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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봄 2022 (by 김병운, 위수정, 이주혜) | 기본 카테고리 2023-04-02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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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설 보다 : 봄 2022

김병운,위수정,이주혜 공저
문학과지성사 | 2022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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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소설을 읽는다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종종 회의가 들기도 하지만, 의무감이라기보다는, 세상과 인간을 좀더 잘 이해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나이가 들수록 모든 의미에서 사람은 경직되니까) 소설들을 읽는다. <소설 보다>도 그런 의미에서 계속 읽고는 있지만, 요 몇년간 '이거다' 싶은 소설은 솔직히 없었다. 내가 점점 '꼰대'가 되어가는 걸 수도 있겠지만, 요즘 젊은 소설가들과 그들이 쓰는 작품들과의 괴리만 점점 커진다고 생각하던 차에, 김병운의 소설을 읽게 됐다.

「윤광호」는 10년쯤 전에 일 때문에 알게 됐던 '윤광호'라는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을 최근에야 듣게 되고, 그와의 사적 기억과 그 사람에 대한 애도와 추모를 담은 다큐 형식의 소설이다.

 

아주 짧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본질과 의미, 소설의 형식 등등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고, 리뷰의 맨 처음에 언급했듯이 내가 소설을 읽는 이유가  나와 다른 사람들이나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보았을 때, 그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한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거기에 하나 더 덧붙이자면, 요 몇년 사이 유행처럼 번지는 퀴어소설들에 대한 반감과 오해도 불식시켜주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것이 유행되는 걸 꼭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는 이유를 내가 간과했다는 걸 깨달았는데, 가령 이런 붐이나 분위기가 일기 전까지는 누군가 큰 용기를 내야만 할 수 있었던 이야기들을 이제는 누구나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을 언급하는 내용에서, 내가 여전히 소수자들에게 폭력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것이 누군가에게는 크든 작든 부담이나 억압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나 편견을 많이 사그라뜨린 작품이자, 내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한 소설이었다.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하는 것과 그것을 긍정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부분도 아주 크게 와닿았다. 소수자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하는 것도 매우 큰 도전인데, 사실 그것만으로는 긍정적인 자아상을 가지기 어려우니까. 여전히 자기혐오에 빠지기 쉬울테니 말이다. 따라서 거기서 더 나아가 긍정하는 단계까지 가야 하는데, 이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

사실 나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한 번도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따지고 보면 내 스스로 정체성에 대해 큰 고민없이 살아왔다는 것 자체가 내가 소수자가 아니었다는 걸 의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인정하고 긍정하는 게 어려운 삶'이라는 게 소수자들의 삶을 상징하는 게 아닐까, 그걸 김병운은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대중들에게 꾸준히 전달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소설 쓰기가 갖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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