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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제 나답게 산다 | My Reviews & etc 2023-06-23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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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50대, 이제 나답게 산다

장이지 저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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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오십이면 예전에는 지천명이라 했습니다. 공자의 저 표현이 어떤 뜻을 담든 간에, 그 어떤 분에게건 오십이란 연세는 그야말로 막중한 책임감이 뒤따르는 숫자이며, 재산 보유 면에서건 사회적 지위이건 자녀 교육/혼사 문제이건 간에 남 앞에 번듯하게 내세울 그 무엇이 있어야 할, 인생의 어떤 이정표가 되어야 마땅합니다. 이걸 혹 뒤집어서 생각한다면, 오십에 이르도록 뚜렷하게 성취한 그 무엇이 없거나 부족한 감이 있다면 남들 앞에서 다소는 위축감을 느낄 만도 합니다. 아마 이게 보편적인 현실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말합니다. "50대,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그리 길지 않았던 과거에는 나이 오십이면 정말 생업전선에서 은퇴하고 물리적인 삶을 서서히 정리해야 할 시점이었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대기업에서 퇴직하여 제2의 인생을 말그대로 시작하는 분들도 있고, 자영업에서 일가를 이룬 후 다른 분야로 관심을 돌려 다시 창업에 도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거리에서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돌리는 분이 있는가 하면 험준한 산을 오르며 근력과 순발력이 젊은이 못지 않음을 과시하는 분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얼굴의 주름은 감추기 어렵지만 과연 누가 감히 이분들에게 무대에서의 퇴장을 강요하겠습니까.

"살면서 스스로 쉼표를 찾는 건 쉽지 않다(p78)." 정교사 자격증이 있고 교단에 서면서 정년도 보장되고 퇴직 후 연금도 나오는 삶이, 뭔가 불안정한 학원 강사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교권에 대한 존중이 예전 같지 않고, 이직이 쉽지 않으며, 정해진 루틴에 물리기 쉬운 전자보다 모든 면에서 자유로운 후자가 훨씬 좋다는 분도 있습니다.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생은 내가 골라 가며 가꾸는 것이지 어떤 외부로부터 주어진 정답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물론 정해진 궤도가 분명히 존재하는 전자의 삶, 교감 교장 등으로의 승진이 인생 최적의 목표로 존재하는 삶이 자신의 가치관에 더 확실히 부합하는 삶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과거에는 유일한 정답으로들 여겼고 현재에도 그 진가가 반드시 퇴락했다고 할 수도 없겠고 말입니다. 하지만 책에서 강조하고 묻는 건 당신, 바로 당신이 그 선택과 삶 속에서 행복하냐입니다. 남들이 아무리 인정하고 박수갈채를 보내도 정작 당사자인 내가 불행하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아무리 잘나고 부유한 인생이라도 때가 되면 이 세상을 떠나가야만 합니다. 그런데 자연인으로서의 생명을 다하는 건 같더라도, 그 살아온 생의 무게는 각자가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책 p102에 보면 존 디아즈라는 이가 생사의 문턱을 넘나들며 겪은 신비한 체험에 대한 인용이 있습니다. 갓 죽음의 세계에 첫발을 디디는 듯한 이들에게서 광채 같은 게 빠져나오는데, 어떤 이들은 그 빛이 선명하고 어떤 이들은 희미하더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내가 만약 죽는다면, 내 오라(aura)는 누구 못지 않게 선명했으면 좋겠다." 어떤 신화에서는 망자의 혼을 저울로 재어 그 지난 삶의 충실도를 평가한다고도 하죠.


삶에서 큰 성취를 거둔 이가 시상식에서건 기자회견장에서건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그를 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벅차게 만듭니다. 그런데 꼭 큰 업적을 이룬 사람만이 감격할 자격이 있는 건 아닙니다. 저자는 스스로를 인생의 소소한 순간마다 소소한 감동을 잘 하는 유형이라고 규정하십니다. 남들 보기에는 유난스럽다고 여길 수 있으나 사실은 잘 감동하고 잘 웃고 잘 우는 사람이야말로 행복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남 눈치가 보여 가장 원초적이고 순수한 감정마저도 시원시원하게 드러내지 못한다면 당사자를 위해서나 남 보기에나 얼마나 답답하고 안타깝습니까.  

"우리가 이 지구별에 온 것은 모두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p152)." 그렇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소중한 가치와 지향점을 간직하며 살고 그 상당부분은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고 지키려 듭니다. 이게 인생이며 삶의 자연스러운 발자취입니다. 참된 행복은 나만의 소중한 세계를 오십 아니라 그 이후에도 지켜 가며 사는 과정에서 얻어지고 실감됩니다. 나답지 않은 삶은 언제나 불행하며,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거의 언제나 자기자신으로 사는 이들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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