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생일 아침은 혼영(혼자영화보기)으로 시작했다. 너무나도 유명한 '영웅'을 보며 푹풍오열을 한 날이다. 나~생일인데~너무 우는거 아닌가.
눈물찍 콧물찍하고 있는데 감사하게도 친구가 책선물 해준다고 해서 낼름 '하얼빈'으로 골르고 얼마후 받았다. 그리고 정신없이 보낸 나날들.
독서모임 지정이 된 하얼빈을 드디어 열어본다.
이은의 일본 강제유학으로 시작되는 서문. 일본의 보여주기식 정치속에 시꺼먼 속내들을 어찌 모르랴.
청년 안중근. 그의 나그네같은 성정은 어머니도 아내도 더이상 질책하지 않는다. 뒤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릴뿐이다.
거사를 치르고 난 그는 이토를 죽인 이유를 말한다.
내가 이토를 죽인 까닭은 이토를 죽인 이유를 발표하기 위해서다.
오늘 기회를 얻었으므로 말하겠다.
나는 한국 독립전쟁의 의병 참모중장 자격으로 하얼빈에서 이토를 죽였다.
그러므로 이 법정에 끌려 나온 것은 전쟁에서 포로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자객으로서 신문을 받을 이유가 없다.
이토가 한국 통감이 된 이래 무력으로 한국 황제를 협박하여
을사년 5개 조약, 정미년 7개 조약을 체결하였다.
이것을 알기 때문에 한국에서 의병이 일어나서 싸우고 있고 일본 군대가
진압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일본과 한국의 전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238
청년 안중근이 바란 동양평화.
그는 끝내 보지 못했다. 독립된 땅에 자신을 묻어달라는 유언도 행할 수 없었다. 그의 시신은 대체 어느 땅에 있단 말인가.
<하얼빈>의 내용은 익히 알고 있지만 소설로 입혀지니 더 좋았고, 이야기에는 담지 못했던 후기도 인상적이었다. 박문사 화해극이라니...나는 왜 이 사실을 이제야 알았는가. 안중근의 사형후 남은 그의 가족들의 삶은 왜 주목받지 못했는가했는데.. 이런 일이 있었다니.. 그의 딸과 아들이 이토 분향소에서 사죄를 했다! 어떤 협받이 오고 갔는지는 모르지만.. 분명 그들도 편친 않았을터.. 참으로 암울한 시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