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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프랑켄슈타인' 플레이리스트 | 같이 놀자 2023-03-30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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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서]Frankenstein


Penguin Books | 200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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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과 오리지널을 고수하는 편이다. 공연물은 본래 취지를 따르고 살릴 때 좋게 본다. 재현물을 보고 원작을 찾아보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수업 자료로 영화 대본을 여러 편 다루기는 했다. 책은 기획과 편집 의도를 존중해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쪽이다. 창작의 자유는 어디까지일까. 재각색이나 연출이 없으면 잊히는 작품들이 많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배운 영미단편소설이나 희곡을 학생들이 새로 각본을 짜서 무대에 올릴 것을 요구했었다.

 쓸데없이 말이 길었는데 우연히 유튜브에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노래 모음을 들었다. 각색을 하려면 강단이 있어야 할 뿐 아니라 공동작업인 만큼 무한 수정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나는 초본을 고쳐 쓰느니 다른 주제로 다시 쓰겠다는 주의다. ‘라라랜드는 오년 만에 대본이 확정되고 큰 줄기(중심 주제) 자체를 확 틀어 놀랐었다편혜영 소설가는 1, 2, 3... 7까지 컴퓨터 창에 띄우고 전체 다시 쓰기를 한다는데 정말 대단하다.

 아마 [플레이리스트] "생명은 창조되어질 수 있는가" #frankenstein도 줄인 편집본일 텐데 엉성하게라도 느낀 소감을 간단히 남긴다. 학창시절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고 감상을 쓰라던 지시에 쥐어짜던 민망한 기억이 새록새록(모야 한글 버전 있었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넘버 모음)

 

1 서곡 Overture

 앞으로 다가올 파란만장에 대한 암시일까, 피아노 선율이 돋보인다.

 

2 단 하나의 미래(The only way for our future) (2:13)

 이성과 감정이 교차하던 19세기 초, 혁명의 격동기를 농축한 분위기 같다. 과학자는 무한한 인간의 가능성과 정복욕에 그만 눈멀고 만다. 새로 열리는 문 앞에 선두로 우뚝 서고 싶은 야망을 담았다.

 

3 하지만 너(You are different) (5:49)

(다시 들으니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기가 시야를 덮었다는 얘기)

 

4 평화의 시대(The era of peace) (6:39)

 가족주의에서 이탈해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던 구성원이, 전쟁 같은 시간을 치르고 귀환해 가족의 품에서 안식을 취하는 환희를 노래한다(원작에서 빅터는 장남이고 참전하지 않고 독학에 치중)

 

5 혼잣말(A monologue) (10:22)

 떨어져 지내는 연인을 향한 밤의 상념을 노래한다. 불길한 생각을 떨쳐내며 변함없는 사랑을 다짐한다. 돌아온다는 기약과 재회의 바람으로 가슴 뛰는 기다림이란다.

 

6 외로운 소년의 이야기(The story of a lonely boy) (13:39) ★★

(3자가 나레이터로 등장해 청자를 액자 속으로 들어오게 한다. 김상욱 교수는 액자소설 대신 양파 까기로 설명. 구전과 이야기꾼의 힘)

 엄마에 대한 걱정으로 조심하라고, 눈뜨라고, 구해드리겠다는 아들의 외침. 사랑하는 이를 앗아가는 악마들의 세상은 어린 그를 고문한다. 빼앗긴 봄에 괴로워하며 책만 읽는 (갑툭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ㅋ) 그에게 나가 같이 놀자는 미래의 연인.

 죽음이 난무하던 시대에 어린 영혼은 말 못할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시체를 모아 해체 연결해 전기로 생명을 부여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아버지와의 은근한 갈등과 성장을 위해 너른 세상으로 가야 하는 길목. 왠지 자기 곁에 있어 같이 불행해질 것 같은 불안이 그를 더욱더 길 위로 내몬다. 형제애, 우애, 가족애를 뒤로 한 채. 여담] 당시 상류층 자제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그랜드 투어의 일환

 

7 한 잔의 술에 인생을 담아(Life in a shot) (22:30) 

 속내를 나눌 말벗이 필요해, 슬픔과 공허함과 적적함을 비우고자 술잔을 기울인다

(걱정은 부어 날려~. 그까짓거 No big deal. 원작의 소재는 아니지만, 지나친 물기watery image는 항시 조심. 취중진담 땡술이나 항해하는 바다나 비슷한 자극이긴 하겠다.)

