전에 관극한 연극 “돌아온다”나 “갈매기”에서 뵌 배우님이었더라. 김아론님 버전 찬우도 궁금하네. 찬우 초반 원맨쇼 하드캐리 부분은 이 극 러닝타임이 80분 남짓임을 고려했을 때 좀 긴가, 연출님 극이 늘 열정 넘치는 면이있어서인지 배우 입장에서도 좀 부담스러운 면이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현민 등판 때 비로소 실질적으로 극이 시작되어 관객으로서 흥미가 급상승하는 느낌이 있었다(찬우가 부르는 유리상자 노래 반복 웃겼다 ㅋ). 이 극도 화면을 쓰고 있어서 (최근 본 "새빨간 스피도" 비슷하게) 시계로 어제와 오늘 타임라인을 표시했다. 그리고 홍보 콘텐츠에서 비하인드 듣고 관극했는데 찬우 친구들 사진 보여줄 때 찬우 친구 상호 연출님 등판이 과연 이 극에서 제일 웃겼던 게 사실이다. 연출님께서 이뮤서 연출이 극에 등장하는걸 선호하지 않는다고 하셨던 이유까지 공감했다. 쨌든 연출님 극을 보러간 관객으로서는 시선 강탈 웃겨서 좋았다. 밧줄 활용 시도나, 화장실 문을 그렇게 만들어 두고 쓰는 점도, 연출님 극 무대 장치도 늘 재밌다.

 

스릴러 성격이 있다보니 관극 예정이라면 스포를 밟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테다. 내용 면에서 전에 뮤무탈 곱씹으며 회전했어서 그런지 3인극인 이 이야기가 변형된 무탈처럼 보였다. 주인공 청춘 경시생 설정이라든지, 주인공들이 현실에서 탈출하는 상상을 하는 장면(로또 맞는 느낌, 비트코인은 좀 더 현실성이 있었네) 등으로 인해서. 오늘 직장에서 갈아넣고 퇴근하며 관극 넘어가는데 마음이 복잡했다. 자세히쓸 순 없지만 과연 애써서 여러 교육활동을 투입하는 의미와 보람이 있나 그래도 교육활동을 안한 것보다는 하는 게 의미 있었으려나 현타온 날이라, 좋은 점이 많은 곳이지만 개인적인 이유들 때문에 오래 전부터 여러 모로 여기서 벗어나야만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가능하면 지역도 옮기고 싶어 고민 중이라. 사람들도 늘 지금 여기보다 더 나은 곳으로 벗어나고 싶다는 꿈을 꾸곤 하기 때문에 이 극이 보편적인 공감을 살 수 있는 지점이 있겠다. 그나저나 등장인물이 ‘코타 키나발루’로 탈주하고 싶어하는데 나는 예전 여행 떠올리니 휴양지 느낌이 강해서, ‘거기에 집을 산다고?’ 궁금했다. 돈이 많다면 남들이 청소 정리 요리 다해주는 겁나 좋은 호텔이나 리조트에 장기 투숙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여행’은 일상으로 돌아올 기약이 있어야 즐거운 법이다. 난 어디든 장기적으로 살 집을 사려면, 사람들 북적한 관광지가 아닌 좀 조용한 곳에 집을 사서 집순이 답게 아늑하게 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현민과 나 사이의 성격 차이 때문인지 모르겠지만서도, 혹은 현민의 지금 처지가 북적한 분위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고.

 

형식 면에서 머글 수준으로 닥치는 대로 관극할 때 봤던 연극 “룸넘버 13”이 떠올랐다. 이런 류 시추에이션 극은 등장인물들 동선 타이밍 절묘하게 잘 맞는데서 오는 재미가 있다. "옆집사람"도 초연 빌드업 과정에 있는 듯하니 개인적으로 더 스피디한 진행으로 타이밍이 맞아 떨어져 가는 쫄깃함이나 대사 반복 말맛 살린 드립 대사를 극대화한다면 극이 의도한 재미가 더 커질듯하다고 생각해봤다. 그러면 연출님이 말씀하셨듯 관객들이 부담 없이 머리를 비우고 볼 수 있는 입문용 연극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다. 특정 배우를 파는 회전러가 있다면 드립 차이와 반복에서 오는 재미까지 챙길 수 있겠지만, 애초에 (작가님이 따로 계신가??) 각색하실 때 일부러 매우 복잡한 이야기로 구성하신 건 아니어보여서 의도한 목적에 맞는 대본이라고 생각한다. 늘 그렇듯 연출님께서 올리시는 극은 대본으로도 읽고 싶다. 

