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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_ 김동인 : 김동인의 '감자'가 사실은 '고구마'였다고?? | 기본 카테고리 2023-11-28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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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감자

김동인 저
애플북스 | 2014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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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의 '감자'가 사실은 '고구마'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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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해력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이 점점 떨어져 간다는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는 독서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심지어 일상에서 읽던 글들도 사진과 영상으로 대체되면서 글이라는 것을 읽고 이해할 필요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매일 아침 신문을 읽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고, 하다못해 제품설명서도 이제는 글이 아니라 동영상으로 찾아보는 세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창 시절 수업 시간에 읽게 되는 문학의 소중함이 더 커진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 김동인의 '감자'가 바로 그런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엄하게 자란 복녀는 어쩌다 그렇게 되었을까?

김동인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감자]는 복녀라는 한 여인의 이야기다. 복녀는 가난하지만 정직한 농부의 딸로 가정교육도 엄하게 받은 어느 정도 도덕적인 여인이었다. 15살에 스무 살이나 더 많은 동네 홀아비에게 팔리다시피 시집을 가게 되고 복녀의 고행길이 시작된다. 남편은 극도로 게으른 인간이었던 것이다. 결국 가산을 탕진하고 복녀와 남편은 빈민촌으로 밀려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복녀는 관청에서 주관하는 송충이 잡는 일에 돈을 벌러 나갔는데, 이상한 현상을 목격한다. 복녀는 하루 종일 열심히 송충이를 잡았지만, 몇몇 여인은 나무 그늘에서 노닥 거리며 빈둥거리기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감독관이 그들을 탓하기는커녕 함께 어울리며 노닥거리는 것이다. 심지어 그들은 다른 이들보다 일당을 더 받기까지 한다.

 

"복네, 얘 복네"

"왜 그름네까"

그는, 약통과 집게를 놓은 뒤에, 돌아섰다.

"좀 오너라"

그는, 말없이 감독 앞에 갔다.

"얘, 너, 음 - ...... 데 뒈 좀 가보디 안캇니?"

"뭘 하려요"

"글쎄 가믄 알디?"

[감자] 중에서

 

복녀는 참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떤 날 복녀 자신도 감독에게 불려가 그 비밀을 알게 되고 그날부터 복녀도 '일 안 하고 공전 많이 받는 인부'의 한 사람이 되게 된다. 신세계(?)를 경험한 복녀의 도덕관, 내지 인생관은 이날 이후 급속도로 변하기 시작한다. 사람으로서는 할 일이 아니요 짐승이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복녀였는데, 이보다 좋은 일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심지어 처음으로 '한 개 사람이 된 것 같은 자신'까지 얻게 된다.

이렇게 변화한 복녀의 마지막은 낫을 든 활극으로 마무리되는 비극적 이야기다. 복녀의 남편과 왕서방이 복녀의 죽음까지 거래하는 암담한 이야기다. 복녀의 인생이 참 안쓰럽기도 하고, 당시의 시대상이 그랬겠구나 하는 씁쓸한 생각도 드는 이야기다.

칠성문 밖 빈민굴의 여인들은, 가을이 되면, 칠성문 밖에 있는, 지나인의 채마밭에, 감자며 배추를 도적질하러 밤에 바구니를 가지고 간다. 복녀도, 감자깨나 잘 도적질하여 왔다.

어떤 날 밤, 그는 감자를 한 바구니 잘 도적질하여 가지고, 인제 돌아오려고 일어설 때에, 그의 뒤에 시커먼 그림자가 일어서면서, 그를 꺽 붙들었다. 그것은 그 밭의 소작인인 지나인 왕서방이었다. 복녀는, 말도 못하고 멀찐멀찐 발 아래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우리 집에 가"

왕서방은 이렇게 말하였다.

[감자] 중에서

 

작품의 저자인 김동인 작가는 1900년에 태어나 1951년에 사망했으니, 참 암울한 시기를 살다간 불운한 인물이다. 일제강점기 즈음에 태어나 한국전쟁의 발발과 함께 사망하였다. 사실 김동인의 집안은 대대로 내려오는 평양 지역의 지주 가문이었기에, 일본 유학도 다녀오고 풍족한 어린 시절을 보내기는 했지만 결국 도박과 사치, 사업 실패로 다 날리고 불우한 말년을 보낸다.

