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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스 | 서평 2021-03-14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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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스

벤 윌슨 저/박수철 역/박진빈 감수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03월

메트로폴리스

벤윌슨 (지음) | 박수철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번영을 구가하는 도시는 국가 경제 전체를 바꾸어 놓는다.

산업화가 된 대도시는 사회적 붕괴를 일으키며 집중이 아닌 분산의 과정을 밟으려는 듯이 보일 때도 있었지만 쇠락하는 도시가 생겨나는 대신 새로운 도시가 부상하며 도시의 역사는 계속되었다. 도시는 번영과 위험을 동시에 초래하면서도 도시 인구의 증가세는 꺾일 낌새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도시를 중심으로 번져감에도 불구하고 도시 유입의 인구가 감소하지 않는 맥락과 같다. 주거지를 교외로 이동하는 추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자동차에 의존한 도시 팽창 현상일 뿐이다.

세상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으니 발전하는 도시에도 그 빛과 어둠이 있다. 인구의 증가 또한 발전을 위해서는 필수조건이지만 각종 전염병 등에 있어서는 치사율을 높이는 원인이 되어 오기도 했다.

도시의 역사와 발전에서 매춘과 동성애 또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여러 민족과 인종이 모여드는 곳에서는 음식 문화도 다양해진다.

248. 길거리 음식의 역사는 도시 자체의 역사다. 그것은 도시 성장의 동력인 이주자들의 역사다.

1800년까지 유럽 도시들은 불결했기 때문에 농촌의 기대수명보다 짧았다. 늘 전쟁에 시달렸기 때문에 도시는 요새화되었고, 인구 밀도가 높아 병원균의 증식과 전파에 유리했다. 전쟁으로 군대가 대륙 곳곳을 누비면서 전파는 확산되었다.

17세기 말엽의 런던에서 커피점은 그 격동의 시기에 토론을 벌이고 뉴스를 주고받는 장소로 진가를 발휘했다. 그때 뿐이랴! 지금도 크고 작은 비지니스 미팅과 많은 사교 모임이 커피숍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1840년대의 맨체스터는 세계의 굴뚝으로 불리웠다. 공장주들은 임금이 더 싸고 더 쉽게 훈련시킬 수 있는 여자들과 아이들을 선호했다. 현대는 중국이 세계의 굴뚝이 되어 각종 매연과 대기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산업화의 일꾼이라는 빗좋은 게살구로 우리 역시도 경제 계발의 시기를 지나오며 열악한 근로 환경에 여자들과 아이들을 내몰았었다.

도시 여기저기를 자유롭고 즐겁게 걸어 다니면 도시와 친숙해진다. 그런데 오늘날 걸어 다니기는 너무 위험하고 부적절한 도시들이 있다. 이에 반해 서양인들도 놀라는 한국의 밤의 치안은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그뿐인가? 세계 곳곳에서는 도시들끼리 값비싼 건축의 총력전을 벌였다. 그 치열한 도시 간 경쟁은 21세기 도시 시대의 중요한 특징이 된 스카이 라인을 만들어냈고 화려한 야경의 스카이라인은 서울을 대표하기도 한다.

전쟁으로 인한 도시 말살 과정에서 집단 검거와 대학살을 모면한 사람들은 거지나 막일꾼으로 전락했고 그들의 일자리는 침략자들이 차지했다. 공중폭격으로 부서진 도시는 끔찍했지만 물리적인 부분은 사람들에게 남겨진 후유증이나 상처, 트라우마에 비해 가장 쉽게 복구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폐허가 되었다 하더라고 그 장소에 소중한 기억이 있는 한 도시는 살아남고 다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원자 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경우만 보아도 그렇다.

학살, 추방, 약탈, 해체로 이어지는 도시의 말살 과정은 인간성의 말살 과정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인간의 존엄을 찾아보기 어려운 잔인함과 비인간적인 행위들에도 불구하고 2번의 세계대전과 여러 차례의 국제 전쟁을 치르면서도 도시들은 되살아났다.

교외의 팽창 현상과 원자력 시대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1950년대의 종말론적 문학과 영화의 영향으로 사람들은 도시 생활을 두려워 했고, 주요 도시의 예비 폭심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교외와 준교외와 통근자 거주 도시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었다. 사람들은 자의적 선택으로 교외로 이주한다고 생각했지만 정부 주도의 보이지 않는 정책이 작용하고 있었다. 연방주택청이 여러 민족이 뒤섞여 사는 동네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의 안정성을 보장하지 않음으로써 소득 수준과 인종적 구성이 비슷한 교외를 만들어냈다. 법원은 인종 분리를 불법으로 규정했지만, 주택시장에서의 인종 분리는 여전했다.