 

(극 시작 전 송광일배우님이 트리거 워닝 멘트를 해주셨음) 이 극 스릴러 장르 특성상 다소 폭력적인 장면들이 없지 않다, 캐릭터들이 다소 단순하다는 후기들이 보이는데 이 또한 짧은 러닝타임에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도 일목요연하게 캐릭터와 이야기를 단 한 번만 볼 ‘연극’ 입문 관객에게도 뇌리에 강하게 때려 박아 이해시켜 주려는 선택이 아닐까 싶었다. 연습 때 이 극이 뮤지컬이었다면 노래 한 곡 부르면 쉽게 상황이 정리될 텐데 라고 말씀하셨다던 배우님이 계셨다고. 개취 나는 (노래로 연기와 서사 맥락을 끊으며 손쉽게 넘어가버리지 않고 서사를 차곡차곡 쌓아 납득시키는) 그런 점 때문에 오히려 연극이 좋을 때가 많다.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요즘 대학로 극들 유행이 ‘실존 예술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팩션 형태를 가져가며 그가 창작 과정에서 겪는 고뇌를 다루고 있는 이야기를 선호하는 듯 다소 복잡하고 어두운 느낌이고 극들이 비슷비슷해보여 개취에는 잘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서인지, 스릴러 연극이면서도 이해하기 쉽고 때때로 웃포가 많은 이런 다양한 극도 올리고 싶었던 연출님의 의도가 소중하다고 생각했다.

 

그나저나 종종 옛날 옛적에 쓴 후기들을 보면 아니 주관적인 감상을 왜 그렇게까지조심성 없이 솔직하게 올려놨을까 등골이 서늘해질 때가 있다. 한편 나중에 보면 이런 사소한 내용까지 기록해두었다니 소중한 재산이다 싶을 때도 있다. 온라인에 올려놔야 나 자신 접근성이 좋은데 의도치 않게 선을 넘을까봐 늘 아슬아슬하네. 이렇게 공연과 후기를 연동시켜 놓으면 나는 편한데, 언제나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올리고 나면 수정이나 비공개처리가 불가능해 조심스럽다. 메모장에서 작성해서 올리느라 띄어쓰기가 제멋대로라 다시 고치느라, 또 사진 올리기 편하지 않아서 불편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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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날들(엄기준, 최서연, 곽나윤, 영재, 서현철) | - 2023-07-2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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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뮤지컬 〈그날들〉 10주년 기념 공연

장르 : 뮤지컬       지역 : 서울
기간 : 2023년 07월 12일 ~ 2023년 09월 03일
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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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주의!!]

230722 그날들 밤공 자3.

 

방학이 오긴 오는 거냐며 지난 학기말 업무량 많아 극도로 피로하고 스트레스 받던 어느 새벽 소셜표 올라왔다는 소식 접하고 잠결에 잡아놓고 잊고 있었다. 고민할 것도 없이 엄최곽 믿고 보겠다는 예매였다. 가성비 천당석표는 늘 내돈내산이며 자2 때 예사에서 예매했고 자3이 소셜표인데 티봉은 예매처와 상관 없이 날마다 달라지는지 단순히 궁금해졌다. 심지어 티봉이 없어도 난 별로 상관하지 않지만. 오늘 컨디션 폭망이라 수영 다녀와 하루종일 자다깨다 멘탈 살짝 나간 상태로 지내다가 의지 내어 상경했다.

 

나도 최근 “그사세” (aka 이 시대 최고의 로맨티스트 연출 천재 손규호)를 정주행 완료했던 만큼 오늘 매체 인지도 엄배우 전작 ”드림하이“를 기대하며 관극 온 한류팬 외국인 관객들(김광석님 노래를 전혀 모를 텐데 관극이 어떠하셨을꼬), “펜트하우스” 주단태를 무대에서 실물 영접하러 주말 밤공 예매한 연령 있는 k드덕 관객들이리라 추측했다. 개인적으로 최근 "작씨들" 때 엄배우 연기 차력쇼가 너무 좋았어서. 아무튼 나 어쩌다보니 이번 10주년 “그날들” 엄배우 공연 초반 3번을 모두 챙겼는데, 컷콜 때 엄배우님에 대한 환호가 늘 빵빵해서 엄배우님 팬들 또한 안정적으로 앞자리에 포진 중이신 듯 보였다. 위와 같은 이유로 한껏 웃을 준비된 (자첫자막할) 관객들 웃포마다 충실하게 터져주시더라. 오늘 누구보다 서운영관님 김광석님 목소리나 창법과 유독 비슷하게 들려서 ”서른즈음에“ 등등 좋게 들렸고 몰입하며 관극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지난 관극 때 청춘을 소환했던지라 “어떻게 이자뿌리겠나, 적응하는 거지.“ 대사가 마음에 콕 박혔다(세트로 엄정학이 무영을 산에서 보낸 후 오열하며 가로등 넘버하실 때 맴찢이었다). 서현철님 당시 콘텐츠에서 정성화님과의 농담 어린 말씀과 달리 노래 담백하니 좋으시고 분량도 많으신 듯, 그리고 표상구와 만만찮게 깨알같이 이빨? 까는 드립 잘 치셔서 웃기시다.