심지어 6.25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 중풍에 걸려 피난도 가지 못하고, 가족들은 전부 피신한 상태에서 혼자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그래서 김동인의 최후를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하니 이 또한 슬픈 시대상이다.

자택에 돌아와있던 그를 잡으러 북한군이 여러 차례 찾아왔으나, 이미 김동인은 건강이 악화되어 폐렴까지 걸렸고, 혼자서는 식사도 못 하고, 용변도 볼 수 없는 산송장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말도 못 하는 사람 잡아들여봐야 심문도 무리고 둬도 곧 죽을 게 뻔해서 그들도 포기하고 그냥 돌아갔다. 그렇게 위태위태한 투병생활을 이어가다 1.4 후퇴 다음 날인 1952년 1월 5일, 하왕십리동 자택 인근에서 병으로 쓸쓸히 사망했다. 당시 부인 김경애가 자녀들을 피난시키기 위해 집을 비웠고 동네 사람들조차 전부 피난 간 터라, 그의 임종을 지켜본 사람은 없다.

[나무위키]에서 인용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 단편의 제목이기도 한 '감자'가 사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감자'가 아니라 '고구마'라는 사실이다. 원래 옛 한국어에서는 감자(Potato)는 저(藷) 혹은 북저(北藷)라 불렀고 고구마(sweet potato)를 달콤한 저, 즉 감저(甘藷)라고 불렀다. 따라서 한국어의 사투리 가운데는 감자가 고구마를 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심지어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어, 스페인어, 영어에서도 동일한 현상이라고 한다.

김동인의 그 유명한 단편 '감자'가 사실은 감자가 아니라 '고구마'라고 하니, 왠지 작품의 이미지가 확 달라지는 느낌이다. 구한말부터 한국전쟁 시기의 시대상을 잘 볼 수 있을뿐더러, 유교 사회의 도덕관이 조금씩 무너져 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혹시 분녀는 무너져가는 당시의 우리나라를 대변하는 캐릭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아무튼 한국인이라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필독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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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_ EBS 자본주의 제작팀 : 위기의 자본주의를 구할 회심의 아이디어는 ?? | 기본 카테고리 2023-11-2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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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저/EBS MEDIA 기획
가나출판사 | 2013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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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자본주의를 구할 회심의 아이디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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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책을 일주일에 서너 권씩 수년째 읽어오고 있다. 이 블로그에 포스팅한 책만 해도 벌써 몇 백 권이 되어 가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어떤 책을 읽으면서도 '다음에는 어떤 책을 읽을까?', '요즘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는 책은 뭘까?' 둘러보는 습관이 생겼다. 서점 베스트셀러 차트도 종종 들어가 순위를 살펴보기도 한다.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요즘 사람들의 관심사와 트렌드를 알 수 있다. 대부분 수긍이 가는 책 들인데, 아주 가끔은 갑자기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에 올랐지?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대부분 누군가가 언급해 화제가 되거나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 경우다. 이 책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가 그랬다. 출판된 지 10년이 더 된 책인데 근래 갑자기 베스트셀러 순위에 등장해 몇 주를 머무르고 있는 책이다.

 

자본주의 세상은 위기를 맞았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EBS 다큐팀이 제작한 '자본주의'라는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펴 낸 것이다. 이 책은 이번에 읽게 되었지만 예전에 [자본주의 사용설명서]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책 역시 동명의 EBS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펴낸 버전이었다. 다큐멘터리를 위해 조사한 방대한 자료들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책 역시 같은 결의 책이었다. 기본적으로 참 실한 책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다큐멘터리도 책도 10년이 더 되었는데 갑자기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 이유가 궁금했는데, 알 길이 없었다. 그러다 '밀리의 서재'에 대문에 마치 나를 위해서 기사를 낸 것처럼 '10년 전 출간한 <자본주의>, 왜 서점 역주행 하고 있을까'라는 제목의 포스팅이 있었다. 결론적으로는 한 유튜버가 영상에서 소개하면서 갑자기 화제를 모았다고 한다.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아래 링크를 달아본다. 현재 130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lNSGQX-oyI

 

이런 화제성을 제쳐두고라도 이 책은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특히 학생들이나 사회 초년생들에게 권하고 싶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세상의 기본 과정 교과서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전체적으로 크게 5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장의 제목은 이렇다.

