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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 읽은 책 2023-09-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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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권일용,고나무 공저
알마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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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저자 권일용, 고나무, 2023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대한민국 최초의 프로파일러 권일용 전 경정과 논픽션 작가 고나무가 공동으로 쓴 책이다. 이 책은 권일용이 프로파일러가 되는 과정과 그가 참여한 연쇄살인 사건의 수사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프로파일러는 범죄자의 심리와 행동 패턴을 분석하여 범인을 추적하는 전문가다. 이 책은 프로파일러들이 범인과의 심리전을 벌이고, 현장에서 새로운 수사 기법을 도입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또한, 프로파일러들이 겪는 고난과 고뇌도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사건은 실제로 일어난 사실을 바탕으로 한 논픽션이다.

 

# 프로파일링

자료수집이 원 뜻이나 수사용어로는 범죄유형분석법을 말한다. 범죄 현장을 분석해 범인의 습관, 나이, 성격, 직업, 범행 수법을 추론한 뒤 이를 바탕으로 범인을 찾아내는 수사 기법이다. 사건현장에 남겨진 증거나, 범행 패턴을 분석해 범인의 심리상태나 경향 등을 특정지어 나아가선 범인의 프로필을 뽑아내는 수사법이다.

 

 

 

 

책 속으로

 

# 프로파일러는 사냥개 없이 동물을 쫓는 사냥꾼과 같다. 현장에 남은 작은 사실의 조각만으로 동물이 간 방향을 추정해야 한다. 권일용은 매일 지연이의 시신이 발견되 현장 사진을 수십 번씩 바라봤다. 폭이 3미터쯤 되는 좁은 골목, 성인 남성 가슴 높이의 낮은 담장, 붉은 벽돌, 검은 철제 대문. 대문에는 이삿짐센터 홍보물 등 전단지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왜 납치했을까?’

왜 시체를 토막 냈을까?’

범인은 어떤 특징을 가진 사람인가?’

 

정신과 의사의 목표는 치료이고, 프로파일러의 목표는 수사다.

 

....프로파일러는 경찰 같은 심리학자보다 심리학자 같은 경찰에 가깝다. 범죄자의 행동을 성명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는 범죄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야 한다. 범죄 현장 재구성은 매우 중요하다.

 

#...존 더글러스의 범죄 분로 매뉴얼연속살인연쇄살인을 구별한다. 연속살인은 범인이 살인과 살인 사이에 심리적 냉각기를 갖지 않고 둘 이상의 장소에서 행하는 살인이다. 연쇄살인은 세 명 이상을 살해하면서, 각각의 살인 범행 사이에 심리적 냉각기가 존재하는 살인으로 정의된다.

...계회적으로 살인하고 차분하게 증거를 인멸한 뒤 다음번 범행을 준비하는 경우가 연쇄살인에 해당한다. 존 더글러스는 이런 심리적 냉각기를 쿨링오프라고 표현했다.

 

# ‘경찰이 된 후 지금까지 봐왔던 범죄자가 아니구나. 이 시대가, 우리 사회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괴물을 낳기 시작했구나.’

... 왜 한국 땅에 이런 냉혈동물이 태어났는가.

...그때까지 경찰 권일용은 범죄를 범죄자 개인의 잇심리 문제로 보았으나, 프로파일러 권일용은 이제는 사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유영철보다 더 험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도 정상인으로 사는데, 어째서 그는 괴물이 되엇는가. 아이엠에프 구제금융 사태 이후 발생한 경제적 몰락과 급격한 계층 간 격차 같은 것이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자극이 될 수도 있는 걸까.

...동일한 학대와 심리적 상처를 누군가는 극복하고, 누군가는 극복하지 못한다. 대신 분노와 증오의 뼈대로 설계된 환상 체계를 만든다. 그래서 연쇄살인범은 거짓말탐지기로 잡아낼 수 없다. 적어도 연쇄살인범 자신에게는 면식 없는 사람에 대한 분노와 증오도 충분히 합리적인 감정이기 때문이다.

 

# 연쇄성을 찾는 것은 전문적인 노력을 필요로 한다. 연쇄 범죄는 동기를 이해할 수 없는 새로운 사회적 현상이다. 단순히 수사를 많이 해본 경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일선 경찰서에는 수사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 형사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 다른 미제사건을 체계적으로 관리, 검토하는 시스템도 갖고 있지 않았으며, 각 사건의 연쇄 가능성을 검토할 프로파일링의 기본 지식도 없었다. 훗날 동일한 연쇄범의 범행으로 밝혀진 사건들이 발생 당시에는 대부분공조수사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사람은 자기가 볼 수 있는 것만 본다. 안구 구조상 사람은 옆이나 뒤를 볼 수 없으므로 고개를 돌리는 행위는 매우 중요하다. 연쇄범행이 존재 가능하며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과 개념은, 고개를 돌리는 행위처럼 볼 수 없는 것을 보게해준다. 고개를 돌리지 않는 사람은 옆과 뒤를 보지 못하고 지나칠 뿐이다

 

#... 죄와 벌, 용서와 갱생은 문학이 오랜 주제다. 문학작품 속의 살인자 중에서는 속죄하고 반성하나 인물이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죄와 벌에서 노파를 살해한 라스콜리니코프는 참회하고 자수한다. 이청준의 소설 벌레 이야기속 아동 살해범과 기독교에 귀의한 뒤 반성한다. 이 아동 살해범은 신에게 용서받았다고 생각한다. 신이 용서하면 살인자는 반성한다. 그러나 정남규 사건 피해자인 김 씨는 이를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사형제 폐지 운동을 하는 나에게 사람들은 묻는다. 나는 대답한다. 그들을 변화시킨 것은 오직 하나, 살아이었습니다.