 

오늘도 최그녀는 아름다우시구나, 자첫 때보다 대사 넘버 표현하실 때 목소리 더 굵게 내시는 듯 들려서 그녀 나이 설정은 잘 모르겠지만서도 더 성숙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곽하나는 의도적으로 자첫 때보다 귀염성 발성 들뜬 분위기를 다소 가라앉히는 듯해 보였다. 연출님과 배우님들의 의도인지 관객의 착각인지 알 수 없지만, 회전하면 다양한 모습 찾아서 쌓아가는 과정이나 회차마다의 차이를 보는 자체가 또 하나의 재미더라. 거인 대식선배 옆 설레는 키차이 쪼꼬미 곽하나 넘나 귀여워. ㅋ 처키 표정 정지 화면 후 대식선배의 난 아직 그대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넘버(이 넘버를 꼭 여남 관계에서만이 아니라 딸-아버지, 부하 직원-상사 등으로 변주해 적용하는 지점이 이 극의 재미 포인트!!) 객석 완전 빵터졌다. 엄최곽 이분들 믿고 보는 연기야 말해 뭐해. 최근 엄정학으로만 연달아 세 번 다 관극 챙겼는데 늘 비슷한 텐션으로 안정적으로 표현하셔서 편안했고 역시 연기 잘하신다 생각했다. 특히 엄정학 특유 1막 마지막 ”그날들“ 오늘 최고 좋게 들렸다. 극 전반적으로 이야기 동선 파악 완료해서 내가 심적 여유 생겨 그런가 모든 배우님들의 김광석님 노래 가사들이 더 잘 들렸다. 마스크 뒤로 따라 부르게 되는, 일상에서 귀에 맴도는 노래 덕분에 더욱 이 극 여러 번 볼 수록 매력 있는 극이라 생각했다.

 

악보에 쓴 ”그녀 왔다 감, 무영 왔다 감“을 최그녀가 읽으면서 비석처럼 서늘하다던 대사 복선이었네. 한중수교 그날 즈음이 1992년이라고 화면 자막에 친절하게 두 번이나 나오는데 내가 지난 후기에서 오류를 냈구나. 극 초반 최그녀가 통역하는 뉴스에 진짜 최그녀가 나오더라, 젼그녀일 때는 젼그녀가. 여담인데 그녀-무영 키스신두 번 볼 때마다 최안나 진소니는 잘 살고 있니 궁금해졌다. 마지막으로 극 초반 도서관에서 그녀가 꺼내 드는 책 두 권, ”까치방“(무려 76년에 출간한 단편 소설집이더라) 확인했다. 그녀가 중국어 통역사라 또 한 권은 공자? 장자?.

 

블로그와 공연을 연동시켜 관극 후기를 올릴지에 대해 늘 갈등한다. 내게 기록은 재산이고 다시 꺼내보고 싶을 때 편하게 꺼내보며 어느 시즌 어디서의 공연이었는지까지 확인하는 용도인데, 메모장이나 단순 블로그 포스팅이 아닌 온라인 공적 장에 이렇게 자세히 박제하는 게 눈새 gv 빌런짓이 아닐까 우려한다. 이 깨알 같은 글씨 먼지들이 송화가루 폭탄 앞에서 라이터 들고 서 있는 행위가 아니기를, 어제 관극 후 돌아오면서 생각했네. 그날 좋았던 포인트에 대한 서술은 각 배우님이나 페어마다 나름의 장점이 있다는 전제를 늘 깔고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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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날들(엄기준, 김지현, 김건우, 고창석, 박정표) | - 2023-07-2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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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뮤지컬 〈그날들〉 10주년 기념 공연

장르 : 뮤지컬       지역 : 서울
기간 : 2023년 07월 12일 ~ 2023년 09월 03일
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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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주의!!]

230719 그날들 밤공 자둘.

 

그날들 티켓 오픈했을 때 얼른 엄-젼-표 페어로 표를 잡아두었다. 전작에서 믿보배로 등극하면 다음 작품도 궁금해서, 스위니토드 젼러빗과 팬레터 표윤샘을 소환하는 한편 “그날들”은 새로운 극이니 또 전작 캐릭터와 다르게 어떻게 표현하실까 궁금해하고 기대하며. 가성비석 1막 때 앞줄에 사람 없어 시야 뻥 뚫려서 좋았는데 2막 때 지연입장이신지 관객들 생기셔서 무대 왼쪽 아래 볼 때마다 앞사람 머리가 오글 시야에 걸렸네, 할 수 없지. ㅠ_ㅠ.. 

 

이번 10주년 기념 ”그날들“을 챙겨 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단연 전 시즌 올 출석에 빛나는 경력직 표윤 박정표상구를 영접하기 위해서였다. 자첫에서는 곽하나 귀여움에 치였는데, 자둘에서 오늘 이 구역 귀요미는 표상구라고 생각했다. ㅋㅋㅋ "버찌의 계절" 낙서 발견 장면에서 ”상구는 안 보여욤~“,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는 장면, 딕션 정확해 잘 들리는데 또 빠르고 맛깔나게 대사 처리 하시며 (아무래도 내가 그 특유 유머코드와 유독 맞는 사람인지도) 믿고 웃을 드립 치셔서 늘 객석이 빵빵 터졌다. 상구 사직서 장면 솔로 부분에서 천당석을 향해 시선 처리하셔서 우연히 눈 맞추며 들었는데, 팬렡 때도 그랬지만 배우님 신기에 꿰뚫어봄 당하는 듯 늘 소오름이다. 아무래도 이 극에서 모든 상구 대식은 경호원 부동자세 연기하는 게 오히려 은근 까다로울 듯, 오늘 표상구에 집중해서 보다보니 무표정 부동자세 장면이 많더라. 탐라서 후기 스포 당했는데 그래도 실물 영접하며 웃겼던 수맥봉 옷걸이. ㅋㅋㅋ 그리고 컷콜 때 내 좌석 정면에 서 계셔서, 또 안무 잔망스러워 시강이었던 표상구였다. 한편 젼그녀 스위니 회전 때의 젼러빗 덕분에 익숙한 특유 덤덤해보이는데 할 말 다 하고 웃긴 느낌이 그녀에도 살아 있는 듯 반가웠다. 그리고 최근 영화 ”드림“에서 딸바보셨던 고창석님 실물 영접해서 신기했다. 