1장 ‘빚’이 있어야 돌아가는 사회, 자본주의의 비밀

2장 위기의 시대에 꼭 알아야 할 금융상품의 비밀

3장 나도 모르게 지갑이 털리는 소비 마케팅의 비밀

4장 위기의 자본주의를 구할 아이디어는 있는가

5장 복지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신용'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빚으로 돌아가는 '자본주의'의 비밀이자 기본 원리에 관해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기본적으로 꼭 알아야 할 금융상품들에 관해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리고 우리도 모르게 소비를 하게 만드는 마케팅에 관한 이야기를 더한다. 4장과 5장은 자본주의의 부작용과 나아갈 방향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는데, '자본주의'라는 키워드를 교과서처럼 학술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폭넓고 다양한 시선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점이 아주 좋은 책이다.

인류의 역사 500만 년을 하루 24시간으로 환산했을 때 자본주의가 출현한 시간은 23시 59분 56초. 문제가 있다고 해서 다시 봉건제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이제 유일한 대안은 자본주의를 수정하고 변화시키면서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자본주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중에서

 

책의 4장에서는 오늘날 전성기를 찍고 하락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위기의 자본주의를 구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여러 가지 경제 이론들을 살펴보고 있다. 근 수십 년간 주기적으로 일어났던 금융 위기와 경제 위기들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섬뜩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우리는 아직도 위기 속에 살고 있고, 이런 위기는 반복해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구원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 케인스의 '거시경제학', 하이에크의 '신자유주의'와 같은 굵직한 경제론들을 설명해준다. 그리고 연결선상에서 5장에서는 이런 경제이론들이 완전한 해법이 되지는 못한다는 주장과 함께 '복지 자본주의'에 관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아주 깔끔한 구성이다.

모두가 잘 살게 될 거라는 아담 스미스의 예언도 틀렸고, 혁명이 일어나 자본주의가 무너질 것이라는 칼 마르크스의 예언도 틀렸다. 정부가 규제해야 한다는 케인스도, 시장을 믿어야 한다는 하이에크도 이제 더 이상 해결책을 주지 못하고 있다. 모두들 심혈을 기울여 자본주의를 변화시킬 대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자본주의는 온갖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자본주의] 중에서

 

이 책의 부제 또한 인상적인데, '쉬지 않고 일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살기 힘든가'라는 제목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대부분이 갖고 있는 의문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는다고 이 의문이 한 방에 해결되고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이해에 도움이 되는 책은 분명하다. 자본주의 세상을 살아가면서 돈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말이 있다.

직무유기든 아니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유익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아주 유용하고 읽기에 재미도 있는 책이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도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하는 책이다. 성인들이라면 '쉬지 않고 일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살기 힘든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조금이나마 찾게 되시리라 생각한다.

 

결국 모든 해답은 책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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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어봐, 아프지 않은 사람 있나 _ 유지나 : 털어보면 아프지 않은 사람 없다 | 기본 카테고리 2023-11-23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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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털어봐, 아프지 않은 사람 있나

유지나 저
아침좋은글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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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어보면 아프지 않은 사람 없고, 꾹 짜보면 슬프지 않은 사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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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넘어져 좌절하는 날도 있고 끝도 없이 주눅이 들어 작아지는 때가 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길까? 왜 내 삶은 이렇게 안 풀리기만 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누군가 위로를 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누군가 손을 잡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누군가 좀 알려 줬으면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아마도 이럴 때 필요한 건 나의 삶을 응원해 주는 위로와 용기의 말,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지혜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이 시집 [털어봐, 아프지 않은 사람 있나]는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한 위로와 지혜가 담긴 따뜻한 시집이다.

 

'시'가 주는 용기의 응원과 삶의 지혜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고 따뜻하게 만드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음악을 통해 위로를 받기도 하고, 책을 읽으면 위안을 받기도 한다. 마음의 울림이라는 측면에서 아주 강력한 장르 중에 하나가 바로 '시'가 아닐까 싶다. 이 시집 [털어봐, 아프지 않은 사람 있나]는 이렇게 마음에 상처와 인생의 무거움이 있는 독자들에게 위로와 지혜를 전하는 시집이다.

저자는 이 시집을 통해 인생을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만나게 되고, 그러다 넘어져 다치기도 하고, 가끔씩 쓰러져 주저앉기도 한다고 삶의 단면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있다.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 잘 풀려 가지 않고, 나만 겪는 시련 같지만 사실은 다른 누군가도 겪는 일이니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 소중한 인생을 불행하게 살아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패배 의식에 휩싸여 귀중한 인생을 비관적으로 살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털어보면 아프지 않은 사람없고

꾹 짜보면 슬프지 않은 사람없습니다

찾아보면 힘들지 않은 사람없고

물어보면 사연없는 사람없습니다.

