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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 (by 최지인) | 기본 카테고리 2023-04-02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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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

최지인 저
창비 | 2022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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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내가 좋아하게 된 뮤지션 이승윤의 노래 중에 '1995년 여름'(이런 노래다. https://www.youtube.com/watch?v=WY922-xdFJQ)이라는 곡이 있는데, 그 곡의 가사를 최지인 시인의 시에서 가져왔다는 걸 알고 그 시를 찾아 읽어보았고, 결국엔 이 시집을 구입하게 되었다.

참고로 최지인 시인은 1990년생이고, 그의 기억 속 1995년 여름에 그는 겨우 만으로 다섯 살이었던 셈이다. 겨우 다섯 살짜리 아이가 겪었어야 하는 슬픔과 삶의 무게가 이 시에, 그리고 이승윤의 노래에 고스란히 묻어 있어, 나는 가슴이 아팠다.

몇 톤의 슬픔이 나를 짓누르는 느낌이었는데, 아마도 그건 내 어린 시절의 기억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매맞는 어머니, 우는 어머니의 얼굴. 그게 가족에 대한 거의 최초의 기억이자 유일한 기억이다.

그런데 70년대의 아버지뿐만 아니라 90년대의 아버지도 가정폭력의 가해자이고, 그리하여 70년대에 태어난 아이뿐 아니라 90년대에 태어난 아이도 그런 최초의 기억을 가지고 자랐다는 게 못내 가슴 아팠다.

엄마에 대한 또다른 기억은 일하는 사람이라는 거.

 

그해 여름

어머니는 지나치게 일을 많이 해서

이룬 게 거의 없었다

 

일은 많이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룬 건 거의 없는 인생은 내 어머니의 삶과도 닮았다.

그런 어머니를 위하여 '시시한 이야기'를 지어내는 어린 아들을 떠올리면 한편으론 가슴이 아프고 또 한 편으로는 사랑이 느껴진다.

나는 그래서 「1995년 여름」으로 이 시집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내게는 이 시집의 대표시다.

 

이 시집의 제목은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인데, 내가 생각하기에 이런 제목을 붙인 이유는, 가난하고 가난해서 끊임없이 일을 해야 하는 삶,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나아지는 것 같지 않은 인생. 그 팍팍한 인생의 구원이 되어주었던 게 사랑이라는 것이 이 시집이 갖는 주된 정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시집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비정규직 청년 세대의 일과 사랑과 슬픔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리얼리즘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렇게 보자면 시집의 제목에는 '슬픔'이 빠져 있는 셈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 시집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건 슬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집의 제목에서 '슬픔'이 빠진 건

 

시인이 '슬픈 마음이 안 슬픈 마음이 될 때까지/ 나는 슬플 때마다 슬프다고 말했'(「1995년 여름」) 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까 시인은 겉으로는 안 슬픈 마음이 되었기에 슬픔이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은 아주 슬픈 마음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시집의 제목이 너무 아프게 다가온다.

 

나의 다섯 살을 닮은 시인이, 나의 서른 살과도 닮은 시인이(나를 서른을 넘어 유학을 갔고, 모든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타국에서 새로 시작한 생활은 지금의 비정규직 청년들과 비슷했을 것이다. 불투명하고 불안한 미래까지도 말이다), 지금보다는 덜 슬프고 더 평안해지면 좋겠다. 사랑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지금의 시인에게도, 그의 마음 속에서 아직도 살고 있을 다섯 살의 어린 아이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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