 

자첫은 이야기와 큰 흐름 따라가느라 긴장하며 관극했는데, 이제 자둘이라 비교적 여유로운 마음으로 관극했고 자첫 자둘 모두 엄-김건우님 페어라 로딩 끝나신 듯 오늘 두 분 합이 더 잘 맞아보였다. 그간 김광석님 노래들 듣다 왔는데, 담백 깔끔하고 바이브레이션 적은 특유 창법을 확인했다, 워낙 열창하셔서 엄배우 버전 ”그날들“이 관극 이후에도 내내 귀에 맴돌고 있다. 오늘은 지난 번보다 배우님들 모두 좀 더 뮤지컬스러운 창법을 쓰시는 듯 들렸고 엄배우님 이제 목 상태 훨씬 좋아지셨는지 끝처리 바이브레이션 신경 쓰시며 김광석님 창법 특유 당기거나 끌면서 리듬 살짝 가지고 노는 창법 싱크로율이 더 좋아졌다고 느꼈다. 특히 1막 끝날 때 엄정학+웅장한 앙상블 넘버 멋졌다.

 

엄정학 초반 첫 경호신, 자첫 자둘 모두 2막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넘버 복선 마냥 1막에서 이미 엄정학 왜인지 눈물 반짝 울컥 슬퍼보여 엄정학 특유 디테일인가 하며 좋았다. 이 극 2막에서 반복 통해 1막 떡밥 회수하며 설명? 해소하는 지점들이 있다보니, 결말을 알고 나서 극 중 디테일을 찾아 추측해보는 재미가 좋다. 주인공들 파란 혹은 빨간톤 넥타이와 치마색 매칭이 이들 관계성이나 결말에 대한 떡밥으로 보였다. 그래서 오늘 좀 더 정학-사서 관계성에 집중해서 보았다(나는 관극 두 번 다 그녀-무영보다 정학-사서 관계성에 감정 이입하게 된다). 자둘이라 내마음이 여유로워 그런지 다들 로딩이 끝나서 그런지 오늘 페어 꽤나 노련하다고 느꼈다. 도서관 장면에서 사서는 정학이 그녀에게 마음이 생겼지만 애써 누르는 듯 보일 때 괜히 그들에게 투덜대거나 정학의 말에 유독 크게 웃거나(그런 사서 보면서 인간관계가 오래 가려면 다른 거보다 유머코드 맞아서 웃게해 주는 사람이어야 하겠구나, 그게 중요하겠다고 생각했다), 결혼 퍼포먼스 때 또 괜히 정학과 티키타카 틱틱대면서 정학 발 밟거나, 실수로 서로 뽀뽀한 후 책임지라고 말하며 빼앗은 물건을 찾으러 도서관 3층으로 찾아오라고 말하는 부분 돌아보니 그 모든 게 사서의 노련한 플러팅이었네. 사서가 정학에게 마음이 있고 그 둘이 천생연분 잘 어울릴 거라는 점을 알아본 운영관님 연륜 있어 촉이 좋으셨다.

 

우리 밀레니얼보다 10년 정도 앞 세대이신 분들이 창작한 극이라고 보고 있는데, 꽤나 거대한 이야기와 그분들께 가장 익숙할 김광석님 노래를 소재로 극을 창작하셨음을 보고 있다. 대통령 경호실을 배경 삼는다든지 안기부의 기획을 소재로 삼는 지점 보며 참 큰 이야기를 소재로 잡으셨다 생각하고 있다. 여담인데 장유정 연출님 정치가 라미란님 등판 시켜 ”정직한 후보“ 1, 2 찍어주셔서 개봉할 때마다 영화관에서 너무 재밌게 챙겨봤다. 가르치는 내용들도 그렇고 내 성향이나 관심사를 생각해도 난 소소한 사랑-인간관계 이야기보다 큰 이야기를 좋아하나보다. 고문 장면에서 엄정학이 ‘남자 신발 발자국‘을 둘러싼 정황을 안기부 직원들에게 들으며 무영과 그녀의 마지막을 상황을 정리했겠지만, 결말을 생각하면 오히려 바보 캐릭인 대식선배의 쉽게 단정짓지 않는 자세가 똑똑했다. 결말에서 발견된 편지와 무영 환상을 통해 모두에게 실제 상황을 명쾌하게 이해시키고 엄정학, 그녀가 무영을 잘 보내주게 만드는 식으로 해소시켜주셔서 좋았다. 그리고 ”서른 즈음에“처럼 그간 타의로 배경 음악으로 접하곤 했던 김광석님 노래 가사를 극 이야기 안에서 곱씹다보니 김광석님 노래는 청춘에 대한 그리움을 소환하는 노래였네 새삼 생각했다. 