그러나 교외는 도시의 대안이 아닌 팽창하는 대도시의 연장일 뿐이었다. 교외는 점차 민족적 구성이 다양해졌고 도시들의 문제점을 답습했다. 도시와 교외의 차이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거대도시와 거대도시권역은 삼림 벌채와 생물 자원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특히 비옥한 토지들이 도시화가 되면서 기상 패턴과 기후 마저도 바꿔버렸다. 연쇄반응으로 이뤄지는 대기오염과 지구의 온난화는 급기야 빙하를 녹이며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 도시 속 공원 조성과 녹지 보호 등으로 생물다양성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고대 국가의 도시에서 현대의 도시에 이르기까지 각 도시들을 통해 다시 보는 특색과 역사는 흥미로웠다. 서울과 청계천 등 긍정적인 예시로 거론되는 대한민국이 살짝 우쭐해지며 자랑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았다. 끈질진 생명력과 복원력을 가진 도시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언제나 함께이지 않을까?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매일경제신문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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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산 3 | 서평 2021-03-1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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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산 특별합본호 세트

황석영 저
창비 | 2020년 12월

장길산 3

황석영 (지음) | 창비 (펴냄)

생과 사를 가르는 가난은 천륜마저 저버리게 만들었다. 딸은 색주가에 팔아 남은 식구 연명하고 군역을 져야하는 아들이 태어나면 남모르게 제 손으로 죽이는 부모의 마음이 오죽이야 할까마는 흉년이 돌아올 적마다 가장 먼저 버려지는 건 노인과 아이들이었다. 기근 뒤에 살아남아 일을 할 수 있는 자들이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길산이 녹림당의 두목이 된 것은 힘이 세어서도 아니고, 그의 신분이 천해서도 아닌 어쩌면 다른 이들의 아픔을 그 누구보다도 함께 아파할 줄 아는 그 심성 때문이 아니었을까.

과부의 수절도 양반에게나 허락되는 것일까? 가진 것 없는 중인 신분의 여염집 아낙에게는 그럴 권리마저도 없다. 세 끼의 양식만 주어지면 양심도 버려야 하는 것이 천한 신분의 도리인가.

동상이몽이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상전은 은혜를 베풀었다고 생각하고 노비는 짐승에게나 보이는 동정을 받았다고 여긴다. 겁탈한 여종을 팔며 애를 가져 후하게 값을 받았다고 좋아하니, 세끼 밥 먹여준 것이 무슨 은혜랄까.

정당방위도 죄가 되는 천예들은 살주계를 조직하여 세상에 마지막 소리를 질러본다. 누군가는 입을 다물어 죽고 누군가는 입을 열어 산다. 그저 사람답고 싶었던 이들, 넘지 말아야 선을 넘어버린 대가는 너무 크다.

공을 세우기 위해 무고한 사람에게 죄를 만들어 씌우는 일이 무고를 밝히는 것보다 쉬우니 어찌 버림받은 백성이라 여기지 않을 수가 있을까!

아전의 자식으로 태어나 능력만큼 출세를 하지 못하는 최형기는 신분의 상승을 위해 더 철두철미 했던건 아니었을까? 그의 두뇌회전은 늘 남달랐고 빨랐다. 모신의 계략이 아니었다면 얼마나 더 많은 목숨이 꺼져갔을지 알 수 없다. 자신의 이익을 위한 모함이었지만 모신의 계획으로 최형기는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되어 시정배로 살아가게 되지만 그의 능력을 이용하고 싶었던 신엽에 의해 장길산을 잡으러 해서로 만호가 되어 내려간다.

소문없이 준비하기 위한 철두철미함은 호환의 범사냥이라는 위장을 하지만 호랑이 사냥이 일종의 군사훈련과도 같음을 안 박대근은 토벌이 진짜 목적임을 간파한다. 그러나 장두령을 비호하는 자들은 구월산을 잊었고 길산이 자비령으로 옮긴 것을 알지 못하는 토포군으로 인해 구월산은 쑥대밭이 된다.

녹림당과 관련이 조금이라도 있는 자와 마을은 무사하지 못했다. 관군들은 마을을 불태우고 여자들을 겁간했으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정없이 죽였다.

