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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코에선 단 한끼도 대충 먹을 수 없어 | 기본 카테고리 2023-05-3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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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쿄에선 단 한 끼도 대충 먹을 수 없어

바이구이(by92) 저
중앙북스(books) | 202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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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예사롭지 않다. 그까짓 끼니 한끼 아무렇게나 때우면 어떻다고 단 한끼조차 대충 먹을 수 없다고 하는 걸까. 궁금해서 책을 펼쳐보았다. 사실 책을 읽기 전까진, 약간의 편견이 없잖아 있었다. 제목만 저렇게 결의에 차있고 실상은 sns에 올라오는 예쁜 음식 사진들을 모아서 #도쿄에서 #꼭 먹어봐야 할 #최애 맛집 #너무 예쁘쟈냐 같은 사진으로 가득찬, 가벼운 음식사진 모음에 글을 덧붙인 책인 줄로만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프롤로그부터 본격적이다. 일본 고유의 요리인 와쇼쿠에 대한 개괄을 훑으며 일본의 다른 지방이 아닌 꼭 '도쿄'여야 했던 이유를 잔잔하게 풀어준다. 이어지는 목차에서는 와쇼쿠의 종류를 큰 줄기에 따라 대략적으로 정리하며 보여주고 그에 따른 하위 목차에서 요목조목 세분화 해서 일러준다. 

그렇다고 해서 지루한 요리 역사의 썰을 풀어놓는 것만은 아니다. 개략적으로 그 요리가 일본에 정착하게 된 계기와, 익숙해지게 된 흐름, 원조의 품격과 후발 주자들의 도전정신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으며 같은 흐름으로 도쿄의 어느 지역에 갔을 때 가장 본격적으로 와쇼쿠를 즐길 수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한 주소 안내와, 그 식당의 특성, 그 음식을 먹을 때 간과하기 쉬운 매너등도 잊지 않고 조근조근 알려준다. 

일본 요리라고 하면 맛이 다양하다기보다는 간결하고 깔끔한 맛일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간장 베이스로 만든 요리라봤자 거기서 거기일 거라는 편견도 든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내가 몰랐던 부분들과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들이 많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외국의 요리들도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아닌, 일단 받아들이고 꾸준히 연구하고 노력해서 입맛에 맛도록 개발해왔다는 것이 대단해보였다. 언젠가 시간이 난다면 꼭 다시 일본을 여행해보고 싶다. 그때는 이 책이 훌륭한 가이드 북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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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침대를 쓰고 있었든 | 기본 카테고리 2023-05-0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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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

레이먼드 카버 저/정영목 역
문학동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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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카버 이름값만으로도 망설임 없이 구매해서 읽었다. 단편을 잘 쓴다는 건 어떤 걸까. 읽으면서 계속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장편에 비해서 단편이 쓰기 쉬울 거라는 생각을 갖고는 있지만 그래도 단편이 짧기 때문에 단순히 쓰기 쉬운 글은 아닐 것이다. 길게 흘러가는 어떤 유기적인 상황에서 단 한장면만을 떼어놓고 여봐란 듯이 풀어놓는 이야기들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말이다. 카버의 문장은 간결하고 효율적이다. 단편에서 드러나는 상황들은 때때로 작위적이거나 위화감이 들기도 하지만 현실적이다. 읽는 동안엔 잘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다른 작가의 단편집들을 읽다보면 확실히 카버가 글을 잘 쓴다는 걸 느끼게 된다. 모파상, 체호프, 카버. 셋다 정말로 취향이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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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방의 빛 | 기본 카테고리 2023-05-0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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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빈방의 빛

마크 스트랜드 저/박상미 역
한길사 | 201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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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 전시회를 예매한 김에 그에 대해서 더 잘알고 싶어서 관련 책들을 뒤지다가 발견하게 되었어요. 호퍼라는 사람에 대해서 자세하게 털어놓는 글은 아닙니다. 다만 그의 유명한 그림들을 작자인 시인의 눈과 글로서 표현해주고 있어요. 전시회를 가는 길, 지하철에서 열심히 읽었습니다. 책으로 봤던 그림을 실제로 보게 되는 순간이 참 좋았어요. 게다가 전시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명한 그림들도 책에는 많이 실려 있어서 흡사 호퍼 도록처럼 가지고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군가의 작품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관람하는 것을 넘어서서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작품에 애정을 갖고 있는지를 역설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호퍼의 그림을 소장하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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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살해자 | 기본 카테고리 2023-05-0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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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경찰 살해자