 

컷콜 때”나의 노래“와 웅장 "흐린 가을 하늘.."로 마무리하는 점에서도 관객 감정을 해소시켜 돌아가게 해주는 듯해 좋았다. 정학들은 컷콜 때마다 멘트를 준비하나, 오늘 엄정학 공연 기간 짧으니 열심히 보러 오라며 또한 지역공을 예정하고 있다고 멘트하셨다. 자첫 때는 ”진행시켜“로 신호를 주셨는데, 오늘은 ”셋넷!!“을 관객에게 연호시키며 해당 넘버로 들어가셨다. 그러고보면 극 중에서는 랄라랄라 넘버 뒷배경에 피지컬 좋은 경호원들 샤워신이 깔리고 화면으로 거품을 만들어주시더라. 최근 뀨 무대 그리워 광부처럼 옛 자료들 파다가 라이브의 ”마이버킷리스트“ 때 신석호 안무가님께서 뀨에게 주시는 메시지를 보았다. 안무가님 몸 동작 만드시는 전문가이신 만큼 뮤배 피지컬 좋은 걸 좋아하시나, 마버리 뀨에게 영상 편지 쓰신 그 콘텐츠에서 안무대로 하고 피지컬 만들라고 농담 어린 부탁하시더라. ㅋ 한편 자둘서 보니 끈으로된 막이 여러 겹이고 필요할 떄 출입구 역할하도록 막이 없는 부분도 있는 게 보였다. 

 

관객에게 익숙한 원곡이 이미 있는 주크박스 뮤지컬 특유 이 장르의 태생적인 강점과 어려운 점이 존재할 것 같다. 뮤지컬에 맞게 다시 편곡을 하지 않는다면 굳이 따로 주크박스 뮤지컬로 만들 이유가 없을 테니 극 전체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 정도로 앙상블까지 고려한 이 정도 편곡이 적당하다고 들었다. 그리고 상술했듯 배우님들도 깔끔 담백 포크송 느낌이면서 리듬을 밀당하며 가지고 노는 김광석님 창법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하시는 것처럼 들렸다. 노래는 그리움을 불러오는 묘한 기능을 하기에 개인적으로 근 20년 전에(이 극이 10주년이고, 극 중 95년 한중 수교가 배경이고 극 중에서 등장인물들이 20년 이후 예전 일을 회상하니 나도 나의 근 20년 전을 소환하게 되는 것) 줄창 듣던 엄배우님 특유 목소리와 창법을 지금 다시 듣고 있으려니 기분이 이상하면서 좋으면서 그렇다. 

 

왜냐하면 돌아오는 버스에서 간만에 완전 초창기 ”김종욱찾기“ 오슷을 다시 꺼내들으면서(+언급 조심스럽지만 우리 업계에 생긴 슬픈 뉴스를 훑으면서, 나도 전에 직장에서 인간관계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갈등을 컨트롤하기 어렵거나 힘 있는 존재에게 압박 당하는 상황들을 만날 때 집에 돌아와 울면서 밥알 넘기던 나날들이 소환되어 감정들에 트라우마 버튼이 눌림) 사회초년생 당시(물론 이런 상황은 경력이쌓여도 늘 발생할 수 있음)가 자꾸 생각나 기분이 묘해졌다. 청춘에 들은 노래는 그리움을 부르지만 그때의 경험들이 마냥 행복하거나 아름다웠던 것만은 아닐수도 있기에, 엄정학이 그녀-무영과의 서사를 떠올릴 때도 그랬을 것 같다. 그래도 아름다운 노랜 남아있다. 또한 ”김종욱 찾기“와 ”그날들” 간의 평행이론을 곱씹어보았다. ”기준의 첫사랑“ 넘버에서 기준은 첫사랑이 결혼할 때 (절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인이 마음 정리하며) 붙잡지 못하고 보내주었다. 엄정학 역시 그녀가 졸다가 자신 아닌 무영에게 머리를 기대는 등 그 둘 사이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모멘트마다 자꾸 그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지레 정리하며 그녀를 포기했다. 기준이 의뢰인과, 엄정학이 피경호인과 사랑에 빠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장면들 또한 그랬다. 그리고 멀티맨이나 운영관처럼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그들을 맺어주는 역할을 하거나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역할을 하는 존재가 있다는 점도. 엄정학으로서는 아름다운 여인을 사랑하면 상처를 받았을 테고, 훗날 정학이 힘들어할 때 사서 아내가 다 이해하고 잔잔하게 안으며 위로해주는 것처럼 정학-사서 관계가 정학-그녀 관계보다 그들 인생을 생각했을 때 반려자로서 훨씬 안정적이었을 것 같다. 마치 그들의 파란톤 착장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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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날들(엄기준, 최서연, 김건우, 서현철, 정순원, 곽나윤) | - 2023-07-1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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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뮤지컬 〈그날들〉 10주년 기념 공연

장르 : 뮤지컬       지역 : 서울
기간 : 2023년 07월 12일 ~ 2023년 09월 03일
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     구매하기

[스포 주의!!]

