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참 많다. 왜 그럴까? 왜 저런 행동을 하지? 생각은 있는걸까? 그런 마음이 하루에도 여러번 들때가 참 많다. 아이들이 자라고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더욱 그런 마음은 깊어졌고, 이해할 수 없었고, 답답했다. 보다못해 잔소리나 야단을 치면 아이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옆에서 보는 아내와의 관계도 나빠졌다. 어느덧 나는 방임형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최소한 감정이 상해서 관계가 나빠지는 일이라도 없도록.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난 아이들을 정말 이해해보려고 노력했던걸까? 내가 아이들에게 알게 모르게 많은 상처를 주었고, 그런 상처가 아이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친게 아닐까 하고. 그래, 적어도 아이들에게 상처만은 주지 말자는 마음으로 답답한 마음에 이 책을 펼쳐들었다.
이 책은 아이들의 심리발달에 대하여 쓴 책인데, 내 아이를 위한 심리학 공부책이다. 그럼, 왜 심리학이 필요할까? 저자는 말한다. 예를 들어, 식물을 키울때 식물에 대하여 잘 알고 있어야 잘 키울 수 있듯이, 사람의 특징에 대하여 잘 알아야만 사람을 잘 이해하고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육아의 힌트를 심리학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이 낯설게 다가왔다.
이 책은 모두 4장이다. 첫번째는 아이마음을 이해하는 습관, 두번째는 내 아이를 위한 심리학 공부, 세번째는 아이마음에 상처주지 않는 습관, 마지막은 나의 마음을 이해하는 습관이다. 저자는 두번째 장에서 크게 3가지 관점으로 아이의 탄생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첫번째는 정신분석이론이고, 두번째는 행동주의 이론, 세번째는 인지발달 이론이다. 각각에 대해서 한 장에 걸쳐서 다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이론에 대해 하나하나 차근차근 저자는 전혀 어렵지 않게 쉽게 설명하고 있었다.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그리고 내가 너무 무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그토록 육아서적을 뒤적이고 공부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 같이 공부했더라면 아이들을 좀 더 잘 이해해 줄 수 있었을텐데 하는 후회감이 밀려왔다. 저자의 설명을 들으니 그때 아이들의 행동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난 그것도 모르고 아이들에게 훈육한답시고 야단을 치고 화를 냈으니.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또 다른 점은 인간이란 참 신비하다는 점이다. 사람마다 성장과정에는 똑같을 수 없으나 공통적으로 겪게 되는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성장한다는 점이 새삼 놀랍게 느껴졌고,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연구하는 심리학이란 분야가 정말 매력적인 분야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는 육아의 힌트를 심리학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이 실감나게 와닿기 시작했다.
아이마음을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마지막 장에서 다룬 나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아이를 더 잘 키우고 더 잘 이해하고 더 사랑하기 위해서 어쩌면 먼저 돌보아야 할 것은 나 자신이었다. 육아를 통해서 더 나를 잘 발견하게 되고 더 나를 이해할 수 있게 되면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저자의 말처럼 나를 알고 발견하는 작업에는 반드시 '타인'이 필요하듯이, 아이를 키우면서 나의 진짜 모습을 - 그 모습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 발견하고 알아가게 되는 것은 소중한 경험일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