화적떼가 출몰하던 때와 무엇이 다를소냐. 죽을 위기에서도 나라가 버린 백성이라는 피맺힌 원한을 뱉는 탑고개 사람들을 보며 최형기는 일순 마음이 허전하고 답답했다. 자신이 선택한 사람들의 나라, 그들은 하늘이 용납한 자인가?

만석과 감동은 부끄럽지 않은 죽음을 맞았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업복은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 아버지 장충과 의형제들의 죽음을 알게 되면 길산은 또 얼마나 피눈물을 쏟으려나.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창비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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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서평 2021-03-0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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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 문디, 한나 아렌트의 정치사상 세트

한나 아렌트 저/이진우,박미애,김선욱 공역
한길사 | 2017년 03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나아렌트 (지음) | 김선욱 (옮김) | 한길사 (펴냄)

세상의 이목이 집중되었을 아이히만의 재판이 독일의 뉘른베르크 재판보다 더 큰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오로지 유대인 법정만이 유대인에게 정의를 실현해 줄 수 있으며, 그들의 적들을 심판하는 것 또한 유대인이 해야 할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99. 유대인은 완전한 시민이 될 수 없었고, 공무원이 될 수 없었으며, 언론 활동에서 배제되었고,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14년 8월 2일 이후로 독일 국적을 취득한 사람들은 국적이 박탈되었는데, 이는 추방될 수 있음을 의미했다.>

유대인에 대한 독일의 첫번째 정책은 '추방'이었다. 강제이주가 유대인 문제를 해결하는 공식적인 방법이었지만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딜레마에 직면했다. 유럽에서 유대인을 완전히 제거하고자 했던 계획은 더 이상 이주 시킬 어떠한 지역도 존재하지 않게 되자 '전멸'이 유일한 해결책이 되었다. 노동을 통한 살인이라고 만큼의 노동 조건의 수용소들에서 유대인들이 사망했다.

학살이 자행되기 시작하면서는 제거, 박멸, 학살 같은 명백한 의미의 단어가 씌여 있는 보고서를 발견하는 것은 드물었다. 학살을 처방하는 암호는 '최종 해결책', '소개', '특별취급' 등이었다. 이런 암호로 의사소통을 해야 할 사항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이 비밀이 결코 인도주의적 사상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살해에는 가스실과 이동용 가스차량이 사용되었다. 문제는 양심을 어떻게 극복하는가가 아니라 동물적인 동정심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일제 치하의 시대에 친일을 하며 제 안위를 보장받았던 조선인이 있었듯이 유대인이 학살되는 그 현장에도 동포들 가슴에 노란색 별을 달고 유대인의 정신적, 물질적 부와 인력에 대해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받은 자들이 있었다. '소'를 희생하고 '대'를 구한다는 스스로에게의 핑계가 있었을지는 몰라도 결과로 마주하는 진실은 끔찍했다. 그러나 유대인들의 분류작업과 진실을 침묵할 수 있는 권한은 진정 누가 준 것일까? 양심의 소리는 내 안의 소리가 분명한가? 스스로가 타당하고 옳았다고 부끄러움이 없다면 양심적이란 말인가? 타인의 평가가 기준이 된다면 혹은 도덕심이 기준이 된다면 시대와 문화의 차이에 따라 가변적인 기준은 어디에 중심을 두어야 할까?

아이히만은 양심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198. "양심의 소리에 자신의 귀를 가까이 할" 필요가 없었다. 그것은 양심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의 양심이 "자기가 존경할 만한 목소리와 함께 ", 자기 주변에 있는 사회의 존경할 만한 목소리와 더불어 말했기 때문이다. 그의 양심을 불러일으키는외부로부터 온 목소리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이히만의 주장 가운데 하나였다. >

법을 준수하는 것이 시민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명령을 수행하는 맹목적인 복종에 의한 살인은 '악법도 법이다'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자신이 속한 사회체제의 안녕을 위해 마냥 지키기만 해야 할 것인가?