230715 그날들 밤공 자첫. @예당 오페라극장

 

머글 수준이었지만 사회 초년생 때 공연 관람 취미를 붙이면서 캐스팅을 선택할 일이 있으면 엄배우 회차로 고르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주년을 맞았다는 “그날들“은 그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뀨방학에 뀨와 연관 있는 캐스팅 공연을 선택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지난 겨울 회전한 스위니뀨톧 예민미 딸내미 최안나도 볼 겸, 이번에 새로 합류한 세상 친구 사랑꾼 곽덕자도 대극장에서 영접할 겸(역시나 발성이 남다르셔서 고막이 뻥뻥 뚫렸고, 대극장 씹어먹고 컷콜에서 늠름하게 서 계신데 내가 다 뿌듯하더라) 예매 열자마자 가성비석으로 표를 잡았다. 

 

예당 오페라극장(aka 등산을 해야하기 때문에 늦지 않기 위해 매우 여유롭게 움직임) 천당 가성비석 정면을 잡았는데 내 앞줄에는 사람 없어 시야가 매우 좋았다. 사전 지식 없이 이 이야기를 완전 처음 보는 지라 큰 그림을 보며 필요할 때 오글로 표정을 당겨서 보는데 무리 없었다. 워낙 김광석님 노래를 적절하게 삽입한 주크박스 뮤지컬이라 여러 모로 작년에 회전한 뮤사불을 소환했다. 배우들이 대중음악에 적합한 창법을 사용했다고 들었고 반주가 라이브였다. 극 시작 서곡? 연주 때 (끈 같은막으로 무대 앞과 뒤를 나누고 있음) 막에 쏴주시던 웅장한 배경화면을 천당석에서 내려다 보고 있으려니 마치 정말 산을 타는 듯 vr 같은 현실감이 느껴졌다. 중간에도 필요할 때 화면이나 자막을 썼다. 오, 비 내리는 장면이나 폭발 장면을 저렇게 표현하셨네 좋았고. 원형으로 돌아가는 무대, 오르락 내리락 하는 산 장치, 무대 장치나 동선이 복잡해 보이는데 이번 시즌 공연 초기에도 착착 맞아 떨어지는 걸 보고 있으려니 쾌감이 느껴졌다. 앙 숫자가 많은데 경호를 소재로 한 뮤지컬 답게 중간 중간 현란한 무술들이 있어 눈요기 했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의 고향 도서관 장면이 있어서 편안했고, 그녀가 꺼내는 책 제목이 알고 싶었는데(까치들????) 너무 멀어서 오글 배율을 올려도 잘 안보였다. ㅠ ”버찌의 계절“ 노래 가사와 ‘버찌’ 에피소드. 탄탄한 구성과 러닝타임 3시간 여유롭게 진행되는 납득 가능한 이야기를 보고 있으려니 정유정 연출님의 공연들 롱런 이유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예매할 때 선택할 캐스팅 조합을 엄기준+최서연+곽나윤 으로 맞췄다. 배경이 한중수교라 극 초반에 “??在?始 총시엔짜이카이스”가 대사로 나오더라. 중국어 통역사 지적이고 우울하고 톡 쏘는 최그녀 청순 섬세 아름다우시고 목소리 맑으시고 지난 겨울 내내 뵈었어서 정겨웠다. 연극만 보다가 뮤지컬에서 넘버 소화하는 건 처음 뵙는데 좋은 발성 맑은 소리 청소년 같은 창법으로 표현하시고, 이상한 거 좋아해서 처키 인형 선물 맘에 들어하던 곽하나 귀요미 영애양에 찰떡이었다. 무엇보다 무대에서 엄배우님을 백만년 만에 뵙는데 “김종욱 찾기”나 “실연남녀” 오슷 등 왕년에 하도 들어 귀에 익숙한 특유 창법을 듣고 있으려니 옛날 생각나 정겹고도 정겨웠다. 이 대중음악 넘버와 잘 어울리는 창법이라고 생각했다. (2019 그날들도 하셨다고 검색했는데,) 간만 무대이신가 코시국 이후 객석 꽉 차있는 걸 보면서 또 이 작품 할 수 있는 게 감개무량 하셨을까 영애 방 앞 경호 첫 장면, 그 유명한 사서샘과 결혼 퍼포먼스 장면 두 군데에서 눈물 반짝 울컥하셨다고 봤다. 극 전개에 따라 운영관과 정학 대화 “서른 즈음에” 넘버 때 오열하셔서 이번 관극 중 가장 인상 깊었다. 컷콜 때 자신의 원래 총첫이 목요일이었는데 건강상 이유로 오늘이 총첫이라며 고개 숙여 사과하시는 모습을 보니 오늘 내내 복잡한 심경이셨나 궁금했다. 운영관님이 사서와 정학 맺어주는 나름 내게 익숙한 장면 보고 있으려니 그 콘텐츠에서 완전 똑같이 무대를 구현했네, 내적 반가움 맥스 찍었다. 그때 서현철님 자신은 노래가 어렵다고 하셨던 걸 기억하고 있다. 컷콜 때 ’유독 환호가?‘ 싶었던 김건우님 지금 이 후기 정리하며 생각해보니 “더 글로리” 손명오였네. 그리고 콘텐츠 닥치는 대로 보는 이야기 중독자라 드라마 “악마음”이나 영화 “드림” 등 여러 콘텐츠에서 자주 뵈었던 정순원님 실물 영접했네. 전작 훑어보니 뀨와 같극 같캐 다른 시즌이었던 “도둑맞은 책” 영락(2014), “여보셔” 석구(2014)가 눈에 띄어, 두 분 다소 결이 달라보이는데 신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상구가 이 구역 애드리브 책임지는 감초인 듯한데, 유머 코드 맞아 팬렡 표윤샘 때 빵빵 터뜨려 주셨던 박정표님 상구는 또 얼마나 웃길지 너무 궁금하다.  