 

8 살인자(The murderer) (26:21) ★★

 복수는 한번뿐인 인생을 담보로 한다. 아무리 현명한 복수라 해도. 그래도 괜찮다면 해야지. 주인공은 가족들의 접촉을 피하면서도 친구의 우정은 환대한다. 위해서 멀어진다는 주인공과 위해서 함께하고 싶다는 연인

(괴물의 플롯/음모에 절친이 살인자로 몰린 상황으로 각색했다. 원작에선 편지로 위로하고 나서거나 다그치지 않아 적극적인 발언이, 혼자 끙끙대며 다 짊어지는 남자 주인공의 본캐를 흐릿하게 한다.)

 

9 너의 꿈속에서(In your dream) (30:28) ★★

 원작에선 주인공이 신과 대척점에 놓이는 반면에, 노래는 신에게 감사하고 찬양하고 화해까지 넘본다. 현실 감각도 투철하다(It’s time to turn to the page of today). 신의 창조 영역에 감히 도전장을 내민 괘씸한 주인공이 아니라 신(의 계획)을 위해 인생을 바치는 것처럼 달리 말한다. 실은 그래서 다행(윤동주와 친척 얘기인 줄ㅋ 나는 왜에서 대신 감옥가는 것으로 각색해 브로맨스가 눈물겹다.)

 

10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The great age of the creation of life begins) (34:52) ★★

 생명 창조와 불멸이라는 최고 자리를 넘보는 오만한 행위. 신의 저주일까 아니면 축복일까.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열기가 투영된 곡이다. 깨어나고 눈뜨는 희열도 좋지만 고립될 수 있으니 반 발짝만 앞서 가요.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마음 속 두려움과 비밀이 공개된다. 어떤 유혹과 고통도 견디겠다는 샤우팅은 눈뜨게, 깨어나게 하고팠던 괴물의 흉측한 외모 앞에 무너지는 소리로 바뀐다.)

 

11 또 다시(Over again) (38:56)

 야망이자 오랜 꿈에 매달림. 결국은 혼자. 자기 자신을 믿고 싸우는 수밖에 없다. 신의 저주임이 드러나는 순간, 운명의 사슬에서 풀려나고 싶어진다. 불로 시작해 불로 끝나는 삶과 죽음을 은유한다

 

12 그대 없이는(Without you) (40:49) ★★★

 원작과 달리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연인. 당신이 없음은 고문이자 삶이 무의미하기에 저주라고 해도 함께하고 싶고 후회하지 않겠단다. 믿음을 저버리거나 혼자 있게 하지 않겠다며. 상대도 답가를 부르며 함께 하겠다고 맹세한다. 

 

13 남자의 세계(The world of men) (43:32)

 경청과 소통 장애로 환원되는 깔대기 이론. 알 수 없는 세상의 반구sphere. 그들()의 치열한 생존게임과 양육강식 논리와 피의 굶주림엽기적이나 통쾌.

 

14 넌 괴물이야(You are a monster) (47:54) ★★★

 재즈풍 노래 분위기, 좋다. 문학에 종종 등장하는 미친 과학자. 알고자 하는 호기심과 맹렬한 몰두는 때론 광기가 되어 파괴적이며 흉측한 결과를 초래한다. 괴물은 어리광을 부리듯 혐오스럽다며 환불을 원한다. I’m sorry this is too shitty. I’m really sorry but I’d like a refund please. 앞의 톤을 바꿔 새보다도 못한 안식과 평화 없음을 토로한다.

 프랑켄슈타인의 비문에는 실낙원이 인용되어 있다. 신이시여 제가 빚어 달라 청했던가요(해학적 각색. 창조물을 조롱하니 열받자나. 일말의 책임감도 없는 창조주를 향한 분노 폭발)

 

15 그곳에는(Somewhere beyond) (51:18) ★★★

 강요 없는, 자유뿐인 그곳을 한여름 밤의 안식이 허락된 곳이라며 이중주로 노래한다. 인간 혐오는 옛날부터 꾸준히 있어왔던 것.