그들은 옛사람에게서 벗어나 새사람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소설가 공지영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이렇게 썼다. 권일용은 소설 집필 전 자신을 찾아왔던 공지영을 기억하고 있었다.

용서와 갱생을 믿는 공지영의 주장은 아름답다. 그러나 김 씨는 이런 공지영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것 같다. “(연쇄간강범)가 법정에서 얼마나 후회한느 모습을 보였든, 그가 체포되어 반박할 수 없는 증거가 제시되기 전까지 그는 결코 강간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브렌트 터비의 말처럼, 권일용은 어떤 범죄자는 결코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사형 반대론자들의 논리 중 하나가 오심 가능성이다. 그러나 스스로 범행을 자백해 오심 가능성이 없는 야수, 교정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는 야수, 피해자의 유가족이 사형을 요구하는 야수에 대해서도 한국 사회는 1998년 이후 사형 집행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실질적 사형 폐지 국가로 분류된다. 여섯 차례나 사형폐지 법안이 상정되었으나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1977년까지 총 1,200여 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 입법과 정책자료를 보면 1998~20121심 형사공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인원은 총 115명이다. 살인 혐의 60, 강도살인 33, 성폭력특별법 위반 11, 특정범죄가중법 위반 6명이다. 이 중 국가보안법 위반 피고인은 없다. 과거 사형반대론의 근거 중에 제도의 남용에 의한 정치적 살인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는 이런 논리가 사형제 반대의 근거가 되기에는 설득력이 약한 셈이다.

 

진보주의자들의 바람과 달리 한국인의 법감정은 사형 존속 지지에 가깝다. 이른바 진보정권 때도 국회에서 사형 폐지 법안이 통과되지 않은 이유다. 일반 시민이 형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하여 의견을 내는 국민참여재판 제도는 2008년에 도입됐다. 2013년 국민 참여재판으로 인천지법에서 열린 한 존속살해 사건 재판에서 배심원 아홉 명 중 여덟 명이 사형 의견을 냈다.

 

...복수는 인류의 오랜 주제다. 유영철에게 아내와 아들을 잃은 구재영(가명)씨는 가톨릭의 사인 사건 피해자 모임인 해밀활동을 한다. 구재영씨는 유영철을 용서하겠다고 하며서 사형제 폐지 운동도 벌였다. 반면 강호순에게 살해된 스무 살 여성의 아버지 오경수(가명)씬느 남은 가족들은 2018년 현재까지도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둘 다 평생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강호순과 유영철은 지금도 교도소에 살아 있다. 사형은 집행되지 않고 있다.

 

# ...권일용도 이 자백의 연구- 취조해야 할 사람과 취조를 받아야할 사람의 심적 구도논물을 읽어두지 않았다면 둘째 딸의 심리를 포착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마다 교수는 허위 자백의 심리 메커니즘을 두 단계로 나누어 분석했다.

첫째, 실제 범행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이 거짓 자백에 이르는 과정.

둘째, 거짓 자백 후 범행의 줄거리를 지어내는 국면

하마다 교슈는 첫 번째 단계를 부인에서 자백으로의 전락이라고 지칭했다. 수사관의 압박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들어 강호순 같은 피의자는 죄책감이 결여된 동물이었다. 그는 디엔에이 증거를 들이밀기 전까지 범행을 자백하지 않았다. 수사고나은 진범과 끊임없는 기 싸움과 심리전을 벌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사 압력은 수사의 필요 불가결한 요소다. 문제는 이 수사 압력이 무고한 사람을 향할 때다. “먼저 지적해둘 것은 진범을 자백시키는 수사 압력이 무고한 사람을 자백시키는 압력으로도 작용한다는 단순한 사실이라고 하마다 교수는 주장했다.

...하마다 교수는 부인에서 자백으로 전락하는 심리적 요인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꼽았다. 일상엣 차단되어 심리적 안정감을 잃음. 주위에 도는 소문과 그로 인한 죄책감. 자신의 변명이 의심받는 데서 오는 무력감. 자신의 장래가 수사관에게 달려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수사관에게 영합적으로 행동하려는 심리. 하마다 교수는 피의자가 받게 되는 압력은 육체적 고문과 같은 수준에 달한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책 속 내용 중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수사과정에서 본인 했다고 자백했다. 부정했다. 자백을 반복하는 과정에 대해 이유를 설명하면 제시된 이론.

 

 

#... "악은 인간이 만든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악을 바로잡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우선 자신 속에 있는 악을 인정하고 직시해야 한다. 자신이 얼마나 약하고 오만하고 잔인할 수 있는지를 솔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변화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인간의 악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악이 단순히 타인의 행위나 성격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가능성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것을 인식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기 반성과 교육, 대화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한편 한나 아렌트가 1963년 저작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제시한 악의 평범성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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