 

2막에서 1막에 깔았던 밑밥 장면들 그대로 반복해주셔서 ‘아, 이런 이야기였군.’ 납득 이해하면서 보고 있으려니 매력적인 이야기를 시간을 잘 섞어 구성하셨다고 생각했다. 김광석님 노래들 또한 적절한데 잘 쓰셨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 분 노래를 이렇게 많이 알고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마스크 뒤로 따라부르게 되었던지라, 이제 엔데믹이니 싱어롱 회차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뮤지컬을 처음 보는 관객이더라도 부담 없이, 매력 있는 이야기, 탄탄한 구성 및 연출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삽입한 김광석님 노래들을 뮤지컬로 듣는 것만으로도 푯값 뽑을 공연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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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an] 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좋댓구, 케네디, ai소녀) | 리뷰 2023-07-1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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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영화제 후기 정리는 안 했기에 백만년 만에 쓰는 후기임.) 올해 ‘비판홀릭’ 구매도 실패했고(올해 내가 보고 싶은 8편을 찾을 수 있었을지 걱정이었지만, 아무튼 프로그램북을 못 받아 슬픔) 장르 영화제 느낌 다소 사라진 듯 분위기가 ‘덜 이상해’보여서 못 가고 보낼까 했는데 못내 아쉬워서 막차 탔다. 바지런히 움직여 아침수영하고 든든하게 아점 먹고 고질적인 장수ic 정체 무서워 매우 여유롭게 출발했다. 올해 주말 멀티플렉스 상영이 거의 없어 보이더라, 나도 몹시 귀차니스트라 주차장에 차 짱 박고 한군데서 몰아보길 좋아해서 영화 세 편 다 여기 한국만화박물관 상영분을 예매했다. 이 근방 걸어 가서 뭘 사먹기 애매한 걸 아는지라, 아침에 버거킹에서 햄버거 사서 넘어갔다. 이제 늙어서 굶으면서 하루 종일 여러 편 보는 일 좀비같아서 하기 힘들더라.

 

(매우 솔직하게 써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서도) 올해 부천시 50주년이라는데 탐라평도 그렇고 행사가 갑자가 나이든 듯 느껴지는 한편, 영화제가 없어지지만 않아도다행인 요즘이라 생존 자체가 감사하다. ㅠ 박하경처럼 뚜벅이어야 부국제가지, 자차로 움직이기에는 난 부천, 전주가 편하다. 올 부판 가장 화두는 트레일러인 모양, 내부 사정을 알 수 없으니 조심스럽지만 예술가를 못 구한 건지 기존 성격 이해하는분들 채용을 안한 건지 다소 ‘부판 특유 콘셉트’를 잃은 느낌이었다. 뉴진스 연상되는 토끼 애써 mz 지향하나 궁금했고, 트레일러는 그 영화제 그 해의 트레이드 마크인데 시민들 출연시킨 영상은 영화제 성격 잃어버리게 했다는 비판 때문인지 폐막하루 전에는 영상을 아예 볼 수 없었다. 한껏 이상해도 괜찮았던 포스터와 트레일러를 잃고 나니 예전 ‘피판’ 시절 상영 전 늘 나왔던 ‘피판으로 가자~’ 좋아밴 노래를잃었을 때 만큼이나 슬펐다. 

 

1, “좋.댓.구.”(박상민 감독님)

올해 비판을 못 보내고 부천으로 향하게 만들었던 가장 궁금했던 영화다. 지난 주말에 예매할까 말까하다 포기했는데, 평이 좋아 결국 막차 탔다. 안그래도 올해 비판“올드보이”, “최민식 특별전”이었다. “올드보이” 당시 최민식님 아역이었던 배우님본체가 주인공이다. 무엇보다 우리 팬렡 표윤샘 박정표님 대학로 배우로 등판하셔서 겁나 반가워 혼자 빵 터졌네. ㅋ 영화 주요 인물들이 본체 실명을 쓰셨다. 특출, 우정출연, 협찬 빵빵해보였다. 스포인데 박찬욱감독님, 문소리배우님 나오신다.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해서 깔끔하고 긴 공익광고 콘텐츠 같은 느낌이었다. “서치”나 “롱디” 처럼 화면에서 맥북 화면을 바로 보여주는 방식을 차용하고 있고, 요즘의유튜브 문화 자체가 이 콘텐츠의 재미 요소다. 플롯이 재밌는데 반전에 반전이라 여기서 어떤 스토리를 말해도 스포 위험이 있다. 스포에 절대 주의하길, 사전 정보 없이 관람해야 재미 있을 테다. 영화 카피 때문에 플롯 예측은 했다.