살펴보면 고민없는 사람없고

가까이 다가가 보면 삶에 무게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털어봐, 아프지 않은 사람 있나] 중에서

 

이 책 [털어봐, 아프지 않은 사람 있나]에는 이런 위로를 주는 시들과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담은 시들이 무려 235편 실려 있다. 235편의 시를 총 7부로 나누어 실어 놓았는데, 이 중 1부의 제목은 아예 '힘들 때 보면 좋은 글'이다. 그리고 5부는 '근심을 행복으로 바꿔주는 좋은 글'이다. 이 시집의 방향성을 잘 보여 주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6부의 제목과 같이 '글에 담긴 지혜'나 4부 '풍요를 가져다주는 성공 열쇠'를 통해서도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예상할 수 있다. 한마디로 '위로와 지혜'가 담긴 책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책에 담긴 시들을 읽고 있으면 저자는 '삶에 대한 자세'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싶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시들에서 좌절하고 쓰러져 상처받고 아파하는 이들에 대한 저자의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나 소중한 인생을 살아가자라고 이야기한다. 희망과 용기를 주는 위로와 깨우침을 주는 지혜의 이야기가 공존하는 시들이다.

위로

누군가

힘들다고 말하면

나도 힘들어

차갑게 말하지 말고

그 사람 말을

끝까지 들어 주고

토닥 토닥 위로해 주렴..

그 사람은

지금 따뜻한 위로가 필요해

너에게 말하는 거야..

그런 사람에겐

너의 힘듦은 조금 밀어두고

기댈 곳을 살며시 내어주면 돼..

나도 가끔은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을 때가 있잖아..

[털어봐, 아프지 않은 사람 있나] 중에서

 

시중에는 '힘들지만 이겨내라!', '인생이 원래 그런 거다!'라고 강하게 동기부여를 하는 자기 계발서들이 많이 있지만 이 시집 [털어봐, 아프지 않은 사람 있나]는 따뜻한 언어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괜찮은 척 입술을 꽉 깨물고 눈물을 참지 말고 감정을 숨기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아프면 아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눈물이 나면 그냥 울어버리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 안 될 것 같았는데, 이 시집을 읽으며 꽁꽁 묶어두었던 마음이 스르르 풀리는 그런 시집이다.

감정 2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 살아가는 게 더 아픈 거야

힘들지만

힘들지 않은 척 버티는 게 더 힘든 거야

울고 싶은데

아무렇지 않은 척 웃는 게 더 어려운 거야

이제 너에 감정을

그만 숨기고 살아가렴..

아프면 아파하고

힘들면 힘들다 말하고

눈물 나면 그냥 울어버리렴.

[털어봐, 아프지 않은 사람 있나] 중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힘든 일인데, 힘들지 않은 척 버티는 게 오히려 더 힘든 일이라고 이야기해 주는 책이다. 살면서 상황 때문에 좌절하고 사람들로 인해 상처받고 관계로 인해 괴로워한다. 삶이란 것이 원래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모두가 그런 것이다. 이제부터는 선택의 문제가 된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갈 것인가는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이 책은 단지 위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자세와 지혜를 함께 이야기하는 의미 있는 책이다.

짐 내려놓기

누군가를

미워하는 건 자유지만

그 사람보다

내가 더 괴로워지는 일이고

누군가를

싫어하는 건 선택이지만

그 사람보다

내가 더 불편해지는 일이에요

누군가를

탓하고

원망하는 건 내 마음이지만

그 사람보다

내가 더 힘들어지는 일입니다

그러니

마음에 짐을

하나씩 내려놓으세요.