마이 셰발,페르 발뢰 공저/김명남 역
엘릭시르 | 202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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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시리즈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번 편에서는 이전에 다루었던 로재나 사건이라던가 발코니에 선 남자에 나왔던 등장인물이 다시 한 번 등장한다. 웃는 경관에서 나왔던 음악도 한 번 언급이 된다. 익숙한 인물의 언급으로 인해서 소설은 조금 더 현실성 있게 다가왔다. 반갑기도 했다. 하지만 책의 말미에 이르러서는 결국 한명의 주인공을 떠나보내게 되어서 (죽는 건 아니지만) 조금 섭섭해졌다. 물론 이해는 한다. 책의 기저에 깔린 정서만 보자면 경찰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제정신인가 싶어지니까. 군나르도 경찰을 떠나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싶겠지. 마르틴 베크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경찰을 그만 두고 싶어하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비슷한 유의 다른 소설에서 그렇듯 PTSD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들은 관료주의에 쩔어진데다 보여주기에만 급급한 경찰의 일처리에 환멸을 느낀다. 사명감없이는 일하기 힘든 이 직업을 사명감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이 차지하면서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작태에 지친 듯 하다. 언뜻 보면 마르틴 베크의 시리즈들은 추리소설 같지만 읽다보면 그것보다는 절묘한 사회소설 같다. 가끔씩 이렇게까지 비판한다고..? 싶을 정도로 날카로운 몇몇 문장들은 당시의 스웨덴 사회를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러는 와중에도 마르틴 베크는 우연과 실력이 절묘하게 섞인 씨줄과 날줄을 틀에 올려놓고 잘 엮어서 사건해결이라는 베를 짜낸다. 마지막의 대단원이 어떻게 내릴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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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자매 | 기본 카테고리 2023-04-25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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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거울 자매

바버라 프리시 저/최호정 역
키멜리움 | 202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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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시작은 뉴올리언스에 폭풍우가 불어오는 밤으로부터 시작한다.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프롤로그부터 몰입이 확 되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오늘 밤 나는 살아남아야 했다. 집에 가야 했다. 나는 반드시......"

말하는 화자가 살아 남게 되었는지, 그를 이렇게까지 벼랑으로 몰아간 일이 뭐였는지, 기대하면서 첫장을 펼쳤다. 장소는 뉴올리언스에서 카멜로 바뀌어 있었다. 여전히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소설이었지만 프롤로그에서와는 다른 화자인게 느껴졌다. 시점의 이동을 흥미로워하며 작가가 그녀로 분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를 찬찬히 따라갔다. 얼마지 않아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브린, 쌍둥이 언니인 다니와 함께 두자매 부띠끄를 운영하고 있으며 바이올린에 소질이 있고, 열정을 갖고 있다. 하지만 왜인지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있어서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다니에게 끌려다니는 듯한 인상까지 주었다. 분명 진취적인 삶을 살아나갈 수도 있을 법한 능력자 같은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궁금해하던 그 순간에 아주 큰 사건이 터진다.

죽은 줄 알았던 엄마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죽은 줄 알았던 엄마가 전화를 걸어 온 것은 아니고, '엄마'라는 사람이 총상을 입었고 위독한 상태이니 꼭 병원으로 와달라는 전화를 받은 것이다. 브린은 혼란스러워 하기 시작한다. 엄마는 어려서 돌아가셨다. 그로 인해 남겨진 가족들은 원치 않은 고통과 상처, 분열을 겪고 말았다. 이제와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갈 무렵, 엄마라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온 것이다. 어찌보면 장난으로 치부해 외면해버리고도 싶었을 일을, 주인공은 용감하게 맞부딪히면서 진실을 알아내려고 노력한다. 노력하려는 첫발은 물론 힘에 겨웠고, 스스로도 믿지 못할 상황에서 이리저리 휩쓸릴 때도 있었지만 결국엔 끝까지 뚝심을 지켜가며 사건 해결에의 노력을 경주해 나간다. 하지만 쉽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엄마가 죽음으로 위장해 자신들의 곁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일'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주인공이 고군분투하는 동안 나는 주인공 만큼이나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엄마의 옛 연인이었을까. 실은 아빠가 폭력적이어서 엄마가 죽음으로 위장하고 곁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걸까? 아니면 그 이전에 어떤 사건에 연루 되어 있었기 때문에 증인 보호 프로그램으로 보호 되고 있었던 걸까?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녀가 하는 의심들은 어느 것 하나 타당하지 않은 것이 없었고, 나 또한 그녀의 생각과 행동들에 반쯤은 동의 해가며 흥미 진진한 시선으로 이 사람을 의심해 보고, 갑자기 나타난 저 사람을 의심해 보기도 했다. 책장은 쉼없이 넘어갔다. 복잡한 플롯을 그리는 책인만큼, 문장은 쉽게 쓰여져 있다. 그렇다고 가볍지는 않았다. 필요한 만큼의 간결한 서술이기에 몰입에 훨씬 더 도움을 주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결말에 이르렀을 때 나는 드디어 책의 제목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쌍둥이 자매라는 건 그냥 자매와는 다르잖아. 두 인생이 아닌 하나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느끼기 십상인 거지."

 

간만에 재밌게 읽었다. 다만 탐정 역할을 하시는 분이 너무나 제역할을 해주지 못했다는 게 조금 아쉬웠지만 이건 탐정 소설은 아니니까!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다. 바버라 프리시 작가님의 작품은 초면이었는데, 더 많이 알고 싶어지는 매력적인 글이었다. 더 많은 번역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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