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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185회 |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2012-06-11 10:01
https://blog.yes24.com/document/650214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이연실이 몸을 발딱 일으켰다. 그리고 누가 저를 내쫓기 전에 연실은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싼 채 자진해서 자리를 떴다. 연실은 제 다리 스스로 놀려 대청마루에서 지대로, 지대에서 다시 마당으로 펄쩍펄쩍 뛰어내렸다.

 

  “이런 고약헌 놈 같으니라고! 다 끊어진 니놈 숨줄 입으로 훅훅 불어서 도로 붙여놓은 사람이 누군지나 알고서 시방 그 못된 짓거리냐? 그따우 몰지각허고 파렴치헌 짓거리 한 번만 더 헐작시면 내가 니놈을 절대로 용서허지 않을란다!

 

  순금은 반대편으로 돌아누운 부용을 붙잡아 번철 위의 부침개 뒤집듯 본래의 방향으로 홱 잦혀놓았다.

 

  “저 여자가 날 살렸다고요? 천만의 말씀이요! 저 여자는 최부용이를 두 번째로 죽여놓은 겁니다!

 

  “입 다물어! 잔소리 말고 얌전허니 있어!

 

  못된 동생을 향해 표독스럽게 눈을 부라리고 나서 순금은 헐레벌떡 밖으로 뛰쳐나갔다. 부용의 성난 고함이 등 뒤를 바투 따라붙고 있었다.

 

  “저 여자 땜시 내 계획은 엉망진창으로 망쳐뿌렀습니다! 당초 계획대로 한참 잘 되야가는 판국인디, 저 여자가 뜬금없이 새중간으로 뛰어들어서 산통을 바싹 깨뿌린 겁니다!

 

  짧은 동안인데도 이연실은 어느새 어둠 속으로 가뭇없이 사라져 도무지 찾을 길이 막연했다. 순금은 무작정 대문간으로 내달렸다.

 

  “애고마니나!

 

  때마침 대문 안으로 발을 막 들여놓으려는 참이던 관촌댁이 질겁하면서 냉큼 뒤로 물러섰다.

 

  “해도 다 저문 연후에 여자들찌리 이 무신 덧게비 장난이라냐?

 

  “오시는 길에 혹시 어떤 여자 못 보셨어요?

 

  “순금이 니가 벌써 두 번짜다. 방금 전에 저짝편에서 허우단심 뎀벼드는 웬 여자허고 함마트라면 첫 번짜 박치기를 헐 뻔혔다. 그런디 그게 대관절 으떤 여자다냐?

 

  “부용이한티 일이 조깨 생겼어요. 싸게 사랑으로 가보셔요.

 

  순금은 마을 다녀오느라 아직도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채로 마냥 한갓지게만 구는 어머니를 서둘러 따돌렸다. 어머니를 등지기 무섭게 순금은 잠시 멈추었던 뜀박질을 다시 시작했다. 이 마당에 와서 제 발로 걸어 들어온 이연실을 놓쳐버린다면 그야말로 만사휴의였다. 마지막 소망 한 가닥 단단히 붙들고 늘어지려는 일념으로 순금은 어둠 속을 허위허위 헤집으며 면소재지로 통하는 한길을 따라 마구잡이로 내달렸다.

 

  “잠깐만요, 연실 양!

 

  동구 밖을 벗어나서야 겨우 이연실의 빠른 발을 따라잡는 데 성공했다.

 

  “연실 양, 내 말 조깨 들어봐요! 그냥 요대로 떠나시면 못써요! 참말로 죄로 가는 행동이라고요, 연실 양!

 

  때깔 곱던 옥색이 칙칙한 어둠의 빛깔로 변해 있는 연실의 원피스 자락을 뒤에서 거칠게 낚아채면서 순금은 숨을 마구 할딱거렸다.

 

  “양산이랑 손가방이랑 그냥 두고 떠나시면 어떻게 혀요, 연실 양?

 

  “안 돼요! 저는 못 해요! 도저히 못 하겠어요!

 

  연실이 돌아서면서 순금과 정면으로 대치했다.

 

  “처음부터 제가 맡을 역할이 아니었어요. 최부용 씨가 어떤 인간인지 잘 알기 때문에 저는 이런 결과로 낙착되리란 걸 처음부터 충분히 예상했어요. 그래서 누님 편지를 받고도 그렇게 오랫동안 망설일 수밖에 없었어요. 제발 부탁이어요. 이제는 저를 더 괴롭히지 말아주셔요.

 

  연실이 흘리는 눈물방울들이 순금의 손등에 후두두 떨어졌다. 순금의 손을 밀쳐내면서 연실은 울음 반 원망 반의 푸념을 좔좔 쏟아내기 시작했다.

 

  “방금 전에 누님도 직접 목도하셨잖아요. 부용 씨는 원체가 그런 인간이라니까요. 저로서는 이제 무얼 더 어떻게 해 볼 방도가 없어요. 제발 저를 그만 놓아주셔요.

 

  “연실 양 역시 방금 두 눈으로 똑똑히 목도허셨잖어요. 시방 우리 부용이한티 다른 사람들은 죄다 아모짝에도 쓸모가 없는 존재지요. 부용이한티 아즉도 쓸모가 남어 있는 인물은 오즉 한 사람, 이연실 양뿐이지요. 이 넓으나 넓은 세상천지에 오즉 연실 양 한 사람만이 벌써 사망 진단을 받은 우리 부용이 영혼을 소생시킬 수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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