(인간이 없고, 욕심과 아픔과 슬픔을 잊을 수 있는, 누구도 상처주지 않는 평화로움이 깃든 이상향을 꿈꾼다. 이잼이 천국이라 표현했던. 파라다이스파란다이스, 파란 다이소지금은 이 모든 것의 반대라는 소리일 터. 가두는 사슬과 둘레에서 벗어나 새처럼 날아 노래하며 살고 싶다고.)

 

16 산다는 거(This filthy life) (54:48) ★★★★

 미치겠다, 음성. 울음 ㅜㅜ 존엄한 죽음조차 불가능한 사회적 약자의 목숨값역겹고 끔찍한 삶에 대한 절규 ㅠㅠ 그럼에도 하루 더 살고 싶다고.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사형 당하는 이야기를 가정 안의 식민 노예 상태로 극화했다. 아버지가 밤마다 겁탈하고 어머니가 딸을 팔아넘기다니요. 짐승으로 낙인찍히고 동정조차 받지 못함에도, 신에게 의지하며 감사해야 가능한 RIP가 야속하다.

 

17 난 괴물(I am a creature) (58:57) ★★★★

 오, 전율. 태어남과 존재함 자체가 비천함으로 부정되고 버림 받는다면. 나누지 못한 슬픔을 어찌 하나. 반갑지 않은 출처와 탄생 비화 ㅜㅜ Hug me tight. 안겨 울 곳 없는 그를 울게 하소서.’ 울부짖음 ㅜㅜ 여담] 최소한의 즐거움과 대우와 예의가 따랐다면, 소설의 말대로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들었다면 그의 분노는 달랐을지도 모른다

 

18 그날의 내가(On that day) (1:03:00) ★★★

 우와 기차(7시에 떠나네~)선택했기에 굽이굽이 좁은 길path 후회할지라도, 혼자 울더라도, 곁에 아무도 없어도 간. 당신은 특별하고 당신의 미래는 당신에게 달렸음을 기억하라고. 당신의 꿈을 알아보고 꼭 안아줄게요(연쇄 살인과 비극과 복수의 소굴. 빅터에게 누나라니요. 애인이 연상소설 속 선장의 누나를 각색?)

 

19 상처(The wounded) (1:07:10) ★★★★

 길 잃어 슬퍼하는 이에게, 울음을 그치고 별(크리에이터)이 되고 싶었던 친구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한다. 창조주 빅터는 열망과 이행의 불길 속에 자신이 만든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ㅠㅠ 창조주는 인간이고 싶고 인간계에 받아들여지고 싶었던 괴물의 몸부림을 끝까지 외면한다이야기의 시작과 포커스는 창조주였지만 끝에는 창조물로 물살의 방향을 튼다여담] 때로는 내 고통에서 눈을 떼어 다른 이의 아픔에 내 상처를 포개어 볼 때 삶을 견딜 수 있다.

 

20 절망(Despair) (1:10:20) ★★★

 천둥 번개와 함께 하는 심판의 시간. 주고받는 대화 같기도 하고, 또 배틀 같기도 한 이중주. 내 애환과 고통의 이야기를 들어주오.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 싸움misery도 있다. 맹렬히 열렬히 추구할수록 그 불길이 나를 집어삼켜버리는 아이러니.

 

21 후회(Remorse) (1:13:20) ★★★★

 슬프지만 아름답다. ㅠㅠ 울어줄 모두를 잃고서야 욕심이었음을 깨닫고, 외로운 싸움과 고독한 진실과 운명을 마주한다. 외로움과 찢김torn apart과 배신과 눈물의 돌()보기. 담담한 술회에 깔린 복잡한 심경이어진 체념과 수용…. (소설과 달리 아이를 희망으로, 다른 세상으로의 가능성으로 밝히며 끝맺는다.)

“처음엔 좋아했는데...지금은 존경. 대차게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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