 

2. "케네디"

부판 하면 일드 "트릭"과 발리우드 영화가 트레이드 마크였던 시절이 있는데 요즘 이 지점도 많이 잃었다. 부판에서도 올해 ’포크 호러‘ 던져주셨으니 내년에트릭 좀 재상영 해주시면 안 되나. 이 인도 영화 “케네디“는 흥겨운 노래와 춤 나오는 전형적인 발리우드 영화는 전혀 아닌 진지한? 인도 영화다. 경찰이 주인공이라 오래 전 부판에서 본 발리우드 영화 ”다방“이 생각났다, 재밌었는데.

 

하여간 주인공은 영화 내내 사람을 죽인다. 왜 이런 범죄자들은 자주 ’딸바보‘인지늘 궁금하다. 범도3은 안 봤지만 인도판 범도 같은 분위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유머 코드는 없다). 닥치는 대로 가리지 않고 콘텐츠 챙겨보는 이야기 중독자이지만헐리우드 지향하는 콘텐츠에서 별로 매력을 느끼지는 않는 편이라, 죽이는 장면 싸우는 장면에서 집중력 잃고 살짝 졸았다. 오히려 내게 남은 점은 (본인은 원래 음악을 잘 모른다던 감독님도 gv 때 음악에 공들였다고 말씀하셨지만), 파블로프의 개처럼 주인공이 살인 장면마다 재생시키던 그 유명한 차바협 1악장(곡 클라이맥스에서 죽이는데 싱크로율 무엇? 그 찰떡 같은 리듬감이 재미있었네, 앞으로 차바협 들으면 이 영화 생각날 듯)과 그리스 비극 같은 내레이션을 곁들인 독특한 분위기의시+노래 공연 장면이었다. 몇 개월간 무명 뮤지션들을 합숙 시켜가며 만드신 장면이라고 감독님이 자부심 드러내며 말씀하셨다.

 

gv를 기록해둔다. 이 감독님 국내 팬들 많으신가보다, 환호가 매우 컸다. 코시국 이후에 찍은 영화라고는 하는데, 영화 배경 설정을 일부러 코시국으로 하셔서 등장인물들이 열심히 마스크를 끼고 나온다. 야외 촬영분은 자정 이후-새벽에만 했다고 한다. 큰 이야기 모티프 3가지 정도를 섞어 실화를 각색했다고 한다. 주인공 ’셰티‘ 모델은 80년대 후반 인도에서 실존했던, 사패로 유명한 경찰이었다. 지금도 호주에서살고 있다고 한다. 갱과 여배우 커플도 실존 모델이 있다.

 

인도 영화가 부판에 온다고 하면 당연히 관객은 발리우드를 기대하게 마련인지라, 질문에서 그런 분위기 음악이 아닌 이런 시 같은 음악도 인도에서 진짜 많이들 하고있냐는 질문이 나왔다. 영화에서 노래 부르는 뮤지션은 실제로 시인이자 지금 활동중이라고 했다. 그리고 여담인데 gv 막바지에 감독님이 ”오겜“에 출연했던 인도 배우님 이 영화 보러 왔다고 소개해주셔서 잠깐 인사했다. 나랑 같은 줄 중앙열에서 보셨네. 안그래도 이 영화 입장 전 로비에서 인도분 같이 생기신 분이 한국 업계 직원으로 보이시는 분과 즐겁게 대화 나누고 계시기에 배우신가 했다. gv 끝나고 깨알같이 사진 촬영+사인회도 하셨네. 감독님 팬들이 성덕 영광스러운 표정이셨다. 

 

3. "a.i. 소녀"

오늘 본 3편 중 생각지 못하게 가장 재미있었다. ‘수상작 상영’은 올해 상영분 중 재미있다고 이미 검증된 작품이라 기대하며 예매한다. 그래도 개취 안 맞는 깜짝 놀래키는 공포나 좀비물 걸릴까봐 여차하면 예매 취소하고 일찍 귀가할까 반반이었다. 시놉시스 훑어보니 요즘 관심사와 딱 맞아 관람했다. 레이 커즈와일, ”특이점이 온다“ 2023년(+50년?) 실사판인 듯 매우 흥미로웠다. 인공지능이 약한-> 강한으로 어떻게 넘어갈까를 설득력 있게 구현했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에서 순서는 창의성-> 감정-> 몸-> 자율성이었다. (스포 주의) 그래서 결말이 춤추는 장면인 점이 매우의미심장했다.

 

(감독님과 함께 연극했기에 합이 잘 맞으셨다던 배우님들 연기 다들 너무 좋았고), 소녀가 연기를 매우 잘했다. 그 많은 대사를 로봇처럼 소화하다니 똑똑해보였다. 특히 ‘로봇권’을 둘러싼 윤리적 질문을 영화에 너무 잘 녹여내서 의미, 재미있게 보았다. 안 그래도 자율과정이나 2학기 과학기술정보 단원 수행 짜고 있던 때라 수업 준비하듯이 잘 봤다. 

 

퇴장하는데 생각지 못하게 ‘어? 기술자님?’이라고 금방 알아볼 만한 배우님이 서 계셔서 실물 영접했다. 돌아와서 탐라 훑어보니 그 배우님=감독님이셨다. 영화 시작전 감독님 짧은 인사 영상도 있었는데. 원래 연극을 하시던 분이라고 한다. 사인회에별로 의미를 안 두는 자로서 나는 바로 귀가했는데, 탐라 훑으니 급 사인회가 있었고인파 몰려 줄이 길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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