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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

박균호 저
갈매나무 | 2022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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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한참 생각했다. 오십이라는 나이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고. 여자라면 모자보건 대상에서도 벗어나는, 더 이상 젊지 않은 나이. 조금은 남들의 시선에서 자유롭고, 자녀양육에서도 벗어나 한가해지는 나이다. 독서와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내 경우엔 심리적, 물리적으로 여유로워져 느긋하게 독서삼매경에 빠지게 되었으니 책 읽기 딱 좋은 나이이기도 하다.

박균호 작가는 오십이라는 나이가 청춘의 독서를 되새김질하기 좋은 시절이라고 말한다. 중년이 되어 예전에 읽은 책을 다시 만나는 감흥은 새로울 수밖에 없다.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면 가끔 이 책이 원래 이런 내용이었나?’싶게 새롭게 느껴질 때가 있다. 젊어서 심각하고 중요했던 문제가 지금 보면 별것 아닌 것 같고, 당시엔 잘 보이지도 않았던 문장이 더 크게 보이기도 한다.

 

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는 교사이자 북칼럼니스트인 박균호 작가가 20편의 소설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독서에세이이다.

소설, 특히 두꺼운 고전소설을 읽다보면 등장인물의 심리와 줄거리 따라가기에 바쁘고, 역사적, 사회적 배경에 어두워서 놓치는 부분이 적지 않다.  러시아의 19세기 소설을 읽으며 러시아의 겨울을 상상하고, 허물어져가는 봉건사회의 모습을 그려보지만 배경지식이 부족해서 겉넘어 읽곤 한다. 그럴 때마다 옆에서 러시아의 기후는 이렇고요, 당시의 사회는 이렇습니다.’하는 해설서까지 찾아본다면 좋겠지만 한권의 책을 그토록 깊게 읽는 건 쉽지 않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의 아쉬움을 덜어준다.

저자는 소설 작품과 관련 인문학책을 같이 소개하며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시베리아 유형을 통해 러시아의 역사를 살펴보고, 제인 오스틴의 맨스필드 파크에서 간접적으로 나타나는 노예제를 고찰하는 등, 소설 속에서 크게 다뤄지지 않는 부분에 주목한다. 저자의 관심은 소설의 시대적 배경에만 머물지 않는다. 레베카, 장미의 이름, 면도날에 담긴 인간의 근원적인 심리를 파악하기도 하고, 때로는 술, 요가, 다이어트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주제의 소설을 인문학 책과 매칭하기도 한다.

 

러시아 정부 입장에서는 시베리아 유배형은 여러 가지로 유익했다. 우선 죄수를 이용해서 시베리아라는 광활하고 척박한 땅을 사람이 살 만한 땅으로 개척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시베리아가 러시아 정부의 통제하에 있는 지역이라고 공포하는 셈이었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 권력 체제를 비판하는 도스토옙스키 같은 위험인물을 사회에서 격리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 정부는 17세기 중반부터 사형보다 시베리아 유배형을 더 애용했다.

(p.20)

 

죄와 벌,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부활의 주인공들은 모두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난다. 누명이든 아니든 살인죄를 선고받은 그들이 갈 곳은 사형장이나 감옥이 아니라 시베리아였다. 당시의 법이 지금보다 인간적이지 않았을 텐데 친부를 살해하거나 사람을 둘이나 죽인 흉악범이 사형 당하지 않고 유배형을 받는다는 게 의외긴 했지만, 영토가 워낙 넓고 추운 곳이 많아 그런가보다 했다. 몇 해 전 겨울, 러시아 여행에서 극심한 시베리아의 추위를 경험하고는 그런 생각이 더 굳어졌다. 난방도 의복도 부족한 시베리아에 유배를 보낸다는 건 사형과 다를 바가 없었겠구나 하고 말이다. 저자는 이런 상식적인 생각에 러시아와 시베리아의 역사와 유형소의 실태를 자세하게 알려주며 소설 속 설정을 더욱 실감나게 한다.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에 침략해 자유민이던 흑인들을 강제로 끌고 갔다는 생각은 노예 무역에 관한 가장 큰 오해다. 유럽의 노예 상인들은 대부분 서아프리카 노예 신분으로 팔려 온 흑인을 구매했다. 노예도 농산물이나 공산품처럼 무역으로 거래되었으며, 아프리카에는 노예를 유럽 상인에게 판매하는 상인이 존재해 이들을 주축으로 노예가 유럽으로 수출되었다.

(p.67)

 

보는 시각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작품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맨스필드 파크는 줄거리만 보자면 가난한 집 딸이 부잣집 남자를 만나 결혼한다는 통속드라마의 원조처럼 생각되는 작품이다. 여기서는 전혀 새로운 관점이 적용된다. 소설 속에서 스치듯 나오는 한 줄의 문장을 통해 노예 문제를 찾아내는 저자. 그는 유럽의 노예상인들이 아프리카인을 직접 잡아간 건 아니라고 말하며 식민지 개척시대 노예무역의 실상을 밝힌다. 아프리카 노예들이 잡혀가지 않고 팔려갔다는 게 사실이라 한들 식민지 시대 유럽인의 죄가 작아지진 않겠지만 노예무역의 이면에 얽힌 이야기는 새롭게 다가왔다.

 

이 밖에도 이 책은 분노의 포도1920년대 대공황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작품 속 음식에 주목해 보바리 부인을 재해석하는 등 소설을 깊이 있고 다양하게 읽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오십, 나는 이제 다시 읽는다는 제목처럼 나이가 들면 깊이 있게 읽는 게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여전히 줄거리 따라가기도 급급한 독서를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저자가 알려주는 새로운 독서법이 고마우면서도 프로 독서러의 현란한 책읽기 기술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긴 다 읽어봤겠거니가정하고 소개하는 소설 중 안 읽은 작품도 많은 내 입장에선 <오십, 나는 이제 다시 읽는다>가 아니라 <오십, 나는 이제야 읽는다>라고 해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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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류 이전 신의 대리인 편에 모르그가의 살인이 나오는데, 그 작품은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이 맞긴 하지만 고양이가 등장하지 않고, 범인도 고양이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단편집의 표제작이 <모르그가의 살인>이라 책 제목을 그대로 올렸다고 생각하지만 <모르그가의 살인><검은 고양이>는 별개의 작품이니 구분해주는게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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