[털어봐, 아프지 않은 사람 있나] 중에서

 

'시'라는 장르가 자칫 조금 어렵다는 선입관을 가질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참 잘 읽히는 시라고 생각이 되었다. 시의 형식이지만 너무 응축된 언어로 어렵게 행간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거나 은유적 비유적 표현이 과하게 쓰이지 않아 오히려 읽기에 아주 편한 시이다. 어떤 면에서는 '시'라기보다는 담담히 이야기하는 '수필'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시'가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읽어보시면 '시'로 가는 길이 조금 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시집이다. 찬바람이 부는 지금 바로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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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_ 마동주 : 아내와 딸을 잃은 남자가 과연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 | 기본 카테고리 2023-11-0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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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피해자

마동주 저
닥터지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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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딸을 잃은 남자가 과연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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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강력 범죄 뉴스가 그 어느 때보다도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수위의 사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뉴스를 장식한다. 그중 많은 사건이 성폭력, 성범죄와 관련된 것들이다. 심지어 그런 사고 끝에 피해자들은 목숨을 잃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분노가 끓어오른다. 딸을 키우는 부모님들이라면 아마 더 깊은 분노를 느끼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만약 그런 성폭력으로 희생된 피해자의 가족이라면? 성범죄로 희생된 딸의 아버지라면? 아마 다른 사람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감정일 것이다. 이 책 [피해자]는 바로 그렇게 아내와 딸을 떠나보낸 한 남자의 이야기다.

 

I 남은 자들의 고통스러운 싸움

 

이 소설 [피해자]는 성폭력 범죄자로 인해 고등학생 딸과 아내를 잃게 된 한 남자 K의 이야기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과연 자신의 딸과 아내를 잃은 이 남자가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성폭력으로 직접 자신의 딸이나 아내 혹은 어머니를 잃거나, 그로 인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으로 피해자가 목숨을 끊게 되는 경우 과연 남아 있는 가족들의 삶은 어떻게 될까?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삶이 될 것이다. 평범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던 일상이 하루아침에 지옥으로 변한다. 

 

그렇다고 이 소설 [피해자]가 사회적 의식이나 철학적 질문을 다루는 무거운 책은 결코 아니다. 기본적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형사물이고 시원한 복수극이다. 오히려 편하고 재미있게 읽기에도 좋은 '복수 액션 할극'이라고 할 수 있다. 법과 사회가 심판하지 못하는 악당들을 심판하는 개인의 이야기가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해 주리라 생각한다. 권선징악의 이야기는 언제들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반대로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들은 그에 합당한 처벌을 공정하게 받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가해자들이 빠져나갈 방법이 생각보다 너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술에 취한 상태라는 점 만으로도 정상참작이 된다. 심신미약, 증거불충분,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 등 가해자를 보호하는 장치들은 의외로 다양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더 이상 증언도 할 수 없고 고통을 호소할 수도 없다. 남은 싸움은 고스란히 남은 가족들의 몫이다. 이 싸움은 가족을 잃은 고통만큼이나 괴롭다. 생각보다 법이 흔쾌히 피해자의 편에 서주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담배를 피우는 내내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44년을 살아오는 동안 허파로 숨을 쉬는 생명은 쥐새끼 한 마리도 죽여 본 적이 없었다. 그런 자신이 사람을 죽일 수 있을 만큼 잔인함과 배짱을 가졌는지 스스로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피해자] 중에서

 

이런 지루한 싸움 끝에 가해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집행유예를 받고 사건이 종결되는 경우. 실질적으로 가해자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남은 가해자의 가족은 과연 여기서 포기할 수 있을까? 법이 더 이상 목숨을 잃은 나의 가족들을 위해 복수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희생당한 아이의 아버지는, 아내의 남편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이렇게 이 이야기는 "내가 정말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하는 자문으로 시작된다. 커다란 행복은 아니지만 남들처럼 평범하고 소소하게, 딸과 아내와 살아가던 한 소시민 가장의 복수가 시작된다. 소설을 읽어보면 아마 주인공 K의 입장에 공감하고 몰입하는 분들이 많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처단하지 못하는 정의롭지 못한 부분을 개인이 스스로 징벌해 나가는 이야기다.

 

그는 휴대폰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밝아진 액정화면 위에서, 서로 팔짱을 낀 채 나란히 서 있는 아이와 아내가 활짝 웃고 있었다.

 

"아빠, 다녀올게."

 

그는 두 모녀에게 속삭였다. 휴대폰을 소파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후 또 다른 휴대폰과 차 키 그리고 살해 도구가 담긴 웨이스트 백을 챙겨 들고 집을 나섰다.

[피해자] 중에서

 

이 소설 [피해자]에서는 성범죄, 재벌 후계자와 연예인들이 연루된 마약 사건, 연예 기획사의 미성년자 성범죄, 사이비 종교 지도자의 성폭행과 같이 묵직한 범죄들이 다루어지고 있다. 소설 속 설정임에도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요즘의 우리나라 현실을 적나라하게 반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예전에는 이런 주제들이 우리와는 상관없는 다른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됐지만, 지금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는데도 전혀 어색하거나 이질감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이 오히려 씁쓸하기도 하다.