아이히만이 반쪽 유대인이었던 조카와 한 유대인 부부를 도운 일을 자신의 상관에게 '죄를 고백했다'고 말했다고 한 사실에 대해서는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어느 것을 '선'과 '죄'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296. "나치스의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억이 모든 유대인을 휘젓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재판을 진행하는 동안 이러한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가 될 것이며, 이러한 의무를 우리는 존중할 것입니다." 이는 충분히 옳은 것이며 공정한 것이었다.> 한나 아렌트가 보인 이 공정하다는 시각이 유대인들에게 불편함을 주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우슈비츠로 유대인들을 이송하는 일을 했지만 단 한 사람의 유대인도 죽이지 않았다는 아이히만의 진술은 언젠가 들었던 술을 먹고 운전은 했으나 음주운전은 아니었다는 모 연예인의 얘기가 생각난다. 아우슈비츠로 이송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 않은가?

343. 그는 결코 유대인 혐오자가 아니었고, 그는 결코 인류의 살인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의 죄는 그의 복종에서 나왔고, 복종은 덕목으로 찬양된다. 그의 덕은 나치스 지도자들에 의해 오용되었다. 그리고 그는 지배집단의 일원이 아니었고, 그는 희생자였으며, 오직 지도자들만 처벌을 받아야 한다.

"나는 괴물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만들어졌을 뿐이다. 나는 오류의 희생자이다."라고 아이히만은 말했다.

과연 그럴까?

명령에 무조건적인 복종을 한 아이히만을 희생자라고 보는 시각은 아마도 한나 아렌트가 유일하지 않았을까? 재판의 중립을 지키겠다고 한 판사들이 내린 판결의 결과는 아이히만을 희생자로 정의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한길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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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돌보지 않은 | 서평 2021-03-0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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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돌보지 않은

변지안 저
고즈넉이엔티 | 2021년 02월

아무도 돌보지 않은

 

변지안 (지음) | 고즈넉이엔티 (펴냄)

 

 

 

 

 

여경을 고용하기 위해 다른 선택지가 없도록 몰고가는 아홉살 해나의 계획이 철두철미하다.

 

12살에 엄마에게 버림받은 여경은 9살 답지 않은 9살의 해나가 그저 남같지만은 않다.

 

사람들의 어려움을 못 본척 할 수 없었던 그녀가 타인을 위해 했던 행동은 불법이었고 그 불법이 계속 되던 어느 날 한 목숨이 꺼졌다. 교도소에서 엄마의 사망을 알게 되었지만 너무나 엄마답게 약물에 의한 사망이었다. "발신표시제한자"의 문자가 아니었다면 여경도 진실에 대해서 영원히 아무것도 모른채 살아갔을 것이다.

 

 

 

미스터리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인 '출생의 비밀'을 전혀 색다른 방향으로 풀어냈다.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동생 "꼴 보기 싫은 재수 없는 계집애"의 이름을 딸에게 붙여준 엄마 미경과 죽은 딸을 떠나 보내지 못해 입양한 아이에게 죽은 딸의 이름인 "해나"로 부르는 엄마 인혜. 이런 두 사람의 아이들이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살아낼 수 있었을까?

 

 

 

자신의 계획에 꼭 주여경 이어야만 하는 이유, 약점을 처음으로 털어놓을 수 있게 된 친구 유진, 그리고 울음이 허락치 않았던 9살 해나가 의지와 상관없이 가져야 했고 빼앗겨야 했던 이름들. 자영, 은율, 예은 그 이름들 중에 사랑받고 보살핌 받아야 했던 어린 아이는 없었다. 아무도 돌보지 않아 스스로를 돌봐야 했던 해나만이 남았다.

 

스스로를 돌보고 지키기 위해 하는 해나의 행동들은 여경의 보호관찰관인 창수와 해리티지의 매니저 소윤의 이목을 끌게 된다. 여동생 부부가 떠넘긴 빚과 사채업자, 치매의 노모, 이혼한 아내에게 보낼 양육비 등으로 절벽 끝에 몰릴대로 몰린 창수는 보호자 없이 거액의 트렁크를 가진 해나를 찾아온다.

 

 

 

비로소 모든 비밀을 알게 된 여경과 창수. 이 두 사람이 마지막에 했던 선택을 비난할 수 있을까? 가석방 중 종적을 감춘 여경은 지명수배가 되고 그런 그녀를 찾지 않는 담당 관찰관 창수.

 

 

 

처음부터 모든 비밀을 알고 있었으면서 자신을 위해 비밀을 지키려던, 자식을 본인 인생의 트로피로 만들고 싶었던 미경과 여경의 엄마. 그리고 역시 비밀을 알고 있었지만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비밀을 지켜주었던 유정 엄마. 엄마가 되는 게 꿈이었던 여자 초인혜. 이 모든게 제각각의 뒤틀리고 비뚤어진 모성으로 빚어진 비극은 아니었을까?

