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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이슬아 수필집 | 기본 카테고리 2023-03-2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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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간 이슬아 수필집

이슬아 저
헤엄 | 2018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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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아 작가를 만난 건 유튜브의 글쓰기 강연을 통해서다.

살짝 어눌하지만 조곤조곤 자기 생각을 말하는 92년생의 작가가 신기했다. 글 직거래로 인기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글 값을 선불로 월 1만원씩 받고, 매일매일 갓 쓴 글 한편을 소비자(?)에게 이메일로 배달한다. 20183월부터 시작해서 지금도 하고 있단다. 글을 팔아 학자금 융자도 갚고 월세도 내고. 검색해보니 공중파에 나와 강연도 하고 예능에서는 일상생활도 보여준다. 완전 셀럽이다.

 

어떻게 매일 자신의 생각을 퍼 올리고 글로 빚어내는지. 글샘이 바닥나지는 않는지.

고작 일주일에 한두 번 남의 책을 읽고 소감을 정리하는 블로그의 리뷰쓰기도 쉬운 적이 없었는데 생업이 되어버린 글노동을 어떻게 감당하는지. 궁금했다.

작가의 마감시간은 평일 밤 12. 9시부터 써야지, 써야지 하며 스트레스 받다가 마감 1시간 전부터 속도를 내고, 자정 몇 분 전에 온점을 찍고. 따끈한 글을 발송한다. 그런데 그렇게 쫓기며 쓴 글이 다 좋단다.

그녀는 어떤 글을 쓰는 걸까?

 

일간 이슬아 수필집20183월부터 9월까지 메일로 발송한 글을 모은 수필집이다.

독자에게 보낸 글 85편과 연재에 관한 몇 편의 글들, 그리고 친구들의 추천사. 모두 합해 거의 백편, 500페이지가 훨씬 넘는 벽돌책이다. 사소한 일상이 모여 인생이 되듯 가벼운 이야기도 쌓이다 보니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

 

어린 시절, 연애, 섹스, 아르바이트, 여행, 가족, 친구 등등에 관한 아-주 자세한 관찰기들. 스스로를 살피고 주변에 관심을 가져야만 쓸 수 있는 작가의 글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솔직하다.

대량 생산하고도 퀄리티가 보장되는 필력도 부럽지만 도저히 흉내도 낼 수 없는 당당함이 더욱 놀라웠다.

자신이 잉태되던 순간의 이야기를 하는가하면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의 이야기를 몇 편에 걸쳐 쓰기도 한다. 자신의 할아버지, 할머니 얘기를 이렇게 길고도 자세하게 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사랑한다’, ‘그립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는 새침한 글에서 진한 정이 느껴진다.

이어지는 부모님 이야기. 작가는 어머니, 아버지라는 단어 대신 복희, 웅이 라는 부모님의 이름을 직접 쓴다. 좀 더 객관적으로 부모를 이해하고 싶어서였을까.

작가가 되고 싶었으나 현생에 치여 여러 가지 노동을 해야 했던 아버지 웅이, 국어교사가 되고 싶었지만 가난한 환경 때문에 역시나 수많은 고생을 한 어머니, 복희. 그들은 열심히 살았음에도 세상의 부조리 때문에 중년이 되어서도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하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글엔 애틋한 가족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작가가 하는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도 나를 놀라게 한건 역시 남자친구얘기와 섹스에 관한 발언들이다. 스무 살부터 집을 나와 자취하며 끊임없이 연애하고, 성인용품점에서 라지 사이즈 콘돔을 사고, 임신이 두려워 루프시술을 하고. 미혼여성에겐 금기로 여겨지는 일들을 친구와 떡볶이 사먹은 얘기처럼 쓴다. 그것도 아주 유머러스하게.

충격적이다. 나는 안 되겠다. 역시나 꼰대인걸.

일제 강점기 신여성을 보는 기성세대의 시각이 이랬을까. 발목이 보이는 통치마를 입고 남성들과 어울리는 여성에게 당시의 기성세대는 새로운 가치관을 이해하기보다 유교의 잣대를 들이대며 말세라고 비난을 퍼붓곤 했다는데 지금 작가를 보는 나의 불편함도 그와 다르지 않을듯하다. 하지만 어쩌랴. 머리와 마음이 각각인 것을. 작가가 표현하는 이 정도의 수위가 솔직이라면 나는 앞으로도 솔직한 글은 한 줄도 못 쓸 것 같다.

 

아무도 청탁하지 않은 글을 셀프로 연재하며 살아가고 있다. 아슬아슬한 일이지만 가능한 한 오래오래 계속하고 싶다. 누가 나를 고용해주기를 기다리지 않고도 독립적으로 작가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니 다행스럽다. 계속하기 위해서라도 몸도 마음도 튼튼하고 싶다. 튼튼하고 싶어서 매일 달리기를 하고 물구나무를 서고 뭔가를 읽고 뭐라도 쓴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것을 쓸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날마다 용기를 낸다.

(p.526)

 

어떤 날에는 반응이 뜨겁고 어떤 날에는 차갑다. 재미없다는 피드백이 곧바로 날아오기도 한다. 구독자 중 일부는 내 글의 오류와 문제점들을 꼼꼼히 지적한다. 나에게 필요한 비평들은 잘 기억해두었다가 다음 글을 쓸 때 곰곰이 떠올리곤 한다. 같은 실수를 또 하고 싶지 않아서.

한편 글과 상관없는 말들도 메일함에 쌓인다. 외모에 관한 평가나 브라자를 안 하고 다닌다는 점에 관한 조롱들이다. 그런 문장들은 금방 잊어버린다. 하찮은 이야기가 나를 함부로 바꿔놔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p.528)

 

내가 20대 때 작가를 만났다면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책을 좋아한다는 걸 빼고는 닮은 점이 없지만 그래서 더욱 사랑하고 동경했을 것이다. 작가의 모든 면을 이해하긴 어려워도 내가 본 어떤 사람보다 생각이 깊고 자존감 넘치는 친구를 싫어할 수는 없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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