 

사건 현장을 수사하는 형사들에 대한 묘사가 아주 구체적이고 자세하다. 아마도 소설을 쓰면서 방대한 양의 조사를 진행하며 준비했으리라 생각된다. 그런 디테일한 묘사 때문에 허구의 이야기인 소설이 아니라 마치 현실에서 벌어진 일을 함께 조사해 나가는 것 같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배경이나 설정도 아주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라 친근하다. 소설의 주인공인 K와 그의 친구 한종욱 기자, 사건을 수사하는 이경민 형사 등 등장인물들도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이다.

 

출근길 라디오 뉴스도 성범죄자 연쇄살인사건에 관한 보도로 뜨거웠다. 그녀는 각 채널의 주파수가 저장된 카오디오의 단축 버튼을 차례로 눌러 보았다. KBS, MBC, SBS 그리고 YTN까지.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연쇄살인이 안 그래도 호들갑을 떨기에 좋은 소재인데, 희생자가 모두 성범죄자라는 사실은 불타는 소재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피해자] 중에서

 

소설 [피해자]는 이렇게 우리 사회의 징벌적 사법이 과연 가해자와 피해자에게 충분히 공정하게 적용되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이야기로서도 물론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도 소설적 문학적 면에서도 충분히 재미있는 이야기다. 형사물이나 탐정물이 그러하듯 전혀 범인에 대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다가 모이고 모인 작은 조각들이 하나하나 맞춰지면서 어느 순간에 범인을 지목하는 형사물의 묘미가 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범인도 이를 추적하는 형사도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거나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말도 안 되는 트릭을 사용하는 비현실적 인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스터리 물의 거장으로 꼽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 소설에 종종 등장하는 것처럼 천재적 트릭과 반전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오히려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라 훨씬 몰입이 되고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이를테면 한국형으로 재탄생한 K-형사물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재미와 의미를 모두 갖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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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셀로 _ 윌리엄 셰익스피어 : 너의 아내를 의심하지 말라. | 기본 카테고리 2023-11-0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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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셀로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최종철 역
민음사 | 200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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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아내를 의심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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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문학의 대표작을 몇 가지 꼽으라면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아닐까 싶다. 셰익스피어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손꼽히는 시리즈가 5대 희극과 4대 비극이다. 5대 희극은 '말괄량이 길들이기', '베니스의 상인', '뜻대로 하세요', '한여름 밤의 꿈', '십이야'이고, 4대 비극은 '햄릿', '리어왕', '오셀로', '맥베스' 이렇게 4 작품이 포함된다. 보통 5대 희극보다는 4대 비극이 대중적으로 유명한데, 4대 비극은 각각 특징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햄릿'은 '우유부단함'을 '리어왕'은 '교만함'을 '맥베스'는 '야망'을 다루고 있으며, 이 작품 [오셀로]는 '질투'라는 키워드를 다루고 있는 명작이다.

 

스스로 생기고 스스로 태어나는 푸른 눈의 괴물, 질투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는 기본적으로 사랑 이야기다. 그런데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배신과 음모, 질투의 이야기다. 작품의 제목인 '오셀로'는 희곡의 주인공 이름이다. '오셀로'는 극 중에서 '무어인'이라고 표현되고 있는데, 무어인이란 이베리아반도에 살던 흑인과 아랍인들을 말하는 것으로 극 중에서는 인종차별적인 요소가 있다. 오셀로는 베네치아의 무어인 용병 출신 장군으로 실력과 지위를 갖추고 있지만 인종차별을 당하고 있는 인물이다.

 

 

오셀로의 줄거리는 이렇다.

 

오셀로는 무어인이라 작품 곳곳에서 인종차별을 당하며, 자기 자신도 백인들의 한가운데의 유일한 무어인이라는 것과 옛날의 노예 생활 때문에 깊은 콤플렉스로 괴로워한다. 오셀로의 기수인 '이야고'는 오셀로가 데스데모나를 사랑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을 열등히 여긴다는 것을 알고, 그 열등감을 자극한다. 오셀로는 이 말에 넘어가 부관 카시오가 데스데모나를 유혹했다고 착각하여 두 사람을 살해하려 든다.