 

 

 

소설 중간중간 촉법소년법과 해외 입양아들의 국적 취득 문제에 대한 작가님의 문제제기도 녹여 내신걸로 보인다. 촉법 소년법은 권리와 의무가 동시에 주어져야 하는 복잡한 문제로 실형을 선고하게 되면 선거권도 주어야 한다는 문제때문에 헌법개정까지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를 천종호 판사님의 인터뷰에서 본적이 있다.

 

소설 속의 제니처럼 어릴 적 입양된 한국입양아들이 정식절차를 밟고 입양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적 취득을 따로 해야한다는 것을 모른 양부모의 고의 혹은 실수로 강제 출국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음을 오래전 다큐멘터리에서 본 기억이 났다. 너무 과하지 않게 스토리 전개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우리가 모두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를 짚어주신것 같다.

 

 

 

무엇보다도 해나는 이제 스스로를 돌보지 않아도 되는 9살의 행복한 아이가 되었을까?

 

"해나, 어때, 신났어?"

"응!"

"얼마나?"

"산타도 믿을 수 있을 만큼."

::아무도 돌보지 않은 420쪽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고즈넉이엔티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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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디킨스 선집] 두 도시 이야기 | 서평 2021-02-2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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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 저/권민정 역
시공사 | 2020년 03월

 

두 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 (지음) | 권민정 (옮김) | 시공사 (펴냄)

 

 

 

 

 

다른 번역으로 읽은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재독이었다. 처음의 감동이 채 가라앉기도 전, 다시 만나는 <두 도시 이야기>의 감동이 반감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오히려 더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처음 읽을 당시에는 반복해서 읽어도 모호하거나 은유적인 표현이 있는 곳에서 이해가 잘 되질 않는 부분이 더러 있었는데 시공사의 '두 도시 이야기'로 재독하며 그 이해되지 않던 부분이 말끔히 이해되었다. 고전을 출판사별로 혹은 선호하는 번역가님들 위주로 여러권 소장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프랑스 대혁명을 배경으로 하는 '두 도시 이야기'에서 거창하게 그들의 역사나 신분에서 오는 차별과 억압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루시를 중심으로 하는 주변인물들의 인간애를 보았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저는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만약 제 생애가 좀 더 바람직하게 흘러가 어떤 식으로든 희생할 기회나 가능성이 생긴다면, 저는 당신과 당신에게 소중한 이들을 위해 어떤 희생이든 감수하겠습니다.

시공사 <두 도시 이야기> 중 270쪽

쉽게 고백하고 맹세도 쉬운 일부의 사랑보다 사랑하는 루시를 위해 그녀가 사랑하는 이들까지 끌어안는 시드니 카턴의 큰 사랑은 감히 희생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양심을 져버리지 못하고 인간적인 선택을 했던 이유로 자신을 18년이나 바스티유의 북탑 105호로 살도록 만들었던 이름. 그 이름을 물려받은 후손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과의 결혼을 받아들이며 비밀과 상처를 묻으려 노력했던 마네트 박사의 부정과 스치고 말아도 되었을 인연을 노년까지 이어가며 울타리같은 보호와 인간의 신의를 보여준 로리 씨에게서도 그 자신만의 사랑법에 고개가 숙여졌다.

 

억압, 핍박, 멸시의 세월이 권력으로 탈바꿈하는 피의 시대에 당연한 듯 누리고 살아도 되었을 부와 권력을 내려놓고도 가족의 죄를 대신 갚아야 하는 억울함도 다네이 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가족의 원한을 혁명의 이름으로 복수하려던 드파르주 부인은 피가 피를 부르는 점점 더 커지는 복수심에 스스로가 잡아먹히고 말았다. 옛 주인에 대한 도리와 정, 짓밟히며 살아온 인생들인 수많은 자크들의 우두머리로써의 선택에서 괴로워하던 드파르주도 인상적이었다.

믿음과 사랑에 바탕을 둔 관계라면 혈연보다 더 한 유대감이 가능할 것이다. 사람에게 가장 큰 상처는 사람이지만, 프로스 양과 제리 씨가 마지막까지 위험을 무릅썼던 것을 보면, 그래도 역시 사람의 희망은 사람에게서 찾는게 맞을 듯 하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시공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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