이야고는 작중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악의만을 가지는 인물인 동시에 관객들에게 자신의 악의와 음모를 까발리며 계획을 진행시킨다. 그 악행의 이유는 오셀로가 '자신을 승진시켜주지 않고, 카시오를 대신 승진시켜줬다는 것'과 오셀로가 자신의 아내 에밀리아와 바람을 피웠다는 것이다. 데스데모나의 시녀로서 남편과 달리 선량하고 진실된 여성이었던 이야고의 아내 에밀리아가 오셀로에게 진실을 얘기해줘 결국 이야고의 계획은 들통나지만, 이미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살해한 후였다. 오셀로는 그가 만든 비극 때문에 자살한다.

오셀로가 자살한 후 복수를 천명한 카시오가 이아고를 재판에 넘겨 고문하라고 지시하면서 극은 끝난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오셀로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데스데모나를 질투에 눈이 멀어 자기 손으로 목졸라 죽이고, 결국 자신도 죽게되는 이야기다. 참 안타깝고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지만, 이 오셀로의 이야기가 오랜 시간 대중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질투'라는 강렬한 감정은 사랑의 크기만큼 큰 인간의 본능적인 감정이기 때문이다. 수백 년의 세월이 지나도 인간이 지닌 질투의 감정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오, 질투심을 조심해요.

그것은 희생물을 비웃으며 잡아먹는 푸른 눈의 괴물이랍니다.

O, beware, my lord, of jealousy;

It is the green-ey’d monster which doth mock

The meat it feeds on.

오쟁이 진 자가 운명임을 확신하고 죄인을 사랑하지 않으면 그는 더없는 행복 속에 산답니다.

오 그러나, 푹 빠졌지만 의심하고 수상히 여기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얼마나 저주받은 시간을 헤아리겠습니까!

[오셀로] 중에서

위 구절에서 질투를 뜻하는 영문 숙어인 'Green-Eyed Monster'가 나왔다고 하니, 셰익스피어가 영어라는 언어에 미친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더불어 '질투'라는 감정이 예나 지금이나 얼마나 강력하고 잔인한지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장면에서 이야고의 부인인 에밀리아와 데스데모나가 대화할 때 '질투'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질투를 '스스로 생기고 스스로 태어나는 한 마리 괴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질투란 감정은 사랑이나 존경과 같은 우호적인 감정과 함께 온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사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질투도 생기지 않는다. 굳이 관심 없는 사람 주변에 누가 있건 질투를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 크고 강렬할수록 질투의 크기 또한 커지게 마련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사랑의 감정을 공유하는 것을 용납하기 어려워진다. 그것이 감정적인 것이든 육체적인 것이든 말이다.

데스데모나 : 어쩌나, 난 절대 원인 제공 안 했어!

에밀리아 : 질투하는 이들에게 그건 답이 아니에요.

그들은 원인이 있어서가 아니라 질투하기 때문에 질투하는 거라고요.

그건 스스로 생기고 스스로 태어나는 한 마리 괴물이랍니다.

데스데모나 : 하늘이시여, 오셀로 마음에서 그 괴물을 멀리해 주소서!

[오셀로] 중에서

데스데모나의 바람과 달리 오셀로의 마음은 그 괴물에게 완전히 잡아먹혀 버렸고, 질투에 눈이 멀어 자신의 손으로 사랑하는 데스데모나를 죽이고 만다. 이런 이유로 현대 심리학에서는 부인을 의심하는 '의처증'을 '오셀로 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참 불명예스러운 이름이다.

[오셀로]에는 질투의 대명사인 '오셀로'와 함께 또 다른 흥미로운 인물 '이야고'가 나오는데, 이는 '복수', '배신' 그리고 '질투'와 같이 부정적이고 악의적인 감정으로 가득 찬 인간 유형이다. 오셀로 장군이 자신을 제치고 카시오를 부관으로 승진 시킨 것에 악의를 품고 이런 배신극을 꾸미지만, 나중에는 성적인 질투심이 동기가 된다. 아무튼 이래저래 참 못난 인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마음 한구석에도 정도는 다르지만 이런 질투와 열등감, 악의와 분노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이 희곡 [오셀로]가 더욱 입체적인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한 가지 감정과 성격으로 정의 내리기 어려운 복합적인 존재이기에 이런 강렬한 캐릭터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사랑을 받는다.

 

인간의 심리를 잘 묘사한 셰익스피어의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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